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우리가 몰랐던 ‘꼰대’ 이야기…수원SK아트리움 ‘행궁동 사람들’

“보다가 울컥하더군요, 50대라면 충분히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꼰대’, ‘나 때는~’ 20, 30대가 50대를 생각하는 이미지다. 조언과 충고를 일삼으며 자신의 젊은 시절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꼰대’들에게도 고충이 있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뒤처지는 것 같고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지만 소통의 방식이 변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꼰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 있다. 지난 11일부터 수원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 오른 창작뮤지컬 <행궁동 사람들>이다.

<행궁동 사람들>은 어르신들이 살았지만 ‘~리단길’이 붙어 카페거리로 변한 행궁동의 옛 모습을 보여주며 신세대와 기성세대의 입장을 이야기한다.

행궁동의 터줏대감 정씨의 오래된 세탁소 인근에 프랜차이즈 세탁소 ‘크림토피아’가 문을 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세탁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정씨는 젊은 사장인 홍재가 ‘돈만 벌어서 혼자 잘 살려고 한다’, ‘애송이’라고 생각하며 견제를 하게 된다. 홍재는 정씨를 ‘사사건건 참견 부리는 꼰대’라고 생각하며 대화조차 하지 않고 시큰둥하게 대한다.

공연은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가 대화하는 모습을 통해 소통의 방식을 깨닫게 하고 서로 이해하지 못해 생긴 오해를 풀어준다. 동네사람들이 서로 돕는 모습을 본 홍재는 따뜻한 정을 느끼고 ‘꼰대’라고 외면하던 정씨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정씨 역시 지킬 것은 지키고 버릴 것은 버리며 젊은 세대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뮤지컬 넘버 역시 이야기를 더 몰입하게 한다. 행궁동의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넘버와 젊은 세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으며 홀로 딸을 키우면서 희생한 아버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공연을 본 50대 남성 관객은 “공연에서 아버지의 마음을 표현한 넘버를 듣고 울컥해 눈물이 나올뻔 했다”며 “그동안 말못했던 것들을 위로받고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19일까지.

김은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