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구선수들의 성폭행 사건, 그들만 책임지나

전시(戰時) 영웅은 군인 중에 나오고, 평시(平時) 영웅은 운동선수 중에 나온다고 했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시즌이 진행되는 일상 내내 영웅이다. 프로야구는 그 중에도 가장 주목받는 종목이다. 1천만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다. 스포츠 전문 채널을 통해 전 경기가 중계된다. 그렇게 시청자에 노출되는 경기가 720경기다. 각팀이 치르는 경기 수는 144개다. 간판급 야수들의 경우 144일을 TV에 노출되는 셈이다. 어떤 정치인, 어떤 연예인보다 공개되는 빈도가 높다. 남성 위주의 팬층은 옛말이다.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가족 단위 나들이의 주요 행선지가 야구장이다. 그래서 각 구단에게 가정의 달 5월은 특별하다. 어린이날 무료입장 행사, 어버이날 가족 초청 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한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을 보며 가족들이 환호한다. 어떤 직업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게 프로야구선수인 셈이다. 그런 선수들의 일탈은 그래서 충격이 배가된다. 같은 비행이라도 사회에서 쏟아지는 비난이 훨씬 크고 엄하다. 이런 프로야구에서 믿기 어려운 사건이 발생했다. 넥센의 주전 선수 2명이 여성팬을 성폭행했다고 한다. 23일 새벽 인천의 한 호텔에서다. 넥센 선수단이 인천 경기 때 숙소로 사용하던 곳이다.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을 두 선수가 성폭행했다는데 여성은 만취해 의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새벽 5시에 피해 여성의 친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실이 밝혀졌다. 바로 그날도 관중 앞에서 환호를 받으며 경기를 치렀던 선수들이다. 팬들의 충격이 엄청나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탈이 처음은 아니다. 음주운전, 음주폭행 등도 있었고 성과 관련된 스캔들도 왕왕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는 차원이 다르다. 3연전을 치르던 선수 2명이, 팬으로 알게 된 여성을, 그것도 선수단 숙소로 사용하는 공간에서 성폭행한 것이다. 선수들은 강압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물론 정확한 진실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정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실체적 진실만으로도 팬들은 충격에 휩싸여 있다. 2016년 KT위즈 소속 김모 선수의 스캔들이 있었다. 차 안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적발됐다. 성폭행이나 성추행과는 다른 공연음란혐의였다. 법적 처벌은 불구속이었다. 야구계 주변에서 구제해주자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KT구단은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핵심 주력이던 김 선수를 버렸다. 당시 단장이 김 선수를 집까지 찾아가 ‘안타깝지만 팬들을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주전 선수를 버리며 팬의 신뢰를 선택했던 유명한 선례다. 입에 담기도 어려운 참담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선수들의 처벌은 법이 알아서 할 것이다. 우리가 지켜볼 것은 넥센 구단과 KBO의 모습이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그리고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가. 선수 퇴출이 마무리일 순 없다.

[사설] 金부총리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타당성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문재인 정부 경제사령탑인 김 부총리의 발언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뜻으로 비쳐진다. ‘2018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 참석차 부산을 방문 중인 김 부총리는 2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저임금이 고용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며 2020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린다는 계획에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은 가격 인상이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시차가 있다”며 “특정 연도를 목표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거나 쉽지 않다면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최저임금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기로 한 문 대통령의 공약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최저임금이 고용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시장과 사업주가 느끼는 수용성(부담 수준) 등을 “충분히 검토해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6일 국회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최저임금을 올해 7천530원(16.4%)으로 인상한 데 이어 2020년까지 1만원까지 올리겠다는 정부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되고, 고용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내걸었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을 대폭 올린 여파로 최근 3개월 동안 월간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 명대에 그치고 청년 고용이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을 수단으로 한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선 최저임금을 매년 15.7%씩 추가로 올려야 한다. 이에 경제팀 수장 입장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등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정부 경제사령탑이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인정한 것은 다소 의외다.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는 없었다”고 밝힌 것과 다른 견해지만 현실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김 부총리가 공약 불이행 비판까지 감수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로 고용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핵심 일자리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급여 범위 등 앞으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김 부총리 말대로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은 필요해 보인다. 노동계 반발이 크겠지만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담을 주고, 소비심리마저 위축된다면 그 피해가 근로자에게도 가기 때문에 반대할 일만은 아니다.

[지지대] KT 위즈 단장의 서약서

프로야구 KT 위즈 임종택 단장의 사무실에 가면 서약서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2018시즌 탈꼴찌에 실패하면 그 책임을 통감하고 야구단장 직에서 물러날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이다. 이 서약서는 취임 2년 차인 임 단장이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지난 1월 작성했단다. KT 위즈는 경기도민과 수원시민의 열망 속에 2013년 10구단으로 창단돼 2군리그를 거쳐 2015년 1군 무대에 데뷔했다.▶기대와 달리 KT는 세 차례 시즌에서 모두 꼴찌를 했다. 신생구단으로서의 엷은 선수층과 모기업 투자의 한계, 경험 부족 등으로 인해 기존 구단들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시범경기 1위와 정규시즌 초반 및 종반 호성적으로 올해를 기대케 했다. 구단 역시 올 시즌 ‘탈꼴찌’와 ‘5할 승률’을 목표로 세웠다. 88억원을 들여 거포 내야수 황재균을 영입했고, 신인 최대어 강백호와 겨울 이적시장서 금민철, 니퍼트 등 선발투수들을 보강했다. ▶시즌 초반 ‘홈런공장’ SK와 팀 홈런부문 1, 2위를 다퉜을 만큼 타선은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4월 중순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하며 올 시즌 목표 도달 가능성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마운드가 붕괴되고, 덩달아 타선도 침묵하면서 승률이 4할대로 떨어졌다. 순위 역시 꼴찌는 면하고 있지만 8위로 불안하다.▶팬들로서는 성적부진 이유 가운데 무엇보다 작전부재가 답답하기만 하다. 감독의 능력은 선수를 적재적소에 기용하고, 작전을 짜는 지략이 생명인데 KT에서는 그런 ‘묘수’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지난 22일 KIA전에서는 4회나 남겨두고 추격 상황에서 간판 타자 2명을 빼는 납득하기 어려운 선수 교체로 ‘감독이 너무 일찍 경기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하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다음날엔 여론의 뭇매를 맞은 탓인지 9회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절박하면 통한다. 프런트에서는 단장이 직을 걸고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더욱 절박함을 느껴야 한다. KT 프런트는 어느 해보다도 테이블에 좋은 재료들을 갖춰 놓았다. 이제 이를 바탕으로 탈꼴찌와 5할 승률 목표의 상을 차리는 것은 전적으로 감독과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의 몫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기자는 솔직한 것을 원한다

최근 회의 자료 이면지에 쓰인 글이 눈에 들어왔다. 본보가 운영하는 학생들의 기자체험프로그램 중 ‘기자란 무엇인가’의 학습 자료인듯했다. 제목은 “솔직한 것을 원한다”였다. 설명은 이러했다. 『기자들은 한번 기사가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늑대처럼 달려든다. 징그러울 정도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진실을 찾으려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기자에게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오히려 합리적인 의미를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유용하다.』는 설명이 달렸다. 상당수 기자는 취재원들이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해주기를 원한다. 취재원이 기자가 원하는 사실을 모두 오픈하고 기관의 사정상 또는 취재원의 신변의 문제로 특정 부분에 대해 기사 게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현을 할 때가 있다. 물론 기자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기자들은 모든 정보를 제공한 취재원의 입장을 고려해 주는 경우가 많다. 반면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거나 사실을 숨기려 하는 취재원을 상대하는 기자들은 대부분 취재 의욕이 상승한다. 결국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에서 소통이 기사의 방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치부 기자 시절 남경필 전 경기지사에게 각종 루머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을 자주 했었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기자들의 짓궂은 질문에 허투루 답변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소문 중 하나는 남 전 지사 앞 동에 내연녀가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남 전 지사는 “근거 없는 소문은 없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자신의 집 앞 동에 동생의 집이 있는데 그 집에 전세로 사는 모녀가 있다고 했다. 남 전 지사는 그런 이유로 소문이 난 것 같다고 답변했다. 남 전 지사가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일축할 줄 알았지만 3~4개의 질문에 추가로 성의 있는 답변을 해 주었다. 그래서인지 경기도청 출입기자 중에 남 전 지사에게 질문을 가려서 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들 마약 투여 사건 때도 투여량을 가지고 논란이 일었는데 남 전 지사는 투여 방식에 대해 숨김없이 사실을 이야기해 줬다. 남 전 지사는 국외 출장을 갈 때 비서 없이 직원 5~6명, 기자 3~4명으로 파견단을 구성한다. 본인의 짐은 직접 가지고 다닌다. 또 식사도 끼니마다 전체 파견단과 함께한다. 기자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오픈하는 스타일이다. 최근 인천경기기자협회와 경기언론인클럽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편향된 질문을 이유로 불참했다. 남경필 전 지사는 토론회에 단독으로 나서 기자들이 준비한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했다. 인천경기지역 기자들은 이재명 예비후보가 대선 경선을 진행할 때도 소통을 하지 못했다. 성남시장 재임 시절에는 중앙언론을 비롯해 지역언론 기자들과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다. 지역 기자들은 이재명 예비후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왜곡된 소문도 있었고 정치적 신념 등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모습 말고 질문과 답변, 대화를 통해 정치인 이재명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사실 그대로 알리고 싶었다. 경기지사로서 그가 펼치는 정책적인 부분을 비롯해 이재명 예비후보에 관한 각종 루머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재명 예비후보는 편향된 질문으로 규정하고 답변 자체를 회피했다. 남 전 지사가 솔직하게 모든 것을 오픈하고 합리적인 의미를 강조하는 취재원이라면 이 예비후보는 기자들의 질문을 탓하며 답변을 회피하는 취재원의 유형인 것 같다. 기자는 취재원을 괴롭히고자 질문을 하지 않는다. 다만, 솔직한 답변을 원할 뿐이다. 최원재 문화부장

한국버닝문화협회 김현수 회장 “나무에 魂 더한… 에너지 가득한 글씨”

“우드버닝 캘리그라피는 나무에 혼을 입히는 종합예술입니다.” 한국버닝문화협회 김현수 회장(61)은 다소 생소한 ‘우드버닝 캘리그라피’에 대해 한 마디로 이같이 정의했다. 김 회장은 우드버닝 캘리그라피를 널리 알리고자, 각종 박람회와 체험행사를 개최하는 등 우드버닝의 저변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호찌민에 캘리그라피 교육장을 열어 현지 한인회 등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국버닝문화협회는 최근 산림청과 손잡고 나무 나눔행사, 버닝캘리 나의 좌우명 쓰기, 우드버닝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018 DIY 리폼 박람회는 ‘커피와 캘리’, ‘나무와 캘리’, ‘냥이와 캘리’라는 주제로 캘리그라피의 새로운 문화적 접근과 민화, 서각 등 타 분야와의 접목과 협업을 시도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캘리그라피는 서체 디자인 분야로 일정한 의도를 표현하고자 손으로 쓴 서체를 말한다. 나무판에 인두로 서예와 그림을 그리는 우드버닝 캘리그래피는 불규칙하면서도 동적이며 조형적으로 독창적인, 작가 개인의 (작품)글씨체다. 귀엽고 앙증맞은 팬시한 것부터 복고, 전위, 자유 등 여러 감성의 서풍을 표현할 수 있고, 특히 주목성이 뛰어나고 상징을 효과적으로 함축할 수 있어 2000년 이후 캘리그래피가 재발견되면서 책 표지, 포장, 영화 타이틀, 현수막, 광고, 아이덴티티 등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김 회장은 “2002년 제17회 월드컵 대회 당시 붉은 티셔츠에 흰색 실크스크린으로 인쇄한 ‘Be the reds!’라는 글씨체는 전 국민이 동시에 경험한 가장 인상적인 캘리그래피 중 하나였다”며 “캘리그래피는 따뜻한 인간미, 때로는 분출하는 에너지의 표상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림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버닝문회협회는 앞으로 대학에서 갤리그라피를 연구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승화시키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라며 “예술, 광고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취미, 동호회 등 대중적 생활예술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갤리그라피 입문 프로그램 개발 등 공공사업 확장에 협회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한의동 기자

[기고] 노동환경 개선, 갑을 문제부터 개선해야

수원역에 나가 촛불 들고 서 있던 게 벌써 1년 반 전이다. 1년 반 사이에 많은 게 변했다. 그러나 우리 일상공간에서의 변화는 요원하다. 우리 주변에는 갑질과 또 다른 갑질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경공노총)은 지난 3월 미투운동에 발맞춰 경기도공공기관의 갑질과 성희롱 실태를 조사했다. 놀랍고 슬픈 결과였다. 소속기관, 그리고 더 위의 상급기관 보복이 두려워 조사에 참여조차 못 한 현실이 더 참담한 결과였다. 내가 속한 기관도 그렇다. 도 공무원 출신 고위 간부가 성희롱 문제를 일으켰다. 또 다른 도 출신 간부가 성희롱에 휘말려 자진사퇴한지 1년도 되지 않았다. 여기다 공무원 출신들 낙하산을 위해 규정 변경을 요구했다. 뒤늦게나마 인사규정 개정 요구를 연기하고 징계절차를 원칙대로 진행토록 한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나는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로, 을에겐 어려운 일이 갑에겐 쉬운 일이라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경력 제한 조정은 조직의 위상, 직원들의 육성과 조직의 발전 등 여러 면에서 중요한 문제다. 공무원들은 손바닥 뒤집듯 쉽게 생각을 바꿨다. 갑과 을이 인간을 어떻게 짓밟는지도 확인했다. 상급기관 출신들이 직원들을 어떻게 여기길래 연이어 성희롱 사건이 일어났을까? 우리 기관은 미투운동 이후부터 보직자 대상 성희롱 방지 교육을 진행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 나섰다. 이런 와중에 공무원 출신 고위직으로부터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들은 직원 한명한명이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며 딸이고 경기도를 위해 일하는 노동자라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업무지시에 따르고 함부로 다뤄도 되는 노예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인가? 우리 모두는 동등하게 보호받아야 할 인권을 갖고 있다. 헌법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근본적으로는 태도 변화가 우선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을관계는 본래 권력이나 위계관계가 아니라 도움을 주고받는 수평적 파트너 관계다. 오랫동안 뿌리박힌 잘못된 문화를 한순간에 바꾸기는 어렵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갑질을 했을지 모른다. 나부터 반성해야 한다.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낙하산은 갑질의 전형이다. 전문성 없는 낙하산은 세금 낭비요 성실에 대한 모독이다. 불합리한 경영평가제도는 갑질의 근간이다. 관계 당사자가 머릴 맞댈 수 있는 토론의 장도 필요하다. 업무환경이 나은 공공기관에 이 정도다. 민간 파트는 말하기조차 어렵다. 공공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세상이 바뀌려면 갈 길이 멀다. 잘못된 갑을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차기 지사께도 간곡히 부탁드린다. 노동계에 만연한 갑질 문제, 잘못된 갑을관계를 해결해주시기 바란다. 경기도가 달라지면 대한민국이 달라진다. 이기영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

인천시, 4차 산업혁명 이끌 자율비행 드론…3년뒤 상용화 먹구름

인천시가 총 40억원을 투입해 3년 뒤 상용화하려는 ‘자율비행 드론 기술 개발’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총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자율비행 드론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자율비행이란 지상 통제시스템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목적지까지 운행하는 개념이다. 시는 3단계 방식으로 자율비행 드론 기술개발에 들어가기로 하고 1차년도(1단계) 3억원, 2차년도(2단계) 15억원, 3차년도(3단계) 22억원 등 총 4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와 함께 사업 첫해 인천항공산업 산학융합지구를 관리하는 인천산학융합원과 청라 로봇랜드 등과 지역 자원을 활용, 자율비행 드론 기술의 기본 개념과 기술을 연구한 뒤 2019년 드론 기체를 개발하고 2020년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하지만, 첫해부터 계획한 예산보다 적은 2억원을 배정하는데 그치면서 자율비행 드론을 2020년에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시가 배정된 예산에 맞춰 자율비행 드론 실증연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올해 사업방향은 수정했지만, 당장 내년부터는 얼마 만큼의 예산을 투입해 어떤 연구를 해야 할지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증연구는 유수지에서 악취와 수질오염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 환경실태조사를 통한 수질관리가 필요한데 유수지의 면적이 방대해 대표성 있는 수질채취지점으로의 접근이 어려운 점을 해결하고자 자율주행 드론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드론이 자율주행을 해 채수를 한 뒤 보건환경연구원 실험실로 보내는 작업에 대한 실증연구를 하겠다는 것으로 시는 이달 중 업체 선정을 마무리한 뒤 오는 11~12월 실증시험을 할 계획이다. 실증연구에 성공해도 바로 상용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실증연구를 마친 자율비행 드론의 경우 시제품에 불과해 상용화하는 데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어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에는 주어진 예산에 맞춰 채수 분야에 자율주행 드론을 접목해 보겠다는 것으로 1단계가 성공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내년에 다시 1단계부터 시작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올해 말 도출될 결과에 따라 다르다는 의미로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이번에 성공해도 상용화하는 데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신한은행, 한국거래소와 ‘기술우수 중기 투자유치 협약’ 체결

[서울=경기일보/민현배 기자] 신한은행은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술우수 중소기업의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신한은행과 한국거래소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양 기관이 협력을 강화하며, 오는 6월부터 온라인 기반 투자유치 플랫폼인 ‘KRX-신한 중소벤처 투자중개망’을 운영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추천하고 한국거래소는 투자중개망을 통해 상장기업 벤처캐피탈 등 투자기관을 추천 기업에 매칭함으로써, 투자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중소벤처기업들에게 새로운 투자유치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한은행은 M&A인수금융, 전문화된 기업컨설팅 및 기술평가 등을 통해 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토탈 솔루션을 투자유치 기업에 제공하여 관계형 금융을 확대할 예정이다. 위성호 은행장은 “신한은행이 보유한 기술우수 중소기업 지원 노하우를 한국거래소의 투자기관 네트워크와 연결함으로써, ‘KRX-신한 중소벤처 투자중개망’이 중소기업의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신한은행은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