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비슷한 행사 되풀이…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시급 [무너지는 사회, 공동체 회복]

고양, 추석 맞아 복지 사각지대 긴급 지원하지만
이는 도내 대다수 지자체가 매년 시행하는 행사
인천도 해마다 투호 등 단순 민속전통체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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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경기일보DB

 

추석을 맞아 경기도내 시·군에서 펼쳐지는 행사들이 천편일률적이어서 애향정신을 모멘텀으로 공동체 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천시도 해마다 추석 명절에 민속전통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반복하는데 그치고 있다.

 

인천시 추석 명절 프로그램의 경우 오는 29일부터 3일간 중구 월미원에서 투호, 고리던지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민속전통놀이를 해 볼 수 있는 한가위 민속한마당 체험행사, 28~30일 미추홀구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에서 소금, 단청, 화각, 자수 등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인 ‘공예 온(溫,ON), 전통문화 체험’ 행사 정도다.

 

이 때문에 단순 체험이 아닌 인천시민이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인천의 역사와 정체성을 높일 수 있는 형태의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양특례시는 추석을 맞아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구청별로 가족이 없거나 형편이 어려워 식사를 거르는 홀몸어르신이나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긴급 지원책을 펼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긴급지원책은 고양시는 물론 도내 대다수 지자체가 매년 시행하는 행사여서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녀회와 통장 등의 도움을 받아 대상을 파악하고 거주지 행정복지센터와의 협업으로 명절 연휴 기간 이들을 도와주는 행사도 마찬가지다.

 

부천시도 이번 명절에 고향을 찾는 주민들을 위해 원미산 자연보호동산과 오정근린공원 도시숲 및 황톳길 등의 주민이용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지만 특별한 변화 없이 반복되고 있어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

 

다문화가구나 외국인 주민 등을 대상으로 추석 때마다 펼쳐지는 프로그램들도 전통음식 만들기 등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어 이들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제3자 또는 외부인 시각에서 실현성 있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하고 소규모 단위로 기획해 보다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권경환 경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지자체가 예산 긴축에 나서는 점 등을 감안해 실현성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존 지역에 거주 중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동체 의식 회복 프로그램이 목적 달성에는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민과 귀향민을 연결해 타 지자체와의 추석맞이 공동체 의식 관련 거버넌스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자체도 잘해보고 싶으나 상상력이 부족하다 보니 다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시·군에 옛날부터 사는 주민들도 중요하지만 출향민이나 귀농·귀촌인 등 외부 시각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시될 것”이라며 “외부 전문가, 향우회 등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서 미리 준비해야 색다르고 임팩트 있는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주 만날 수 있는 소규모 단위로 계획해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유진웅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동체라는 개념을 너무 넓게 생각해 무리하게 행사를 계획하는 건 공동체 의식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가족과 이웃 등 자주 만날 수 있는 소규모 단위 중심의 행사를 계획해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더욱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등으로 이웃과 인사도 줄어든 요즘 이웃 간의 교류로 공동체 의식을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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