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에도 따스하게... 휴일에 방문하기 좋은 도심 속 '책방' [경기도 가볼만한 곳]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발표된 후 서점가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대형서점에 한강 작가의 책이 일시 품절되면서, 독자들은 골목의 작은 서점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책과 함께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누리고, 작은 모임을 통해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독립서점의 매력을 발견한다. 유례없는 불황을 겪던 서점과 책을 잊었던 독자들 모두에게 큰 기쁨이자 따뜻한 위로가 된 셈이다. 고요한 문장 속에 얼굴을 묻고 싶은 날, 혼자 가도 좋은 경기도 독립서점을 모았다. ■ 목감 문화 살롱 ‘시흥 책방내심’ 내심은 문을 연지 5년 만에 지역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독립서점이다. 책방지기가 직장인 시절 일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서점에 가면 일에 대한 책이 보이고, 마음이 힘들 때 서점을 찾으면 심리 서적이 눈에 들어왔다. 서점이라는 공간이 내 마음을 알 수 있는 장소라는 생각에 책방을 열고 이름을 ‘내면의 마음’이란 뜻의 내심이라 지었다. 시흥시에서는 첫 큐레이션 독립 서점으로 삶과 죽음, 관계, 일, 일상, 심리 이렇게 5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반 단행본과 독립 출판물을 함께 선보인다. 책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에 더해서 여러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소규모 글쓰기 모임, 원서 읽기, 독서 모임 등 다양하다. 지역의 등단 시인과 독립출판 작가와의 만남도 진행했다. 시흥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의 샹송, 첼로 연주, 전자 음악 등 공연도 만날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이 만나 서로 소통하고 문화를 공유하며 창작자와 의미 있는 협업을 이어가는 시흥 최고의 문화 살롱이다. ■ 작은 책방의 특별한 환대 ‘안성 다즐링북스’ 다즐링은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생산되는 홍차의 이름이다. 특유의 섬세하고 깔끔한 맛으로 ‘세계 3대 홍차’, ‘홍차계의 샴페인’으로 불린다. 안성에는 다즐링을 좋아하는 책방지기가 꾸려가는 따뜻하고 향기 좋은 서점이 있다. 주택가 골목의 작은 책방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차를 마시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편안한 명품 공간 다즐링북스다. 책방에 들어서면 우선 매우 깔끔하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실내 장식과 구성이 인상적이다. 책방지기가 선별한 책은 각각 ‘최근에 들어온 책들’, ‘청소년을 위한 책들’ 이렇게 구분해 놓고 곳곳에 예쁜 손글씨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한쪽의 큰 테이블에서는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책을 구입하지 않고 그냥 지나는 길에 들러 차를 마시고 가는 동네 주민도 많다. 이곳은 안성시와 함께 환대의 마음으로 공존을 꿈꾸는 15분 문화 교류장 ‘2024 책으로 잇는 안성, 환대의 장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어떻게 살지가 고민인 청소년, 나의 삶도 고민인 엄마들, 50세 이후의 삶이 고민인 중년들과 함께 티타임 환대의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도 심야책방과 방탄독서회 등 다즐링북스의 특별한 환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 고요히 문장 속에 얼굴을 묻고 싶은 날 ‘용인 농부와책방’ 최근 용인시 양지면의 특별한 책방이 주목받고 있다. 정감 있고 따스한 분위기의 책이 가득한 것만 빼면 평범한 한 가족이 사는 그냥 보통 집의 풍경이다. 외진 마을의 언덕에 자리 잡아서 책방지기조차 ‘여길 누가 올까? 안 오면 그냥 나 혼자 다 읽고 말지’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그러면서 차곡차곡 들여놓은 책이 어느덧 본채 책방, 별채 오렌지카운티, 북스테이 공간 제페토하우스를 합쳐 대략 6천800권을 보유하게 됐다. 아내는 책방을 운영하고 농사가 로망이었던 남편은 텃밭을 가꾼다. 그래서 이름도 농부와 책방이다. 손님들과 함께 텃밭에서 토마토를 따고 당근을 캔다. 아이들은 열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수확하며 자연을 배워간다. 도심 인근에서 자연 관찰과 체험이 가능하고 정서적으로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방문객이 많아졌고 하루 묵는 북스테이도 인기다. 책방은 특이하게 2시간30분 단위 예약제로 운영한다. 예약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정말 책이 좋고, 책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공간으로 크게 사랑받는 책방이다. ■ 책과 사진의 문화공간 ‘여주 수연목서’ 여주시 산북면의 수연목서는 책방과 갤러리가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이다. 원래 이곳은 사진가의 작업실과 아내의 가구 작업실 겸 공방을 염두에 두고 지은 곳이다. 설계 당시부터 건물을 세우면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 테니 우선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과 공간이 사람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의미를 모두 담았다. 공간에 대한 애정과 실천으로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연목서가 완성되고 1년 후, 작업실로만 사용하던 공간에 작품을 전시하고 사진과 건축 관련 서적을 다루는 책방을 열었다. 아울러 손님들이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카페도 오픈했다. 그러나 북카페보다는 책방이면서 갤러리의 정체성을 지닌 문화공간이기를 원한다.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사진 작품과 전문가의 손길이 담긴 가구와 공예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수연목서라는 이름은 이곳 대표의 이름인 수연, 나무 목, 책 서를 합성해 지었다. 이름처럼 사진과 가구와 책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 나의 삶이 닿아 너의 삶이 되는 ‘양평 책보고가게’ 책보고가게는 양평군 강상면의 작은 동네 책방이다. 책을 고르고 책을 읽으면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마음까지 따뜻한 공간이다. 책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볼 수 있는 그림책과 자녀 양육에 도움을 주는 책들을 주로 다루고, 책방지기들이 고른 에세이와 인문학 책을 선보인다. 이곳은 특이하게 4명의 책방지기가 함께 운영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인쏭, 그림책 출판과 한자 교육을 맡은 훈장, 먹거리와 자수를 담당하는 쏘잉, 디자인과 인테리어 전문 써니 등 개성 넘치는 책방지기들이 어우러져 책과 사람이 연결되는 책보고가게를 꾸려나간다. 이곳의 공간도 특별하다. 첫 번째 공간은 공유서가, 손때 묻은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자신의 책을 내어놓는 공간이다.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하고도 여전히 빛나는 중고책을 만날 수 있다. 다음은 책방지기들이 수많은 책들 중에 소개하고 싶은 책을 선별해 모은 공감서가다. 마음에 드는 문구에 줄을 치면서 읽고 싶은 책들이 가득하다. 마지막은 카페공간인데 정성과 느림을 중시하는 이곳 책방지기들은 좋은 찻잎을 고르고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낸다. 중ˑ고등학생과 성인 대상의 인문학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 마음이 전하는 위로 한 권 ‘고양 위드위로’ 첫인상이 따뜻한 위드위로는 고양시 일산서구의 동네 서점이다. ‘사람의 마음이 담긴 책이 있는 책방’을 테마로 독립출판과 기성출판물을 판매하는데, 독립서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과 위로가 흠뻑 묻어있다. 책은 잘 팔리지 않더라도 손님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을 고른다. 책방지기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책에서 많은 위로를 받은 까닭에, 이제는 이웃에게 그 위로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주로 심리학과 문학, 에세이와 소설을 취급하며 동네 서점답게 책 한 권 한 권 소중하게 골라 진열한다. 책방지기와 독자가 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점도 좋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딸을 위해 책을 사러 온 손님에게, 역시 우울증을 이겨나가는 작가의 독립출판물을 추천했다. 나중에 방문한 손님을 통해 책을 읽은 후 딸의 마음이 한결 따뜻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두말할 것 없이 작가와 책방지기 모두 뛸 듯이 기뻤다. 한 권의 책이 손님과 딸, 작가와 책방지기 모두에게 위로가 된 셈이다. 책을 구입한 손님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좋고, 겨울에는 직접 굽는 붕어빵도 인기다.

尹, 대국민 담화에 ‘분분’…“진정성 없는 사과” vs “탄핵까진 과도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비상 계엄령 선포에 따른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인천시민 다수는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반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탄핵까지는 과도한 처사라는 여론이 맞서고 있다.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며 “많이 놀라셨을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대부분의 인천 시민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남동구에 사는 오은재씨(27)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사과했고 2차 계엄은 절대 없을 거라고 말했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국민의힘의 대처, 대통령 담화를 보고 다들 분노한다“며 ”오늘 오후에 여의도 집회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추홀구에 사는 박보현씨(24)는 “위기에 몰린 대통령이 여당에 탄핵 반대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한 담화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되는 거짓 해명과 충동적인 비상계엄으로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오늘 예정된 대규모 집회가 민심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의 반발 또한 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에도 탄핵만은 막아야 하고 정권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대단히 무책임한 태도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탄핵만이 답’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비상 계엄’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은 과도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남동구에 사는 이여정씨(가명·75)는 “비상계엄을 한 것은 잘못이지만 누가 죽은 것도 아니니 탄핵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에 모든 것을 위임했으니 한동훈 대표가 현명하게 대통령의 거취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이들 또한 있다. 부평구에 사는 이예진씨(가명·22)는 “나 먹고 살기도 바쁘다”며 “정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아무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연수구에 사는 김유진씨(가명·20)는 “탄핵 여론이 빗발치는데 어차피 정치인들의 쇼 아닌가”라며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5시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한 탄핵 소추안을 표결한다. 탄핵 소추안 가결 요건은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원 300명 중 200명이 찬성해야 한다. 범야권 의석이 192석인 것을 고려하면, 국민의힘(108명) 의원 8명의 이탈표가 필요하다.

민주 “尹, 개 사과 시즌3”…국힘 “민주당원 폭언·폭행 가능성”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7일 오후 5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앞두고 상대 정당을 자극하는 데 몰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이 담화를 발표했다”며 “변명과 책임회피로 가득한 ‘개 사과 시즌3’이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법적, 정치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즉각 퇴진하고 수사 기관에 자수해서 성실하게 수사받아야 한다”며 “법적, 정치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면서, 임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은 희대의 헛소리 아니냐. 내란 수괴가 내란 공범과 함께 국정운영을 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또 “내란 수괴 윤석열은 대한민국 최대 리스크다.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내란 수괴가 대통령 직무를 계속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일”이라며 “내란 수괴가 군 통수권을 행사한다면 제2, 제3의 계엄 선포는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민주주의, 국격, 자부심. 모든 것이 삽시간에 무너지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의 시각에서 윤석열은 위험인물, 독재자, 기피 인물”이라며 “미국조차 계속해서 경고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외교가 이뤄질 수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박 원내대표는 끝으로 “비상계엄으로 온 국민이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데, 어찌 탄핵 트라우마를 운운할 때인가”라며 “역사와 국민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내란 수괴 윤석열 탄핵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어제(6일)부터 민주당 당원 370여명이 오늘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 의원회관에 허가 없이 머물고 있다”며 “야당 당원들의 허가 없는 국회 숙박, 국회사무처는 규정에 맞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변인은 “국회사무처 규정상 외부인은 오후 11시를 넘기면 국회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함에도 이를 무시한 채 돗자리를 깔고 무단으로 1박을 한 것”이라며 “탄핵안이 부결될 때 국회 내부에서 머물던 이들이 폭언이나 폭행 등 물리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국회사무처는 제대로 된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민주당 당원은 ‘지금 시국이 어느 때인데 규정을 따지느냐’며 적반하장으로 국회사무처에 항의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또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국회사무처는 규정에 맞게 국회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해 주시길 바란다”며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담화 놓고 다양한 해석 ‘사과 집중’, ‘두번째 도박’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대국민 담화가 오후 예정된 국회의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에 집중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계엄 해제 발표 이후 사실상 침묵을 지키다 나흘 만인 이날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이날 담화 발표 시간은 2분 남짓, 글자 수 분량은 500여 자로 짧았다. ‘사과’ 표현은 2회, ‘송구’ 표현은 1회였다. 윤 대통령은 시종 어두운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담화를 발표했으며, 담화를 종료하며 단상 옆으로 나와 약 3초간 고개를 깊게 숙여 인사한 뒤 곧바로 퇴장했다. 이번 담화를 두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로 전 사회적 혼란을 빚은 만큼, 발언을 길게 하기보다는 사과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담화가 해명에 치중되면 자칫 여론 역풍을 키울 수 있다는 여권 내 기류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보다는 “임기 문제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포괄적으로 이야기한 것 역시 사과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외신에서는 윤 대통령이 버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했다. BBC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이번 주 두 번째 도박’이라고 평가하며 “윤 대통령은 (국민)추측과 달리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임박한 탄핵안 표결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으로서 남은 권력을 유지하고 나라가 잊기를 바라며 힘든 마지막 2년을 견뎌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계엄 사태’ 대통령 사과에도 차가운 경기도민들…“탄핵으로 책임져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사태’ 나흘만인 7일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사과의 뜻과 거취 의사를 밝혔지만 경기도민 사이에서는 “탄핵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대통령의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만큼 이날 국회에서 예정된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대국민 담화를 실시해 “비상계엄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담화 이후 도민들의 반응은 “무성의하고 진정성이 없다”며 차가운 반응이 주를 이뤘다. 성남시에 거주하는 윤준석씨(30)는 “뜬금없는 계엄으로 불안한 정국을 조성한 대통령의 담화문에서 사과나 반성이 느껴지지 않아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곧 탄핵 소추안을 표결하는데 이런 담화는 오히려 분노를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수원시민 박찬호씨(61)도 “5일이 지나 입장표명을 한 것도 늑장대응이라고 생각하는데, 담화가 너무 순식간에 끝나 당황스러웠다”며 “아무것도 해결하려 하지 않고 시민 불안도 잠재우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민들은 윤 대통령이 물러나는 방식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성남시민 안수연씨(30)도 “비상계엄으로 온 나라를 뒤집어 놓고 사과로 끝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직접 법적 책임을 진다고 발언한 만큼 탄핵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에 사는 직장인 임한빈씨(28)는 “비상계엄으로 이어진 국민의 우려를 하나도 해소하지 못했다. 탄핵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만 더 커졌다”고 말했고 과천시민 김모씨(57) "이번 담화는 내란수괴가 내란 동조 세력에게 권력을 일임하겠다고 한 내용일 뿐"이라며 "오늘 집회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굳건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5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표결한다. 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윤 대통령의 직무는 곧바로 정지된다.

한동훈 “尹 조기 퇴진 불가피”…숨은 뜻 따져 보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이후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최선인 방식을 논의하고 고민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여야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번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며 “또다시 계엄이 발동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있지만 분명하게 말한다.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에 대해 당에 일임한다고 했다”며 “대통령의 정상적 직무수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와 당이 민생 상황이라든가 중요 상황들을 긴밀히 논의해 민생이 고통받고 대외 상황이 악화하는 일을 막도록 하겠다”며 ‘임기 단축 개헌’ 가능성과 관련해 “임기를 포함해 당에 일임됐고, 그것을 제가 논의하겠다.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말씀드렸죠”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 담화는 국민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국민 배신감과 분노를 키우는 발언”이라며 “대통령의 즉각 사퇴나 탄핵 외에는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윤 대통령은 국회의 기능을 중단시키고 국회의원의 체포를 직접 지시한 자”라며 “이런 자의 결정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기 퇴진과 관련한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조기 퇴진’이 이날 오후 5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찬성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반응과 함께 전날(6일) 오전 ‘직무 정지’ 입장을 고수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면서다. 이에 대해 친한(친한동훈)계의 한 핵심 의원은 이날 경기일보와 통화에서 탄핵소추안 찬성 여부와 관련해 “한 대표의 발언을 디테일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며 “오늘 곧바로 탄핵에 찬성하겠는 입장보다는 윤 대통령의 ‘당 일임’ 발언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오후 5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여당 의원 108명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면서 범야권(192명)의 탄핵소추에 반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첫 탄핵이 부결될 때 예상되는 범야권의 지속적인 탄핵소추와 대통령실 변화를 압박하면서 ‘임기 단축 개헌’을 포함한 시나리오를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날 탄핵소추와 관련해 여권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데는 탄핵소추의 경우 6개월 내(180일)에 헌법재판소에 인용 결정이 내려질 때 곧바로 조기 대선에 들어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의원 등이 ‘탄핵 반대’를 촉구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이 가결될 때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편 것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한편, 윤 대통령이 6개월 뒤 헌재에서 파면 되면 각종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조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반면, 우원식 국회의장이 줄곧 주장했던 임기 단축 개헌 등은 2026년 4월 지방선거와 함께 대선을 실시하는 내용으로,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상황에 따라 이 대표 출마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홍준표, "철부지들의 난동…당 수습 능력 있겠나"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행동이 “철부지들의 난동 같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용병 한 사람(윤석열)은 위험한 병정놀이를 했고 또 하나의 용병(한동훈)은 그걸 미끼삼아 사감(私感)으로 탄핵놀이를 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대통령 직무정지'를 주문한 한 대표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둘다 당과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한국 보수집단을 또다시 궤멸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정신들 차리고 냉철하게 대처해야 한다. 또다시 탄핵사태가 와서 헌정이 중단 된다면 당은 해체되고 나라는 좌파 포플리즘이 판치는 베네수엘라로 가게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10시 실시한 대국민 담화에서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임기를 포함해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홍 시장은 SNS를 통해 “(대통령이) 수습 책임을 당에 넘겼는데 당이 그럴 능력이 있겠나”라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홍 시장은 “애초부터 발단은 두 용병들의 감정 싸움이었는데 이제 수습조차도 감정싸움으로 변질됐다”면서 “그래도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고 수습 했어야 하는데 점점 더 수렁에 빠지는 것 같다. 또다시 박근혜 탄핵 때처럼 폐허의 대지 위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기도당, 尹 담화에 "히틀러·전두환 사과한다고 죄 사라지나"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힌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대국힘담화’로 규정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 만이 나라를 되살릴 길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민주당 도당은 7일 ‘국민패싱·국힘 중심 대국힘담화로 역사적 책임을 덮으려 하지 말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 도당은 “대통령이 느낀 절박함의 근원은 무엇인가. 국민이 아니라 탄핵을 방탄할 국민의힘에 대한 절박함이었는가”라며 “2분짜리 대국민담화에 국민은 없었고, ‘우리당’ 국민의힘을 향한 ‘대국힘담화’만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폭동과 내란으로 국민이 피땀으로 일궈온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반기를 들었다”며 “국민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개사과 몇마디로 이 모든 역사적 책임을 덮으려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도당은 “히틀러와 전두환이 사과한다고 그 죄가 사라지는가”라며 “국민은 독재자에게 자비를 베풀만큼 유약하지 않다는 걸 명심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윤석열-김건희 국민탄핵'만이 나라를 되살릴 길”이라고 했다. 민주당 도당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오늘 본인들의 궤멸을 막기 위해 국민 궤멸을 이끌지 말라”며 “독재자의 폭거를 겸허히 인정하고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