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열쇠 쥔 남욱, 18일 귀국…檢, 성남시청 압수물 분석 주력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5일 오후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깊숙하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가 이르면 18일 오전 귀국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검찰이 대장동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전인 지난달 중순 미국으로 출국한 뒤 최근 여권 무효화 등 압박을 받자 귀국을 결정했다. 남 변호사는 전날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찾아 긴급여권을 발급받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09년부터 대장동 사업에 이름이 등장하는 남 변호사는 정영학 회계사,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함께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사업 초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공영개발을 추진하자 이를 민간개발로 바꿀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동산 개발 시행사 측의 부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또 지난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 개발을 민관 합동 개발로 바꾸면서 김만배씨와 함게 개발 사업 시행사에 참여했고, 자신이 소유하던 천화동인 4호를 통해 배당금 1천7억원을 챙겼다. 그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화천대유 사무실에 가본 적도 없다며, 김씨와 유 전 사장이 사업을 주도했고 로비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남 변호사가 귀국하면 조만간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들여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과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 과정,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천공항에서 곧바로 신병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지만, 영장 청구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화천대유 - 성남도시개발공사 핵심 인물 관계. 연합뉴스
화천대유 - 성남도시개발공사 핵심 인물 관계. 연합뉴스

남 변호사의 귀국을 앞두고 검찰은 전날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해 나온 증거물을 분석하며 의혹의 실타래를 풀어낼 단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5일 11시간에 걸쳐 성남시청 도시주택국, 교육문화체육국, 문화도시사업단, 정보통신과 등을 압수수색, 대장동 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이번 강제수사 대상에서 시장실과 비서실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유 전 사장의 구속 기간이 오는 20일 만료되는 만큼 그전에 그를 기소하기 위해 유죄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유 전 사장의 뇌물 혐의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 계좌추적 등으로 증거를 보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유 전 사장을 구속할 당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유 전 사장에게 현금 1억원, 수표 4억원 등 총 5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김씨의 영장실질심사에서는 ‘현금 5억원’이 건너갔다며 혐의 내용을 변경했다.

법원은 김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 부족을 사유로 내세웠다. 검찰은 법원이 유 전 사장과 심씨 사이의 뇌물 거래 의혹을 뒷받침할 계좌추적 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고,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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