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수원시립미술관 [□이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 낯섦과 친숙함의 경계

▲ 김나영&그레고리 마스作 Foam Follow function 2021

사물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사용된다. 시대에 따라 편리와 필요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며 인간의 삶과 연결돼 다양한 흔적을 담고 있다. 오는 6월20일까지 진행되는 전시 <□이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은 이러한 사물과 인간의 다양한 관계성에 주목한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이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을 2021년 첫 기획전으로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은 11팀의 작가들이 참여해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 총 62점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전시 제목엔 특정한 주어 대신 빈칸을 넣어 전시를 본 관람객들이 자신만의 정의를 담을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 주재환作_사자성어, 나의 푸른 꿈_2020
▲ 주재환作 사자성어, 나의 푸른 꿈 2020

전시는 미술관 1,2,4,5전시실에서 2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1부 ‘익숙하지만 낯선’은 사물이 원래 쓰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능과 의미를 지닌 형태로 재구성된 사물에 집중한다.

1부에서 오민 작가는 5분 동안 퍼포머가 실, 냄비, 테이프, 쇠막대 등을 불안정하게 세우는 영상을 선보였다. 제각각 다른 모양의 물건들이 아슬아슬하게 쌓이고 정리되는 것으로 자신의 불안감과 압박을 표현했다. 또 12개의 스피커로 작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어 작가의 불안정한 감정이 그대로 전해진다. 김나영&그레고리 마스는 자신들이 자주 쓰는 소품을 이용해 쌓고 붙여 알 수 없는 형태의 사물을 만들어냈다. 작품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여하지 않아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해석을 던진다.

▲ 최병석作 3인용 예술가_2015
▲ 최병석作 3인용 예술가 2015

2층으로 올라가면 전시 2부인 ‘낯설지만 익숙한’이 펼쳐진다. 2부는 사물의 본래 기능을 지우고 다시 태어난 모습에 주목했다.

최제헌 작가의 ‘여기에 없는 것’은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전선관과 페인트로 초록색의 낯선 사물을 표현했다. 최고은 작가의 ‘머터리어 풀’은 냉장고, 스탠딩 에어컨 등을 반으로 나눠 알 수 없는 형태의 사물을 만들어냈다. 또 다른 전시실과는 다르게 흰색 조명을 사용해 우리가 아는 냉장고와 에어컨이 있던 공간을 느끼게 한다. 이 사물의 본래 모습을 알 수 없지만 일상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우리에게 익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최제헌作_ 여기에 없는것_2021
▲ 최제헌作 여기에 없는것 2021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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