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선은 제게 인생입니다. 섬마을 어르신들이 치료받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는 게 삶의 낙입니다.” 최근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이 인기를 끌면서 함께 주목받는 이가 있다. 인천 중구 연안부두 인근에서 만난 옹진군 소속 해상 종합병원 ‘병원선 531호’ 황정진(59) 선장이 그 주인공이다. 황 선장은 27살이던 1985년, 처음 병원선에 올랐다. 병원선이 지금의 인천 531호가 되기까지 3척의 배를 거치며 32년간 섬마을 주민들을 지켜왔다. 내과ㆍ치과ㆍ한방ㆍ물리치료 등 진료과와 임상병리검사실ㆍ방사선실ㆍ약국시설이 갖춰진 111t급 병원선에는 황 선장과 전문선박인력 8명, 의료진 6명 등 15명이 상주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발하는 병원선은 자월면, 덕적면, 연평면 소재 10개 섬마을 주민들에게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황 선장은 병원선에 오른 후 한 번도 편히 잠을 이룬 적이 없다. 그는 “아침이면 항상 날씨부터 살핀다. 섬마을에서 병원선만 기다릴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무겁다”며 “최근에는 헬기를 이용한 응급의료체계가 갖춰져 있지만, 과거에는 응급사태가 생기면 한밤중이라도 불을 밝히고 달려가야 했다”고 말했다. 2010년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 때도 그랬다. 북측의 포격이 있던 오후 2시20분께 대이작도에 머물던 황 선장은 즉시 의약품을 챙겨 연평도로 향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입항 허가를 받은 황 선장은 동료와 함께 부상당한 주민들과 해양경찰을 치료했다. 그는 “긴장은 했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우리가 반드시 가서 치료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섰다”고 회상했다. 위험천만한 상황을 수차례 이겨낸 황 선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야간에 배 루프에 복부를 맞아 비장이 파열된 응급환자였다. 그는 “울도에서 어렵게 환자를 인천으로 후송, 회복됐다는 말에 안심했었는데, 시간이 지나 진료 도중 어선 한 척이 다가와 봤더니 그때 그 환자였다”며 “무뚝뚝한 뱃사람이 내게 ‘고맙다’ 한마디를 남기고 배를 돌려 가는데 그때 느낀 보람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황 선장은 이제 올해 말이면 병원선을 떠난다. 1년여의 시간을 더 뭍에서 보내면 이제 33년의 길고 긴 바다 생활이 끝나게 된다. 황 선장은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아쉬운 점만 생각이 난다”며 “남은 1년 동안 가족처럼 지내온 어르신들도 더 살뜰히 챙기고 의료진들이 최상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싶다”고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김경희기자
환경파수꾼으로 지역 환경보전과 산지정화관리, 산불예방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면서 지역사회와 주민을 위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일꾼이 있어 화제다. 지난 2010년부터 가평 청평면사무소 산업팀에서 산불 및 산지정화관리요원으로 근무하는 임창기씨(54)가 주인공이다. 마을 어르신들을 향한 공경과 봉사활동이 알려지면서 지난 7월에는 선행도민으로 선정돼 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임씨는 하천변 청소하기, 쓰레기 소각하지 않기, 산지정화활동, 산불감시요원, 꽃길가꾸기 등 환경보전분야에 남다른 관심과 노력을 통해 화야산 주변의 산지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새벽부터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수거하고, 봄철ㆍ가을철 6개월간 산불예방 계도활동으로 산불예방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있다. 청평면 하천2리 1반 반장직을 맡은 임씨는 장마와 휴가철로 인해 행락객이 버리고 간 하천변 쓰레기 2t을 수거해 청평면 생태공원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또 마을사람들에게 ‘소각하지 않기 운동’을 홍보해 종량제 규격봉투 사용을 권장하며 대기오염 방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특히 임 반장은 지역주민과 행락객들이 지역 내 하천에서 자라는 소중한 물고기를 마구 잡아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수시로 하천변을 순회하며 물고기를 포획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현장에서 적극 제지하는 등 자연생태계보호에도 남다른 노력을 보이고 있다. 가평을 찾는 관광객에게 아름다운 가평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도로변 꽃길 가꾸기와 관내 자전거도로 제초작업을 실시해 동호인들에게 편리하고 아름다운 체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마을어르신 공경에도 남다른 열과 성을 보이고 있어 매년 장년회와 함께 경로잔치 및 효도관광주선에 주력하고, 마을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불편이 없도록 수시로 경로당을 찾아 노인분들이 여가를 보내시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특히 어르신과 청년들 간 세대차이를 탈피하고 주민 화합의 중재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뿐만 아니라 군정의 중요한 행정소식을 주민들이 빠르게 공유할 수 있도록 마을회관 게시판을 관리하는 등 지역발전에 앞장서는 임 반장으로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임씨는 “청결한 마을환경을 위한 신속한 일 처리로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마을주민의 각종 민원을 신속히 해결토록 면사무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며 “지역민들을 위한 환경보전과 봉사를 계속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가평=고창수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고양시을)은 ‘청년보좌관’1기를 출범했다고 17일 밝혔다. 청년 보좌관 프로그램은 청년 문제와 관련한 국회의 입법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의정활동을 벌이기 위해 추진됐다. 11명으로 구성된 1기 청년보좌관들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출범식을 열고 앞으로 국정감사, 상임위원회, 모의 입법활동, 강연 등을 통해 전반적인 사회구조 개혁에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정 의원은 “청년 보좌관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평소 느낀 문제를 정책과 입법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고양=김상현기자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북태평양을 향해 일본 상공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대형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5일 “북한이 오늘 오전 6시57분경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불상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최대고도는 약 770여㎞, 비행거리는 약 3천700여㎞로 미국령 괌을 넘어선 거리이다. 북한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벌써 두 번이나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달 29일에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12형을 발사한지 불과 17일 만에 또다시 정상 각도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것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등 핵심 기술이 상당히 진전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하며, 북핵 문제만큼은 반드시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통일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유니세프와 같은 유엔 산하 국제기구 요청에 따라 북한의 아동과 임산부를 대상으로 의약품 등 800만 달러를 지원할 의사를 밝혔다. 북한은 이런 문재인 정부의 유화적 태도는 물론 불과 사흘 전에 통과된 유엔 안보리 제재안 채택도 무시하고 마이웨이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벌써 11번째 도발이다. 이 가운데 미사일 발사는 10차례, 핵실험은 1차례다. 정부는 이날 북한의 도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 대응책도 강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진정한 대화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한층 더 옥죄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북한이 얼마나 귀담아들을지 지극히 의문시 된다. 지금까지 전혀 반응이 없다. 오히려 16일 방영된 북한 TV에 의하면 이번 발사는 이동식 거치대를 사용했으며, 핵무력 완성은 거의 종착점에 달했다고 하면서, 모든 힘을 다해 끝장을 보겠다고 하는데, 과연 정부의 유화적 대북정책을 믿을 수 있는지 국민들은 불안하다. 문 대통령이 북핵을 용인할 수 없고 대화로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겠다는 정책 기조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이해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북한이 무모하게 계속 도발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과연 원론적인 대북정책만을 주장할 수 있는가. 최대의 공격이 최대의 방어라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정책기조를 수세가 아닌 위협적인 공세모드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된다.
시티투어 버스가 적자다. 이용객이 줄고 있다.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하는 지자체는 18곳이다. 매년 2천만원에서 1억2천만원까지 예산을 쓰고 있다. 대부분 관광객 유치라는 목적이 무색하다. 전체 관광객의 10% 전후만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에서 2층 버스까지 도입하며 투자를 해보지만, 만성 적자운영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텅 빈 시티투어 버스가 하루 종일 주차돼 있는 모습을 보는 건 예삿일이다. 그런데도 해당 지자체들은 시티투어 버스의 운영 실태에 대한 공개를 꺼리고 있다. 단순한 재무제표로 평가할 수 없는 유무형의 상징성이 있다는 애매한 설명을 하기도 한다. 말이 되지 않는다. 대구 등 일부 지방에서는 이미 시티투어 버스 적자가 현안으로 불거졌다. 도내 지자체들도 더 늦기 전에 손을 대야 한다. 정확한 적자 운영의 실태를 공개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이를 근거로 솔직한 진단과 현실적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해결책이 없을 때는 성공한 사례를 면밀히 살피는 것도 방법이다.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 가평이다. 가평 시티투어 버스는 지난해 20만명의 관광객을 수송했다. 수원(7천170명), 안산(4천625명), 성남(1천824명) 등 나머지 17개 시군의 실적과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는 그 성공의 원인을 효용성에서 본다. 가평군은 넓다. 가평과 청평을 연결하려면 교통수단이 필수다. 시티투어 버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현실을 바꾸어 분석하면 답이 보인다. 다른 지자체 시티투어 버스의 실패는 오밀조밀한 이동 거리에 있다. 애초부터 시티투어 버스가 필요하지 않은 지역이 많다. 수원화성을 둘러보는 데 꼭 수원 시티투어 버스가 필요한가. 남한산성을 둘러보는 데 꼭 성남 시티투어 버스가 필요한가. 도입 당시부터 적자경영이 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이 부분을 정확히 지적하는 전문가의 조언도 있다. 김천중 용인대 문화관광학과 교수는 본보 취재에 “예를 들어 경기도에 대표적인 관광지인 남한산성과 수원화성, 용인 민속촌을 코스로 엮어 연관된 시군이 합동 재원 마련을 통해 정책을 펴면 좋은 (이용객)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절대 공감한다. 좁은 시내에서 빙빙 도는 투어를 벗어나 인접 시와 연계되는 코스를 개발해야 한다. 그게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제라도 인접 시군 간의 열린 접근을 기대한다. 수원 시티투어 버스가 용인 가고, 용인 시티투어 버스가 성남 가고, 성남 시티투어 버스가 수원 가는 연계 운영을 도입하기 바란다. 지금까지 이용하지 않던 관광객들이 갑자기 시티투어 버스에 올라탈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고 애물단지로 내몰린 버스를 모두 매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시티투어 버스의 광역 운영이라는 조언에라도 귀를 기울여 봐야 할 것이라 본다.
군대 갈 나이의 젊은 남성들은 흔쾌히 군대에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어쩔 수 없어, 끌려가는 기분으로 입대한다. 그러다보니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병역을 회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병역 면탈(兵役免脫)은 국가가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병역(징병)을 다양한 수단과 방법으로 피하거나 달아나는 행위다. 징병 거부, 병역 거부, 병역 회피 등이 같은 말이다. 병역 면탈을 받기 위한 수단과 방법은 시대마다 변했다. 1960년대 병역을 회피하는 방법은 대학에 들어가 징집 연기를 받는 것이었다. 1962년 박정희 정부가 대학 정비를 단행한 직후 대학생 수가 정원의 175%나 됐다. 장기간 병역을 피한 뒤 고령(만 30세)을 사유로 면제받기도 했다. 허위로 학력을 대학이나 대학원 재학 이상으로 높이면 입영제한 연령까지 입영이 연기된다는 점을 이용했다. 징병검사 전날 밤부터 전등을 끄고 촛불을 밤새 계속 응시하면 일시적으로 사시가 되거나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면제받을 수 있다는 설에 이런 짓도 했다. 석회가루를 마시면 폐질환을 앓는 환자처럼 엑스선 사진이 하얗게 나온다는 이유로 석회가루를 물에 타 마시기도 했고, 엑스선 사진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난다고 해 가슴에 쇳가루를 바르기도 했다. 1980년대엔 최신 검사장비가 도입돼 결핵이나 간염으로 위장해 병역을 면제받는 방법이 어려워졌다. 새로 시력이나 정신질환을 위장하거나 체중을 줄이거나 늘이는 방법으로 면제받는 방법이 등장했다. 운동선수들이 고의로 무릎 연골을 제거하고 병역을 면제받은 것이 적발되기도 했다. 해외 이민이나 유학을 하며 영주권 혹은 외국 국적을 얻어 병역을 회피하기도 했다. 병역 면탈은 여전하다. 국방부의 ‘최근 5년간 병역면탈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적발된 병역 면탈은 총 227건이다. 2013년 45명, 2014년 43명, 2015년 47명, 2016년 54명 등으로 2014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38명이 적발됐다. 면탈 사유별로는 고의 체중 변화가 57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정신질환 위장과 고의 문신이 각 52건, 안과 질환 위장이 22건 등의 순이었다. 기타 어깨 탈구, 수지 절단, 척추 질환, 고아 위장 등도 40건이나 됐다. 병역처분 기준을 강화해도 병역면탈 행위가 날로 교묘하고 지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한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덜기 위해서라도 이런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 각종 사고와 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군대 문화도 개선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햇볕이 가장 잘 드는 남향을 선호한다. 그래서 앞쪽 하면 남쪽을 가리킨다. 옛 서울의 앞산은 남산이고 정문은 남대문이었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도 남쪽을 향해 있다. 경복궁 중앙에 있는 근정전은 임금이 신하들과 함께 공식적인 업무를 보는 정전으로 그 앞마당을 조정(朝廷)이라고 한다.조정에서 조회를 할 때 임금은 근정전에서 남쪽을 향해 좌정하고 임금의 왼쪽은 동쪽으로 제일 앞에 왕세자가 서고 그 뒤를 정일품부터 순서대로 섰으며, 오른쪽은 서쪽으로 대군들이 앞에 서고 그 뒤를 종일품부터 순서대로 섰다. 그래서 임금의 왼쪽인 동쪽이 상석이 되고 서쪽인 오른쪽은 그 다음이다. 삼정승 중에 좌의정이 우의정보다 앞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같이 임금이 남면(南面)하고 동쪽인 왼쪽을 우선시 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양의 전통적인 방향의식이기도 하다. 임금이 북쪽(북극성의 자리)에 앉아서 남쪽을 바라볼 때에 해가 떠오르는 생문방(生門方)인 동쪽이 임금의 왼편이 되고, 해가 지는 사문방(死門方)인 서쪽이 임금의 오른편이 된다. 그러므로 평상시에는 생문방인 왼쪽이 사문방인 오른쪽 보다 상석이 된다. 그러나 전쟁을 치르는 장군의 경우는 반대로 임금의 오른쪽이 상석이 된다. 노자의 도덕경에 따르면 전쟁에 이기더라고 많은 사람이 죽게 되고 슬피 애도하게 되니 승전의 예는 상례(喪禮)에 따른다. 전쟁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므로 사문방인 오른쪽이 죽음에 더 가깝고, 그래서 상석이 된다. 따라서 오른쪽에 사령관인 대장군이 앉고 왼쪽에 부사령관인 편장군이 앉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쪽이 앞쪽이라면 성경에서는 동쪽이 앞쪽이다. 동쪽은 해 돋는 쪽으로 성경에서는 ‘에덴’이 동쪽에 있다고 해서 인류 역사의 기점을 동쪽으로 표현한다. 예루살렘 성전(Temple)의 문도 동쪽으로 나도록 하였다. 사람들이 예배드리기 위해 성전으로 들어올 때는 세상의 죄와 어두운 삶의 문제를 갖고 들어오지만, 하나님께 죄 사함을 받고 세상으로 다시 나갈 때에는 해 뜨는 동쪽을 향해 소망을 갖고 나가도록 한 것이다. 영어의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이라는 말도 “해가 뜨는 곳”(Orient)이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학교나 기업체 등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고 하는 것은 앞으로의 방향(진로)에 대한 예비교육이나 안내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의 데살로니가 해안에는 브세파루스라는 명마(名馬)를 타고 동쪽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모습으로 된 알렉산더 대왕의 동상이 있다. 브세파루스는 알렉산더가 선물로 받은 것인데, 얼마나 사납고 거칠게 날뛰는지 장군들조차 말을 다루지 못했다. 알렉산더가 직접 말을 타보겠다고 하자 장군들은 모두 위험하다며 만류를 하였다. 그러나 브세파루스가 자기 그림자에 놀라서 날뛰고 있는 것을 안 알렉산더는 말 등에 올라타자마자 고삐를 잡고 태양을 향해 힘차게 달려갔다. 태양을 향해 달려가니 그림자는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고, 브세파루스는 알렉산더에게 순종하여 세계를 정복하는 위대한 명마가 되었다. 일본 속담에 “서쪽을 향해가는 사람은 일생 동안 걸어가도 해 뜨는 것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동쪽은 해가 돋는 곳이요 내일이 있는 곳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그림자가 있다. 인생의 성패는 그림자에 연연하며 살아갈 것이냐, 아니면 과거의 그림자를 뒤로하고 내일을 향해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볼 것이냐 하는 방향감각에 달려 있다. 임봉대 인천시 박물관협의회 회장
서해안 시대를 맞아 동북아 물류 허브로 급성장하고 있는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 666 일대 평택·당진항 내 부지 3만6천367㎡에 오는 2019년까지 1천500억 원이 투입돼 지상 10층 규모 최첨단 물류센터가 들어선다. 이에 따라 평택ㆍ당진항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평당·당진항 자유무역지역 내 물류센터 운영사인 베어로지코리아는 미국계 글로벌 부동산 투자그룹(KKR)과 1천500억 원을 들여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 666 일대 평택ㆍ당진항 내 지상 10층에 연면적 12만3천58㎡ 규모의 물류센터를 오는 2019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이 물류센터는 단순 보관창고 기능에서 벗어나 검수·포장·라벨링 등 물류 체계를 세분화함으로써 고부가 가치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물품 자동 보관 및 출하가 가능한 대형 보관창고 시스템 이외에도 전국 항만 중 유일하게 저온 및 상온 복합시설·최상급 보안시스템·전자동 LED 조명시스템 등을 갖출 방침이다. 물류센터 지상 10층까지 40피트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트레일러 접근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평택시는 이 물류센터 건설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5천여 명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조동기 베어로지코리아 대표는 “기존과 다른 고차원적인 물류 서비스 구현을 위해서는 선구적인 하드웨어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며 “사업기간 내 준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평택=최해영기자
경기도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물 산업에 22억 원을 투자해 물산업지원센터 설치 및 해외적정 기술 지원사업 등을 추진한다.17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수자원본부는 지난 15일 열린 주간정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물산업 관련 기업 지원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된 물산업 관련 기업 지원 사업을 보면 ▲물산업지원센터 설치ㆍ운영(10억 원) ▲해외적정기술지원사업(7억 원) ▲실증화 사업(5억 원) 등이 포함됐다. 먼저 물산업지원센터은 중소 물산업체의 신기술 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할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 도는 이번 물산업지원센터가 조성되면 물산업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 파악은 물론 물기업체 종사자 교육, 물산업 기술 노하우 공유 등이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도는 해외적정기술지원 사업을 통해 영세한 물기업체의 해외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적정기술은 첨단기술은 아니지만 저개발국 등 해당 지역 여건에 유용한 기술을 뜻하며 도는 해외적정기술 지원 사업을 통해 국내 물기업체의 동남아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는 중소 물기업이 신기술을 개발해도 테스트베드 부재로 실증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 도내 하수처리장 유휴시설을 활용한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는 등 신기술 실증화 지원사업도 구상 중이다. 현재 도내 하수처리장의 유휴용량은 150만t/일에 달하며, 시범사업으로 지난해 도내 한 업체에 하수슬러지 탈수시설 실증화 지원사업을 실시한 결과 매출액은 1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직접 고용 역시 12명에서 25명으로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도 관계자는 “세계 물시장은 1천244조 원 규모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신기술 개발 지원 및 해외시장 진출 등 물산업 육성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물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 ‘위풍당당’ 해군·해병대 퍼레이드 17일 오후 휴일을 맞아 인천시 중구 월미문화의 거리를 찾은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제67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일을 기념하는 해군·해병 의장대 퍼레이드를 참관하며 그날의 승전을 함께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제67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가 15~17일 중구 월미도 행사장 일대에서 펼쳐졌다.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까지 밀린 전황을 일거에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는 15일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 헌화를 시작으로 전승기념식, 참전용사 감사오찬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오전 11시부터 거행된 전승기념식에서는 참전용사 대표와 23개 참전국 국기입장과 함께 전황 보고 영상 시청, 참전용사 회고사, 기념 공연 등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일반시민과 장병, 국제연합(UN)참전국 무관단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참전용사 회고사에서 인천상륙작전 당시 해병대 제1연대 작전관으로 상륙돌격 소대장을 맡았던 이서근 예비역 해병 대령(93)이 한국군과 UN군의 활약상을 소개하자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는 상륙작전 재연행사는 실시되지 않았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 등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인천상륙작전 재현 행사엔 독도함을 비롯해 한·미 해군 함정 17척, 항공기 15대, 상륙돌격장갑차 21대가 투입된 바 있다.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는 인천상륙작전을 전승을 기념해 안보전시장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졌다. 안보전시장에서는 해군·해병대 체험관, 6·25 실상 및 북한 침투도발 실체 이해 체험관, 군 전투식량 체험 및 인천상륙작전 역사관, UN참전국 문화체험관, 군악·의장대 시범 및 퍼레이드 등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행사 마지막날인 17일 한국자유총연맹인천시지부 주최로 ‘시민 함께하는 인천상륙작전 전적지 도보순례 출발식’도 열렸다. 행사에는 전성수 시 행정부시장, 재갈원영 시의회 의장,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시당위원장, 민경욱 자유한국당 시당위원장, 이정희 한국자유총연맹인천시지부 회장, 오동근 경기일보 인천본사 사장을 비롯해 시민 100여명이 함께했다. 시 관계자는 “남북상황을 고려해 상륙작전 재연행사는 열지 않았지만, 다양한 부대행사로 인천상륙작전 전승의 의미는 살렸다”며 “6·25전쟁의 전환점이 됐었던 인천상륙작전을 마음에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