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 열하일기 ‘친필 초고본’ 일반 첫 선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서 12월20일까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친필초고본이 수장고에서 나와 세상에 첫 선을 보이고 있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은 지난 10월 8일부터 제2전시실에서 ‘연암 박지원이 붓으로 쓴 여정, 열하일기 친필초고본 특별전’을 통해 소장품을 대중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연암(燕巖)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 친필초고본과 저작류 32종 83책을 선보인다. 친필 초고본은 전국에서 단국대만이 유일하게 보유 중이다.
박물관은 연암 연구와 자료 수집에 전 생애를 바친 연민(淵民) 이가원 선생의 기증 덕분에 열하일기 친필초고본 10종 20책을 소장하게 됐다.
전시는 그 제목처럼 열하일기 친필 초고본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를 통해 관람객들은 열하일기의 시작부터 동행하면서 수도 없는 수정과 개작을 거친 그의 문학세계가 어떻게 세상과 접점을 만들어가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열하일기’는 조선후기 대문호이자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이 1780년 중국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 축하 특별사절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다녀온 뒤 엮어낸 연행 일기다. 당시 박지원은 그가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청나라의 모습뿐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지식인들과 나눴던 대화를 생동감 넘치는 필력으로 남겼다.
현재 열하일기의 필사본은 30여 종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이본(異本)들 가운데 초고본 계열은 열하일기의 첫 원고에 가까운 자료들로서, 최초의 열하일기가 어땠는지 규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번 전시에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이는 친필 초고본은 그간 삭제되거나 수정돼 온 여러 버전의 이본들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그 원형을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열하일기 최초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행음청’과 ‘연행음청록’이 눈길을 끈다. 특히 ‘연행음청’은 박지원이 중국 사행을 떠나기 전의 43일간 써내려간 기록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문장가로서의 연암 뿐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저술도 엿볼 수도 있다. 연암이 면천 군수 시절 조선후기 농업문제에 관해서 쓴 개혁론인 ‘과농소초’, 수령이 해야 할 일을 고찰하는 ‘면양잡록’ 속 ‘칠사고’ 등엔 그의 애민정신이 깃들어 있다.
특히 박물관 측은 전시된 문서들을 유리창 속에만 가둬놓지 않았다. 전시 공간에 디지털 액정화면 패드 속에서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표지부터 페이지별로 박지원 고유의 숨결이 살아있는 필체를 관찰할 기회인 셈이다.
전시를 기획한 기수연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찾는 방문객들이 연암 박지원의 통찰력과 지혜가 담긴 저술들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그의 사유와 열정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2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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