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국회 일정 보이콧으로 첫 발도 떼지 못했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국회 정상화 첫날인 22일 힘겹게 출범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인천 부평을)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와 원내 교섭단체 3당의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첫 여야정상설협의체 합의이행입법테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지난 15일 본회의서 무산된 비쟁점 법안의 처리를 약속했다. 홍 원내대표는 공개 회의에서 전날 (국회 정상화) 합의로 오늘 아침에 예산조정소위가 가동됐다면서 원내대표들이 매일 입법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조율하면서 국민께 약속한 입법 과제를 모두 다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 등 법안에 대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 신속히 처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처리해야 할 법안이 40~60개 정도 될 것 같은데 그간 국회 공전으로 인한 공백을 채우기 위해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과거 국회에 많은 합의가 있었다가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유야무야됐던 사례가 있던 게 사실이다면서 밤을 낮 삼아 법안 심사에 최선을 다하고, 이견 조율을 해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지도부는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도 정기국회 회기 내 민생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기로 결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성남 수정)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각 상임위가 거의 매일 법안심사를 할 수 있도록 원내대표 간에 합의를 이뤘다며 각 상임위에 지침을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정 협의체에서 합의한 주제별 관련 법안이 있는데 각 당이 선정한 중점 법안과 같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면서 각 당 정책위 실무진이 공통과 비(非) 공통 법안 분류를 마치면 다시 모여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금민기자
갑질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다시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양진호 회장의 무차별적 폭행 사건과 맥도날드 직원에 대한 햄버거 투척 사건은 사회적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사실 갑질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몇몇 재벌 그룹 총수 일가의 연쇄적인 갑질은 매번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곤 했다. 사회 지도층의 끊이지 않는 갑질 현상은 우리나라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그런데 더욱 문제인 것은 이러한 갑질 현상이 단지 재벌 총수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먹이 사슬처럼 수많은 차원에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 깊숙이 만연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깨닫지 못하면서 갑질을 행하고 당하고 방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 이 사회 고질병인 갑질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갑질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일렁일 때마다 갑질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고 만다. 갑질 가해자는 여론이 악화되면 잠시 몸을 조아리고 뒤로 물러나는 척하지만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빠져나가 다시 자신의 사회적 위상을 되찾는다. 반면 갑질을 문제 삼은 피해자는 오히려 더욱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갑질을 규탄하는 시위를 할 때 신원노출을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 까닭에 갑질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해 줄 법적 장치가 시급하다. 현재 국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추진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점은 아쉬운 일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역시 갑질 행위에 대해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갑질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른 한편 갑질에 대응하는 을의 연대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갑질을 당해도 그것은 피해자가 재수 없어 생긴 일 일뿐 나와 상관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방관한다면 갑질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갑질 피해 당사자가 오히려 배척당하는 조직 문화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갑질은 근본적으로 뿌리 뽑을 수가 없다. 나도 갑질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외면하거나 침묵하지 않고 피해자와 연대하는 일이야말로 피해자를 구원하는 일인 동시에 나 자신을 구원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된 갑질을 완치하기 위해서는 연대라는 실천적 행동과 더불어 나 자신은 갑질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갑질을 ( ) 적이 있는가? 나는 갑질을 (한) 적도 있고, (당한) 적도 있고, (방관한) 적도 있다. 그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고 반성할 일이다. 우리 모두 나는 갑질을 ( )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내려 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연권 경기대 다문화교육센터장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 보유곡 방출과 쌀 목표가격 결정 소식에 농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농업계는 작년과 올해 쌀 가격의 상승이 결코 과도한 것이 아니며 지난 여러 해에 걸쳐 폭락했던 가격의 회복 수준이라 주장하고, 각종 통계 자료들이 그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감성적 차원의 주장이 아니라 통계 자료에 근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물가안정이라는 화두 앞에 쌀 가격의 상승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아마도 가격에 의한 수요가 비탄력적인 필수재로서의 쌀의 존재감 때문일 것이다. 식생활 패턴이 많이 변화해 쌀의 소비가 계속 줄고는 있지만, 아직 한국 사회에서 쌀의 존재는 주식으로서의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쌀 가격 상승에 대부분 국민이 민감할 수도 있다. 비싸더라도 사먹을 수밖에 없는 주식(主食)이기 때문에. 그런데 쌀 가격이 정말 지나치게 비싼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단순하게 수치상의 논리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의 양은 100g 전후로 20㎏ 기준 200그릇 정도이니, 유명 브랜드 쌀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한 공기에 300원 수준이며 전체 평균으로는 200원대 중반이 채 되지 않는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으나 생활비 중 식비, 그 중에 차지하는 쌀 가격의 체감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고 주장을 해도 마냥 비난 받을 일은 아닐 것이다. 굳이 우리가 일상 속에 즐기고 있는 커피 등 각종 기호음료, 간편식, 배달음식 등의 가격 등을 비교하지 않아도 말이다. 관점을 바꿔 쌀의 가격이나 물가안정 같은 문제와는 다른 측면으로 쌀의 의미를 한 번 짚어 보자.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17년 기준 약 49%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사료작물까지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23% 정도로 2000년 각 56%, 30%와 비교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식량 주권에 대한 안전판이 점차 얇아지고 있는 것이다. 쌀은 공급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급등한다고 해서 그 생산량이 빠른 시간 내에 늘어날 수 있는 가격에 대한 공급탄력성이 있는 제품이 아니다. 그나마 자급률 100%를 겨우 넘기고 있는 쌀의 대체재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에, 쌀 가격의 적정 수준 지지 실패와 그에 따른 쌀 농업 기반의 붕괴가 야기할 끔찍한 미래에 대한 상상은 해서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날로 심해지는 기상이변과 세계정세 불안 지속, 거대 곡물회사들의 횡포 우려 등을 고려할 때 국민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식량주권 확보의 차원에서라도 쌀의 존재는 절대적으로 보호돼야 한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적정 수준의 쌀 목표가격 결정을 위해 여러 농업단체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일부나마 국회 차원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는 지금이 실질적인 쌀 농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쌀 목표가격을 쟁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물가안정이 중요한 정책 방향 중 하나라는 사실에는 이론이 없겠으나, 물가안정을 위한 노력과 쌀 농업을 지키기 위한 정책 사이의 현명한 판단과 과감한 행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김현재 농협성남유통센터 부장
10월의 마지막 날, 배다리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배다리생태공원 내 자리잡은 배다리도서관은 지상 3층 규모로 우리 시에서 제일 큰 도서관이다. 개관식 날, 도서관에 많은 시민이 방문해 잔칫집처럼 북적거렸다. 잔칫날인 만큼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는데, 그중 클래식 공연이 인상 깊었다. 확 트인 로비는 마치 공연장처럼 울림이 좋아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연주소리가 근사했다. 로비 계단에 앉은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개관식이 이어졌다. 어린이, 부모님, 어르신 등 많은 시민과 함께 배다리도서관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책들을 살펴봤다. 쾌적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꾸며진 도서관 내부는 오래 머물고 싶을 정도로 편안했다. 3층에 올라 커다란 통유리 앞에 서니 배다리생태공원이 한눈에 보인다. 단풍이 아름다운 나무, 산책하는 시민, 주인을 따라 산책하는 반려견을 구경하는 일도 재미있다. 이날 도서관은 축제의 현장이었고, 어린이들은 놀이공원에 온 양 신나 보였다. 개관식에서 유정이 작가가 시끄러운 도서관이란 멋진 시를 들려주었는데, 구절구절 진솔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가난한 생각 몇 권 담긴 / 어깨 축 처진 가방 속에서 / 뚱뚱한 꿈을 / 꿈의 씨앗을 가득 담아 가는 곳 이라는 부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배다리도서관과 평택시 여러 도서관이 힐링의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이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어르신들은 큰 글씨 책을 보시고 영화도 감상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도서관을 상상해 본다. 시끄러운 도서관이란 제목의 시를 들으면서 도서관이 시끄러우면 안 될 텐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도서관이 적막하고 무거운 공간이기보다는 늘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책을 읽고 사색하며 공부하는 공간 이외에 열린 공간에서는 또 다른 문화를 즐기고 감상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이 곳 배다리도서관은 배다리생태공원과 가까우니 맘에 드는 책 한 권 빌려서 저수지가 보이는 그네 벤치에 앉아 독서하기를 강력 추천한다. 평택시민의 새롭고 낭만적인 문화 힐링 명소가 되리라 확신한다. 행복은 이런 소박한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어린이, 엄마 아빠, 청소년, 어르신들이 도서관에서 꿈의 씨앗을 가득 담아 가고 예쁘게 꽃피웠으면 좋겠다. 우리 시에는 도립도서관을 포함해 10개의 도서관, 4개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시민 여러분이 걸어서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에 알찬 도서관이 있으니 가족들과 자주 방문해 보시길 바란다. 요즘 도서관은 책을 읽고 공부만 하는 곳으로 단정짓기보다는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수준 높고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도 부담 없이 구경할 수 있으니, 도서관에서 소박한 기쁨을 찾으시길 바란다. 도시의 품격은 시민이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면서 점점 나아지는 것이다.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으로 달라지기 위해서는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게 필요하다. 시끄럽다라는 말은 서로 자신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맘껏 할 수 있는 도서관처럼, 평택시정도 활발하고 즐겁게 시민과 함께하겠다. 정장선 평택시장
백낙기 원로목사가 한신대학교에 8천500만 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기증했다. 한신대는 지난 21일 오산캠퍼스 장공관에서 백낙기 목사 대학발전기금 기증식을 가졌다. 백낙기 목사는 한신대의 전신인 한국신학대학을 1963년에 졸업하고 평생 목회자의 길을 걸어왔으며, 백낙기 목사와 경은교회의 자산인 8천500만 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기증했다. 이날 기증식은 백낙기 목사 내외와 백 목사 형제인 백낙원 목사, 백낙철 장로, 그리고 가족 한신대 연규홍 총장과 주장환 기획처장 외 학교 주요 보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백낙기 목사는 나를 길러준 고마운 우리 한신대학교에 대학발전기금을 기증하게 돼 영광이고, 앞으로 한국 사회와 세계를 이끌어 나갈 인재들이 한신대학교를 통해 많이 배출되었으면 한다.라며 기증 소감을 밝혔다. 연규홍 총장은 목사님의 고귀한 뜻과 정성을 기릴 것이며, 소중한 발전기금은 앞으로 통일시대, 훌륭한 믿음의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한 대학발전에 쓰도록 하겠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오산=강경구 기자
식객, 맛의 달인, 아빠는 요리사 등 과거 음식 관련 만화에는 손맛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꼭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식객 9화에서는 젊은 요리사 용식이 아버지 밑에서 요식업을 배우나 음식의 계량화보다 손맛에 집중하는 아버지를 못마땅해한다. 하지만 다른 가게에서 일을 해봐도 저마다 손맛을 강조하자 그때서야 비로소 아버지의 뜻을 알게된다. 이때문인지 전업주부로서 20년 이상 다져온 손맛과 윗 세대의 내공을 결합한 두면반에 도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콩, 면, 밥이라는 뜻을 가진 두면반은 김선희 대표(49)와 주방직원 4명이 롯데아울렛 광교점 3층에서 꾸려나가는 음식점이다. 두면반의 역사는 과거 사장 김씨의 시어머니가 지난 1973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시청 앞 북창동에서 36년간 영업한 한식당 석천옥으로부터 비롯됐다. 김씨는 간혹 일손이 부족할 때마다 시어머니의 일을 거들었고 이게 인연이 돼 지난 2015년부터 두면반을 개점해 본격적으로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칼국수, 막국수, 만두국, 황태미역수제비 등 국물류는 물론 순두부정식, 순두부전골, 코다리덮밥 등 식사류와 샤브샤브와 전골까지 약 20여 개 이상의 메뉴들이 포진해있다. 두면반이 다른 식당과 차별화 되는 점은 손맛이다. 김 대표는 20년 이상 쌓아온 가정주부로서의 내공으로 매운 칼국수와 제육정식의 소스를 자체 개발해냈으며 두부에 사용하는 재료도 간수가 아닌 해양심층수를 사용한다. 김치를 만들때 새우와 다시마를 우려낸 물을 사용하고 사골 국물을 우려낼때도 사골만 사용하는게 아닌 잡뼈를 이용해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을 만들어낸다. 여기엔 조미료 대신 마늘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점도 한몫했다. 물론 음식의 질을 위해 깐마늘이 아닌 통마늘을 주문해 아침 일찍부터 마늘 다지기에 나선다. 아울러 샤브샤브에는 야채도 다양하게 많이 넣어 사골과 야채가 만난 매력적인 맛을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국수ㆍ샤브샤브 가게가 국물 육수로 멸치나 쯔유를 이용하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이색적이다. 이 같은 손맛은 김 대표가 생각하는 사업관이 가족친화적이기 때문이다. 당초 두면반에는 면류와 샤브샤브밖에 없었지만 요식업자는 가족 단위 손님에 시선이 향해있어야 한다는 방침으로 식사류를 추가했다. 아울러 파주장단콩과 해양심층수로 만든 두부는 물론 국수와 샤브샤브, 보쌈 등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이 많아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가족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거듭났다. 김 대표는 손과 시간이 많이 들더라도 매력적인 손맛을 내기 위해 주부시절 노하우를 쏟아붓고 있다며 우리 가족에게 내놓는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꾸려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