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증가세·시설 노후화 ‘극심’... 잇단 사고로 주민 불안도 커져가 삶의 질 저하… ‘도시 몰락’ 우려 “지속가능한 도시 청사진 마련해야”
‘꿈의 신도시’라 불리며 경기도민의 생활 터전이 돼 온 1기 신도시에서 인구유출 및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기반시설 노후화가 각종 사고의 온상으로 떠오르면서 슬럼화 현상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경기도와 각 시·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에선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1기 신도시 일대에 살고 있는 153만1천349명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2만5천606명으로, 고령화율은 14.7%다. 이는 2022년 같은기간 고령화율(13.6%)과 비교하면 0.8%, 2021년(12.8%)과 비교하면 1.1%까지 노년층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노년층의 비중 증가와 함께 1기 신도시 주민들이 도시를 떠나는 인구 감소 현상도 두드러졌다. 중동 신도시의 경우 2021년 5월 17만1천871명에 달했던 인구가 현재는 16만8천814명으로 줄었다. 산본 신도시 역시 같은 기간 17만9천500명이었던 인구가 최근 들어 17만2천178명으로 1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은 1기 신도시 전반에 걸친 극심한 노후화 진행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당장 3년 뒤면 순차적으로 들어섰던 1기 신도시의 주택 28만1천가구가 30년 이상된 노후주택이 된다. 게다가 각종 시설들 역시 오래 전 조성해뒀던 터라 이미 노후화한지 오래다. 여기에 최근에는 다른 시설들에 비해 뒤늦게 설치한 편에 속하는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등에서까지 역주행 사고가 나는 등 참사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특히 지자체는 이들 시설에 대해 1년에 2회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하고 있는데, ‘이상이 없다’는 점검 결과에도 참사는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이처럼 고령화 및 인구 유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삶의 질이 저하되고 쇠퇴하는 등 도시 슬럼화가 급격히 진행되며 결국 도시 전체를 몰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를 어떻게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청사진 등을 통해 슬럼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1기 신도시는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만큼 노후화 됐으며 주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시대 상황을 고려한 도시 계획 지표를 점검하고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족 기능을 갖춰야 한다. 인프라와 안전성 구축은 물론 내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 및 고용 등 신도시만의 특성을 살려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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