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4단계 확장 사업을 마치고 여객 1억명을 수용하는 세계 3대 메가허브 공항으로 발돋움한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9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서 ‘인천공항 4단계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했다. 4단계 확장 공간의 정식 운영은 오는 12월3일이다. 이날은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 유정복 인천시장, 이학재 공항공사 사장,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구갑),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공항 관계자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인천공항은 지난 2017년부터 총 사업비 4조8천억원을 투입해 4단계 확장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제4활주로 및 계류장 75곳(여객 62곳, 화물 13곳)을 신설하고, 제2여객터미널(T2)을 확장하는 사업이다. 공항공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제4활주로를 추가하고 여객 터미널을 대폭 확장해 연간 여객 1억600만명(종전 7천700만명, 국제선 기준)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3위 공항으로 도약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국제여객 5천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 3개를 보유하게 됐다. 여객뿐 아니라 화물처리 능력도 종전 500만t에서 630만t까지 증설, 세계 2위의 항공 물류 능력을 구축하는 등 국내 반도체 수출의 98%를 처리하는 반도체 물류 허브 입지를 견고히 했다. 이 밖에도 항공정비산업(MRO)과 화물터미널, 관광·문화 융복합 시설 등과 새로운 항공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해 약 1조7천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하는 등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공항공사는 전망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4단계 사업을 통해 스마트 보안 서비스를 대폭 강화, 보안 검색 및 탑승 수속 과정에서 여객들에게 더욱 신속하고 편리한 공항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먼저 인공지능(AI)과 생체 인식을 활용한 ‘스마트패스’ 시스템을 도입, 여권과 탑승권을 반복적으로 제시할 필요 없이 간편한 신원 확인이 가능해졌다. 또 자동 보안검색 시스템 도입으로 보안 절차를 신속화 하면서도 철저한 보안 관리를 구현해 공항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공항공사는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출·입국 속도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번 4단계 확장 사업은 장기계획을 흔들림 없이 성공적으로 추진한 정부 정책의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객 1억명 시대를 열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비상으로 가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학재 공항공사 사장은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완료 및 그랜드 오픈을 통해 세계 3위 규모 메가 허브공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경쟁공항과의 우위를 선점하며 우리나라 항공산업 위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안성시가 내실있게 추진한 일자리 창출 등 행정역량 강화 정책이 경기도 평가 우수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시는 2024 경기도 시군평가에서 우수 시군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으면서 사업비 2억원을 확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우수 시군 수상은 시가 지난 2016년 시군 종합평가에서 우수시군으로 선정된 이후 김보라 시장 출범 후 약 8년만에 성과를 올린 쾌거다. 시는 김 시장 출범 후 성과관리 체계와 시군종합평가와의 연계성을 높여 외부 평가에 적응하고 대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또 시군종합평가 실적 보고회를 개최하고 부진한 지표들은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등 시군종합평가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정부합동평가 정성지표 우수사례로 발굴·선정되는 성과와 신기술 제품과 여성·장애인기업 제품 우선구매율 등의 지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인정 받았다. 안성시가 수상한 우수시군상은 일자리와 보건복지, 재난안전과 환경분야 등 다양한 정책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105개 평가지표 중 103개 지표에서 최고등급인 S등급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시는 12월께 경기도지사 기관 표창과 함께 2억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직원들의 복리후생과 내년 평가 대응을 위한 사업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안성시의 뛰어난 행정역량을 입증하고 대내외적으로 인정 받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역과 시민을 위한 행정서비스 향상에 최선을 다해 시민이 모두 행복한 안성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 이틀 이어진 유래없는 기록적인 강설로 안성지역에서 인명피해와 공공시설물, 축사, 주택이 붕괴되거나 파손되는 등 163건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시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내린 안성지역 평균 63cm의 강설로 인해 공도읍과 금광면, 미양면 등 15개 읍면동에서 주택과, 창고, 농업시설, 축산시설 등이 파손되거나 붕괴됐다. 또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도 발생했으며, 농촌마을 일부 주민들은 강설로 인해 도로가 막히면서 이틀간 주택에서 고립되는 사태도 빚었다. 강설의 피해는 공공시설물도 파손시키는 등 예외는 아니었다. 공도읍 송원육교 캐노피가 습기를 머금은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파손되면서 보도가 통제되고 시가 운영하는 제설장이 전도되는 등 일부 건축물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다목적 야영장도 파손되었으며 보개면 게이트볼장 철골 구조물과 안성시 족구전용구장 구조물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변형되거나 파손됐다. 이러한 피해는 농업시설과 축산시설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시가 최종 집계한 피해는 농업시설 105건, 축산시설 33건이 발생했으며 주택 7개소, 창고 8개소, 기타 10건으로 피해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시장과 유태일 부시장은 지난 28일 오전과 오후 피해 최소화를 위해 공직자 긴급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시민 안전과 사고 예방을 위해 청내 전 공직자가 제설작업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800여 명의 공직자들은 국·과별로 조를 나눠 차량 통행이 많은 도심 중앙로와 남파로,서인사거리 등지에서 4시간여 동안 제설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또 새벽까지 장비 20여 대를 투입해 도심 곳곳 결빙이 우려되는 지역에 제설제를 살포하고 눈을 치우는 등 시민들의 출·퇴근길 안전을 확보하는데 행정력을 모았다. 김 시장은 “유래없는 기록적인 강설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시민들이 주인 의식을 가지시고 내집 앞 눈치우기에 동참을 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이 '불법 숙박업' 의혹을 받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문씨를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문씨는 본인 소유의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 호실을 영업 신고를 하지 않고 숙박업에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양평동 빌라를 불법 숙박업소로 이용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영등포구 수사 의뢰, 시민단체 고발장, 국민신문고 민원 등을 접수해 문씨를 입건한 후 오피스텔 폐쇄회로(CC)TV 영상과 투숙객 진술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후 토요일인 지난 23일 문씨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문씨가 수사에 협조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씨는 최근 2년간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 있는 단독주택을 불법 숙박업소로 운영한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거쳐 제주지검으로 넘겨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5일 오전 2시 51분께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차 사고를 낸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도 서울서부지검에 송치된 상태다.
일본 기상청이 지도상에서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표기하며 끊임없이 도발하고 있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꾸준히 항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경덕 교수는 29일 "일본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지진 관련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늘 표기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26일 오후 10시 47분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서쪽 바다에서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독도를 마치 일본 땅인 것처럼 표기한 것이었다. 서 교수는 "이번에도 '쓰나미 예보' 지역을 표시할 때 독도를 일본의 오키섬과 같은 파란색으로 칠해 마치 독도가 일본 땅인양 표기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상청의 독도 도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독도를 '竹島'(다케시마)로 표기해 왔다. 서 교수는 "지진, 쓰나미, 태풍 경보시 일본 기상청 사이트에는 많은 일본 누리꾼이 방문하기에 독도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며 "외신 및 한국 언론에서도 일본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캡쳐해서 보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독도가 일본땅'으로 표기된 사진이 사용돼 논란이 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기상청에 지속적으로 항의를 해 왔지만 아직까지 시정을 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에도 모니터링을 꾸준히 진행해 계속 항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9일 오전 1시49분께 인천 연수구 동춘동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소방관 등 85명과 장비 30대를 현장에 동원해 불이 난지 16분 만인 오전 2시5분께 불을 껐다. 이 불로 아파트 주민인 80대 남성 A씨와 그의 아들 50대 남성 B씨가 화상을 입는 등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 불로 인해 에어컨, 냉장고 등 가재도구 일부가 불에 탔다. 소방 당국은 아파트 주민 17명을 구조했다. 또 일부 주민은 스스로 대피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소방 당국은 아파트 1층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구체적인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부천 상동 홈플러스 주택건설사업이 공공건물 기여를 놓고 시와 주민 갈등으로 개발 속도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행정 신뢰도 추락이 우려된다. 시행사도 용적률 상향에 따른 사업계획 변경 승인 절차가 늦어져 금융비용만 부담하는 처지에 놓여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시와 시행사인 ㈜미래도시 등에 따르면 ㈜미래도시는 애초 상동 540-1번지 대지 3만5천474㎡에 용적률 792.99%로 공동주택(아파트 936가구)과 업무시설(오피스텔 917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등이 들어서는 지하 7층, 지상 47층 8개동 주상복합개발사업에 대해 지난 1월 승인을 받았다. ㈜미래도시는 2022년 9월부터 각종 대출이자가 3배 이상 늘어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올해 5월 홈플러스 명도를 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7천500억원을 받아 자금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기존 승인받은 사업계획에서 오피스텔을 빼고 모두 공동주택(아파트) 1천839가구와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등 용적률 849%로 지하 7층, 지상 47~49층 7개동으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그러면서 사업부지 내 공원부지 5천589㎡(약 1천162억원) 제공과 환기구 이설 및 신호체계 변경, 보행자 도로 등 2천51㎡(약 426억원)를 시에 제공하게 된다. 또 기존 792.99%에서 849%로 늘어나는 용적률 49%에 따른 공공기여로 1천662㎡(약 345억원)도 제공해야 한다. ㈜미래도시는 사업계획을 변경하면서 부지 내 도로 및 공원 부지와 공공기여 설치비 등을 모두 한산하면 약 1천933억원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에 시는 상동 호수공원 주차장 2부지에 다목적 복합문화시설 건축물을 기부받기로 하고 지난 6월 공공기여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시는 공공기여에 대한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시의회에 상정해 심의·의결을 받을 계획이다. 하지만 시의회는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의결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시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 부결 시 시행사가 기존 승인된 사업계획대로 추진하면 시가 제공받을 수 있는 2천억원 상당(도로와 공원 부지, 공공기여 설치비)의 공유재산을 포기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동 주민협의체 관계자는 “상동 540-1번지 주상복합개발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공사 기간 주민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데 동떨어진 상동 호수공원 내 다목적 복합문화시설을 주민 의견 수렴 없이 공공기여를 결정한 것에 대해 반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도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에 어려움이 예상돼 공원 부지와 도로, 공공기여 설치비 등 약 2천억원 상당의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전체를 아파트로 사업 계획을 변경하려 한다”며 “시의회 심의가 지연되면 개발 지연이 불가피해 기존 사업 계획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행사가 기존 사업 계획대로 개발을 추진하면 도로와 공원 부지, 공공기여 등을 하나도 제공받지 못한다”며 “이 같은 상황을 의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번에 공유재산관리계획이 의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건장한 장년의 사나이가 흰 수염을 기른 노인을 두 팔로 안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사진의 제목이 ‘영감받다’다. 노인을 가리키는 우리말 ‘영감’이 아이디어를 뜻한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은 관람객이 빙긋 웃음을 짓는다. 불에 뒤틀리고 구부러진 30㎝ 자를 전시한 작품의 제목은 ‘자화상’이다. 15㎝ 자 셋을 이은 것에 ‘연장자’라는 제목을 붙인 이 웃기는 작가는 누구일까. 목아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만난 ‘한글 작가 박우택 개인전’을 보면서 우리말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한다. 놀라운 것은 ‘영감받다’에 등장하는 노인이 국가무형유산 제108호 목조각장 기능보유자인 목아 박찬수 선생이며 장년의 사나이가 목아박물관 박우택 관장이라는 사실이다. ■ 나무에 웃음과 감동을 새기다 여주시 강천면 이문안길 21에 자리 잡은 목아박물관은 1993년 개관한 사립 박물관이다. ‘목아’는 죽은 나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뜻을 가진 설립자 박찬수 선생의 호다. 붉은 벽돌로 만든 전시관이 멋스럽다. “서울 혜화동 서울대 문리대 건물이 헐릴 때 나온 벽돌을 재활용한 것입니다.” 본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이다. 나선형의 계단은 불교의 불(佛)·법(法)·승(僧) 삼보를 형상화한 것이다. 전시관 내부는 전통한옥의 창문과 틀을 응용해 불교의 현대화와 융합을 도모하고 있다. 앞에서 잠깐 소개했듯이 목아박물관은 재미있는 박물관이다. 하루 만에 완성했다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작품을 보자. 오월의 꽃밭처럼 환하게 웃음 짓는 커다란 얼굴 주위로 작은 얼굴이 수십 개 조각돼 있다. 생각에 잠긴 얼굴, 놀란 표정, 기다란 수염을 기른 사람, 부릅뜬 눈으로 앞을 응시하는 얼굴도 있다. 조각품의 좌우에 새겨진 ‘마음이 부자인 사람’과 ‘베풀 줄 아는 사람’이란 문장이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당신은 이웃에게 베풀며 살고 있습니까?” 아침에 만나는 이웃에게 미소만 건네도 우리 사회는 훨씬 밝아질 것이라는 사실을 웅변하는 작품이다. 박찬수 장인은 10년 동안 나무를 연구했다고 한다. 마침내 나무의 숨결을 고스란히 살린 작품으로 일가를 이룬 설립자의 예술혼을 만나기 위해 3층 상설 전시장으로 향한다. 1989년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을 받은 ‘법상(法床)’을 비롯해 목조각장 박찬수 선생의 대표작 150여점이 전시돼 있다. 나뭇결이 살아 있어 더욱 아름다운 반가사유상은 반드시 오래 머물며 위치와 각도를 달리해 감상해야 하는 작품이다. 천진난만한 동자상의 표정과 몸짓에 장인의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하다. “이 조각 작품은 사포질을 하지 않는 것이지요. 오로지 칼질로 깎아낸 것인데도 동자의 해맑은 얼굴과 어깨선이 부드럽습니다.” 자귀로 나무를 찍어 깎고 다듬은 작품 앞에서 다시 한번 장인의 부드러운 숨결을 느낀다. “자귀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설립자를 제외하고는 달리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박찬수 목조각장의 작품을 살펴보면 문득 작가가 나무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붓으로 그리는 부처님 이야기 목아박물관이 소장한 3점의 보물은 빠뜨릴 수 없는 유물이다. 2층 상설전시실에서 1992년 국가 보물로 지정된 예념미타도량참법(보물 제1144호), 묘법연화경(보물 제1145호), 대방광불화엄경(보물 제1146호)을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본다. 긴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은 유물이 전달하는 감동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그림으로 법문을 보여주는 탱화와 주목으로 만든 대형 염주도 아주 귀한 유물이다. 목아박물관을 채우고 있는 유물은 어떻게 수집했을까. “1970년대에 불교 목조각에 입문한 설립자는 불상과 장승부터 모으기 시작합니다. 절집에서 새 부처를 모실 때 이전에 있던 부처를 태우거나 매장하는 것을 보고 절집 사람들을 설득해 낡은 불상을 집으로 모셔 온 것입니다. 이렇게 모신 불상은 통일신라 때 작품부터 최근에 제작된 플라스틱 불상까지 다양하지요. 플라스틱 불상까지 모은 것은 시대에 따른 불상 제작 소재나 기법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흔해 빠진 플라스틱 불상도 세월이 흐르면 한 시대를 증언하는 소중한 유물이 될 수 있다는 박 관장의 지론에 공감하여 고개를 끄덕인다. ■ 저승의 끝, 지옥과 극락을 보다 2023 목아박물관 기획전 ‘열두 동물을 만나다’가 열리고 있는 1층 제1전시실에 들어선다. 박찬수 기능보유자가 조각한 쥐와 소와 호랑이를 비롯한 열두 마리 동물이 반겨준다. 자신이 태어난 해를 기억하게 만드는 ‘띠’에 관람객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관람객도 ‘십이지로 보는 나의 성격’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물론 아이들도 전시장을 둘러보면 자연스럽게 ‘띠동갑’이란 말의 뜻을 깨치게 된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제1전시실에서 흥미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다. ‘홀로 지옥’은 경기도와 여주시의 지원으로 마련된 ‘2024 목아박물관 기획전’이다. “상설전 ‘망자의 길, 산 자의 길’과 연계, 확장해 ‘홀로 지옥’이 기획됐지요. 저승에 간 망자가 시왕의 심판을 받고 난 후 지옥에서 다양한 벌을 받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시장을 나설 때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물음을 누구나 하게 만들었으니 성공한 기획이다. 볼거리와 생각거리를 잘 배합해 관람의 흥미와 집중력을 높인 점도 돋보인다. 염라대왕과 저승사자, 죄인의 역할을 체험할 수도 있게 구성한 것도 재미있다. 활활 타오르는 지옥불을 배경으로 찍은 기념사진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제2전시실의 ‘망자의 길, 산 자의 길’은 죽음과 장례라는 주제로 우리 전통문화 속의 사후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염라대왕을 비롯한 명부 시왕과 살아생전의 행위를 빠짐없이 보여주는 ‘업경대’와 ‘극락지옥도’가 전시돼 있다. 요즘은 보기 드문 ‘꽃상여’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재미있게 전시했다고 해도 죽음은 두렵고 무서운 주제다. 전시실을 나서며 관람객에게 들려준 박 관장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지하 전시장에서 계단을 오르면 빛이 환한 1층이 나오니 관람객은 부활을 체험하는 셈입니다.” ■ 조각품이 당신에게 건네는 나직한 목소리 야외 공원에서 만난 석조 미륵삼존불은 현대적인 조형미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저녁놀이 질 저녁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여주에 세종대왕의 영릉이 있다. 목아박물관에는 한문 대신 초등학생도 뜻을 새길 수 있는 한글 현판을 설치했다. 일주문은 ‘맞이문’으로, 대웅전은 ‘큰 말씀의 집’이라 쓴 한글 현판이 걸려 있다. 세종대왕도 ‘큰임금 세종’으로 불러야 한다며 한글 사랑을 강조한다. ‘큰 말씀의 집’은 박찬수 선생이 조각한 500여개의 목조 나한상을 모신 법당이다. 네 기둥에 달린 한글 주련의 글귀를 가만히 소리 내어 읽는 어린 관람객의 표정이 밝다. “마음이 부자인 사람”, “베풀 줄 아는 사람”, “가정이 행복한 사람”, “언행일치하는 사람”. 소나무가 운치를 더하는 야외 조각공원은 아무 때나 산책하기에 좋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놀이 지는 시간에 거닐어 보면 아주 좋습니다.” 소나무보다 키가 더 큰 ‘석조 미륵삼존대불’과 ‘금동비로자나불’, ‘석조 백의관음’과 ‘자모관음상’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관람객을 굽어본다. 박물관에서 만난 예수상과 성모상은 더욱 각별한 느낌이다. 조용히 묵상할 수 있는 ‘하늘교회’도 있다. 수령 500년 넘은 나무로 만든 천연 테이블이 있는 카페에 앉아 뜨거운 물에 홀짝 꽃을 피우는 매화차를 마시며 내면을 울리는 나직한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따뜻한 말 한마디, 웃음만 줄 수 있어도 당신은 부자입니다.” 죽은 나무에 숨결을 불어넣은 조각품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목아박물관은 낙엽이 진 겨울철에 찾으면 더욱 좋은 박물관이다. 권산(한국병학연구소)
가연성 가스가 충전된 '어린이용 버블클렌저'에서 화재·폭발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한국소비자원은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공동으로 어린이용 버블클렌저(스프레이형) 40개 제품의 화재·폭발 안전성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29일 밝혔다. 확인 결과 해당 제품들을 욕실과 같은 밀폐된 장소에서 다량 분사할 경우 주변 전기제품 등에 의한 순간적인 스파크로도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번 조사대상 전 제품은 가연성 가스인 LPG(액화석유가스)를 분사제로 사용하고 있었다. LPG는 버블클렌저 분사 시 세정제 성분의 거품과 함께 용기 밖으로 배출되며, 욕실과 같은 밀폐된 장소에서는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 면에 축적된다. 분사 후 전기 스파크에 의한 화재·폭발 가능성을 재현한 시험 결과 LPG가 약 90g 충전된 제품은 10초 연속(1회) 분사 후에, 약 40g 충전된 제품은 20초 연속 분사 후에 스파크를 발생시켰을 때 화염과 함께 폭발했다. 유럽연합(EU)은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련 법령(EN 71-2)에 따라 버블클렌저 등 어린이가 사용하는 제품에 가연성 가스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는 주의사항 등을 표시하면 별도의 규제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 소비자원과 가스안전공사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용 버블클렌저 제조·판매사업자에게 LPG 등 가연성 가스를 대체하는 분사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관련 부처에는 어린이 제품에 가연성 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등 안전관리 방안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가연성 가스가 함유된 제품은 불꽃을 향하거나 화기 부근에서 사용하지 말고, 밀폐된 실내에서 사용할 경우 반드시 환기할 것을 당부했다. 양 기관은 안전한 가스 사용으로 소비자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FC안양의 태국 전지훈련을 위한 에이전트 계약이 안양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FC안양은 관련 법령까지 위반하면서 해외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2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열린 안양시의회의 FC안양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채진기 의원과 김도현 의원 등이 FC안양이 관련 법을 무시한 채 해외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은 건 지방계약법 위반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안양시가 지난해 FC안양에 대해 정기 감사를 했는데도 이 같은 불법을 밝혀내지 못했다며 부실 감사를 지적했다. FC안양이 안양시의회에 제출한 행감 자료에 따르면 구단은 내년 1월 20박21일 일정으로 태국 전지훈련을 진행하기 위해 현지 업체와 지난 8월30일 계약금액 1억6천980만원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업체는 FC안양과 지난해 9월에도 전지훈련 대행사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바 있다. 채 의원은 “용역계약에서 1억원 이하일 경우에만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FC안양이 1억원 이상인 1억6천980만원에 태국 현지 업체와 체결한 건은 지방계약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더욱이 지난해 안양시 정기감사가 실시됐는데도 이 부분을 밝혀내지 못한 건 부실 감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FC안양이 체결한 계약서의 주소는 검색한 결과 해당 주소가 쇼핑몰로 나온다”며 “구단이 계약 전 해당 업체가 적법한 스포츠 에이전트 법인인지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구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업체가 아닌 해외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건 법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수원FC는 해외 전지훈련 시 국내 업체와 공개입찰을 통해 계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FC안양은 지방계약법 제25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는 명백한 지방계약법 위반이고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행정이라며 FC안양은 잘못된 계약 방법에 대해 자체 감사나 안양시 감사를 실시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은 1인 견적 수의계약은 긴급 상황이나 천재지변 등 특별한 때에만 허용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대해 신경호 FC안양 단장은 “태국 촌부리 지역의 전지훈련 필요성에 따라 적합한 업체를 선정했고 지방계약법의 예외 조항에 따라 계약을 진행했다”며 “해당 계약은 특정 업체를 선정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향후 입찰 방식을 바꿔 나겠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감사 때 수의계약 체결이 예외 규정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처리했다”며 “향후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법을 해석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