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서울 광화문에서 거주하던 K 어르신(85)은 가족의 사업 실패로 정든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동두천으로 이사해 작은 집이라도 구하고 싶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마저 쉽지 않았다. 점점 빚더미에 오른 뒤로는 자식들의 연락마저 끊겼다. 그렇게 홀로 남아 끼니를 때울 쌀조차 없던 K 어르신은 초라해진 자신의 신세를 바라보며 매일 울며 절규했다.
그러던 어르신에게 새 삶의 희망이 다가왔다. 주변을 통해 어르신 사연을 듣게 된 대한적십자사 동두천시 송내봉사회가 결연지원을 시작하게 된 것.
쌀과 반찬, 각종 생필품 등을 받게 된 K 어르신은 “의지할 데 없는 늙은이를 항상 따뜻하고 상냥하게 도와줘 고맙다”며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 적십자에 직접 편지를 써 전달했다.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곳이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고 전했다.
어르신으로부터 편지를 받아든 동두천시 송내봉사회 고윤옥 봉사원(53)은 “홀몸노인들은 봉사원에게 무언가를 원하지 않고 방문 자체를 반가워하신다. 봉사원들이 오히려 그 모습에서 힐링하게 된다”며 “계절과 상황에 맞게 앞으로도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하며 봉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가위를 앞두고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가 장기적인 돌봄이 필요한 이웃을 발굴해 결연활동을 이어가는 등 선행을 펼치고 있다.
22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의 홀몸노인 무연고 사망자는 3천331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적십자는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과 봉사원이 결연을 맺고 안정적인 물품ㆍ정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이러한 위기가정에 생필품을 제공하는 긴급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경기적십자는 위기가정 긴급지원사업을 통해 2017년 403가구(839명), 2018년 359가구(779명), 2019년 279가구(646명), 2020년 8월 기준 189가구(414명)에게 수혜를 제공했다. 같은 기간 지원금액만 총 32억8천만원에 달한다. 결연지원사업을 통해서도 해마다 도내 4천550가구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탠다.
경기적십자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더욱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추석 기간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반찬 나눔 행사 등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적십자의 다양한 활동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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