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산모가 대학병원에서 출산한 아기를 버리고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여성은 지금까지 모두 3차례 출산한 아기를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16일 청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A(26·여)씨가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이 여성은 출산한 지 보름만인 같은 달 30일 연락이 끊긴 후 종적을 감췄다. 8개월 만에 태어난 아기는 현재 이 대학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뒤늦게 A씨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병원은 아동보호기관에 통보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13년과 2014년에도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버리고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아동 유기 혐의가 있다고 보고 행방을 쫓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10대 산모가 태어나자마자 숨진 아이를 8일간 욕실과 소화전에 방치한 일이 뒤늦게 밝혀지고도 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등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의무소방 대원이 교통사고 피해자를 응급실로 이송하면서 피해자의 가방안에 든 물건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임모(2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부산의 한 소방서 119안전센터 사회복무요원인 임씨는 4월 25일 오전 교통사고 피해자 A씨를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고 A씨의 소지품을 인계하는 과정에서 가방 안에 있는 시계 1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도난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응급실 폐쇄회로TV를 확인해 임씨가 A씨의 가방 지퍼를 닫는 모습을 확인하고 임씨를 추궁해 자백받았다. 임씨는 그전 인터넷 물품사기 행각을 하다가 적발돼 선고받은 300만원의 벌금을 마련하려고 시계를 훔쳤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임씨는 하지만 명품인줄 알고 훔친 시계가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되자 내다 버렸다고 진술했다.
집단 탈당을 선언한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은 23일 국회에서 '보수신당'(가칭) 창당추진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고 창당 준비 작업에 대해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 의원들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탈당계 제출을 시작으로, 발기인 모집과 창당대회, 원내대표단 선출, 원내 교섭단체 등록 등의 구체적인 창당 작업 일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보수신당의 정책적 지향점과 당헌·당규, 사무처 구성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창당추진위는 이런 준비 작업을 마치고 다음달 20일까지 공식 당명을 정하는 등 창당 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개장 32년 만에 처음으로 천연기념물을 살처분한 서울대공원(본보 20일자 1면)이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 반응을 보인 원앙 49마리를 추가로 안락사시켰다. 천연기념물로 보존되고 있는 동물원 내 원앙 100여마리 중 절반이 AI로 사라졌다. 무서운 확산 속도를 보이는 이번 AI 바이러스의 특성상 다른 조류들까지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2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원앙 101마리 전체를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전수조사한 결과 H5 양성 4마리, M gene 양성 45마리, 음성 52마리로 나타났다. M gene 양성 반응은 AI 바이러스가 소량 발견됐다는 의미로 H5 양성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양성 반응을 보인 원앙 가운데는 지난 21일 H5 항원이 검출된 1마리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서울대공원은 양성반응을 보인 모든 원앙을 이날 안락사시켰다.이번에 양성 반응을 보인 원앙들은 겉으로는 이상증세를 보이지 않았으나, 다른 조류에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이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대공원측은 설명했다. 안락사는 원앙들이 천연기념물인 만큼 전용약품인 ‘T61’을 이용해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대공원 측은 음성반응을 보인 원앙에 대해 “앞으로 발병 우려가 있고,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어 전문가 자문과 문화재청 협의를 거쳐 추가 안락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안락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는 문화재청이 전날 발표한 ‘천연기념물 AI 발생 시 처리 기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전염원 사례가 많은 오리류의 경우 음성 판명된 개체라도 감염 우려되는 상황이면 신속하게 처리토록 한 반면 오리류에 속하지 않으면 AI 양성 판명된 개체에 한해 현상변경(매장·소각)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처럼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잇따라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사육 중인 조류 전체로 퍼졌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천연기념물 등 귀한 자원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상태가 심각해질 경우 자칫 폐장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동물원에는 천연기념물 15종 195마리와 멸종위기종 48종 407마리 등 602마리의 희귀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은목두루미, 큰장수앵무, 고핀 등 13종 60마리는 국내에서는 서울대공원만 보유하고 있다. 앞서 서울대공원에서는 지난 16~17일 폐사한 황새 2마리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데 이어 같은 칸에서 사육되던 원앙 8마리 가운데 5마리에서도 H5 항원이 검출돼 모두 살처분됐다.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아직은 AI 바이러스가 황새마을 내에서만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AI 확산을 막기 위해 각 조류의 특성에 따라 분변 채취 또는 인후두 직접 검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밀검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경ㆍ유병돈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화성시 남양읍 남양리 옛 동수원남양병원 건물을 철거하면서 콘크리트 가루에 오염된 물 수십 t을 인근 하천으로 흘려보내 수질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22일 LH 화성서남부사업단(사업단)에 따르면 사업단은 철거업체인 삼오진건설에 의뢰, 지난달 24일부터 화성시 남양읍 남양리 전체면적 6천665㎡(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옛 동수원남양병원 건물을 철거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철거과정에서 발생한 폐 콘크리트, 폐벽돌 등 7천여t의 건설폐기물을 잘게 부수거나 철근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공사는 내년 2월께 끝날 예정이다. 삼오진건설은 파쇄공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막기 위해 살수기 2대를 동원, 하루 8시간씩 4~8t의 물을 살포하고 있다. 물은 인근 남양천에서 끌어다 쓰고 있다. 하지만 콘크리트 가루와 뒤섞인 물이 정화작업도 거치지 않고 현장에서 5m 떨어진 남양천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 현장 옆은 전체 5.1㎞에 달하는 남양천 상류 0.6㎞ 구간이다. 화성시 환경사업소 관계자는 “콘크리트는 염기성이 짙어 이를 타고 내린 물이 하천으로 흘러내릴 경우, 심각한 수질 오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아직 공사 초기라 하천이 심각하게 오염되진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감시, 흘러나온 물이 폐수로 측정되면 형사 고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오진건설 관계자는 “파쇄작업에서 하천 오염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면서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물이 하천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방수포와 방지턱 등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사업단 관계자도 “시공사의 철거작업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ㆍ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수원남양병원 부지는 지난 2007년 남양 뉴타운에 포함돼 지난 2013년 철거가 결정됐다. 그러나 병원 측이 보상가에 불만을 품고 소송을 제기, 지난 8월 1심 판결이 났다. 이후 병원은 항소하지 않았지만, 보상금도 받지 않았다. 결국, LH는 지난 9월 보상금 150억여 원을 법원에 공탁, 철거에 나섰다. 병원은 지난 2014년 10월 만성 적자를 이유로 폐업했다. 화성=박수철ㆍ여승구기자
힙합의 열기가 수원을 뜨겁게 달궜다. 경기일보 주최로 22일 오후 8시 수원실내체육관서 ‘소울스테이션-수원’이 열렸다. 이날 공연장은 1천500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공연의 막은 한국 힙합에서 떠오르는 스타인 씨잼이 올렸다. 최근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래퍼 씨잼은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다. 그는 ‘Good Day’와 ‘현상수배’로 콘서트를 시작했다. 이후 ‘신사’, ‘신기루’, ‘Rain Showers’ 등을 이어가며 관중들의 더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다음 무대에서는 넉살과 수원 출신인 던밀스가 활약했다. 지난 7월 좋은 반응을 얻은 ‘미래’로 무대를 시작한 던밀스는 넉살과 신나는 공연을 이어갔다. ‘팔지 않아’, ‘Skill Skill Skill’, ‘Drop’, ‘Underdog’ 등으로 수원실내체육관을 열광케 했다. ▲ 래퍼 넉살과 던밀스가 합동으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김시범기자 연이은 히트곡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크러쉬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관중을 압도했다. 해외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그는 ‘In The Air’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크러쉬는 ‘Crush On You’, ‘우아해’, ‘Whatever You Do’, ‘가끔’, ‘Hug Me’ 을 특유의 음색으로 선보여 무대를 절정으로 이끌어 갔다. 한국 힙합의 대명사인 다이나믹 듀오가 무대에 서자 수원실내체육관은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이들은 유머러스한 멘트로 자연스럽게 콘서트를 리드했다. 다이나믹 듀오는 언더그라운드에서부터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며 발표한 수많은 히트곡들 중 신나는 곡들을 주로 불렀다. 그야말로 관중과 함께 노는 무대였다. 관중들은 ‘야유회’, ‘BAAAM’, ‘고백’, ‘출첵’, ‘죽일 놈’, ‘Uptown Funk’ 등을 놓치지 않고 따라 불렀다. 콘서트는 마지막 곡인 ‘불타는 금요일’로 아쉬운 무대를 마무리했다. 크리스마스 전 펼쳐진 ‘소울 스테이션’ 힙합 콘서트는 젊은 관객들이 몰려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한편, 23일 같은 장소(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경기일보 송년 콘서트 2탄 ‘크리스마스 발라드’는 한동근, 유승우, 임슬옹, 스웨덴세탁소, 볼빨간사춘기 등이 출연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살린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손의연기자
국내에서 사육되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원인이 잘못된 국내 농가의 사육방식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밀식 사육장에서 고병원성으로 변질, 피해를 급속도로 불러왔다는 논리다. 지금까지 정부나 학계에서는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중국 등지에서 철새로부터 유입됐고 사육형태가 밀식으로 이뤄져 확산을 불어왔다고 밝혔다. 22일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는 야생조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LPAI)와 달리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좁은 공간의 비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자라는 가금류에 나타나는 질병이라고 지적했다.원인을 철새가 아닌 사육형태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밀식 사육되는 닭과 오리는 면역력이 약해져 변종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이 클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한 항생제 과다투여도 결국 문제가 된다”면서 “자연 친환경적 사육조건을 갖출 수 있는 가금류 사육장 면적에 대한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또 AI 발생원인을 야생조류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 이사장은 “겨울 철새는 10월 초 우리나라를 찾아와 중간기착지에 머물다가 11월 말이면 월동장소로 이동, 그 후에는 정착해 이곳저곳을 이동하지 않는다”면서 “해마다 거듭하는 질병의 책임을 야생동물이나 자연에 돌리는 것은 잘못된 대처 방안으로, 정부는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그는 철새가 다른 지역으로 AI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것에 대해 “AI가 발생할 때마다 철새먹이주기 등 일회성 행사를 금지하는 것은 근본적인 예방법이 될 수 없다”면서 “오히려 한 곳에서 먹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철새의 이동경로를 파악,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12호차 점수미달 불합격입니다” 개정 운전면허시험 도입 첫날인 22일 오전 9시께 용인운전면허시험장. 시험장내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불합격을 알리는 방송이 잇따라 울려 퍼졌다. 불합격 통보를 받은 응시자들은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이며 차에서 내리는가 하면 허탈한 표정으로 대기실로 돌아와 다른 응시자들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기도 했다. 2종 보통 면허에 응시했던 K씨(50)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0여 년 이상 운전을 해온 탓에 자신의 차례가 되자 의기양양하게 차에 올라탔지만, 이번 개정 시험에서 부활한 ‘직각주차(T자 코스)’ 구간을 끝내 넘기지 못하고 탈락하고 말았다. 2분 안에 뒷바퀴를 노란색과 흰색 주차선 사이에 넣어야 했지만, 핸들을 너무 많이 돌려 탈선을 반복, 감점된 탓이다.K씨는 “운전을 오래 해서 당연히 붙을 거라는 생각으로 시험에 응시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면서 “곳곳에 감점요소가 너무 많아 계속 감점이 되다 보니 결국에 5점 차이로 탈락했다”고 말했다. 초보 응시생들에게 개정된 면허시험은 더욱 어려웠다. 1종 보통 면허에 응시해 난생처음 시험을 치른 P군(19)은 출발하자마자 경사로에서 시동을 꺼트린 바람에 1m 이상 뒤로 밀려나 차에 오른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실격 처리됐다.P군은 “아버지께 운전 수업을 받았지만 실제 시험과는 많이 달랐다”며 “시험이 너무 어려워 운전학원 등록이라도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어려워진 운전면허 시험을 증명하듯 이날 전체 응시생 67명 중 45명이 탈락, 합격률은 22.4%에 불과했다. 바로 전날 73명 중 2명만 탈락한 것과 비교하면 천지차이였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면허시험 간소화 이후 최근 5년간 기능시험 합격률이 92.8%에 달하는 등 ‘물 면허’라고 불릴 정도로 면허 취득이 쉬웠다.이에 사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대표적 난코스였던 경사로와 직각주차를 비롯해 신호교차로, 가속 코스 등이 추가된 기능시험이 재도입됐다. 실격 기준도 2개 항목에서 5개가 새롭게 추가, 전체 주행 길이도 50m에서 300m로 6배 이상 늘어나는 등 한층 난이도가 높아졌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시험이 어려워진 탓에 기존보다 탈락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운전자들이 면허 취득 단계에서 차량 조작 및 교통 법규 등을 충분히 습득한 뒤 도로로 나설 수 있어 교통안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승윤기자
전국 2천만 마리의 가금류 피해를 낸 조류인플루엔자(AI)의 무분별한 확산 원인으로 국내 축산농가들의 방역시스템이 지목되고 있다.덴마크와 캐나다 등 축산 선진국은 물론 이웃 일본과 비교할 때 국내 농가들의 자체 방역시스템은 지극히 허술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4년 발간한 ‘AI 방역체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축산농가들의 방역시스템은 ‘출입통제’부터 ‘기록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축산 선진국들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덴마크와 캐나다 등과 비교할 때 ▲위생구역 설정 ▲전용 장화 비치 ▲물품 세척 및 소독 ▲구서(설치류 예방) 대책 ▲소독제 활용 ▲입ㆍ출하 가금 별도 시설 설치 ▲기록 유지 관리 등은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상황으로 경기도에서만 1천만 마리, 전국적으로는 2천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가 살처분 되며 역대 최대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출국이면서도 단 한 차례의 구제역도 발생하지 않은 덴마크는 농장 설립 과정부터 ‘바이오 시큐리티 라인’을 형성해 외부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은 물론 축사 내부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의 외부 반출도 철저히 막고 있다.바이오 시큐리티 라인의 강점은 농장 입구와 가축들이 사육되는 축사 사이에 ‘완충 지대’를 둬 AI 또는 구제역 등 전염병 바이러스의 교차감염 가능성을 ‘0’에 가깝게 낮췄다는 것이다. 또 농장 출입구 전에 설치된 전실과 탈의실 중간에는 낮은 칸막이가 있다.기존 옷을 벗는 곳과 위생복을 입는 구간을 이 칸막이로 구분해 혹시 있을 수 있는 교차감염을 예방하고 출입자 스스로가 방역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인식개선책이다. 이같은 덴마크의 철저한 자체 방역시스템은 대부분 축산 선진국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AI로 5천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한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네덜란드 등에서도 ‘바이오 시큐리티 라인’을 벤치마킹한 방역시스템으로 가축 전염병에 대비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AI가 발생할 때마다 연쇄 피해를 입어 온 일본도 매년 발생하는 AI에 대비하기 위해 농가 방역체계를 재정비했다. 기존 농장들의 출입구가 한 곳이었던 것에서 입구와 출구를 분리해 각각 거리를 둠으로써 바이러스의 교차감염을 방지하고 있다. 간단한 조치였지만 올해 우리나라와 같은 유형(H5N6)의 AI가 발생한 일본의 가금류 살처분 수는 100만여 마리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향후 올해와 같은 참사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축산농가들의 방역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도내 한 방역전문가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AI 바이러스의 원천은 철새라고 하더라도,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는 축산농가들의 부실한 방역체계가 한몫했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덴마크 등의 우수 국가들을 벤치마킹해 전국 축산농가들의 방역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진경ㆍ유병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