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한파에 밤새 경기남부권에 쏟아진 폭설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으면서 험난한 출근길이 펼쳐졌다.
7일 오전 7시께 수원역 광장 교차로는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차량들이 비상 깜빡이를 켠 채 시속 20~30㎞로 거북이 운행을 이어갔다. 역사 건물 앞에서 좌회전에 들어가는 1차선에서는 몇몇 차량들이 얼어붙은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개인 차량을 두고 나온 시민들이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버스 정류장엔 30m가 넘는 줄이 늘어섰다. 외투 지퍼를 목 끝까지 올리고 모자까지 뒤집어 쓴 직장인 P씨(55)는 “눈이 많이 내려 서둘러 나왔는데 버스도 안 오고 택시도 안 잡힌다”며 “손발이 얼다 못해 아플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지하철 지연도 잇따랐다. 오전 7시30분께 역사 내에서는 ‘한파로 상하행선 열차가 모두 지연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방송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서울로 출근하는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용산행 무궁화열차 역시 지연되면서 개찰구에 모인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용인시 기흥역 8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4㎡ 남짓한 정류장 추위대피소는 칼바람을 피해 들어온 시민들로 빼곡했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서 왔다는 J씨(34ㆍ여)는 “평소보다 30분 정도 이른 오전 6시에 집을 나섰는데 회사 셔틀버스가 오지 않고 있다”며 “지금쯤이면 도착해야 하는데 고속도로에 갇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J씨의 휴대폰 위 시계는 7시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기흥역 앞 8차선 대로변에선 SUV 차량의 뒷바퀴가 쌓인 눈 위로 헛돌면서 옆 차선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반대편에서는 빙판길에 멈춰 선 차량을 홀로 미는 시민의 모습도 눈에 띄는 등 그야말로 최악의 출근길이 펼쳐졌다.
한편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아침 눈이 그치기까지 경기지역 적설량은 광주 16.2㎝, 과천 15.6㎝, 성남 14.6㎝, 용인 12.3㎝, 오산 11.1㎝, 수원 10.6㎝ 등으로 나타났다.
장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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