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공포 도내 다중이용시설 직격탄

접촉 자체가 민폐고 불안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 포비아가 도내 다중이용시설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길에 직격탄을 날렸다. 29일 오전 찾은 고양시 일산서구 소재 A대형마트. 우한 폐렴 세 번째 확진자가 거쳐간 곳으로 추정되는 이 곳은 현재 고양시민들이 외면하는 기피 1순위 장소로 전락하는 신세가 됐다. 평소 수백여 명의 주부들이 몰리던 식품, 생활용품들이 들어선 지하 1층은 매장은 말 그대로 한산그 자체였으며, 간혹 눈에 띠는 고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쇼핑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이에 반해 호황을 누리는 매장도 있었다. 마트 내 입점한 생활용품할인판매점은 이틀 연속 수백여 개에 달하는 손 세정제 물량을 확보해 비치했지만 순식간에 동이 났으며, 이날은 물량 확보가 안돼 입고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 점원은 아무리 평일이어도 사람이 이렇게 없는 광경은 처음 본다며 이 정도로 파급 효과가 클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낮 시간대 수원의 B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점심시간임에도 불구, 3층에 위치한 식당가는 평소의 북적거림 대신 구석 한 켠에서 홀로 식사를 하는 시민 몇명 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기용품점을 방문한 한 고객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점원과의 일정한 이격거리를 두며 대화를 시도하다 의사 소통에 불편을 겪는 모습도 포착됐다. 용인시 처인구의 한 사우나도 평소 이용객 3분의 1 수준의 손님만이 해당 장소를 찾았다. 손님들은 목욕탕에 비치해 놓은 공용비누 대신 자신의 세안제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일부 시민들은 매장에서 제공한 공용 수건 대신 개인용 수건을 별도로 마련해 물기를 닦는 등 공용 사용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거쳐갔거나 치료를 진행 중인 의료기관들도 시민들의 외면을 받으며 발길이 뚝 끊긴 형국이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세 번째 확진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고양시 명지병원의 외래 환자 예약 취소율은 설 명절 전 후로 34% 감소했다. 더욱이 통상적으로 취소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수술 취소율도 20%나 증가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확진자가 머무르는 공간에 대해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불안과 공포는 이런 상황에서는 존중해야 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불안과 공포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신종바이러스 감염 환자들이 어떻게 입원이 되고 격리 병상에서 치료받는지의 과정을 몰라서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4번 확진자를 최초로 진료한 평택365연합의원에 대한 진료중지 해제 조치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의료진들이 대부분 자가 격리됐기 때문에 아직 진료를 재개하지는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 하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평택 송탄보건소는 네 번째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27일 진료 일시중지 조치된 365연합의원과 관련, 실내 소독 절차를 끝내고 28일 진료 중지를 공식 해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를 두고 한 주민은 과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소독 몇차례로 깔끔히 제거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해당 의원을 방문하는 것은 둘째치고 인근을 지나치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대해 송탄보건소 관계자는 확진자들이 탑승한 비행기도 내부 소독 후엔 다시 운항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전문 소독 업체를 통해 건물 내부를 소독했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박명호ㆍ김민서ㆍ김승수기자

소상공인 10명중 4명, 골목상권 활성화 위해 시설 및 환경개선지원 필요

인천지역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시설 및 환경개선 지원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소상공인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가 지난 2019년 12월 1개월 간 미등록 상인회 2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시설 및 환경개선 지원이 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홍보마케팅 지원(24%)과 상인조직에 대한 성장전략 컨설팅(13%) 등이다. 또 개별 점포 지원 사업으로는 시설환경 개선 지원(56%), 홍보마케팅 지원(26%), 컨설팅 지원(14%) 순이다. 앞서 센터는 지역 내 미등록 상인회 현황을 조사했으며, 소상공인 조직화 및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 발굴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해마다 진행하는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지원 사업에도 정작 우리 동네 소상공인들이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혜택은 없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엄기종 센터장은 이번 미등록 상인회 현황 조사 결과는 인천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소상공인에게 힘을 줄 실질적인 지원 사업을 발굴, 골목상권 활성화 및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민우기자

우한 폐렴 확산, ‘마스크 사각지대’에 놓인 서비스업 노동자

회사에서는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데 (손님과 대화를 하려면)쓸 수가 없어요 29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연수구 한 대형마트 고객 안내센터. 마트 직원 김성희씨(55)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회사가 지급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고객을 맞고 있다. 고객이 끝없이 밀려들자 김씨는 마스크 쓰고 벗기를 반복하다 포기했다. 결국 그는 마스크를 벗어 주머니에 넣고 안내센터를 찾은 고객을 응대했다. 김씨는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하면 손님이 말 소리를 못 알아들어 대화가 안된다며 회사에서는 가능하면 착용하라지만 고객 응대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쓰고 있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 했다.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형마트 등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마스크 착용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는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마트 직원에게 1일 1매씩 일회용 마스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업 특성상 마스크 착용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토로한다. 마트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장명옥씨(69)는 본사에서 제공하는 건 얇은 마스크라 더 좋은 마스크를 사왔지만 일하는데 숨이 차 결국 벗어 놓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스크를 제공하고 있지만 업무 특성상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직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마스크 지급뿐만 아니라 예방수칙 방송 등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인천의 주요 관광지에 있는 상인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차이나타운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전모씨(47)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 한복판에서 일하고 있지만 마스크를 쓰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고객이 마스크를 썼다는 이유로 프랜차이즈 본사에 컴플레인을 거는 경우가 있어 조심스럽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마스크를 간헐적으로 끼는 것은 예방에 바람직하지 않고, 빼는 순간 보호 기능이 떨어진다며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직종의 경우 더 높은 등급의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강정규기자

도의회, 집행부에 의정자료 ‘전자문서 형태’ 요구한다…디지털 의정 인프라 구축

경기도의회(의장 송한준)가 종이 없는 스마트의회 조성을 목표로 지난 4개월간 진행한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의정 포털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경기도의회는 29일 도의회 4층 소회의실에서 경기도의회 의정포털 시스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10월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진행해 온 연구성과를 소개했다. 원미정 정보화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안산8) 주재로 열린 이번 보고회에는 김강식(더불어민주당ㆍ수원10), 박세원 의원(더불어민주당ㆍ화성4) 등 정보화위원회 소속 도의원과 의회사무처,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간부공무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의정포털 시스템은 의정자료를 전자로 유통하고, 각종 의정활동을 온라인 상으로 지원하는 의회 통합 업무지원 시스템이다. 부서별로 중복분산 관리돼 온 의정자료를 통합해 제공하고, 업무 데이터를 수기처리에서 전산처리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이용자가 의안정보와 회의록, 정책보고서 등 주요 자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도의회는 다음 달 7일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올해 중 1단계 의정자료 전자유통 시스템 구축에 착수한다. 또 전자회의 및 입법조사회답 시스템 등 의정활동 수행에 필수적인 각종 지원기능을 추가하는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원미정 위원장은 의정포털 시스템은 스마트하게 일하는 방식을 지원하고 도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매개가 될 것이라며 도의회가 정보화 흐름에 한 발짝 더 앞서갈 수 있도록 디지털 의정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DMZ평화공원’ 조성 박차… 경기도 南北평화 ‘마중물’

경기관광공사(사장 유동규)가 경기도의 평화협력정책에 발맞춰 민선 7기 내에 DMZ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탠다. 공사는 민간 전문가ㆍ관광업계와 함께 DMZ평화공원 조성과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TF팀을 구성, 계획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경기관광공사는 29일 파주시 임진각평화누리 내 DMZ생태관광지원센터에서 경기도 관광, 새로운 길을 찾다를 주제로 경기관광 활성화 포럼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아울러 공사는 이 자리에서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미출자금 확보와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립형 수익사업 발굴을 장기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경기도 영화관광 활성화 사업,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ㆍ군관광 협업, DMZ 평화관광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포럼은 DMZ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토론과 경기관광 활성화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달수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 경기도 관광과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먼저 엄서호 경기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DMZ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토론의 주제발표로 나선 박은진 국립생태원 실장은 보존과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는 세계 유일 DMZ만의 독특한 가치를 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사 관계자는 DMZ는 외국인이 가장 와보고 싶은 곳으로 앞으로 세계적 관광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경기도와 손잡고 DMZ평화공원 조성 더 나아가 개성관광 재개에까지 관광분야의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민간 전문가, 관광업계와 함께 DMZ평화공원 조성과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조직(태스크포스, TF)을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이어 오후에 진행된 경기관광 활성화 포럼에서 공사는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제시한 경기도 영화관광 활성화 사업, 빅데이터 활용 시군관광 협업, DMZ 인프라 구축 등의 계획을 밝혔다. 김달수 위원장은 경기관광공사가 도민에게 실제로 도움되는 사업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며 DMZ 관련해서는 국방부, 통일부, 환경부, 관련 시ㆍ군 등 핵심 이해관계자와의 대화가 있어야 하나라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안광률 도의원은 공사로서 지속 가능한 수익기반을 마련하고, 도민중심 홍보에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DMZ를 두고 수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실제 외국인 관광객에게 자랑스럽게 소개하기가 망설여지는 게 현실이라며 이번 포럼이 DMZ가 나아갈 구체적 방향성과 대안이 현실이 되는 초석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농협회장선거 경기지역 후보들 ‘막판 표심잡기’ 총력

전국 230만 농민 대표를 뽑는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31일 치러지는 가운데 경기지역 후보들은 캐스팅보트가 될 경북ㆍ강원 등을 중심으로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를 기반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성희ㆍ여원구 후보는 모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한편, 후보 단일화는 없다며 선거 완주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29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오는 31일 오전 10시40분 서울 중구 중앙회 회의장에서 열린다. 이번 선거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명이 후보 등록했으며, 경기지역에선 이성희 후보(70ㆍ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와 여원구 후보(72ㆍ양평 양서농협 조합장)가 사상 첫 경기도 출신 회장을 꿈꾸며 치열한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회장 선거에 참여하는 대의원 수는 총 292명으로 지역별로는 경기 43명, 경북ㆍ대구 48명, 경남ㆍ부산ㆍ울산 41명, 충남ㆍ대전 39명, 전남ㆍ광주 36명, 전북 27명, 강원 24명, 충북 16명, 인천 7명, 제주 6명, 서울 4명 등이다. 전례 없는 10명의 후보가 중도하차 없이 선거전에 나서고 있어 지역조합장 이력의 후보가 없는 경북ㆍ대구와 강원, 제주 지역 대의원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기 지역 출신의 후보가 없는 만큼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기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먼저 기호 1번 이성희 후보는 설 명절을 앞두고 경북ㆍ대구 지역을 순회하며 대의원 조합장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이성희 후보는 지난 10여 일 동안 전국 각 지역의 대의원 조합장들을 만나 포부를 밝혔고, 많은 유권자로부터 지지를 받았다며 특히, 경북ㆍ대구와 강원 등 이번 선거의 승부처가 될 지역들을 집중 공략하며 표심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소개했다. 기호 8번 여원구 후보도 진정성과 클린 선거를 앞세워 막바지 선거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 여원구 후보는 전 지역에 걸쳐 고른 지지를 받고 있어 결선에 무난히 올라갈 것으로 자신한다라며 선거 운동 기간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무주공산으로 거론되는 경북과 강원 등 지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두 후보는 선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완주를 다짐하며 선을 그었다. 후보 단일화와 관련, 이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단일화를 논의한 적이 없는 만큼 끝까지 선거를 완주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고, 여 후보도 후보 단일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후보 간 명분이 달라 현실적으로 불가한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홍완식기자

‘우한 교민’ 태울 정부 전세기 내일 오전 10시 인천서 첫 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과 인근 지역 체류 한국인을 국내로 송환할 정부의 첫 전세기가 30일 오전 10시 인천에서 출발한다. 29일 정부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중국 측과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30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우한으로 출발하는 정부 전세기에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20여 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날 정오에도 2번째 전세기가 우한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신속대응팀은 외교부 직원,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의사 및 간호사,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 등으로 구성되며, 당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기내에서도 승객 건강 상태를 계속 확인할 계획이다. 31일에는 이 2차관을 대신해 이상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이 신속대응팀장으로 현지에 파견된다. 둘째 날에 운영하는 전세기는 이륙과 착륙 모두 김포공항을 이용하게 된다. 전세기로 귀국하는 교민들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2개소에 나눠 격리 수용된다. 당초 귀국자는 대형시설 한곳에서 지낼 수 있도록 했지만, 귀국 희망 국민 수가 처음 150여 명 수준에서 700여 명 이상으로 증가해 1인 1실(별도 화장실 포함) 방역 원칙에 따라 방역통제가 가능한 시설을 2개로 늘렸다. 귀국 교민은 공항에서 증상 여부 검사 후 증상이 없는 경우 14일 동안 임시생활시설에서 생활하게 된다. 가급적 상호접촉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고, 개인공간을 벗어날 경우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게 할 방침이다. 입소기간 동안 외부 출입 및 면회는 금지된다. 또 의료진을 상시 배치한다. 1일 2회 발열검사와 문진표를 작성해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곧바로 격리의료기관으로 이송해 확진 여부를 판정한다. 선정된 2개 수용시설에는 의료장비와 인력을 배치하고 생활물품도 제공해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이호준기자

[김종구 칼럼] 중립 위한 외로움, 이게 판사의 힘이었다

도망치듯 판사실을 나왔다. 다음 날 기자실에 소동이 벌어졌다. 전날 밤 사건-당직 판사실을 벌컥 열고 들어갔던-이 문제 됐다. 공보 판사가 항의했다. 박 선배가 설명해줬다.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판사실은 들어가면 안 돼. 법조기자실만의 불문율이야. 그때 알았다. 판사실은 외롭게 두어야 하는 곳이었다. 그 자체가 재판정이었다. 기록을 검토하고, 양형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작은 재판정이었다. 그 뒤론 거의 안 갔다. 외로운 직업이다. 재판 300건을 매달 처리했다. 매일 기록 속에 묻혀 살았다. 수천~수만장을 넘겼다. 엄지에서 골무 뺄 날이 없었다. 차라리 재판 날이 나을 수도 있었다. 사람 구경이라도 할 수 있는 날이었다. 역설적이게도, 그게 힘이었다. 외로움의 대가로 받은 힘이었다. 그 힘으로 인간계(界)의 분쟁을 해결했다. 아무도 그 결정에 대들지 못했다. 10년 법조기자가 본 판사의 권원(權源), 그건 중립을 위한 외로움에 있었다. 이게 많이 달라졌다. 언제라곤 말 못한다.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달라졌다. 판사들이 일상에 막 섞여 들어갔다. 때론 범인(凡人)보다도 못한 짓도 했다. 가카새끼 짬뽕이라며 대통령 욕을 했다. 맘에 안 드는 이웃집 차량에 본드를 짜 넣었다. 그래서 그만둔 이 모 부장판사다. 지하철에서 몰카를 찍다가 잡혔다. 하필 성폭력 사건을 전담하고 있었다. 입건돼 그만둔 홍 모 판사다. 개인적 일탈이다. 이걸로 조직을 논할 순 없다. 정치 속으로 막 뛰어드는 판사, 이런 게 진짜 문제다. 때론 정치인보다 더 정치적이다. 언론에 등장해 내부 문제를 폭로한다. 그러면서 판사도 다른 시민과 같이 정치적 동물이라고 선언한다. 며칠 전 그만둔 이수진 부장판사다. 판사 블랙리스트 존재를 폭로한다. (판사님들은 물론) 많은 분들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그만둔 이탄희 판사다. 결국, 정치로 간 행동이었다. 그때-90년대-는 쉽게 안 했을 일이다. 시간을 거슬러 보면 더 실망이다. 이 부장판사는 1월 7일 사직했다. 열흘 지나자 민주당에 입당했다. 인재 영입이란 명예가 주어졌다. 꽃다발 받고, 머플러도 받았다. 대번에 유명ㆍ거물 정치인이 됐다. 이 판사도 민주당에 입당했다. 퇴직 1년 만이다. 역시 인재영입이다. 폼나는 인사말도 했다. 역시 경쟁력 갖춘 정치인이 됐다. 1년 전부터 정리하면 이렇다. 비리 폭로조직 사퇴정치 입문. 정치꾼들의 전형적인 코스다. 진중권이 독설을 퍼부었다. 공익제보와 국회의원을 엿바꿔 먹었다. 흥분할 일도 아니다. 이런 예(例)는 길바닥에 널렸다. 오보(誤報) 했던 직원이 사장 됐다. 한 방송사 얘기다. 퇴출(退出)됐던 연예인이 억대 몸값이 됐다. 한 방송인 얘기다. 갑(甲)질 피해자던 노동자가 정치 후보가 됐다. 한 항공사 얘기다. 권력 반전이 준 인생 반전이다. 사법 농단을 폭로한 판사들이다. 권력이 준 반전이라 보면 된다. 그들만의 정치 거래다. 진짜 피해자는 남은 판사들이다. 판결의 최고 가치는 중립이다. 법관윤리강령도 이 원칙을 못박아 놓고 있다. 법관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 이걸 뒤흔들어 놨다. 판사도 정치적 동물이라고 근거 없이 선언했다. 많은 판사들이 걱정했다. 큰 일 날 소리라고 했고, 판사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자기는 쏙 빠져버렸다. 정치로 가버렸다. 남은 판사들에겐 엿 바꾸기가 아니라 엿 먹이기다. 사법 정의? 대한민국 판사들은 늘 투쟁했다. 침해됐다 싶을 땐 언제고 일어섰다. 그 생생한 기록이 사법 파동의 역사다. 1971년 사법 파동 때는 공안 검찰에 맞섰다. 전국 판사 455명 중 150명이 사표를 냈다. 권력을 굴복시켰다. 1988년 사법 파동-법원 독립과 사법부 민주화-, 1993년 사법 파동-사법부 개혁에 관한 건의-, 2003년 사법 파동-대법관 인선 관행 개혁-도 전부 그런 역사다. 하나하나가 직(職)을 던진 투쟁이었다. 그때, 그 판사들은 달랐다. 지금의 이들처럼, 투쟁을 훈장 삼지 않았다. 지금의 이들처럼, 언론에 영웅담 내놓지 않았다. 지금의 이들처럼, 정치와 흥정하지 않았다. 지금의 이들처럼, 입신 양면의 길을 쫓지 않았다. 개인이 아닌 모두의 이름으로 일어섰고, 사람이 아닌 제도를 지켜내려 싸웠고, 정당 당사가 아닌 판사실로 돌아와 끝냈다. 이런 차이를 어깨너머로 귀동냥했기에, 이들을 지지할 맘이 조금도 없다. 主筆

[삶과 종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한 달 사이에 바쁘게 두 번의 새해를 맞이하고 보내드렸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과거를 떨쳐버리고 싶은 듯이 얼른 맞이하고 보내드렸다. 그럼에도, 지난 세월에 기웃거리며 미련을 두는 이유가 뭘까? 에드워드 카에 의하면 역사란 잃어버린 조각이 많은 대규모의 그림 퍼즐이고, 현재의 눈을 통해서 현재의 문제에 비추어 과거를 봄으로 성립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무슨 말일까? 인간의 역사에 있어서 과거와 현재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고, 심지어 알지 못하는 미래까지도 예상하면서 퍼즐을 짜 맞출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니 그런 현재가 과거에 비추어 얼마나 당당하겠으며, 미래는 얼마나 희망적이겠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의 역사는 한 마디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된 선 위에서 곡예하는 서커스와 같다 할 수 있겠다. 지난 한 해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적으로 지독한 양극화를 겪으며 절뚝거렸다. 해방정국의 좌우대립을 능가하는 극단적인 정치적 대결과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시급 상승은 대다수 국민의 빈정을 상하게 하고 정치의 불신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어 일 년 내내 불안이 떠나지 않았다. 또한, 국정감사 내내 존경하는 ○○○의원님이라고 추켜 놓고 존경은커녕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괴수들처럼 으르릉거리며 대결하던 비인격적인 모습들이 부끄러웠고, 최소한의 인격도 존중할 줄 모르는 정치모리배들이 극단을 주장하면서 들끓는 거리를 나다니기가 무서울 정도였었다. 그런데 염치도 없는지 그런 그들이 조직을 재구성한답시고 헤쳐 모이고, 개혁과 혁신을 부르짖으며 호들갑 떠는 게 불안한 미래를 예고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인간만사새옹지마라고 했다. 세상사 모든 일이 좋은 듯하면서도 괴롭고, 괴로운 듯하면서도 좋아질 수 있으며, 불행한 일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행복한 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세월에 기웃거리더라도 집착하지 않아야 할 것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안전하기 때문이겠다. 예수께서 과거의 영화에 집착하며 살던 유대인의 기득권 세력인 바리새인들의 금식 요구를 단호히 거절하셨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생베 조각을 낡은 옷에 붙이는 자가 없듯이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포도주와 부대를 다 보전할 수 있다고 하신 것이다(마태복음 9:14-17). 바쁜 듯 보내드린 해가 민망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세월에 염치없이 집착하기보다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넣어야 둘 다 보전할 수 있듯이 더 나은 한 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염치를 알고 스스로 참신한 사람이 되어 사회 구석구석에 누룩이 되고 자양분이 되어야 하겠다. 강종권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