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19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열리는 의정부음악극축제가 18회를 맞았다.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의정부예술의전당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2004년 문화체육관광부 특성화 연극제 육성사업지정을 시작으로 2005년 경기도 방문의 해 10대 기념축제, 2005ㆍ2007ㆍ2008ㆍ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평가 최우수 축제, 2016~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대표 공연예술제 지원사업 선정 그리고 지난 3월6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하는 2019년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사업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렇다할 문화예술축제가 없었던 경기북부에 의정부예술의전당의 집념과 고집으로 매년 꾸준히 개최, 이제 경기북부를 넘어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됐다. 이훈 제18대 의정부음악극축제 총감독은 전문성과 대중성 두마리 토끼 확보해 누구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준비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의정부음악극축제는 뮤지컬 보다는 상업적이지 않고, 오페라 보다는 다양한 장르를 다루기 위해 시작됐다. 초기부터 국내외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여 예술가들과 공연관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후에는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작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시민참여프로그램을 늘리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왔다. 이 감독은 축제는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생기면서 예술을 응축해서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됐다면서 초창기에는 축제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들이 진행됐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는 시민들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공연과 프로그램들이 대거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연예술축제로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매해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공연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만족도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의 방향은 세 가지다. 더 예술적이고, 더 시민 가까이에 있고, 더 재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개막작과 폐막작에 큰 공을 들였고, 세부 프로그램들을 촘촘히 준비했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맥베스를 대형야외극으로 풀어낸 극단 비우로 포드로지의 작품을 개막작으로, 지난해 에딘버러 공식초청작인 HOME을 폐막작으로 만날 수 있다면서 이 밖에도 사회와 인간을 잇는 이슈들을 다룬 작품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참여자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축제의 또 다른 차별점은 청년과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어린이들이 뮤지컬 전문 강사들과 자유롭게 뮤지컬을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 뮤지컬 워크숍과 폴란드 밴드 텡기에 흐워피와 함께하는 어린이 댄스 워크숍은 벌써 4년째 계속되고 있다. 경기북부 5개 공연예술대학이 참여하는 뮤지컬 갈라쇼도 올해로 4년째다. 경민대, 경복대, 동양대, 신한대, 예원예대 학생들이 직접 뮤지컬을 제작해 무대에 올린다. 유료 공연이지만, 전석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 감독은 어린이 프로그램은 한달 전부터 예약이 끝날 정도로 자리가 잡혀가고 있다며 아이들은 10년, 20년 후의 고객이다. 공연이 어렵지 않고, 쉽고 재미있다는 기억들이 결국 공연장을 찾게 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뮤지컬 갈라쇼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배우나 감독을 맡아 직접 무대를 진두지휘하니 보다 풍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서 함께했던 학생들이 다음해 축제에 자원봉사나 스텝으로 참여하는 등 건강한 생태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인천 시내버스 노조가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사측과의 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전국 단위 파업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노조(인천노조)는 오는 10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1차 쟁의조정 회의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파업 찬반 투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노동위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인천지역 준공영제 노선버스 1천861대와 기사 4천599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2009년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인천시는 32개 업체 156개 노선에 대해 운송원가 대비 적자를 지원하고 있다. 앞서 노조 측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월평균 338만원 수준인 기사 임금을 서울 준공영제 버스 임금인 월평균 400여만원으로 15% 이상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월 최대 110만원의 임금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임금 감소분을 보전해 달라는 것이다. 반면, 사측인 인천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은 임금 1.8% 인상안만을 내놔 협상이 5차례나 결렬됐다. 각 지역 노조가 속한 자동차노련은 조정되지 않으면 오는 15일 전국 단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인데, 인천도 노동위 쟁의조정 회의 결과에 따라 파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임한택 인천노조 사무처장은 인천은 1차 조정 회의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파업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노사정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규기자
취준생 앞에 느닷없이 영상이 켜진다. 내가 여기서 거리가 멀다 보니까. 늘 걱정만 할 뿐이지, 가보지도 못해요. 이불을 두껍게 덮고 자는지, 얇게 덮고 자는지. 마음이 많이 아프고. 또 다른 엄마의 모습도 이어진다. 우리 아들에게 가장 미안한 것은, 대학 1학기 때 알바하면서 등록금 모으면 2학기 시작하고, 그런데도 아들아, 힘들지라는 말 한마디를 못했어요. 그게 제일 미안해요. 보는 취준생들이 모두 눈물을 쏟아낸다. ▶아버지는 벙어리다. 딸을 대신해 면접장에 들어선다. 답변 대신 동영상을 튼다. 취준생 딸이 찍어둔 모습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10년 뒤 자기 모습은 어떨 것 같나요. 영상 속 딸이 답한다. 이 회사에 합격해 있을 겁니다. 돈도 많이 받고. 하지만, 이내 운다. 그런데 아빠, 아빠가 이 영상 볼 때쯤 난 아마, 아빠 곁에 없을 거 같애. 아빠 미안해. 딸의 마지막이다. 아빠가 눈물로 면접관에 인사한다. 고마스니다. 고마스니다. ▶누구의 엄마인지 중요하지 않다. 누구의 딸인지 중요하지 않다. 취준생을 둔 모든 엄마들의 얘기다. 직장을 못 구한 모든 젊은이들의 얘기다. 취준생 앞 엄마들은 스스로 죄인이다. 뒷바라지를 못해서라고 자책한다. 그런 엄마 모습에 취준생들도 슬프다. 낡아 늘어진 옷소매로 눈물을 닦는다. 보는 이들의 가슴까지 메어진다. 취업을 했더라도 옛 기억에 가슴이 아려온다. 언제부턴가 유튜브 앞에서 슬퍼지는 우리의 모습이다. ▶3월 말, 청년 실업률 10.8%다. 47만 3천명이 취준생이다. 90만쯤, 혹은 그 이상이 그들의 부모다. 대한민국 청년과 부모들이 처한 현실이다. 유로존의 3월 실업률은 7.7%였다. 2008년 이후 최저라고 한다. 독일(3.2%), 네덜란드(3.3%), 체코(1.9%)의 청년이 모두 우리보다 낫다. 아들, 미안하다에 우는 젊은이, 아빠, 미안해에 우는 부모가 모두 우리만의 모습이다. 감동이라는 표현도 차라리 사치다. 고통이고 안타까움이다. ▶어버이날이다. 받고 싶은 선물 순위가 매겨진다. 현금, 전화, 편지 순이다. 받기 싫은 선물 순위도 있다. 책, 케이크, 꽃다발 순이다. 꽃으로 퉁 칠 생각 마라라는 소리도 그래서 나왔나 보다. 취준생 47만3천명은 현금을 선물 할 수 없다. 90여만 부모들은 현금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 청년들과 부모들이 하고 싶고, 받고 싶은 선물은 하나다. 엄마 나 합격했어요라는 전화 한 통이다. 우리 애가 취직했어요라 소리칠 소식이다. 김종구 주필
최근 유명 연예인과 재벌 3세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잇따라 구속되면서 마약 범죄가 화제다. 마약은 과거 유흥업소 종사자 등 일부에서 투약됐지만 이제는 미성년자와 학생, 회사원, 가정주부 등 일반인으로 확산됐다. 인터넷이나 SNS를 이용해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어 마약사범이 크게 늘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9천174명이던 마약류 사범은 2017년 1만4천123명으로 45.4% 증가했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사범은 1만2천613명이지만 단속망을 피한 마약사범은 34만여명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성수 세명대 교수의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 측정에 관한 질적 연구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이 28.57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암수율은 범죄가 실제 발생했으나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수사기관이 인지해도 용의자 신원미파악 등으로 해결되지 않아 공식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수치다. 수사기관에선 마약류 범죄 암수율을 10배 정도로 추산해왔으나 박 교수가 도출한 암수율을 적용하면 국내 마약류 사범은 최대 40만명선이다. 박 교수는 연간 1만여명 수준인 적발 건수에 의존해 암수범죄를 10배 정도로 추정해 마약류 범죄를 다루다 보니 정부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마약류 범죄 암수율을 적어도 30배로 산정해 마약관련 수사 및 치료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상 속으로 파고든 마약은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해 개인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를 파괴시킨다. 때문에 철저한 예방과 단속이 필요하다. 치료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 실정은 처벌만 있고 치료는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마약 중독자의 재활치료를 돕기 위해 전국에 마약류 치료보호지정기관 22곳을 지정했다. 경기도에도 3군데 있다. 본보가 3곳 지정병원을 점검한 결과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병원 직원들조차 잘 알지 못하는 가운데 병원 어디에서도 마약류 치료보호지정기관이라는 문구나 안내판을 볼 수 없었다. 병원 홈페이지에도 마약 치료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정부는 마약사범 검거에만 치중했지 치료재활은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마약 처벌은 있으나 치료 매뉴얼은 없다. 때문에 재범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마약사범이 치료받지 않으면 다시 마약에 손댈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재발 방지책이 시급하다. 정부가 마약안전기획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마약안전기획관은 식약처 의약품안전국 소속이던 마약정책과와 마약관리과를 아래에 두고 마약류 오남용 예방과 불법 마약류 감시체계 운영을 전담한다. 역시 마약중독자를 위한 치료재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마약사범 검거도 중요하지만 마약중독자 사회 복귀를 위한 치료재활 정책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
이 정도면 차라리 쇳가루 비라고 봐야 할 듯하다. 본보가 입수한 사진을 보면 그 정도가 심하다. 차량 전체가 쇳가루 분진에 벌겋게 변했다. 차 한 대에서 모은 쇳가루만 종이컵 반을 채웠다. 미세먼지 나쁨 주의보가 내릴 때도 이 정도는 아니다. 더구나 다른 것도 아닌 쇳가루다. 그 유해성이 먼지나 황사와 비교되지 않는다. 주민들은 차를 덮은 쇳가루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고 증언했다. 두세 개 동네를 덮친 재난이다. 발생한 곳은 부천시 삼정동 부천열병합발전소다. 지난 2일 오전 삼정동과 약대동, 내동 일부 지역을 뒤덮었다. 주민들이 즉각 발전소를 찾아갔고 발전소 측 책임을 확인했다. 최근 한 달여 간 이곳에서는 환경오염배출물질저감시설 공사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수분으로 인한 부식 때문에 쇳가루 분진이 발생했다. 이 쇳가루가 굴뚝을 통해 인근 지역으로 날아갔다는 것이 발전소가 설명한 재난 발생 원인이다. 발전소 운영기관인 GS파워 측이 쇳가루 분진 배출에 대해 사과했다. 적절한 피해 보상을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30여 명의 대표단이 발전소를 방문해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피해보상은 물론, 발전소 폐쇄 및 이전까지 요구하고 있다. 발전소 측이 세워놓은 증설 계획(2022~2028년)의 중단도 요구하고 있다. 일회성 배상 주장과 공장 폐쇄 및 이전 요구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주민들의 요구를 과하다고 보지 않는다. 쇳가루 비 재난이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당시에는 수천여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한 뒤 발전소와 주민들이 합의했다. 일시적인 사고라는 발전소 측 입장을 믿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복적인 사고다. 대형 보일러가 문제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하지만 그 보일러가 또다시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주민 불안이 당연히 커질 법하다. 안 그래도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국민 불안은 크다. 나주, 제주, 원주에서 잇따라 문제가 되고 있다. 건립 반대 운동이 있었거나 진행 중이다. 그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미세먼지 발생량이다. 기관에서는 법적 한도를 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법적 한도가 인체 무해를 보장하는 건 아니라고 맞선다. 무엇을 소각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도 있다. 결국, 지역민에게 열병합발전소는 건립부터 가동이 모두 불안한 대상이다. 부천열병합발전소는 여기에 쇳가루 분진 사태까지 반복된다. 지역민의 불안이 타지역보다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이걸 이해하고 가야 한다. 열병합발전소를 중단하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발전소 전체에 대한 안전 진단을 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부천열병합발전소에서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지, 기계 노후화의 실상이 어느 정도인지 밝히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과 결론이 주민에 공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1년 12달 그리고 365일! 우리는 수많은 날에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달력 속 기념일은 현재의 일뿐 아니라 미래의 계획과 과거가 현재에 반영되는 모습까지 같이 반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논지는 오랜 시간 동안 시간의 문화사에 대한 연구주제를 바탕으로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해 낸 독일 마르부르크의 출신 알렉산더 데만트의 책 시간의 탄생에서 언급된다. 특히 한 국가가 어떤 날을 정하고 기념하여 기억하게 함은 국가의 구성요소인 시민들의 문화의식이 높아지고 국가는 그만큼 더 부강해졌다는 신호이다. 반면, 국가에서 정한 축하 일과, 기념일, 공휴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은 교수대의 노래라는 시에서 플래카드를 붙여서 오늘은 휴일이 아니라는 것은 그대에게 알리노니 이날은 그 많은 날 중에서도 축제 없는 날로 정해졌다네!라고 풍자한다. 이는 시민의 행동강령을 유지하고자 사용되는 기념일은 때에 따라서 우리를 피곤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임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5개의 국경일과 63개의 법정기념일을 제정하고 있다. 이 중 5월은 총 13개의 법정기념일을 포함하면서 1년 중 가장 많은 법정기념일을 포함하고 있다. 이중 스승의 날(5월15일)은 대한적십자사와 깊이 연관된 법정기념일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대한적십자사가 세계적십자의 날인 5월8일을 기념하여 청소년적십자(JRC, Junior Red Cross, 현재는 RCY, Red Cross Youth)가 결단된 학교에서 스승을 위로하는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1963년 충청남도 내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9월21일을 은사의 날로 정하고 충청남도 전역에서 각종 사은행사를 하였다. 1965년부터는 대한적십자사 주도 아래 4월 스승의 날을 세종대왕 탄생일인 5월15일로 변경하였다. 1973년 3월 국민교육헌장 선포 기념일(12월5일)로 통합되어 운영되어 오다가 1982년 5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스승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되기에 이른다. 스승의 날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념일 피로현상으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되고 여러 사회적인 부침(浮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은 계속하여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선생님께 감사편지 쓰기, 사랑의 꽃 한 송이 전달하기, 병중이시거나 퇴직하신 선생님 찾아뵙기, 음악회나 다과회 등의 다양한 사은행사를 학교별로 개최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어느 교사가 스승의 날이 있는 한국사회가 부럽다라고 한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누군가를 어떤 무슨 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하는 날이 가지는 의미가 지닌 의미에 대하여 우리는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 세계 각국마다 스승의 날은 서로 다르지만, 그 기념일에 진행하는 기념행사들은 대동소이하며, 종국적으로는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달력 속 기념일은 현재의 일뿐 아니라 미래의 계획과 과거가 현재에 반영되는 모습까지 같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기에 기념일 그리고 기억해야 하는 날이 되는 것이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모락산성은 지난 2007년 9월7일 지정된 경기도기념물 제216호로 소재지는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산 122번지 일대다. 2002년과 2005년 두 번에 걸친 세종대박물관의 지표조사 결과 자연지형을 최대한으로 이용, 석축 또는 토석 혼축을 병용해 축조한 해발 385m 길이 878m의 테뫼식 산성이다. 내부시설로는 문지, 망대지, 치성, 건물지 등이 확인됐다. 유물로는 백제계의 호, 옹, 완 등의 토기편류가 주로 채집돼 한성백제기에 초축된 성으로 확인됐다. 백제 석축성곽 축조의 시원양식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성곽이다. 산성의 역할은 한성기 백제시대 때 남쪽에서의 마한의 침입에 대비하고, 북쪽으로는 고구려의 침입에 대비했으며 수도방위 역할을 담당했던 풍납토성의 배후 거점성으로써의 큰 역할을 담당했던 성이었다. 문화재청ㆍ경기문화재연구원 제공
성폭행을 하고도 모자라 살인까지 한 흉악범이 체포되어 경찰로 압송됐다. 흉악범이 차에서 내리자 마자 기자들이 범인을 에워싸고 질문을 쏟아 낸다. 범행을 인정하십니까? 피해자와 아는 사이였습니까? 소감 한 말씀만 부탁합니다. 우리 기자들은 이렇게 흉악범들에 대해서도 깍듯이 존칭어를 쓴다. 정말 그들의 범행을 생각하면 이런 존칭어를 쓰는게 타당할까 의문이 든다. 심지어 인권이라는 이유로 이름도 실명으로 쓰지 않고 A씨, B씨로 표기하거나 김모, 이모 하는식이다. 마약사범으로 체포된 어느 재벌3세에 대한 질문도 마뜩지 않다. 아버지가 경찰 총장과 베프라고 하셨는데 사실입니까? 경찰 총장은 경찰 간부의 직급을 잘 몰라서 한 실수였다지만 베프는 무슨 뜻인가? 신문과 TV자막에도 베프라고 큰 글씨로 내보내는데 국민 얼마나 그뜻을 이해할까? 검색을 해보니 가장 친한 친구나 사람을 뜻하는 Best Friend의 의미라고 나와 있다. 정작 영어권에서도 없는 말이 우리 나라에서 일상어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어디 베프 뿐인가. 국적도 없는 신조어들이 매스콤과 SNS를 도배하고 있는 가운데 올 봄을 강타하고 있는 단어는 아무래도 패스트트랙일 것이다. 이것 때문에 우리 국회가 싸움판이 됐고 국회의장이 병원으로 실려 가는 등 우리 헌정사에 한 페이지 불상사를 기록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말 같기는 한데 국회를 뒤흔든 사보임이란 무언가? 바른 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관철을 위해 사개특위의 오신환 의원과 권은희 의원을 교체하는 1일2사보임의 초강수를 강행,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 과정에서 육탄전이 벌어진 국회에서는 온갖 욕설이 터져 나왔고 폭력적인 언어가 판을 쳤다. 오죽하면 언론에서 이들의 욕설을 그대로 쓰지 못하고 XX끼 등 XX를 삽입했을까. 욕설은 물론이고 인신공격의 막말은 옮기기도 민망하다. 이럴 때, 조선 세종 때의 명재상 황희의 검은소와 누렁소의 이야기는 따뜻한 교훈이 될것 같다. 황희 정승이 어느 날 시골 길을 가다가 검은 소와 누렁소 두 마리를 부리며 밭을 가는 농부에게 물었다. 어느 소가 더 일을 잘 합니까? 그러자 그 농부가 황희 정승의 귀에다 대고 아주 낮은 소리로 누렁 소라고 대답했다. 황희 정승이 무얼 그런걸 가지고 귀에다 속삭이느냐고 핀잔을 주자 농부가 대답했다. 짐승도 나쁘게 하는 말은 싫어합니다. 이때부터 황희 정승은 아무리 낮은 사람에게라도 함부러 말을 하지 않았고 상대방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렇게 소통을 이루었고 조선 초기 어수선했던 민심을 순화시켜 나갔다. 어디 황희 정승 뿐이 겠는가. 우리 조상들은 하잘것 없는 들꽃까지도 예쁘고 해학적인 이름을 붙였다. 며느리 밥풀꽃, 처녀 치마, 할미꽃, 달맞이 꽃, 꿩 바람 꽃, 강아지 풀 같은 것이 그런 것이다. 짐승에게도 말 조심하고, 들꽃에도 예쁜 이름을 붙여 주었던 우리 조상들은 부부간에도 존댓말을 썼고 세계 언어 가운데 존댓말이 가장 발달한 것이 한국어다. 요즘 우리 보습과는 너무 상반된 풍속이었다. 백성들의 소통을 위해 한글까지 만드셨던 세종대왕이 오늘의 우리 국회를 보면 회초리를 드실 것만 같다. 변평섭 칼럼니스트
전국 지자체 대부분이 벚꽃 축제를 풍성하게 개최한다. 동네마다 펼쳐지는 벚꽃 축제는 먹거리가 풍부하고 흥겨운 음악이 있으며 사람들 얼굴에 꽃과 함께 미소가 가득하다. 엄마와 아빠와 노는 아이들, 손을 잡고 거니는 연인들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봄은 잔인한 계절이라고 말한다. 그와 더불어 봄에 피는 꽃은 잔인한 꽃이라고도 말한다. 누군가에는 아름답지만 누군가에게는 잔인하게 보이는 것이 봄에 피는 꽃이다. 제주도 4ㆍ3, 4ㆍ16 세월호 참사, 5ㆍ18 광주 등 국가권력이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것도 국가권력이 의무를 다하지 못한 방기의 책임으로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희생당했던 것도 봄에 발생했다. 아직도 진실규명은 요원하기만 하기에 어떤 사람들은 봄을 잔인한 계절이라고 부르고, 봄에 피는 꽃도 잔인하게만 보일 뿐. 나 혼자 꽃피어 풀발이 변하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혼자 꽃피어 산이 변하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마저 물든다면 결국 온 산이 붉게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시인의 나 혼자 꽃피어의 구절이다. 잔인하게만 여겼던 대한민국의 봄, 그래서 잔인하게만 보였던 꽃. 나 혼자의 꽃은 꽃이 아니라며, 네가 무슨 꽃이 될 수 있냐고, 나 혼자 피운 꽃이 무슨 소용이냐고 고개 숙일 때 대한민국의 봄은 그냥 잔인한 계절이고 봄에 피는 꽃은 잔인하게 보일 뿐이다. 대한민국이 해방되고 해방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이유도 모른 체 수많은 사람들이 국가권력이 휘두른 총칼에 쓰러져만 갔다. 누구나 포기하고 싶을 때 누군가는 혼자만이라도 꽃이 되고자 했으며 누군가 하나의 작은 꽃들은 하나둘씩 모여 연대를 이루어 냈으며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커다란 밑거름을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 4ㆍ19혁명은 해방 후 15년간 핍박에 숨죽이고 살고 있던 작은 꽃들이 내가 피고 네가 피어 변할 것 같지 않았던 풀밭을 꽃밭으로 만들었으며, 내가 물들고 너마저 물들어 결국 산을 붉게 타오르게 만든 꽃들의 대합창 이었다. 평생 군림할 것 같았던 이승만 독재는 그렇게 아주 작은 꽃들의 연대 앞에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사라져 가야만 했다. 너와 내가 맞잡은 손은 풀밭을 꽃밭으로, 너와 내가 함께하는 어깨동무는 산을 붉게 물들게 하기에 우리의 손이 우리의 어깨가 함께 어울려 있는 한 봄은 희망이다. 그래서 나는 한반도 봄에 피는 꽃을 희망의 꽃이라 부른다. 4ㆍ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1주년 한반도 봄에 피는 꽃이 평화의 꽃도 되었으면. 황수영 경기도의원
살짝 여름 맛이 나는 요즘이다. 유난히 무더웠던 작년 여름, 방문약료 때 만났던 어르신들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문득 안부가 궁금하다. 20여년 약국 생활을 이어온 내가 첫 방문의 설렘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가 보다. 처음 만난 어르신은 김영남(가명)님이었다. 집을 찾지 못해 헤매던 우리를 향해 멀리서 손 흔들고 반겨주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집 안에 가구라곤 거의 없었지만 깔끔했다. 간경화로 인한 복수로 풍선처럼 부풀어진 배를 보여주셨을 땐 깜짝 놀랐다. 방문 전 확인한 약력과 복용하고 계신 약을 비교하니 개수가 많이 남는다. 이유를 물으니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 그때마다 약도 드시지 않았단다. 공복에 드셔도 되니 잘 챙겨 드시라고 하고 약달력에 약 한 봉지씩 꽂아 드렸다. 첫 만남에 대한 낯설음도 잠시 뿐. 카운터를 벗어난 어르신과의 눈높이 교감에서 신뢰라는 작은 꽃을 본 것 같다. 두 번째 방문한 어르신은 김부순(가명) 할머님이다. 어르신에 앞서 우리를 반기던 강아지의 재롱이 서먹함을 깨버린다. 굉장히 밝고 솔직한 성격이셨다. 제가요. 폐암, 유방암, 신장암을 갖고 있는 3종 세트 암환자거든요라는 말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얼굴만 붉혔다. 드시는 약을 꺼내달라고 하니 곳곳을 열어젖힌다. 장롱에서 항암제랑 마약성 진통제가, 베개 밑에선 당뇨약이, 냉장고에선 눅눅해진 약봉지가 나온다. 상담하는 중간 중간에도 몇 봉지가 더 나왔다. 눅눅해진 약은 무슨 약인데 냉장고에 넣어 두었냐고 물으니 수면제란다. 가끔씩 먹는 거라 오래 보관하려고 냉장고에 넣어 두었단다. 우선 폐기해야 할 약과 복용할 수 있는 약을 구분하고 가능하면 큰 글씨로 복용법을 적어드렸다. 약은 준비해간 약바구니에 담아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게끔 했다. 상담을 마치고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할머님이 살짝 말씀하신다. 사실, 어제 전화 받고 오늘 누가 온다고 했을 때 보이스피싱 아닌가? 한 숨도 못 잤다는 말에 폭소와 함께 정다운 눈빛을 나누고 헤어졌다. 만성질환자의 증가로 많은 약물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약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지 못해 사각에 방치된 환자들에 대한 걱정 등 이런저런 고민이 이어졌다. 이런 측면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만성질환 13개(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만성신부전 질환 등) 중 1개 이상 보유하고 있고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약의 성분이 10가지 이상인 다제약제 복용자를 대상으로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 서비스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더불어 올해 경인지역본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내 약 바르게 먹기 7계명인 기억하기, 지정하기, 가져가기, 바꾸지 않기, 정확히 먹기, 나누지 않기, 함부로 먹지 않기는 올바른 약물 복용법 기본에 충실한 자료로 약국에 방문한 환자에게 좋은 정보가 되고 있다. 환자에게 약과 함께 올바른 약물 보관 및 폐기에 대한 내용도 함께 전하면 다 안다고 하면서도 귀 기울이는 모습이 고맙다. 성치순 수원시약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