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이산가족들은 상봉행사 이틀째인 21일 오전 개별상봉을 하고 첫날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날 단체상봉 형식으로 재회한 89명의 남측 이산가족 및 동반 가족 등 197명은 북측 가족 185명과 이날 오전 10시10분부터 3시간가량 숙소인 외금강호텔에서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들은 객실로 배달된 도시락도 함께 먹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마다 개별상봉 시간은 있었지만 가족끼리만 식사를 하도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금강산호텔 연회장에서 단체로 저녁 식사를 했던 것과는 달리 가족끼리만 식사를 즐기면서 한결 편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21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상봉행사 둘째 날 단체상봉이 한결 편안해진 분위기 속에 진행돼 여기저기 이야기꽃이 만발. 김병오 할아버지(88)는 북측 여동생 순옥씨(81)의 손을 꼭 잡고 자랑 삼매경에 빠지는가 하면 여든을 넘긴 동생에게 과자를 까서 직접 먹여주는 애틋한 정을 보여. 또 김혜자씨(75)는 북측 남동생 은하씨를 껴안으며 “아기 때 헤어져서 73년 만에 만났다. 안 보내고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하기도. 북측 언니와 여동생을 만난 배순희씨(82)는 “70여 년 만에 만났으니 못다 한 얘기를 더 나누고 싶다. 어제, 오늘 한 얘기도 또 하고 싶다”며 미소를 보여. 전날 첫 상봉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던 이금섬 할머니(92)는 둘째 날에도 아들 리상철씨(71)를 또다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려.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마지막 날 작별상봉 시간이 남북이 기존 합의했던 2시간에서 3시간으로 1시간 연장돼. 당초 마지막 날인 22일 일정은 오전 11시 작별상봉을 시작해 정오부터 공동 중식을 한 뒤 오후 1시 상봉을 종료할 계획이었지만 남북은 오전 10시부터 작별 상봉을 시작해 오후 1시에 종료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 이로써 이번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기간 남북의 가족들이 만나는 전체 시간은 20차 상봉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12시간으로 늘어나. 상봉 시간 연장은 이번 행사가 시작된 뒤 남측이 먼저 북측에 제안하고 북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 ○…북측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금강산을 찾은 남측 이산가족 중 일부가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21일 단체상봉을 불가피하게 포기하면서 주변의 안타까운 시선이 이어져. 북측의 조카들을 만나러 온 강화자씨(90)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21일 오후에 열린 단체상봉을 포기. 강씨의 단체상봉 포기 의사가 북측에 전달되자 북측 가족들 역시 상봉장에 불참. 한신자씨(99)도 꿈에도 보고 싶던 두 딸을 만나러 금강산에 왔지만 이날 오후에는 단체상봉장에 나타나지 못하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박준상기자
“밤낮 할 것 없이 위험한 사건ㆍ사고를 끊임없이 겪다 보니 트라우마가 상당한 데, 우리 같은 경찰관을 위해 존재한다는 ‘마음동행센터’는 2주 후에나 상담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최근 수원과 경남지역에서 경찰들이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으로 잇따라 숨진 가운데, 경찰관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마음동행센터’가 인력난에 허덕여 제 역할을 못하는 실정이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마음동행센터는 각종 사건ㆍ사고로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경찰관들을 돕고, 미리 예방하기 위해 세워졌다. 지난 2014년 전국 4곳을 시작으로 현재는 서울, 부산 등 6곳에 설립됐으며, 경기도에는 수원 아주대학교 내 1곳이 문을 열고 지난해부터 운영 중이다. 운영 1년차를 맞은 경기도 마음동행센터의 총 상담자 수는 750명. 그동안 심리상담사는 단 1명뿐이었다. 그나마 지난 1일 심리상담사 1명이 추가돼 이달부터는 2명으로 움직인다. 경기남부지역의 경찰관이 총 1만 6천7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심리상담사 1명이 8천 명이 넘는 경찰의 상담을 담당하는 셈이다. 마음동행센터의 인력난 문제를 알고 있는 경찰들은 답답한 마음이 들어도 섣불리 찾아가지 못 한다. 지난 2015년 2월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경찰관 PTSD 실태와 제도적 대처방안’ 자료를 살펴보면 경찰관 10명 중 2명이 PTSD 위험군에 속하지만, 경찰문화 특성상 ‘혼자 극복’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복수의 경찰들은 “마음동행센터 내 인력이 여유롭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가기도 부담스럽고, 가더라도 2주 전부터 예약한다고 해 그냥 참고 만다”며 “센터에 대한 홍보도 부족해 센터를 아예 모르거나,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모르는 동료도 많다. 주변에서 이용자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전국의 마음동행센터를 18개소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원활한 상담을 위해 상담원도 증원하는 방법을 찾는 중”이라며 “경찰들의 마음을 달래고 치유하는 센터의 본 역할을 앞으로 더 제대로 해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우ㆍ김해령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1일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과 관련, 가격담합, 입찰담합, 시장분할 등의 위반 행위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고, 형사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담합, 시장지배력 남용 등의 법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 최고한도를 2배 상향하는 등 행정제재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성남 수정)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공정거래법 집행에 경쟁원리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집행권한을 검찰, 법원 등으로 분산하고 집행수단을 다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적 집행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민사적 구제수단’이 강화된다. 구체적으로는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위법행위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사인의 금지청구제’가 도입되며, 형벌 부과가 적합하지 않은 일부 법 위반 유형에는 형벌이 폐지되는 것이 골자다. 당정은 대기업집단 정책 개선안도 마련했는데,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되는 회사의 총수 일가 지분 기준을 현행 상장 30%, 비상장 20%에서 상장·비상장 모두 20%로 일원화했다. 이들 기업이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지난해 기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회사는 203곳이었으며 지분 50% 이상 자회사는 214곳, 총수일가 지분율이 20∼30%인 상장사는 24곳이다. 만일 개선안이 시행될 경우 규제대상이 현재의 2배 이상인 최소 441개 회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당정은 편법적 지배력 확대수단으로 활용되는 순환출자 규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당정은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벤처지주회사 활성화 방안도 내놓았다. 벤처지주회사 설립 자산총액요건을 현행 5천억 원에서 20억∼300억 원 수준으로 완화(시행령 개정 시 확정)하고, 벤처기업 외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도 벤처자회사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의 법적·제도적 완성을 위해 발의된 상법 개정안 처리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금융당국의 금융그룹 통합감독제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제도가 잘 작동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민 기자
세계 최고의 한국 양궁이 제18회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리커브 예선 라운드에서 남녀 개인전 상위권을 점령했다. 한국 남자팀은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종목 첫 날 리커브 예선 라운드에서 ‘맏형’ 오진혁(37ㆍ현대제철)이 683점을 쏴 679점을 쏜 임동현(32ㆍ청주시청)과 1,2위를 차지했다. 이어 코오롱 출신의 ‘막내’ 이우석(21ㆍ국군체육부대)이 675점으로4위, 김우진(26ㆍ청주시청)이 672점으로 6위에 랭크됐다.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한 단체전서도 한국은 2천37점을 기록, 카자흐스탄(2천2점)을 제치고 예선 1위를 차지했고, 남녀 선두의 점수를 합산한 혼성 예선도 1천364점으로 대만(1천344점)에 앞선 1위에 랭크됐다. 이우석은 내부 선발전 점수에서 세계 1위인 김우진에 막판 역전에 성공,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에 모두 나설 선수로 뽑혀 3관왕 도전 기회를 얻었다. 반면, 김우진은 개인전과 단체전만을 뛰고, 맏형 오진혁은 단체전만 뛰게 됐으나 임동현은 막판 뒤집기에 실패하면서 메달 도전을 멈추고 돌아서게 됐다. 한편, 앞서 벌어진 여자부 예선 라운드에서도 한국은 강채영(22ㆍ경희대)이 681점을 쏴 680점의 이은경(21ㆍ순천시청), 677점의 장혜진(31ㆍLH)과 함께 1~3위를 휩쓸었다. 2016 리우 올림픽 2관왕인 ‘맏언니’ 장혜진은 내부 선발전 선두를 굳히면서 개인, 단체, 혼성전까지 3관왕에 도전할 수 있게 됐고, 강채영은 개인전과 단체전, 이은경은 단체전에 출전한다. 그러나 674점으로 5위를 차지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관왕 정다소미(28ㆍ현대백화점)는 본선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 순위에서도 총 2천38점으로, 대만(2천10점)을 여유있게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남녀 리커브 본선은 23일부터 시작되며, 메달 색깔은 27일(단체전, 혼성경기)과 28일(개인전) 가려진다.황선학기자
‘중량급 간판’ 이다빈(22ㆍ한국체대)이 제18회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태권도의 3일 연속 금메달 행진에 힘을 보탰다. 이다빈은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회 4일째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급 결승전에서 칸셀 데니스(카자흐스탄)을 27대21로 물리치고 1위를 차지, 2014 인천 대회 62㎏급 우승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다빈의 금메달로 ‘효자 종목’ 태권도는 지난 19일 품새에서 2개, 전날 겨루기에서 1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사흘 연속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16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이다빈은 8강전에서 람 체링(부탄)에 24대0, 2라운드 점수 차 승리를 거둔 뒤, 준결승전서는 가오판(중국)을 25대8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예고했다. 이어 결승 1라운드서 이다빈은 두 차례 연속 머리 공격을 성공시켜 6대2로 리드를 잡았으나, 2라운드서 상대에게 잇따라 공격을 내줘 한 때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2라운드 막판 16대12로 앞선 상황서 머리 공격을 성공, 19대12로 마지막 3라운드를 맞이했다. 3라운드서 데니스가 만만치 않게 반격해왔으나, 이다빈은 잘 방어하며 효율적으로 점수를 관리해 6점 차 승리를 거뒀다. 한편, 이다빈과 함께 대회 2연패 달성이 기대됐던 여자 57㎏급 이아름(26ㆍ고양시청)은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올랐으나, 결승에서 자신보다 신장이 10㎝ 큰 뤄쭝스(중국)를 공략하지 못하고 5대6으로 석패,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 ‘사격 황제’ 진종오(39ㆍKT)는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78.4점을 쏴 결선 진출 8명 가운데 5위로 대회를 마쳤고, 이대명(30ㆍ경기도청)도 156.4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여자배구는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재영(흥국생명ㆍ21점), 박정아(한국도로공사), 김수지(IBK기업은행ㆍ이상 13점),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ㆍ12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으로 카자흐스탄을 3대1로 제치고 2연승을 달렸다. 세팍타크로 여자 팀 레구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한국은 라오스를 2대1로 제압하고 2승 1패를 기록, 조 2위로 4강에 진출,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 밖에 테니스 여자 단식의 한나래(인천시청)는 16강전에서 니지나 압두라이모바(우즈베키스탄)를 2대0으로 꺾고 8강에 나섰고, 남북 단일팀을 이룬 조정 남자 무타포어는 패자부활전에서 7분08초12를 기록하며 결선행 마지막 티켓을 손에 넣었다.황선학기자
경찰이 과천 서울대공원 토막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했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휴게소에서 검거된 B씨(34)는 “내가 죽인 것을 인정한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21일 과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4시께 서해안 고속도로 서산휴게소에서 B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 B씨는 검거 직후 “내가 죽인 것을 인정한다. 자세한 것은 조사받으면서 얘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과천경찰서로 압송된 B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이날 오후 6시30분께 경찰서에 도착, 호송 차량에서 내린 뒤 살해 수법과 공범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 없이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세 차례 반복한 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B씨는 지난 10일을 전후해 A씨(51)를 살해한 뒤 사체를 과천시 소재 청계산 등산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시신은 지난 19일 오전 9시40분께 서울대공원 인근인 이 등산로 수풀에서 서울대공원 직원에 의해 발견됐으며 시신은 머리와 몸, 다리 등이 분리된 채 검은색 비닐봉지 등에 감싸져 있었다. B씨와 A씨는 각각 노래방 직원과 손님으로 만난 사이로, B씨는 A씨의 시신을 유기할 당시 자신의 소렌토 차를 타고 있었으며 검거 당시에도 이 차량을 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범행 사실을 자백함에 따라 정확한 살해 동기와 범행 수법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박기희 과천경찰서 수사과장은 “피해자의 최종 행적과 사체가 발견된 위치의 주변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해 검거했다”며 “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가 B씨를 손님으로 만난 사실은 확인됐으나 자세한 동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과천=김형표기자
수십 년의 그리움을 풀기엔 한없이 부족했던 이산가족 상봉행사 둘째 날이 남북 이산가족들의 따뜻한 눈물과 애틋한 웃음 속에 마무리됐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상봉행사 이틀째인 21일 오후 2시간 동안 단체상봉을 했다. 이들은 오후 3시3분부터 5시까지 금강산호텔 연회장에서 만나 가족별로 테이블에 모여 정담을 나눴다. 앞서 오전 10시10분부터 3시간 정도 객실에서 개별상봉을 통해 속 깊은 얘기를 나눈 터라 단체상봉은 좀 더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남북 가족들은 헤어지고도 간직할 수 있는 사진을 찍는 한편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개별상봉에서 객실로 배달된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산가족들은 상봉행사마다 개별상봉 시간을 가졌으나 가족끼리만 식사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일정은 남측 가족끼리 저녁 식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밖에 남북의 가족들은 개별상봉 시간을 이용해 가져온 선물을 서로 교환하기도 했다. 개별상봉을 위해 외금강호텔로 들어오는 북측 가족 중에는 ‘개성고려인삼’ 등 남측 가족에게 줄 선물을 든 이가 눈에 띄었다. 북측 가족들 손에는 백두산 들쭉술과 대평곡주 등 북측 당국이 준비한 선물도 하나씩 들려 있었다. 남측 가족들도 의류와 신발, 초코파이를 비롯한 과자류, 화장품 등 준비한 선물을 북측 가족에게 건넸다. 이영부씨(76)는 개별상봉에 대해 “단체상봉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였다”며 “가족끼리 식사를 하면서 속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 더없이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 이산가족들은 마지막 날인 22일 작별상봉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흘간 여섯 차례에 걸쳐 11시간을 상봉하기로 한 일정 중에 2시간의 작별상봉만 남은 것이다. 작별상봉 및 공동중심은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된다. 이어 남측 가족들은 오후 1시45분께 버스로 금강산을 출발해 귀환할 예정이다.박준상기자
인천 남동공단 전자제품 제조공장 화재에서 9명이 사망한 가운데 대규모 인명 피해 발생 원인으로 외단열 미장 마감재, 이른바 드라이비트가 지목됐다. 화재가 발생한 4층 천장이 가연성 물질인 드라이비트로 이뤄져 짧은 시간 불이 크게 번졌고, 근로자들이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내부에서 연기를 들이마셨다는 얘기다. 21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 내 전자제품 제조회사 세일전자 공장 4층에서 불이 나 공장 근로자 김모씨(54·여) 등 9명이 사망했고, 4명이 다쳤다. 공장 관계자는 불이 난 4층 천장이 드라이비트로 이뤄져 있다고 했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 같은 가연성 소재 위에 석고나 페인트 등을 덧바른 마감재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염이 빠르게 확산해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는 물질이다. 실제로 소방당국 관계자는 “선발대가 신고를 받고 4분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그 사이 화재가 급속도로 퍼져 대피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드라이비트는 유독가스를 뿜어내는 물질로 그동안 수차례 위험성이 지적돼 왔다. 지난해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역시 내부 마감재로 드라이비트를 사용했고, 지난 2015년 5명이 사망하고 125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 역시 드라이비트가 원인으로 지목됐었다.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화재 현장은 참혹했다. 불이 난 건물 4층 창문은 열려있었고, 그 아래 구조물은 탈출을 시도한 공장 근로자에 부딪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이날 사망한 9명 중 2명은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4층 건물에서 탈출하다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나머지 7명은 공장 내부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4명은 현재 병원에서 회복중이며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재는 오후 5시 35분께 완진됐지만,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147명과 경찰 66명 등 284명을 동원해 내부에 남아있을지 모를 인명 수색을 벌였고 경찰 등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어 실종자 및 신원미상 사망자의 신원 파악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김경희기자
한반도를 직접 강타할 태풍 ‘솔릭’이 상륙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4개 항구가 몰린 화성 서신면 인근에 피항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 수백 척의 선박이 태풍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화성시와 안산시에 따르면 화성 서신면 인근에는 궁평항, 제부항, 전곡항, 탄도항 등 총 4개의 항구가 위치해 있다. 안산시 소재의 탄도항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항은 화성시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4개의 항구에 정박 중인 선박은 580여 척에 달한다. 하지만 이 선박들이 태풍 등의 자연재해 발생 시 피난할 수 있는 피항시설은 단 1곳(전곡항ㆍ200척 수용 가능)에만 마련돼 있어, 6년 만에 한반도에 직접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19호 태풍 ‘솔릭’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미처 피항시설로 선박을 옮기지 못한 선주들은 선박을 안전하게 보관하고자, 자비를 들이면서까지 크레인 차량을 불러 선박을 육지로 이동시키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찾은 궁평항에서도 크레인 차량이 선박을 육지로 옮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민 A씨(65)는 “크레인 차량의 크기에 따라 한 대 빌리는데 50만~280만 원까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태풍은 다가오는데 안전하게 선박을 정박해놓을 장소가 없어 내 돈 들여 육지로 옮기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안산에 위치한 탄도항의 어민들 역시 태풍을 대비해 선박들을 정박시켜놓을 피항시설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탄도항의 선주들은 궁평항과 마찬가지로 크레인 차량을 이용해 육지로 선박을 옮기거나, 크레인 차량 임대비용이 부담스러운 선주는 밀물 때 선박을 최대한 육지 쪽으로 옮겨 갯벌에 정박시키는 등의 임시조치를 취했다. 화성시는 태풍 대비 어촌계 지원예산으로 1천만 원을 편성했으나 피항시설에 정박하지 못하는 선박들을 모두 지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안산시의 경우 태풍 대비 예산마저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재난 피해 복구에 사용하고자 지자체에서 매년 적립하는 재난관리기금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임곤 경기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행법상 피해가 예상된다고 재난관리기금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과거에 비슷한 피해사례가 있었다면 그 사례를 근거로 해 피해를 입기 전 예방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피항시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 태풍이 오기 전까지 현장을 방문해 선주들에게 안전대책을 전파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철ㆍ채태병기자
태국인들을 단체관광객으로 위장 입국시킨 뒤 농장 등에 불법 취업하도록 알선한 태국인 브로커가 구속됐다.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21일 출입국관리법 위반혐의로 태국인 A씨(38·여)와 B씨(32·여)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인력소개소 대표인 한국인 C씨(38)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태국인 26명을 단체관광객으로 위장해 입국시킨 뒤 강원도와 충북 음성, 전남 나주 등지의 농장이나 공장의 불법취업을 알선한 혐의다. 이들은 불법취업자들로부터 알선 수수료 명목으로 1인당 30만~4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취업을 알선받은 태국인 7명을 강제퇴거 조치하고 나머지 불법 취업자들을 쫓고 있다. 양광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