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최근 송도·청라 지역에서 악취 민원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모니터링을 체계화하고 악취 분석 장비 확충하는 내용을 담은 ‘악취 관리 강화 대책’을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악취 관리 강화 대책은 대기보전과에 365일 대기 질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바람 등에 의해 빠르게 이동하는 악취의 특성상 배출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해결하고자 마련됐다. 먼저 시는 주민·연구원, 시민단체 회원으로 광역 모니터링단을 구성·운영해 악취 발생지와 시단을 정확히 수집·대응하고 배출원을 추적할 방침이다. 또 악취의 성분을 분석해 배출원을 정확히 찾고자 올해 안으로 전용 분석 차량 1대를 확충하고, 악취시료 자동채취장치 60대를 사기로 했다. 특히 시는 사업장에서의 악취 배출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자 지역 중점관리사업장 78곳에 대한 전담공무원제를 지속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와 추진하는 악취기술진단을 하반기에 추가로 시행하고 업체당 최대 5천만 원까지 지원하는 악취방지시설 개선 보조금을 기존 연 2억원에서 내년부터 연 5억원으로 증액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산업단지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는 특징을 반영하는 등 악취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에서는 올해 들어 송도와 청라 지역에서 악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청라에서는 이달 4일 악취 신고가 100여건이 접수됐고, 7월 16∼23일에도 300건 가까이 접수됐다. 송도를 포함한 연수구의 악취 민원은 2016년 87건에서 2017년 153건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8월 현재까지 373건이 접수됐다. 주영민기자
인천 중·고교생을 위한 무상교복 지원 조례안이 교육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명시된 ‘인천 브랜드 적극 활용’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시의회 교육위원회는 김진규 의원이 발의한 교복 구매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수정 통과시켰다. 수정안에는 인천시가 개발한 자체 브랜드를 적극 활용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사실상 인천시는 현물 지급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을 결정한 셈이다. 그러나 조례안 통과 이후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중학교 3학년,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딸 2명을 둔 A씨(46)는 “인근 경기도만 봐도 현물지원인지 현금지원인지를 두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묻는 등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인천은 그런 이야기가 전혀 없이 현물지원을 결정했다”며 “인천 자체브랜드를 활용한다는 것 역시 일방적인 결정이고 명백한 선택권 침해”라고 했다. 지역 내에서 한 브랜드 교복점을 운영하는 B씨(50)는 “인천 브랜드라는 건 결국 지금 우리가 팔고 있는 브랜드 상표를 떼고 인천 브랜드를 붙이라는건데, 본사와 법적 분쟁에 시달릴 우려가 있고 자체 공정을 갖추고 있지 않아 사실상 입찰 자체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점차 무상교복 지원범위가 확대되고, 모든 아이들이 무상교복을 입을 때가 오면 우리들은 다 죽으라는 얘기 아니냐”고 했다. 반면, 교복을 자체 제작해 판매하는 대리점을 운영하는 C씨(55)는 “그동안 대형 브랜드들이 무차별적인 광고와 덤핑으로 시장 자체를 장악하고 있었는데, 자체브랜드를 만들게 되면 진짜 좋은 질을 가진 영세 사업자들이 빛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본사로 가는 로열티의 유출도 막을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진규 의원은 “대형 브랜드 역시 입찰의 기회는 열려있고, 다만 아이들이 교복에 붙여져 있는 상표로 인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단일 브랜드를 이용하자는 취지”라며 “학부모들의 의견 수렴 부분은 앞으로 시교육청은 물론 나도 직접 학부모들을 만나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조명우 인하대학교 신임 총장이 논문을 ‘자기표절’했다는 의혹을 지역 시민단체가 제기했다. 한진그룹 족벌갑질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회원 9명은 6일 인하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총장이 자기표절한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실었다고 주장했다. 자기표절은 저자가 과거에 쓴 논문이나 글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가져다 사용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는 행위를 뜻한다. 이들은 회견에서 “조명우 총장이 2004년 발표한 논문 2개를 짜깁기해 같은 해 논문을 발표했다”며 “문제의 논문은 앞서 발표한 논문 2개에 있는 실험 데이터와 자료가 인용 표시 없이 그대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심각한 문제는 앞서 발표한 논문 2개에는 조 총장이 공동 저자로 돼 있지만 짜깁기로 작성한 논문은 제1 저자로 등록된 점”이라며 “이는 연구자 윤리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공계 논문의 핵심은 기초자료인 ‘로우 데이터(Raw Data)’를 생산하는 것이라며 이 기초자료를 인용 없이 사용하는 것은 학계에서도 가장 심각한 표절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한국연구재단에서는 타인의 논문을 표절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자기표절 행위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조 총장은 학자의 양심에 따라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인하대와 해당 학회는 즉각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해 진실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시민단체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사실을 확인해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국내외 다채로운 관광콘텐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제3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 박람회(Korea International Tourism Showㆍ이하 KITS)’가 6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열린 개막식에는 최재성 관광박람회 조직위원장, 임창열 킨텍스 대표이사,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사장, 김홍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등을 비롯해 콜롬비아, 스리랑카 등 총 24개국 대사관 및 관광청 관계자들과 1만2천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최재성 조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KITS가 아시아 지역 국가간의 우호와 협력,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창열 킨텍스 대표이사는 “KITS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시회가 되길 바라며 킨텍스와의 공동 주최도 전향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여행에 빠지다’라는 슬로건으로 막을 연 이번 박람회는 260개 업체가 참가해 총 452개의 부스로 이뤄졌다. 오는 9일까지 전국 각 지역의 관광 상품 및 특산물과 국외 여행 상품, 정보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승구ㆍ김태희기자
인천시의 싱크홀 관리가 기본적인 자료 집계도 되지 않는 등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총 28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1건, 2015년 6건, 2016년 7건, 2017년 4건 등이다. 반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한국당·연수을) 의원이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싱크홀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인천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55건으로 집계됐다. 시가 집계한 싱크홀 발생 건수보다 2배 수준이다. 연도별로는 2014년 3건, 2015년 7건, 2016년 19건, 2017년 26건 등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시가 집계한 건수와 국토부가 집계한 건수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자료 수집 경로가 제각각이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도심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은 노후화된 상하수도관 파열과 지하철 및 터널 공사장 발파 작업,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 및 전선 파열 등으로 인한 지반 침하가 주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시가 집계한 28건 중 2016년 3월28일 동구에서 발생한 싱크홀(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지하터널 발파공사중 암반 탈락)을 제외한 27건이 노후화된 상하수도관 파열로 인해 발생했다. 도로에 싱크홀이 발생하면 그 원인에 따라 조치하는 기관이 다르다. 일선 소방서나 시 재난안전관리본부로 싱크홀 신고가 들어오면 시가 따로 자료를 집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싱크홀 발생 원인 기관이 파악한 자료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즉, 시가 집계한 자료는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와 시 하수과가 각각 집계한 상수도파열과 하수도파열 자료를 모아 놓은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시 관계자는 “싱크홀이 발생 원인에 따라 조치하는 기관이 제각각이다 보니, 정확한 자료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일선 소방서나, 시 재난안전본부로 신고가 들어올 때는 자료화 할 수 있지만, 대부분 경찰로 신고가 들어가기 때문에 모든 자료를 집계해 분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가 지하에 있는 상하수도관, 가스관, 전선 등 위치와 함께 토사 두께나 지하수 등 문제를 통합 관리하는 싱크홀 전담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도심 싱크홀이 발생하는 원인은 상하수도관이 터지거나, 부실 공사를 진행하거나, 지반 자체 문제 등 상당히 복합적이다”라며 “싱크홀 전담의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시 전반의 상하수관과 도로의 싱크홀 발생 위험도를 파악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인천시와 한국GM이 인천 지역 경제활성화에 함께 나선다. 시는 7일 박남춘 인천시장과 GM 임원진(스티브 키퍼, 카어카젬, 쟈니살다나)이 만나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만남에서 박 시장은 인천지역 경제 활성화와 한국GM 경영안정화 방안 등을 스티브 키퍼 GM 글로벌 구매 부사장과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박 시장은 스티브 키퍼 부사장에게 인천의 자동차 부품 업체와의 더 많은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스티브 키퍼는 GM 그룹의 전체 자동차 부품 구매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인천의 자동차 부품 구매를 요청해 한국 GM협력업체의 경영 안정을 꾀한다는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의 인천 유치도 박 시장이 강조할 주제다. GM 아·태 지역본부는 아·태 지역 전략 수립 등 총괄 기능을 수행하며 상시인력만 15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산업통상자원부, GM과 협력 채널을 활성화해 GM 아·태 지역본부의 인천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시는 1층 중앙홀에서 ‘인천지역 경제활성화 및 한국GM 경영안정화를 위한 상생협력 협약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식에는 한국GM 임원진, 인천상공회의소장, 인천자동차발전협의회장, 군수·구청장 협의회장, 한국 지엠 부품 협력업체 대표 등 120여명이 참석한다. 이를 통해 시는 인천의 자동차 산업이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시는 전국의 한국GM 자동차 판매 수치에 비해 낮은 인천의 한국GM 자동차 판매 수치를 올리고자 ‘한국 GM 자동차 구매약정서’를 전달한다. 약정서에는 한국GM 자동차 판매에 협력하겠다는 박 시장과 군수·구청장의 서명이 담겼다. 시 관계자는 “한국GM은 인천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5만1천여개의 일자리와 20만 시민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며 “스티브 키퍼 등 영향력 있는 인사의 이번 인천 방문을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이끌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욱기자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될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정상회담 의제는 판문점선언 이행 성과의 점검 및 향후 추진방향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및 공동번영을 위한 문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 협의 등 크게 3가지다. 여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함에 따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추동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판문점선언 이행 성과 향후 추진방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특사단과의 면담에서 ‘여러차례 분명하게 천명했다’며 비핵화에 대한 자신의 의지가 확고함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4·27 판문점선언, 6·12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후속 조치로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실천해왔음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경우 갱도의 3분의2가 완전히 붕락해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고,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은 북한의 ‘유일한’ 실험장이기 때문에 향후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의 완전한 중지를 의미한다며 이와 같은 조치가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조치”라고 했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약속을 실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더욱 적극적인 조치들을 실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ㆍ공동번영 종합해보면 북한은 이번 특사단과의 만남에서 기존에 주장했던 미국의 ‘선 종전선언’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얘기했다는 ‘동시행동 조치’는 미국을 향한 압박 메시지로도 읽힌다. ‘미국도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해제 등 성의를 보이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도 구체적인 핵무기 리스트 공개 등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북측이 특사단에 보인 이런 반응에 대해 문 대통령은 미국도 설득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문 대통령이 평양정상회담에서 북미간 입장차를 어떻게 중재하고 어떤 결과물을 내올 지에 따라 정상회담 성공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한반도 비핵화 운명을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 협의 이에 따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는 3가지 의제 중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 협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북한의 비핵화 이행조치에 대한 북한과 미국의 온도차를 줄이면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 조치를 견인하고, 이에 대해 만족스러운 국제사회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미국이 요구하는 핵시설리스트 등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카드를 언급한 것이 있나”라는 질문에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북한도 남측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께서 평양에 방문하시게 되면 비핵화 진전을 위한 남북 간의 협력, 그리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더욱 심도있는 논의가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카드 관심 무엇보다 정부가 대북 특사를 파견한 것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로 위기에 빠진 북미 협상이 다시 재개될 수 있도록 중재하는 것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방북 특사단은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 또한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한다는 의사를 청취했다는 점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모멘텀은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북미 간 70년 적대 역사를 끝내고’ 를 언급했는데 이는 북한 측에서도 속도감 있게 협상에 임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특사단의 방북 결과 브리핑은 기존 북한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전할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가 향후 비핵화 협상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해인기자
“나로 인해 주위 사람이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30여 년간 광명지역에서 장학사업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평진호 평강장학회 이사장(55)은 사업과 봉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팔방미인으로 꼽힌다. 지난 300여 년간 조상 대대로 광명시를 지켜온 토박이인 평 이사장의 지역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지난 10년간 평강장학회를 운영하며 매년 500여만 원을 형편이 어려운 지역 청소년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평강장학회는 법인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순수 봉사 장학회로 평 이사장이 자신의 사비를 출연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유년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다는 그는 “주위에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을 보면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넉넉한 돈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그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장학회 설립 계기를 말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정직이라는 좌우명을 놓지 않았다는 평 이사장은 “평강이라는 명칭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을 따른 것으로 부모님의 명예를 걸고 정직하게 살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다”며 “그동안 사업이 어려울 때도 정직이라는 신념을 잃지 않았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평 이사장은 경기도보딩빌딩협회 수석 부회장과 광명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 광명시골프협회·연합회 부회장 등을 맡아 사회ㆍ봉사 활동에도 앞장서는 등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현재 광명시 학온동과 용산전자상가에서 엑스에너지와 평강프라자를 운영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평 이사장은 “지난 2013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제품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엑스에너지를 창업했다”며 “그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이익에 타협하지 않고 최고만을 고집했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경영철학 덕에 평강프라자는 연 매출 500억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으며 엑스에너지는 대한민국 보디빌더 선호도 1위의 스포츠 건강 보충제 회사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평진호 이사장은 “남자로 태어나서 이름 석 자는 남기고 가야 되지 않겠냐”며 “봉사를 하면 사업도 잘되고, 사업이 잘되면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있게 돼 기쁨이 배가 된다”고 성공 비결을 귀띔했다. 광명=김용주기자
풀무원 계열사 풀무원푸드머스가 납품한 초코케이크를 먹고 전국 17개 학교에서 700여 명의 식중독 의심 환자들이 무더기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의 한 중학교에서도 31명의 식중독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6일 경기도교육청과 용인시 기흥보건소 등에 따르면 용인시 C중학교 학생 31명이 지난 3일 점심 급식 메뉴로 나온 우리밀 초코케이크를 먹고 복통과 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 이 중 한 명이 병원에 입원했고, 나머지는 통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보건소인 용인시 기흥보건소는 보존식과 각 층 음용수 등을 수거해 분석하는 등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 보건소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되고 현장조사를 실시했으며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 등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풀무원 계열사로부터 해당 케이크를 납품받은 경기도 소재 학교는 모두 12곳, 347박스(초등학교 4곳·중학교 6곳·고등학교 2곳)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교육청은 현재까지 C중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에서는 이상징후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초코케이크를 납품받은 나머지 학교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으나 특별한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동일한 제품을 납품 받은 학교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식중독 의심환자 발생여부를 확인하고 위생관리 교육 등을 더 철저히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교육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일 부산 지역 등 학교 급식소 13곳에서 동일 원인으로 추정되는 집단 식중독이 발생함에 따라 원인조사 및 역학조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풀무원푸드머스의 우리밀 초코케이크 제품을 식중독 발생 원인 식품으로 추정, 해당 제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잠정 유통판매금지 조치를 했다. 또 식중독 의심환자 인체검사와 유통 제품 신속검사 결과 살모넬라균이 검출돼 식약처 등은 최종 병원체 확인 검사를 실시하고 부적합판정이 나올 시 해당 식품을 회수ㆍ폐기 조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용인=강한수ㆍ김승수기자
“도에 뜻을 두고도 확고히 서지 못하는 까닭은 뜻이 기질로 인해서 게으르게 된 잘못이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들며 학문에 열중하지 못하고, 의관을 바르게 하고 시선을 정중하게 하지 못하며, 어버이를 섬김에 안색을 부드럽게 하지 못하고, 가정에서 생활할 적에 서로 공경히 대하지 못하는 이 네 가지 문제점은 외적으로 나태한 데다 심중에서 가다듬지 못한 때문이니 응당 깊이 반성해야만 가능하게 될 것이다.” -유형원이 21세 때 지은 ‘네 가지 경계함’[四箴]에서 스스로를 ‘책만 보는 바보’라 했던 이덕무가 제자 이서구에게 이이의 성학집요, 유형원의 반계수록, 허준의 동의보감을 가장 좋은 책으로 추천하며 읽기를 권했다. 이덕무는 규장각 초대 검서관으로 활약했던 조선 최고의 학자이고, 이서구는 정조와 순조시대에 판서와 정승을 지낸 빼어난 경세가였다. 이들과 어울렸던 연암 박지원은 허생전에서 허생의 입을 빌어 “유형원은 일국 군대의 식량을 능히 조달할 수 있는 인재로서 속절없이 바닷가에서 늙는다.”며 개탄하였다. 반계 유형원의 학문을 충실히 계승하여 실학을 집대성한 성호 이익(李瀷)은 이렇게 말했다. “조선 건국 이래 수백 년 동안에 현실적인 정책을 적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학자는 오직 이율곡과 유반계 두 사람 뿐이다. 그리고 이율곡의 제안은 대부분 실천이 가능한 것이었는데, 반계의 제안은 율곡의 제안을 더욱 발전시켜 근본적인 개선을 주창하고 있으니 그 뜻이 참으로 크다.” ■경기도에서 키운 위대한 꿈 반계 유형원(柳馨遠, 1622~1673) 선생의 묘소(경기도 기념물 제31호)는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석천리 정배산 자락에 있다. 뒤편에는 부친 유흠(柳欽)과 어머니 이씨를 합장한 묘가 자리 잡고 있다. 30여 평 규모의 묘역에는 장대석을 놓고 아래 단에 좌우로 문인석 1쌍을 세웠다. 1768년(영조4)에 세워진 묘비에는 “유명조선국진사증집의겸진선반계유선생형원지묘 증숙인풍산홍씨부좌(有明朝鮮國進士贈執義兼進善磻溪柳先生馨遠之墓 贈淑人豊山洪氏祔左)”라고 쓰여 있다. 비문은 1768년(영조 44) 당시 이 지역을 관할했던 죽산부사 유언지가 짓고, 판중추부사 홍계희가 글씨를 썼다. 담장은 1971년에 묘역을 정화하면서 설치한 것이다. 봉분 앞으로는 경계석이 가지런히 놓여 있으며, 혼유석과 상석, 향로석이 그 중간 부분에 걸쳐서 놓여 있다. 금관조복을 입고 있는 문인석의 꾹 다문 입술과 커다란 눈을 내리깔고 있는 모습은 보는 이를 웃음 짓게 한다. 이 문인석은 위쪽에 위치한 부모의 묘소에 있는 문인석과 비슷한 양식인데 사망 직후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유형원의 본관은 문화, 자는 덕부(德夫), 호는 반계(磻溪)이다. 서울 정릉의 외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흠(欽)은 그가 두 살 때인 1623년에 일어난 인조반정 이후 광해군 복위를 도모했다는 유몽인의 옥사에 연루되어 28세의 젊은 나이에 죽었다. 조부모와 함께 살게 된 유형원은 다섯 살 때부터 외숙부 이원진과 고모부 김세렴에게 글을 배웠다. 여덟 살에 사서삼경의 대의를 깨쳤으며, 열 살 때 경전 이외의 제자백가까지 섭렵하여 대강의 요지를 알았다고 한다. 이원진과 김세렴은 어린 조카와 토론하다가 “옛날에도 이런 사람이 있었을까?”라며 감탄했을 정도로 총명했다. 유형원은 열세 살 때 성현을 사모하며 뜻을 오로지 위기지학(爲己之學)에 힘쓰기로 결심하고 평생을 실천했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15세의 소년은 조부모와 어머니, 두 분의 고모를 모시고 원주로 피난을 갔다. 전쟁이 끝난 후 조부모는 부안으로 내려가고, 자신은 어머니와 서울로 되돌아왔다. 이때부터 조부를 찾아뵙기 위해 부안을 자주 드나들었다. 1642년(21세)에 자신을 경계하는 ‘사잠(四箴)’을 지었고, 서울을 떠나 경기도 지평(현 양주)에서 살다가 이듬해에는 여주로 거처를 옮겼다. 이해 고모부의 사위인 이가우(숙종대의 학자 이서우의 형)와 산천을 답사하고 한 달 넘겨 집에 돌아왔다. 이 무렵부터 거의 해마다 팔도를 여행했다. 도보 여행은 물론 한강을 따라 뱃길로 경기도와 충청도를 거쳐 강원도와 경기도까지 여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행일기, 여지지, 지리군서를 편찬했다. ■우반동에서 꿈이 영글다 32세가 되던 1653년에 전북 부안 우반동으로 이사했다. 그의 호 반계는 그 동네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이곳에 반계서당을 짓고 부강한 조선을 만들기 위해 궁리하고, 제자를 기르면서 49세까지 반계수록을 저술했다. 이 책의 핵심은 토지제도의 개혁이다. “왕도 정치는 백성의 재산을 조절하는데 있고, 백성의 재산을 조절하는 것은 토지의 경계를 바르게 하는데 있다. 후세에 왕도가 행해지지 않는 것은 모두 토지제도가 무너진 데서 말미암은 것이었고, 마침내는 오랑캐가 나라를 어지럽혀서 백성이 도탄에 빠지는데 이르게 되었다.” 유형원이 추구한 학문의 자세와 목적은 ‘실사구시(實事求是)’ 네 글자였다. 순암 안정복이 정리한 연보에는 이런 기사가 나온다. “마음에 묘하게 부합되는 것이 있으면 밤중에라도 일어나 그것을 기록하였다.” 유형원은 우리나라의 지세에 유의하여 산천을 두루 살피고 도로의 원근과 관방의 지세를 파악하여 기록했다. 집에 있을 때도 공부에 지치면 집안이나 마을의 아이들을 데리고 산에 오르거나 바닷가를 산책하는 일을 낙으로 삼았다. 여행을 하면서 이름난 선비를 만나 학문을 논하는 특별한 즐거움도 누렸다. 단학수련의 대가로 알려진 청하 권극중(1585~1659)이나 미수 허목(1595~1682) 같은 선배학자를 찾아뵙고 배움을 청했다. 학문으로 주위에 이름이 알려져 44살이 되던 해에 재상이 자신을 천거하자 정중히 사양했다. “내가 지금 재상을 모르는데, 지금 재상이 나를 어떻게 알겠는가?”라는 것이 거절한 이유였다. 유형원이 북벌에 뜻을 두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그가 실천한 북벌은 매우 구체적이다. 연보에 따르면, 우반동에 살면서 자신이 구상한대로 큰 배 다섯 척을 만들어 집 앞 바다에 띄워 성능을 시험하고, 스스로 준마를 길러 말 타기를 익혔으며, 좋은 활과 조총 수십 자루를 구하여 마을 주민과 종들에게 사격을 가르쳤다. 이 때문에 우반동의 포수가 국내에서 사격 잘하기로 소문이 날 정도였다고 한다. 이처럼 무예를 가르쳤을 뿐 아니라 기효신서절요, 무경초 같은 병서를 편찬했다. 또한 중국말을 배워 제주도에 표류했다가 서울에 온 한인들을 만나 중국의 사정을 알아보기도 했다. 유형원은 필생의 저서 반계수록을 통해 나라의 제도 전반을 개편하려는 열망을 품었다. 토지를 균등하게 배분할 수 있도록 전제의 개편을 비롯하여 세제와 녹봉제의 확립, 과거의 폐지와 천거제의 실시, 천인신분의 세습제 폐지와 기회균등의 구현, 관제와 학제의 전면 개편 같은 개혁 방안을 조목조목 제시하고 꼼꼼하게 대안을 제시했다.민생문제의 기본적 해결이 소수가 독점한 사유 토지를 국가가 전부 몰수하여 다시 합리적으로 분배함에 있다는 주장이 개혁의 핵심이다. 토지는 사방 100보를 1묘(畝), 100묘를 1경(頃=약 5,000평)으로 4경을 1전(佃)으로 하여 1전 내에 농민 네 명이 각각 1경씩 경작하고 조세를 바치며(소출의 15분의 1) 1전에서 병사 1명을 내되 농민 네 명 중에 가장 건장한 자가 병역에 복무하는 병농합일의 체제를 실행할 것을 주장했다. 소문을 타고 반계수록 필사본이 팔도로 퍼져나갔다. 책을 읽고 반계의 주장에 동의하는 학자와 정치가들이 여럿 나타났다.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1770년 영조의 명으로 반계수록 26권이 간행될 수 있었다. 유형원이 힘써 주장한 토지공유제와 경자유전의 사상은 실학파의 사상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탐관오리와 지주들의 횡포에 시달렸던 농민들의 열망과 의지 때문이다. 갑오동학농민혁명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이었다. ■지금, 오늘, 여기 이제까지 살펴보았듯이 유형원은 개혁의 핵심을 토지의 고른 분배에서 찾았다. 여기서 우리의 현실은 어떤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2018년 대한민국의 현실은 반계가 살았던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형편이 좋아졌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반계가 평생을 걸고 개혁하려 했던 독점의 문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국가와 사회가 서둘러야 할 일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일이며, 장래의 주인인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심는 정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그 일의 시작은 독점을 해체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내는데 학자들도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오늘 우리가 반계선생의 사상을 살피는 까닭이다.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