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대모’ 김영숙 안산시역도연맹 회장… 연간 수천만 원 사재 털어 꿈나무 육성 힘쓰는 ‘닭발집 여사장님’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체중보다 몇 배 무거운 기구를 들어 올리는 것을 보면 정말 대견해요. 그런 선수들을 보고 외면할 수 없어서 자꾸 경기장을 찾게 되고, 무언가 조금이라도 더 해주고 싶어지네요.” 지난 2016년 통합 안산시역도연맹 초대 회장에 취임한 김영숙 회장(64ㆍ㈜정든 대표이사)은 경기도는 물론, 전국의 웬만한 역도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역도계의 유명인사이자 여장부다. 역도계 일각에서는 그를 ‘역도 대모’로 부르기도 한다. 김 회장이 역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0년 전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획득한 사재혁과 장미란 선수가 어려운 여건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두 선수를 후원하면서부터다. 이후 2010년 한 역도인의 상가(喪家)에 조문을 갔다가 고양시청 최성용 감독의 제의를 받고 고양시역도연맹 회장으로 취임했다. 2년간 회장을 맡다가 그만두고 나서 역도와는 거리를 둔 채 사업에만 전념했다. 안산시에서 포장마차와 닭발집 운영으로 시작해 프랜차이즈를 창업해 중소기업으로 키운 그는 고양시연맹 회장을 그만둔 지 2년 만에 자신의 사업 연고지인 안산시의 선부중학교 역도팀을 후원하기 시작했고, 2년 뒤 안산시역도연맹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내가 오랫동안 사업을 한 안산시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양심적으로 가책을 느껴 다시 봉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안산 선부중과 안산공고 역도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충분한 영양섭취라는 생각에서 매월 영양제를 공급하고 있다. 연맹 찬조금과 각종 대회 격려금, 회식비 등을 합하면 연간 2천만 원 이상의 사재를 쾌척하고 있지만, 그는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한다. 자신이 지원하는 선수들이 각종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올해 전국여자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전국소년체전과 문체부장관기대회에서 거푸 중학신기록을 경신하며 3관왕을 휩쓴 +75㎏급의 ‘제2 장미란’ 박혜정(선부중)이다. 이들 외에도 많은 역도 유망주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김 회장은 안산시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엔 전국 어느 곳이든 가리지 않고 찾아가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 이 같은 열정에 대한역도연맹은 여러 국제대회에 김 회장을 단장으로 임명해 파견했다. 2012년 평택 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16년 카자흐스탄 세계선수권대회 등 그가 단장으로 참가한 대회 수가 10여 회에 달한다. ‘닭발집 여사장님’에서 통 큰 ‘역도대모’로 꿈나무 역도선수 뒷바라지에 심혈을 기울이는 그는 아들 김민석씨(38ㆍ㈜정든 사장)까지 역도계로 끌어들여 안산시 역도후원회장을 맡길 정도로 열정적이다. 김 회장은 “돈이 많건 적건 간에 누구든 목돈을 쓰는 것은 망설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좋은 곳에 쓰는 돈은 마음을 여는 것이지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안산에서 더 좋은 역도 선수가 배출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뒷바라지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황선학기자
“홀몸 어르신 등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개념의 세미주택(공동주택)을 건립해보고 싶습니다.” 나눔경영을 통해 사회환원 사업을 펼치는 오성드림건설㈜ 심화식 대표이사(66)의 포부다. 심 대표이사는 서울에서 큰 탈 없이 성장한 안정된 사업을 뒤로하고 강화에 내려와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심 대표이사는 “지역의 가장 큰 자산가치인 환경을 지키며 공존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한 끝에 복지주택 사업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에 전원주택 4채와 기업 연수원으로 손색없는 다목적 주택을 지어 분양 중이다. 심 대표이사는 얼마 전 강화군수와 만나 군 전체인구의 30%에 달하는 노인의 복지 문제를 논의하다 구상 중인 다세대 공동 세미주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노인인구가 많은 일본은 각각 단독주택에 거주하면서 주방 등을 공동 사용하는 세미주택이 보편화돼 노인들의 행복지수가 크게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미주택은 식사 도우미 등 주방 운영을 행정기관이 맡아 운영하면 많은 예산을 쓰지 않고도 노인생활 불편 중 가장 큰 식사문제와 그에 따른 부수적인 복지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나눔경영을 통해 사회환원을 꿈꾸는 심 대표이사의 파격 행보로 노인복지 현장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강화군은 홀몸 어르신 도시락제공과 공동나눔 쉼터, 마을마다 공동주택 건립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심 대표이사가 추진하는 복지주택사업과도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부문이 많다. 심 대표이사가 추진하는 복지사업이 성공하면, 노인뿐만 아니라 가족, 주민까지 부양에 대한 부담을 덜고, 강화군이 추진하는 ‘살맛 나는 강화’ 군정목표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 대표이사는 “이익만을 생각했다면 이같은 복지사업을 구상조차 못했을 것”이라며 “서민 주택을 지어 사업을 일으켰듯이 이제는 그 일부를 돌려줄 때가 됐다. 노인이 행복하고 가족이 만족하며, 지역사회가 보람을 느끼는 복지사업에 마지막 열정을 쏟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한의동기자
2012년 2월 경기도에 경제부지사가 신설됐다. 당시 김문수 지사가 내놓은 파격적 카드였다. 민선 이후 정무부지사로 불리던 자리였다. 줄곧 정치권이나 퇴역 공직자들이 부임했었다. 충남과 강원, 전남이 이미 실시 중이긴 했다. 그래도 경기도민에겐 특별했다. 일부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대권 도전이 유력했던-결국 경선에 뛰어든다-김 지사 정치 일정과 관련된 선택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이재율 부지사가 취임했다. 격무(激務)가 맡겨졌다. 경제(經濟)에 그치지 않았다. 여전히 본업은 정무(政務)였다. 대(對)의회 업무에 녹초가 됐다. 직업 공무원 직무에 정무직 공무원 직무까지 떠안겨진 꼴이었다. 1년3개월여 근무를 마치고 이 부지사가 떠났다. 그 자리에 취임한 2대 경제부지사가 김희겸 부지사다. 행안부 산하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 국장에서 옮겨왔다. 격무는 여전했다. 경제와 정무를 다 챙겼다. ▶3개월여 뒤 행정 2부지사-경기북부 부지사-로 옮겼다. 경제부지사 실험은 오래가지 않았다. 신임 남경필 지사가 경제부지사직을 없앴다. 대신 등장한 게 사회통합 부지사다. 자리가 다시 정치인들에게 돌아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주 희귀한 경험이었다. 민선 25년 동안 딱 3년이다. 직업 공무원 중에는 이재율 경제부지사와 김희겸 경제부지사 둘에게만 주어졌다. 그리고 2018년 7월30일, 그때 김 부지사가 경기도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행정 1부지사다. ▶경기도정에는 기록이다. 1, 2, 3 부지사를 모두 역임한 부지사다. 정무부지사직 개편이 없는 한 깨질 가능성도 없다. 그의 공직 생활에도 큰 기억으로 남을 게 틀림없다. 어릴 적 ‘논두렁 축구’에서는 이런 룰이 있었다. ‘코너킥 세 번이면 페널티킥 한 번이다’. 돌아보면 추억이 아른거리는 웃기는 룰이었다. 그 룰을 여기에 붙이면 어찌 되나. ‘부지사 세 번이면 도지사 한 번이다.’ 무슨 정신 없는 소린가 할 거다. 맞다. 웃자는 얘기다. ▶의미는 다른 데 있다. 부지사 세 번 했으면 3배로 잘해야 한다. 정무도 경험했고-경제부지사-, 북부도 지휘했고-행정2부지사-, 이제 도정 전체 살림-행정 1부지사-까지 맡았다. 정무도 잘하고, 북부도 잘 챙기고, 도정 살림도 잘해야 한다. 공직사회는 그를 평할 때 ‘성실’ ‘원칙’을 말한다. 무던할 정도로 성실하다. 답답할 정도로 원칙을 지킨다. 그에게 ‘부지사 3관왕’의 기록을 만들어준 자산도 따지고 보면 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이런 기록도 있던데…. 수원 지역 고등학교-유신고등학교- 출신의 최초 부지사다. 동문들이 그냥 둘 리 없다. 안 그래도 ‘유신고 출신 수원시장 후보’라는 꼬리표가 늘 붙었었다. 이제 1부지사로 취임했으니 더 들먹일 듯하다. 그런데 말이다, 이게 다 부질없는 소리다.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다. 지금 ‘부지사 3관왕’ 김희겸이 세워야 할 진짜배기 기록은 따로 있다. ‘가장 일 잘했던 부지사’ 1등으로 남는 기록이다. 김종구 주필
평택시 관계자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아파트 공급이 최근 몇 년 새 겹치면서 과잉공급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곧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예상대로 되면 좋은 일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시장의 수치가 심상치 않으니 걱정이다.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 분양가를 밑도는 곳이 있다. 대출받아 구입한 세대에겐 큰 타격이다. 구도심은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하다. 대규모 공동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평택 지역의 아파트 과잉 공급은 2015년과 2016년에 시작됐다. 2년간 1만2천137세대, 2만1천677세대가 공급됐다. 2015년부터 3년간 평택시 인구는 2만7천266명 늘었다. 1가구 주민 수를 3.5명으로 계산할 경우 아파트 공급이 인구 증가보다 5배 가까이 많다. 공급 과잉은 즉시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소사지구의 한 아파트는 분양가격보다 7천만원이나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구도심은 더 심각해 30% 가까이 가격이 하락했다. 평택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은 정부가 추구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정책적 계산에 의한 하락이 아니라 수급 불균형에 의한 급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택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5월 기준 1천56세대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을 정도다. 장기적으로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 자동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거란 분석도 있다. 평택시 관계자의 낙관도 이런 논리를 깔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아파트 과잉 공급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오는 2022년이면 고덕국제신도시의 조성이 완료된다. 여기에서 4만여 세대가 추가로 공급된다. 단순 계산상으로 현재보다 두 배나 되는 공급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아파트의 미래 공급량은 현재 수급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4년 뒤 늘어날 공급량이 현재 아파트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급격한 인구 증가라는 변수가 없는 한 아파트 값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 관계자의 주장대로 안정화되어가면 좋은 일이다. 우리가 제기하는 우려가 기우로 끝나기를 바란다. 그런데 그 관측이 시가 책정한 과도한 인구계획을 근거로 하는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구 계획 실패와 아파트 수급 조절 실패가 악순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체계적으로 들여다봐야 할 때가 온듯싶다.
중앙정부가 맡고있는 518개 사무를 지방정부로 한꺼번에 넘기는 법안이 마련됐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19개 부처 소관의 국가사무 중 일부를 지방에 이양하기 위해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의지로 볼 수 있는 실질적인 첫 조치다. 지방이양일괄법에 포함된 518개 사무는 오래전 지방 이양이 의결됐지만 이행되지 않은 사무들이다. 지방자치제 도입 후 2012년까지 국가사무 3천101건을 지방 이양하기로 결정했지만 올해 6월까지 71%(2천188건)만 이양이 완료됐고 913건이 남았다. 부처 간 조율 실패와 까다로운 입법 절차 때문이다. 자치분권위는 남아있는 913건 중 법 개정 절차를 거쳐야 지방정부가 맡을 수 있는 사무 442건과 이와 연계된 사무 76건 등 총 518건을 선정했다. 518건을 단일법으로 묶어 국회에서 통과시키면 해당 사무마다 일일이 법률을 개정해 이양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사라진다. 법안은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제출해 연내 제정을 마칠 계획이다. 법 제정안에는 100만㎡ 이상 물류단지 지정·고시 권한이 국토교통부에서 시ㆍ도로 이양된다. 전국 60개 항만 중 35개의 지방관리 무역항ㆍ연안항 사무를 시ㆍ도가 해양수산부로부터 이양받는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자체가 직접 맞춤형 항만시설을 골라 투자할 수 있다. 놀이터나 어린이집 등에 대한 위해성 관리 사무는 환경부에서 시·군·구와 교육청으로, 성범죄자의 아동·청소년시설 취업 여부 점검과 확인 사무는 여성가족부에서 시·도로 이양돼 지자체 책임이 커졌다.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및 유치업 등록(보건복지부), 용량 3천㎾ 이하 발전사업 허가·관리·감독(산업부), 음반·음악영상물 제작업 신고(문화체육관광부), 새마을금고 설립·감독(행정안전부) 사무도 지방으로 권한이 넘어간다. 국가사무의 지방 이양은 지방분권으로 가는 첫 걸음이다. 중앙부처가 시시콜콜한 분야까지 지나치게 틀어쥐고 있던 사무를 지방 정부에 넘기는 것은 벌써 실행했어야 했다. 늦었지만 환영한다.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 말대로 “제2차, 제3차 지방이양일괄법 등 지속적인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으로 지방분권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길 당부한다. 문제는 진행 속도다. 행안부 입법예고를 거쳐 연내 법 제정을 마칠 계획이라지만 법령정비 등 이양 준비를 위한 1년의 유예기간을 고려하면 시행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2차, 3차 이양까지 생각한다면 정부와 국회는 속도를 내야 한다. 실질적인 이양이 되기 위해선 책임과 권한만 넘길 게 아니라 그에 따른 재정과 인력도 뒷받침 해줘야 한다. 당연한 조치다. 정부가 인력과 재정비용을 조사하고 재원조달방안 마련을 위해 ‘지방이양비용평가위원회’를 설치 계획이라는데 이 또한 서두를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국세의 지방 이양 등 세입구조 개선이나 지방재정 자주권도 논의돼야 한다. 지방재정 자주권이 확보되지 않으면 진정한 지방분권은 어렵기 때문이다.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등 미성년자가 벌인 짓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잔인한 범죄행각이 연이어 터지면서 10대 청소년범죄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논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10대 가해자들이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분노와 함께 이를 가능케 하는 소년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엄벌주의’와 ‘교화 우선’이라는 찬반 양측의 대립이었다. 최근 관악산 집단 폭행사건은 일부 삐뚤어진 10대들이 소년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가해학생들은 피해여고생을 노래방과 관악산 등으로 끌고 다니며 집단 폭행에 성추행까지 저질렀다. 그로 말미암아 피해여고생은 온몸에 멍이 들었고, 소변통을 차고 다니며 식도에 호스를 껴서 걷지 못하는 등 매우 위중한 상태다. 하지만, 가해학생들은 “길어야 소년원 2년”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일말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소년법에 따르면, 19세 미만이면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도 15년의 유기징역(특정강력범죄는 20년)으로 처벌된다. 또한, 10살 이상 14살 미만의 소년을 ‘촉법소년’으로 분류하고, 형사처벌 대신 사회봉사,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도록 하고 있다. 결국, 소년원 송치가 촉법소년에게 내려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처분이지만, 이마저도 보호기간이 2년을 초과할 수 없다. 이렇듯 10대들의 범죄행각은 날로 흉악해지는 반면 그에 상응한 형사처벌은 불가한 현실에서 최근 소년법을 폐지 또는 개정하여 소년범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아동의 형사책임연령을 12세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소년법을 폐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최근 법무부의 촉법소년 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이 더 현실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낮춰 형사처벌의 대상을 넓히는 것만으로, 10대들의 범죄가 감소할지는 의문이다. 소년이 아직 미성숙한 인격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년을 처벌하기보다는 교화하여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소년법 개정의 큰 틀이자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10대들은 어린 시절 제대로 된 훈육을 받지 못하고 가정폭력 등에 노출되는 등 비정상적인 성장과정을 거쳐 범죄의 길로 접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소년법 개정은 효과적인 교화 프로그램의 정립은 물론이고, 소년이 재범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법률뿐 아니라 교육·사회복지·의료서비스까지 모두 연계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사회적 대수술이 되어야 한다. 소년범죄를 엄벌주의로 다스리는 것은 소년전과자를 양성하는 악순환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결국, 소년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소년에게만 부담토록 하는 것은 어른들의 비겁한 책임회피일 뿐이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우리의 역사는 무궁화를 이렇게 바라본다. 고조선 때 무궁화는 ‘태양의 꽃’으로 인식되어 ‘신의 꽃’ 등 성스러운 꽃으로 여겨졌고, 신라와 고려는 스스로를 ‘무궁화의 나라’로 호칭하고 외국에 보내는 국가 문서에도 이를 명기하는 등 ‘나라꽃’ 역할을 수행했다. 고조선부터 조선까지 이어져오는 무궁화의 역사 속에 수원이 등장한다. 조선 정조 임금 때 만들어진 어사화 이야기다. 정조임금이 최공의 뛰어난 학문에 감동해 중신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직접 꽃을 하사했다. 이때 만들어진 어사화는 보라, 다홍, 노란색의 종이로 된 무궁화 꽃송이에 길이가 90cm에 이르며, 220여 년 동안 최씨 문중에서 가보로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정조 임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으로 인해 수원시민이 사랑하는 임금이다. 수원시와 정조임금 그리고 무궁화 어사화의 이야기까지, 18세기 개혁의 중심에 있었던 정조 임금과 21세기 사람 중심 더 큰 수원의 완성의 기로에 서 있는 우리는 뜨겁게 피어나는 무궁화를 바라보며, 정조임금의 개혁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봄 직하다. 매년 8월8일은 무궁화의 날이다. 무궁화 어사화의 고장 수원시에서는 ‘제28회 나라꽃 무궁화 수원축제’를 8월3일부터 8월5일까지 3일간 만석공원에서 개최한다. 수원시는 7년 연속 산림청과 수원시 공동으로 전국 무궁화 수원축제를 개최하며, 나라꽃 무궁화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제28회 나라꽃 무궁화 수원축제에서는 시민들의 무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8월3일 오후 4시 평양권설경예술단 공연을 시작으로 개막식, 개막 축하공연으로 연인의 거리&화합의 길 점등식, 축하 불꽃쇼, 반딧불이 방사 체험 이벤트와 곳곳에 무궁화 사진전시, 각종 무궁화 분화 전시, 무궁화 분재 정원 등 생활 속에서 쉽게 무궁화를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구성과 무궁화 묘목 나눠주기 행사까지 진행하게 된다. 8월4일 오전 10시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나라꽃 무궁화 심포지엄이 개최되며, 만석공원에서는 무궁화 골든벨이 펼쳐지고, 축제기간 무궁화 그림 그리기, 글짓기, 사진, 인두화 무궁화 콘테스트를 추진한다. 또한 특별히 2018년에는 수원시 대표 무궁화를 축제기간동안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할 계획으로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이렇듯 가족과 함께 나라꽃 무궁화를 보러오는 시민들을 맞이할 준비는 마쳤다. 수원시민들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전 국민이 수원에서 나라꽃 무궁화를 감상하고 체험행사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2018년 나라꽃 무궁화 수원축제 준비는 끝이 아닌 시작이며, 다음 2019년 더 큰 시민들의 무궁화를 향한 관심으로 ‘3.1운동·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축제’를 예고한다. 이영인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장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일상생활 자체가 어렵고, 대부분 가정은 매 끼니마다 조리를 위해 부엌에서 뜨거운 불과 마주하는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배달음식이나, 외식만 의존할 수도 없다. 소매유통업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올여름 조리 대체 음식인 HMR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HMR(Home Meal Replacement)은 일종의 인스턴트식품으로 ‘가정간편식’(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이라는 용어로 정리되고 있다. 조리 과정에서의 노력과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목적에서 출발하여, 최근에는 유명 맛집 요리를 집에서 조리해 맛볼 수 있는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을 보더라도 음식문화에 있어 ‘웰빙’이라는 화두에서 추가로 ‘HMR’이라는 부분이 그 관심도를 더하고 있으며, 실제 소매 매장에서는 이미 채소, 수산물 등 소재상품보다 훨씬 더 많은 매장 면적과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마트나 슈퍼에서는 HMR을 제외하면 매장구성이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는 것이다. 최근 1인 가구 증가, 맞벌이 부부의 일반화, 노령화 가속 등 사회 구조 변화와 대부분의 가정에서 조리실력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조리시간의 부족, 음식쓰레기 발생 등의 영향으로 편의성이 극대화된 가정간편식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의 HMR 시장은 연평균 9.5% 성장하며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2017년 국내시장은 2조 5천억 원 규모로 급격한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화와 경험가치를 추구하며 나를 중심한 세대가 늘어나며 ME(미)코노미, 소확행 등 나를 위한 맞춤 현상은 올해 더욱 강화된 소비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7월 초 서울에서 HMR을 주제로 한 박람회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상품이 개발되고 있었으며, 발전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 많아진 것은 분명히 좋은 징후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대기업 식품브랜드나 대형마트에서 개발된 상품이 대부분으로, 식재료에도 수입산이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상황을 보니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앞으로 농산물 소비의 전망을 보면 원물 농산물 판매보다는 반조리, 전처리 상품이나 가정간편식을 통한 소비를 반드시 대비하여야 한다는 주제가 명확해 지고 있다. 그러나 농가 수준의 가공수준을 보면, 극히 초보적인 단계이며 인허가나 위생에 있어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 경기도를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의 농산물이 타 시도보다 고가격이며 공장을 짓기에 토지 비용이 과다하다는 것이 가공업체에서 말하는 애로사항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도내에 소재한 가정간편식 공장유치, 수요조사와, 도내생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정책과 지원을 통한 새로운 소비시장의 조기확보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4월 어느 날, 이름 모를 신부앞에 무릎을 꿇고 고해성사를 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화제가 됐었다. ‘교황처럼 높은 분도 죄를 짓는가’ ‘교황도 무릎 꿇고 고해성사를 해야 하는가’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데, 누구나 인간이기에 지을 수 있는 죄를 고백하는 것은 영혼을 깨끗이 하고 사회를 정화시키는 촉매작용을 한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그리고 교황이 평사제 앞에 고해성사를 하는 겸손한 모습은 누구에게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겸손함은 무척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더욱이 정치인의 가장 아픈 아킬레스건이라고 하는 정치자금에 대한 고해성사는 엄청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2002년 3월 고인이 된 김근태 전 의원의 정치자금 고해성사는 우리 정치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것이라 하겠다.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한창일 때 김근태 당시 최고의원은“나는 권노갑 고문으로부터 2천만원을 받았다”는 양심고백을 했다. 가히 메가톤급 폭탄발언이었고 우리 정치판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 실세였던 권노갑 고문의 실명이 거론되자 한나라당에서는 그 돈의 출처를 밝히라고 공격을 퍼부었고 민주당 역시 반응은 곤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고문으로 몸이 망가지도록 민주화운동에 평생을 바친 김근태 대통령 경선후보는 영웅이 되질 못하고 오히려 ‘혼자서 깨끗하면 되나…’하는 비웃음을 받기도 했으며 인기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후보 사퇴를 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의 ‘양심고백’은 오히려 수사를 받았고 유죄판결로 이어졌다. 그리고 2011년 12월 고문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고 뇌정맥혈전증 까지 겹쳐 세상을 떠났다. 어쩌면 ‘깨끗한 정치’를 위한 그의 용기있는 정치실험은 실패로 끝났는지 모른다. 그러나 정치자금 고해성사를 외친 그의 순수한 열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의당의 얼굴이었던 노회찬 의원의 죽음도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또 한번 난치병을 앓는 한국에 몸을 던진 것이라 하겠다. 그는 유서를 통해 드루킹으로부터 4천만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유죄판결을 받고도 끝까지 얼버무리고 ‘결백’을 주장하는 정치인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도 노회찬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해서는 안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 ‘고해성사’를 했고, 우리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정치자금의 음산한 그림자를 무언으로 고발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정말 우리 정치가 정치자금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롭고 깨끗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행동화해야 할 것임을 요구하고 있다. 왜냐하면 큰 충격적 사건이 벌어지면 모두들 자신이 당한 일처럼 벌떼 같이 일어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망각해버리는 것이 우리들 모습이기 때문이다. 김근태 의원의 ‘정치자금 고해성사’때도 금방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처럼 뜨거운 분위기였으나 며칠이 못가 수면아래로 잠수해 버렸다. 그러나 이번 만은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항구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 공천방식에 문제는 없는지 다시말해 우리의 공천방식이 돈을 빨아들이는 빨대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기업회계에서부터 음성적 자금 빼돌리기를 차단할 투명한 벙법은 없는지 이 모든 것을 당파를 초월하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변평섭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반야바라밀다심경은 줄여서 ‘반야심경’이라고도 부르는데, 당나라 현장이 번역한 반야바라밀다심경에 대해 법장이 해설을 단 주석서로 여러 종파에서 공통적으로 읽고 외우는 보편적인 경전이다. 크기는 세로 31㎝, 가로 19.1㎝로 책머리에는 금강경의 전문인 금강경심경전이 붙어 있다. 전문에 의하면 금강경은 조선 세조 10년(1464) 간경도감에서 간행했음을 알 수 있다. 책 끝에는 조선 세조 10년(1464) 효령대군과 한계희 등이 왕명을 받아 간경도감에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반야바라밀다심경은 지난 1994년 10월17일 보물 제1211호 지정됐으며, 현재는 소요산 자재암에 소장된 문헌이다.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