구호물품·심리회복… 재난·재해 때마다 아픔 보듬어
“피해를 입은 도민의 아픔을 모두 헤아릴 순 없지만, 구호활동을 통해 고통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70여년째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재난ㆍ재해 때마다 구호활동을 펼쳐온 이들이 있다. 바로 대한적십자 경기도지사 구호복지팀이다.
24일 오후 1시께 찾은 대한적십자 경기도지사 구호복지팀원들은 건물 지하에 있는 구호 물품 보관소에서 혹서기 대비 물품 정리 작업에 한창이었다. 팀원들은 담요 2개와 구호의류 한 벌, 일용품 1세트를 각 긴급구호세트박스에 일일이 넣었다. 이후 테이핑 작업까지 마친 다음 나란히 서서 상자를 옮겨 쌓았다. 반복된 작업에도 팀원들은 지친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매년 여름철이면 구호복지팀은 비상에 걸린다. 여름은 장마와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많은 탓에 이곳저곳에서 구호물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 보관소에 쌓인 긴급구호세트는 총 300여개. 김남용 구호복지팀 담당(32)은 “해마다 이 정도는 준비해야 재난ㆍ재해 시 경기도민들에게 빠르게 지원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구슬땀을 닦았다.
준비된 긴급구호세트는 경기도 내 지역별 봉사관 10곳 중 재난ㆍ재해가 발생한 곳으로 이동된다. 이어 봉사관에 있는 2~3명의 직원이 피해 현장까지 직접 찾아가 도민들에게 구호세트를 전달한다.
올해 구호복지팀은 평년보다 유독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원하는 구호물품량이 늘어서다. 이들은 자가격리자, 전담병원 10곳(경기도의료원 소속 6곳ㆍ국가지정 병원 4곳), 취약계층에 각각 다른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자가격리자에게는 라면과 즉석요리 등으로 구성된 비상식량세트를 지원하다. 또 취약계층에는 쌀과 생필품 세트, 전담병원에는 의료진들을 위한 의료용 장갑 및 마스크 등 기부 들어오는 물품을 지급한다.
아울러 지난 4월29일 38명이 희생된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에서도 이들은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당시 구호복지팀은 유가족들을 위한 대피소를 마련하고 담요와 운동복, 일회용품 세트 지원부터 심리회복까지 지원했다.
이밖에 구호복지팀은 1999년 화성씨랜드 참사와 2014년 세월호 참사 등 재난ㆍ재해 때마다 구호활동을 펼쳐왔다.
박창규 구호복지팀장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자연ㆍ사회 재난에 맞서 철저한 준비와 훈련을 통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생명을 보호하고 이재민의 고통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우·김해령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