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는 문법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2017년 1.05명을 기록한 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출생아 수는 26만5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1천800명(4.3% 감소)이 줄었다. 이 정도 인구 규모로 장차 초등학교를 비롯해 각급 학교를 운영해야 하고 또 국방과 병역을 해야 한다면 큰일이다. 저출산·고령화는 노동력의 감소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존속을 위협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오래전부터 예고됐음에도 출산율을 반등시키는 일도, 그러기에 이미 역부족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미래의 노동력 수급에 대비하는 일도 성공적이질 못했다. 방향을 새로 점검하고 종합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우선 고령 인력의 재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과 기업 단위로 노인 일자리를 개발하고 잘 작동하는 인사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일은 여전히 필요하다. 외국 인력의 유입을 적극적으로 제도화하는 일도 절실하다. 일방적 동화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병렬로 방치하는 것도 아닌, 내외 인력 간 삼투 작용이 일어나는 통합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제 이러한 방안들이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막거나 늦추지 않는 선에서, 내국인의 일자리를 뺏지 않는 선에서만 검토할 수 있다는 전제를 버려야 할 때다. 특별히 더 역량을 집중해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여성의 경제활동을 더 늘이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넘어 결혼, 출산, 육아가 여성의 일과 경력에 전혀 방해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확충하는 일이다. 최근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독일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출생아 수는 79만5천500명으로 직전 몇 년간 연평균을 상회했고 1997년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독일의 교훈은 장기적 종합 대책을 세워 출산, 육아 등을 지원·장려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재정지출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또 이를 공동체의 사랑과 연대를 바탕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 역시 놓쳐서는 안 된다. 최근 한 유아동 전문기업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있다. 앞으로 저출산으로 먼저 위협을 받게 될 것은 기업이다. 어떤 이들은 외수가 받쳐주면 될 일이라고 하지만 작금 세계시장이 보여주듯이 희망대로 되지만은 않는 현실이다. 더욱이 장차 적은 인력 중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는 일이 기업의 성장과 유지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선도적으로 여성과 가정에 친화적인 인적자원관리를 펼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부는 더 이상 시기를 놓치고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도록 각계각층의 지식과 지능을 모으고 협력을 유도하여 저출산의 위기에 대응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원준호 한경대 인문융합공공인재학부 교수

[양주시, 경기청정 입암천 조성사업] 자전거 타고 서울까지 ‘씽씽’... 관광·힐링명소 ‘재탄생’

산책하기 좋은 날씨에 양주시 남면을 가로지르는 입암천변을 걷다보면 오리 가족들이 한가로이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입암천은 감악산을 품은 양주시 남면의 동맥이다. 양주시 남면은 25사단 신병교육대(연간 3만6천여명), 감악산(연간 36만명), 신암저수지(연간 5만여명), 의정부·연천·파주 등 경기북부권(인구 190만명) 등 풍부한 관광수요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지역의 활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양주시는 남면을 활기 넘치고 사람들이 찾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경기도가 실시한 경기형 청정하천 공모사업에 도전장을 던져 관광·균형발전형 사업 대상 지자체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경기도내 하천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기 위해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사업으로 양주시는 ‘마을기업이 만드는 푸른 하천’을 모토로 경기청정 양주 입암천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산책하기 좋은, 힐링하기 좋은, 관광하고 싶은 하천 입암천은 양주시 남면 신암리에서 발원해 상수리 신천으로 흐르는 지방하천이다. 이번 도 공모사업에 선정된 구간은 신산리 신산체육공원 앞~상수리 신천 합류부까지 5.5㎞ 구간으로 총사업비 219억원(하천사업 도비 100억원, 지역발전사업 국비 71억원, 시비 48억원)이 투입돼 상수리 신천 합류부까지 지역특성을 살린 창의적 모델을 적용, 하천을 관광자원화 하게 된다. 이 사업은 수변문화 중심의 ‘관광레저 존’, 순환 자전거도로와 반려동물 편의시설이 들어설 ‘힐링 존’, 데크 산책로 등을 갖춘 ‘휴게광장존’ 등으로 나눠 개발될 예정이다. 또 ‘마을기업이 만드는 푸른 하천’을 목표로 재해예방은 물론 관광, 체험, 휴식공간 등에 중점을 둔 하천을 조성해 시민이 즐겨 찾고 활력이 넘치는 입암천으로 만들 계획이다. 입암천사업은 향후 도시재생과 연계한 마을기업이 직접 관리하게 되며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청정하천 입암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부가가치 창출을 하게 된다. 시는 감악산, 신암저수지, 감악산 숲속야영장, 신산체육공원 등 주변자원과 연계한 관광명소로 조성하는 등 입암천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연계사업을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 사람이 모이고 자연을 지키며 관광문화 메카로 남면 주민들은 관광, 휴식, 힐링의 공간들을 창의적으로 만들어갈 이번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입암천사업은 크게 제방 보강, 배수시설, 불필요한 보를 해체하는 하천환경정비사업(도비 70억원)과 수변문화공간, 산책로, 자전거도로 등을 조성하는 경기형 하천 조성사업(도비 30억원)으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하천환경정비사업은 올해 실시설계 등을 마치고 입암천 내 신산리 낙차보, 입암리 낙차보 등 보 2곳을 철거하며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신산리 보 1곳과 상수리 보 3곳은 유지한다. 경기형 하천 조성사업은 사람이 모이는 하천(핵심가치 사람), 자연을 지키는 하천(자연), 관광문화로 지역이 살아나는 하천(문화) 등 3개 테마로 진행된다. 각 테마는 관광레저존, 힐링존, 휴게광장존으로 나눠 개발된다. 먼저 관광레저존(0.5㎞)은 감악산, 신암저수지, 감악산 숲속야영장, 신산시장복합센터, 신산체육공원 등 주변 지역자원과 연계해 물놀이장, 천수데크광장, 상징조형물, 경관분수, 경관조명, 신산교 안전보행로 등의 수변문화공간이 조성된다. 입암천 상류부분에 중심 수변문화공간이 조성되며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인 신산시장복합센터, 신산체육공원과 연계 개발하는 한편 수퍼푸드마을 관광과 특성화사업, 신암저수지 숲속야영장, 감악산 등 주변 관광자원과도 같이 개발한다. 두 번째 테마인 힐링존(5.5㎞)에는 산책길과 자전거 순환도로가 조성된다. 또한 반려동물을 위한 음료대와 배변봉투 보관함 등 반려동물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지며 입암1세월교 리모델링 등 교량을 개선하고 둔치가든을 조성한다. 세 번째 휴게광장존(0.5㎞)에는 자전거 휴게광장을 비롯해 데크산책로 등 휴게공간이 조성되고 신천자전거도로와 연결, 하천복지서비스를 확대한다. 특히 주민들의 숙원인 자전거길은 입암천~신천~중랑천 등 동두천~양주~의정부~서울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로 만들어져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마을이 주체가 돼 개발하는 입안천 입안천 개발사업은 남면주민협의체(10명) 주도로 디자인회의를 거쳐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들 위주로 구성하고, 주민들은 마을기업을 설립해 입암천 친수시설 관리운영과 남면 사회적경제를 선도하게 된다. 도시재생사업은 ‘감악의 넘치는 온정과 꿈을 펴는 신나는 어울마당’을 주제로 남면 신산리 298-3 일대 16만7천㎡(5만517평)을 대상으로 2025년까지 추진된다. 사업은 주민생활지원시설 확충사업, 상권 활성화공간 조성, 주민공동체 육성 등으로 나눠 추진되며 감악산 숲속야영장 조성(국비 22억7천200만원, 시비 5억6천800만원), 신산시상복합센터 건립(국비 48억원 시비 42억원), 특성화사업(국비 4천만원, 시비 2천만원)) 등 국·시비 110억원이 투입된다. 주민생활지원시설은 스마트 안심마을 조성, 보행환경 개선, 마을경관 개선사업으로 걷고 싶은 마을 만들기사업을 진행한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복합문화공간 활용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6차산업 프로그램 및 정보공유 플랫폼 운영, 신산푸드 및 스타트업 육성, 감악축제 테마 특화거리 조성 등도 추진한다. 또 신산리 마을관리 협동조합 설립 및 운영, 주민역량강화 아카데미, 신산리 시니어 서포터즈, 주민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 등이 추진된다. 양주=이종현기자

[건강칼럼] 발뒤꿈치 통증, 아킬레스 건염

아킬레스 건염은 염증이 생겨서 통증과 부종이 생기는 질환이다. 아킬레스건은 장딴지 근육과 발뒤꿈치 뼈를 연결하는 부위의 힘줄로, 우리가 달리거나 뛸 수 있게 해주는 힘줄이며 가장 힘 센 힘줄 중 하나다. 심한 운동이나 움직이고 난 후에 발뒤꿈치 부분의 힘줄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아킬레스 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잘못된 방법으로 하는 운동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평발이나 요족인 분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힘줄의 약한 부분에 생기는 미세한 균열로 인해 염증이 생긴다. 초음파 또는 자기공명영상(MRI)를 찍어야 힘줄의 이상을 알 수 있다. 정밀검사를 해야 부분 파열과 완전 파열의 구분이 가능하고, 치료의 방향을 정확히 잡을 수 있다. Thompson Test를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엎드린 자세에서 환자의 종아리를 누를 때 발목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파열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아킬레스건 손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적은 파열인 경우 또는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다. 소염진통제, 체외충격파, 주사치료 등을 통해 혈류를 개선하고 세포의 재생을 촉진시키는 치료를 한다. 이와 더불어 보조기 등을 착용하면서 최대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술은 멀리해야 한다. 심한 부분 파열과 완전 파열 시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봉합술을 통해 끊어진 힘줄을 봉합해주는 수술법이다. 특히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되기 쉽다. 평소 신발 뒤꿈치를 2~3㎝ 정도 높여주면 아킬레스건의 통증에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종아리에 좋은 운동 또는 스트레칭을 하면 아킬레스건도 함께 강화될 수 있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두경부암’ 연간 5천명…구강검진 꼭 받으세요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을 받지 않고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환자들은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약 1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우진 이비인후과 교수, 이효정 치과 교수, 엄근용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이혜진 가정의학과 교수, 제1저자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위찬우 교수)이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두경부암 위험성이 낮아진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11일 밝혔다. 두경부암은 우리 몸의 머리(두부)와 목(경부)에서 뇌와 눈, 식도를 제외한 입·코·혀·목·침샘 등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총칭하는 질환으로, 후두암,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등이 대표적이다. 숨을 쉬거나 먹고 말하는 부위에 생기는 암이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질수록 낮은 생존율은 물론 암 치료 후 발성이나 식이, 연하 등 신체 기능에 장애를 남기고 얼굴 외관도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예방 및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두경부암은 연간 약 5천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최근까지 증가세도 상당히 가파르다. 하지만 발병 부위에 따라 명칭이 다양해 두경부암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고, 아직까지 국가암검진 사업의 대상 항목에서도 빠져있어 말기에 이르러 발견하게 되는 환자들이 많다. 이러한 가운데 연구팀은 지난 2003년~2004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의 환자 약 40만명의 데이터를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24만2천955명과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16만5천292명으로 구분하고 두경부암 발병 여부를 10년간 추적 관찰해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그룹은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그룹에 비해 두경부암의 발생률이 16%가량 높았으며, 특히 구인두암과 구강암에서는 위험도가 각각 48%, 2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경부암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성별, 나이, 기타 질환, 흡연 및 음주 여부 등의 변수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다. 수진자들이 치과 전문의의 검진과 교육을 통해 구강위생에 악영향을 미치는 음주, 흡연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치아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며 구강 내의 염증,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을 감소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러한 인자들의 영향을 받는 두경부암도 발생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효정 교수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구강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가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구강검진을 장려하는 정책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게재됐다. 성남=안치호기자

[사설] 학교가 무서운 교사들... 우리 교육의 현실

“학교가 무서워요” 한밤중 캄캄한 교실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학교 괴담이 아니다. 초등학생이 교사에게 수업시간마다 욕설을 퍼붓는다. 학부모는 중학생 자녀의 담임선생을 무고죄로 걸어 넣겠다고 협박한다. 고교 화장실에는 학생이 교사들을 비방하는 낙서가 지워도 지워도 계속 발견된다. 모두 최근 인천에서 벌어진 교권침해 사례들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 영리한 아이들은 막무가내로 행동하고 수업을 방해해도 교사가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다. 그러니 교사들은 병가·휴직을 내거나 아예 교단을 떠나는 선택을 한다. 동네북 신세가 된 교사들은 그래서 교단에 서기가 무섭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교권침해사건이 1만1천148건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에만도 울산에서는 고1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경기도에서는 초등학생이 담임교사를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전북에서는 초등학생이 상상을 초월하는 학교 폭력과 교권 침해 사건을 일으켰다. 인천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줄었는데도 2021년 한해 교권침해 건수는 72건에 달했다. 인천의 한 초교에서는 학생이 수업시간마다 교사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내보이며 욕설을 퍼부었다.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며 이를 말리는 학생들과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권보호위원회가 내린 처분은 교내 봉사에 그쳤다. 해당 교사는 결국 휴직계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기에 이르렀다. 교권침해는 크게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위계에 의한 교권침해 등 3가지 유형이다. 특히 최근 10년간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강화 등이 불씨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를테면 교사의 훈육에 앙심을 품은 학부모가 무분별하게 아동학대 신고로 몰고가는 경우 등이다. 학교 폭력으로 자녀가 신고를 당하면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보복성 교권침해도 잦다. 당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이라고 한다.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수업 시간에 잠을 자는 학생을 깨웠다가 아동학대로 경찰 조사를 받는다. 수업 중 계속 떠드는 아이를 혼냈다가는 정서학대 혐의를 받는 세상이다. 현행 교권보호위원회 제도도 기본적으로 학생 인격 존중에 맞춰져 있어 교권 침해 구제에는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 교실 내에서의 이 같은 불균형은 결국 우리 공교육을 더욱 황폐케 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보다 실효성 있는 학생 생활지도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사설] ‘떠난다’ 소문 도는 부천 신한일전기/40년 사랑 시민에 설명은 해야잖나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이윤 추구다. 그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땐 더 말할 것도 없다. 우선 기업이 살아야 하고, 기업의 이윤 추구가 최우선 목적이어야 한다. 이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부천의 신한일전기 논란을 전하려 한다. 지금 부천 시중에는 신한일전기(주)와 관련된 걱정이 나돌고 있다. 회사가 현 공장부지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아울러 해당 부지에 공동주택이 들어설 것이라는 얘기까지 있다. 꽤 많이 알려진듯 한데, 시민들 사이에 걱정이 많다. 신한일전기㈜ 부천 본사공장은 1968년부터 가동했다. 송내동 24번지 2만4천569㎡ 부지에 제조시설 면적만 1만4천31㎡다. 상주 직원 200명으로 연매출이 180억원 규모다. 생산 기반이 열악한 부천에서는 비중 큰 토착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다. 공장이 떠나고 아파트를 짓는다고 소문이다. 적지 않은 시민들이 실망감을 얘기하고 있다. 행·재정적 교류를 이어온 부천시의 허탈감은 더 크다. 그도 그럴게 그간 얽힌 곡절이 많다. 선풍기 등을 생산하며 잘 나가던 회사가 규제에 묶인 건 1976년부터다. 공장부지 일부가 주거 지역으로 결정됐다. 그때부터 공장 증·개축이 불가능해졌다. 이후 40년 간 건물은 낡고 위험해졌다. 인천 남동공단 공장을 임차해서 사용했고, 급기야 해외 이전까지 검토하는 상황이었다. 이를 풀기 위한 노력이 부천시에서 이어졌다. 2012년부터 본격적인 규제개혁 방안을 중앙부처와 협의했다. 2014년에는 행안부 주관 경기지역 규제개혁 안건으로 만들었다. 결국 지난 2015년 시와 기업간의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이 맺어졌고 공장 증·개축 숙원이 풀렸다. 이를 근거로 2016년 신한일전기 측은 제조시설(공장) 1만4천31㎡를 증축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이 향토 기업과 지역 지자체의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바로 그 공장이 문을 닫고 아파트 단지로 변할 수 있다는 소문인 것이다. 밝혔듯이 기업에 절박한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은 인정한다. 우리가 그 핵심 정보에 접근해 있지 못함도 인정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대화와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여기서는 필요하다. 기업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도리가 있어야 옳다. 40년 애정을 품어온 부천시민이다. 그 정도 권리는 충분히 있다. 기업 입장에도 그렇다. 자산 처리에는 현실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소문대로 해당 부지를 공동주택 개발용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가정하자. 일체의 부지 개발 과정은 부천시의 인허가권에 속한다. 개변이 불허될 수 있음을 신한일전기는 알아야 한다. 듣기에 ‘부천시가 상황을 파악하려 하지만 신한일전기 경영진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이면 대단히 실망스런 일이다.

[지지대] 스쿨존 횡단보도 ‘일단멈춤’

평택시 청북읍의 한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인근에 국화꽃과 편지, 인형, 과자와 음료수가 놓여있다. 며칠전 이곳 횡단보도에서 굴착기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시민 모두 스쿨존 사고에 분노하고 있다. 굴착기 운전자는 지난 7일 오후 이 학교 앞에서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운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11살의 두 여자 어린이를 치였다. 어린이들은 보행신호에 따라 정상적으로 횡단보도를 건넜으나, 굴착기는 적신호인데도 이를 무시하고 주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운전자는 사고 후 별다른 조치없이 3㎞가량 도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졌고, 1명은 다쳤다. 운전자는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굴착기 운전자에 대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 미조치) 혐의를 적용했다. 사고 지점이 스쿨존인데도 굴착기는 자동차가 아닌 ‘건설기계’로 분류돼 ‘민식이법’이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민식이법은 2019년 한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초등 2년생인 김민식군이 차에 치여 숨지면서 스쿨존에서의 교통사고 처벌을 강화한 법이다.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 포함)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경찰이 적용한 법과 형량 차이가 크다. 굴착기 운전자를 가중처벌할 수 없다는 소식에 논란이 거세다. 스쿨존내 사고인만큼 엄격하게 처벌하도록 법을 정비해야 한다며 ‘입법 공백’을 지적하고 있다. 민식이법 시행에도 스쿨존에서 끔찍한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안전 강화를 위해 12일부터 스쿨존내 횡단보도를 지나는 차량은, 신호등과 상관없이 무조건 일단 멈추도록 했다. 어길 경우 차량에 따라 6만~7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이 제도가 조금만 더 일찍 시행됐더라면, 앞서 떠나간 아이의 생명을 지킬 수 있었을텐데.... 이연섭 논설위원

파행 우려되는 제11대 경기도의회 [포토뉴스]

[경제프리즘] 新경제통상 플랫폼, IPEF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세계 힘의 중심(Center of Gravity)’으로 규정하였다. 이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및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통해 새로운 국제통상 질서에 대응하는 성격이 짙다. 국제통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는 미국의 가치동맹(Value Alliance)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출범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통상환경의 핵심요소가 ‘효율성’에서 ‘회복력’으로 변화함에 따라 공급력·회복력 강화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IPEF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통상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출범한 IPEF는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 14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전통적 무역협정이 상품과 서비스 시장개방을 목표로 한다면 IPEF는 공급망의 안정화, 첨단기술·산업과 디지털 무역, 청정에너지 등 신통상 이슈 중심의 새로운 경제통상협력체라 할 수 있다. IPEF는 RCEP, CPTPP보다 국내총생산과 인구 기준으로 볼 때 큰 규모의 경제협력체이며, 우리와의 교역규모는 3,890억 달러(총규모의 39.7%)에 달한다. IPEF는 일본과의 두 번째 FTA라는 점 그리고 한·미·일 3국이 경제통합과 협력을 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IPEF에 참여함으로써 반도체·청정에너지·핵심광물·원자재·곡물 등 역내 공급망 협력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다변화를 꾀해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등 디지털 신기술과 산업의 탈탄소 전환, 청정에너지 분야의 민관협력의 확대가 예상된다. 그리고 인프라투자, 공동 프로젝트 참여 등을 통한 인도·태평양 시장진출 확대와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IPEF의 참여와 공급망 복원력 강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주도적 대응은 지금의 경제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를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기고] 장마철 빗길 교통안전 주의보

올해 장마는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철에는 일사량과 일조시간이 감소하며, 습도와 강우량이 증가하여 비교적 지속적으로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씨가 나타난다. 또한 지역에 따라서는 단시간에 좁은 지역을 대상으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집중호우는 산사태, 지반침하, 도로유실, 감전사고의 위험 등 다양한 안전사고를 동반하게 되는데, 특히 도로에서 자동차를 운행하는 운전자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최근 5년간 빗길교통사고를 분석한 도로교통공단 발표에 따르면 빗길교통사고가 장마철인 7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마철 빗길 교통사고의 치사율이 맑은 날에 비해 1.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의 경우에는 치사율이 3배 이상으로 훨씬 더 높아진다. 맑은 날에 비해 장마철 빗길 교통사고의 경우 야간에 발생률이 높아졌으며, 빗길 야간운전시 시거가 불량하여 주간에 비해 보행자사고가 증가하고 신호위반사고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요즘 같은 장마철 야간에 빗길을 운전하게 될 경우라면 운전자들에게 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의미이다. 장마철 안전한 주행을 위한 다음의 몇 가지 팁을 안전운전수칙으로 제안해 본다. 첫째, 장마철 빗길에서는 감속운전이 필수이다. 강수량 및 노면상태에 따라 제한속도 대비 20%에서 최고 50% 가까이 감속운행을 해야 한다. 빗길에서의 미끄러짐뿐 아니라 포트홀이나 도로의 불규칙한 균열에 따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감속 운전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 빗길주행시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의 막이 형성되어 마치 스키를 타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되는 수막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수막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타이어 공기압을 평소대비 10% 정도 상향 조정해야 하는데, 젖은 빗길에서 타이어 접지력과 제동력은 일반 도로보다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장마철 공기압 체크와 타이어 마모상태에 대한 주기적 점검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앞차와의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이다. 빗길에서는 마찰력이 낮아져 제동거리가 평소에 비해 1.5배 이상 길어지게 되며 제동력이 저하되어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가 어려워지게 되기에 평소에 비해 두배 이상의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시인성 강화를 위한 주간 전조등 점등이다. 장마철 흐린 날씨에는 낮에도 시야가 어둡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으며, 갑작스러운 국지성 호우시에는 대항차로의 차량이나 도로를 횡단하는 보행자의 식별이 용이하지 않기에 주간에도 전조등을 점등하고 운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장마철이 되면 와이퍼와 배터리 상태 등 기본적인 차량 안전점검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운행중 갑작스러운 와이퍼 고장이나. 배터리 방전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평소 꼼꼼한 차량점검을 통해서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운전자들의 교통안전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하겠다. 안전한 교통문화 조성을 위하여 우리 모두가 장마철 안전운전수칙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박석훈 도로교통공단 인천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