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인당 기부액 58만9천800원...전년보다 2.2%↓·고소득가구 16.5%↓ 경제적 어려움>무관심>신뢰못해 順...함께 사는 삶의 가치 교육 필요 지적
올해 고소득층의 고액 기부가 감소하며 1인당 현금 기부액이 사상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솔선수범하는 기부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선 함께 사는 삶의 가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6일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직전 한 해 기부자의 1인당 평균 현금 기부액은 약 58만9천8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60만3천원이었던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약 2.2% 줄어들었다. 현금 기부액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기부금 액수가 큰 고소득 가구에선 현금 기부액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의 1인당 현금 기부액은 74만9천200원으로 2021년(89만6천900원) 보다 14만7천700원(16.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이 고소득층의 기부가 감소한 주된 이유로는 어려워진 경제 상황이 꼽힌다. 실제로, 기부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기부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가 46.5%로 가장 많았고,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35.2%), ‘기부 단체를 신뢰할 수 없어서’(10.9%)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기부 한파’는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 사랑의 열매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사랑의 열매 모금 실적은 지난 7일 기준 총 546억원(현금·현물 합산)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74억원) 대비 약 5% 줄어든 수치다. 경기남부지역으로 한정해 보면 올해 모금 실적은 총 405억원(현금 208억원, 현물 1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가까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교육이 선행돼야만 우리 사회 기부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지적한다.
강성훈 경기 사랑의 열매 사회공헌팀장은 “부익부 빈익빈이 지속되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는 고소득층이 기부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우리 사회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경제적 부분들 외에도 문화적으로 더불어 살 수 있는 구조가 정착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어렸을 때부터 적은 액수라도 기부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노연희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부에 앞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지, 사회적 연대란 어떤 의미인지 등 인간에 대한 성찰과 교육”이라며 “이러한 성찰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기부금을 많이 내라’는 식의 기부는 결국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인문학 교육이 반드시 선행돼야만 기부 문화도 올바르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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