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시·군 중 가평군과 양주시 등 4개 시·군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경기북부 지역은 15일 종일 날씨가 쌀쌀하겠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7시 20분 현재 연천 미산면 영하 3.1도, 파주 광탄면 영하 1.9도, 포천 일동면 영하 1.5도, 양주 광적면 영하 0.4도, 고양 1.5도, 의정부 2.8도, 남양주 3.2도 등 기온을 보이고 있다. 경기북부의 이날 낮 최고기온은 9∼10도 분포로 예상됐다. 수도권기상청은 "어제보다 기온이 10도 이상 낮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춥겠다"면서 "노인과 어린이는 건강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수도권기상청은 가평·양주· 포천·연천 등 경기북부 4개 시·군에 15일 오전 3시를 기해 한파주의보를 내렸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져 이틀 이상 지속하거나,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할 때 내려진다.연합뉴스
인천도시공사의 '누구나 집'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동산펀드 회사가 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하는 조건을 몰래 변경,수익을 올리려고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도시공사는 2014년 5월 무주택가구주, 청약통장, 소득 및 재산제한이 없어 누구나 공공임대처럼 저렴하게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고,10년 뒤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신개념 주거상품인 '누구나 집'(520세대)을 선보였다. 무주택 서민에게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인천도시공사가 관내 도화지구 4블록에 짓는 민간·공공형 임대주택인 '누구나 집'은 전용면적 59㎡와 74㎡ 규모로 최고 8.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11월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입주하는 거주자들은 10년 후 일반분양으로 전환할 때 우선권을 받을 수 있다. '누구나 집' 입주관리 및 임대료 징수는 인천도시공사가 맡았다. 이 사업을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정부기금을 위탁받아 설립된 ㈜인천도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2014년 5월 주택임대차 계약서에 임대주택의 분양전환 조항을 '(10년 거주 후) 분양전환 시 감정평가금액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 부동산투자회사는 입주를 앞둔 지난달 입주예정자들에게 주택임대차 계약서를 반납하도록 하고 대신 '표준임대차계약서'를 나눠주면서 내용을 변경했다. 새로운 '표준임대차계약서'는 '분양전환 시 감정평가금액을 고려해 결정한다'로 변경됐다. 10년 후에는 당시 감정평가금액보다 비싸게 분양할 수 있다는 의미로 입주자들의 분양금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이 부동산투자회사는 변경 조항을 입주예정자들에게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 입주 시작 전인 지난달까지 전체 임대분양 가구 중 39가구는 해약했다. 인천도시공사가 재공모에 나섰지만, 현재 8가구만이 계약했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 조항 변경에는 '누구나 집' 주인 격인 인천도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의견이 작용했다"라며 "조항 일부를 바꾸는데 우려를 표명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입주예정자인 김 모(58)씨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명분으로 내세운 누구나 집 사업은 결국 서민들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가 됐다"고 지적했다. 부동산투자회사 측은 "2014년 계약서를 만들 당시에는 여러 조건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10년 후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문제 해결을 위해 분양전환 조항을 일부 수정했다"고 해명했다.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초 전면 중단 위기에 처했던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본보 2월29일자, 3월1일자, 3월2일자 2면)을 수탁 운영해 온 전국 지역센터에 일방적으로 ‘위탁 기관 지정 취소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이하 한광연) 등에 따르면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예술가를 학교에 파견해 질 높은 예술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에만 전국 8천800여 개교에 5천여 명을 파견하고 예산 860억 원이 투입됐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1천293개교에 566명의 강사를 투입,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가 해당 사업을 통해 예술교육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05년 문체부와 교육부가 설립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총괄 주관하다가 2011년부터 문체부가 지정한 경기문화재단 등 전국의 16개 학교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꿈다락 토요학교 등을 운영해 왔다. 문제는 지난 2013년 학교예술강사들로 설립된 전국예술강사노동조합이 건강검진 실시, 연차유급휴가, 퇴직금 등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고소ㆍ고발하면서 발생했다. 지난해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를 비롯한 전국 센터들은 ‘사업의 예산권과 운영규정규칙재정권 등 모든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노조와의 단체 교섭부터 고소 고발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질 수 없다’며 문체부와 진흥원에 학교예술강사와의 근로계약 중앙(진흥원) 일원화를 요구하며 올해 사업진행을 거부했다. 지역 센터들이 사업을 거부하자 문체부와 진흥원은 지난 2월 ‘2017년도 근로 계약 중앙 일원화’를 약속하는 공문을 지역 센터에 보냈고, 지역 센터들은 예술강사 근로계약 중앙 일원화를 조건으로 올해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지난 1일 예술강사 관리 감독 중앙 일원화가 어렵다며 각 센터가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을 반납할 시 센터지정 취소를 고려하겠다는 압박성 공문을 각 지자체에 보냈다. 이와 관련 한 센터 관계자는 “문체부도 못하겠다는 근로 계약을 어떻게 지역 센터들이 진행할 수 있느냐”면서 “센터 지정 취소는 학교예술강사 사업 외 다른 사업까지 못하게 만들어 정부 예산에 의존도가 높은 지역센터를 협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5천여 명이나 되는 예술강사를 중앙에서 관리하기는 어렵다”며 “지역센터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각 지자체와 협의해 새로운 수탁자를 찾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공식 당론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추미애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철회했다. 민주당은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공식 당론으로 변경했다. 국회 추천 총리에게로의 전권 이양과 박 대통령의 2선 후퇴가 당의 입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서 드러난 민심을 반영해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셈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당론변경안을 논의했으며 참석 의원들의 박수로 이를 추인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퇴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하야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그동안 우리 당은 다른 두 야당과 달리 2선 후퇴를 주장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이번 결정으로 다른 두 야당과 목소리가 통일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추미애 대표는 15일 청와대에서 갖기로 했던 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철회키로 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현 시점에서 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며 야권 공조를 깨트리는 만큼 참석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영수회담을 백지화했다.
경기도내 상당수 교사들이 병원진단서를 제출하면서까지 오는 17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교사를 기피하고 있다.이들은 수능 당일 체력적인 부담과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시험 감독관 자리에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1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9월 도교육청은 수능 당일 시험장마다 수험생들의 시험을 감독할 감독교사를 편성하라는 공문을 수원과 성남, 의정부 등 19개 시험지구에 보냈다. 각 시험지구는 관할 내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장이 시험감독을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공문에 따라 학교장은 특별한 병이 있거나 아픈 경우, 자녀가 고3 수험생인 경우, 저경력자인 경우 등 혹시 모를 문제 발생을 최소화하고자 일부 교사들을 수능시험감독관에서 제외해주고 있다.이에 고교 교사들로는 인원이 부족해 기간제 교사는 물론 중학교 교사들도 시험감독관으로 배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감독교사로 동원된 인원은 도내에서만 총 3만여 명으로, 이들은 시험이 치러지는 295개교에 분산 배치된다.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감독교사로 배치될 경우 시험장에서 5시간 넘게 꼬박 서 있어야 하는 마라톤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다 수험생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압박감 등에 병원진단서까지 제출, 감독교사 자리를 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실제로 수원 A 중학교는 교직원 76명 가운데 52%에 해당하는 40명의 교사가 병원진단서를 제출했다.이곳에서 근무하는 교사 B씨(29·여)는 “하루종일 서 있고 부담감도 큰 데, 누가 수능시험 감독관에 지원하겠냐”며 “시험이 치러지는 교실에서 무의식 중에 기침 소리라도 낼 때면 바로 민원의 소지로 작용해 압박감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수원 C 고교도 마찬가지로 시험지구로부터 공문이 내려오자마자 병원진단서를 제출하는 교사가 줄을 이었다. 해당 학교는 전체 교직원의 24%가 진단서를 제출한 상태다.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너무 힘들어서 앞으로 수능시험감독관을 안 하려고 한다”며 “한 번도 쉬지 못하고 연달아 서 있는 것도 모자라 수험생들의 많은 요구에 심적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용인과 안양, 안산 등 도내 상당수 지역들도 교육행정직을 제외하고 대부분 교사가 감독관으로 동원되는 상황이지만 일부 유경험자를 중심으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내세워 감독교사 자리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반 시험과 달리 힘든 여건에서 감독을 보는 교사들의 고충에 대해선 동감한다”면서 “수능시험감독관의 환경 등이 개선돼야 하지만 사실상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인천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정을 이끌기 해 견제와 감시라는 시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7대 시의회 후반기 산업위원장에 선출된 김정헌 시의원(새중구2)은 최근 시가 조례개정을 통해 인천항만공사와 인천공항공사의 지방세 감면혜택 삭제 움직임을 두고 항만공항 산업이 장기적으로 인천지역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항만공사의 경우 중구일대 체육시설 무상임대 등 일정부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공항공사 역시 항공연구단지 조성에 200억원을 투자하는 부분과 당초 250억원 규모의 오성산 공원 조성에 850억원 이상 투자해 지역 인프라 개선에 노력하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항만과 항공산업 모두 국가사무이기 때문에 지방세 감면 등의 혜택을 계기로 양 공사와 상생과 협조의 물꼬를 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MRO(항공정비단지) 조성사업에 공항공사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최근 맺은 시와 공사의 상생협약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지방세 감면 지속여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양 공사가 그동안 인천지역 사회공헌에 인색한 점이 있어온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사회공헌 사업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산업위원회를 이끌어가는데 있어 각종 환경위해시설들의 도시환경 개선 노력을 이끌겠다는 점을 꼽았다. 아울러 기업하기 좋은 도시 인천을 각인시키기 위해 시의 각종 불합리한 규제 개선에도 시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인천에 위치한 발전소 등 환경위해시설로 악화되는 인천 대기질 환경 개선을 위해 시와 함께 공동으로 노력하겠다”며 “시의 시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기관들과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학생의 시국선언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이 어찌하여 최순실이라는 강남 아주머니에게 넘어갔나를 성토하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이러려고 내가 초등학교에서 말하기를 배웠나?’라고 하면서 박대통령의 2차 담화를 패러디했다. 초등생 스스로의 창작인지 여부가 중요하지는 않다. 바로 이것이 지난 주말 모였던 약 100만 명이 대통령에게 외쳐댔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조했던 대통령이 거꾸로 정상의 비정상화를 만든 의혹 탓에 국민들은 패닉상태다. 대통령 지지율 5%가 말하듯 박대통령의 뒷배 없이는 최씨 일가의 비정상적 영향력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국민생각이다.최씨 딸에 대한 2020년 올림픽까지 승마훈련 지원계획도 그렇고, 최씨 조카의 평창올림픽 이권사업도 그렇다. 문화 창조 사업도 마찬가지다. 최씨와 친분이 있으면 갑자기 공인이 되어 사업을 수주했다. 최씨와 친분 있는 단골의사는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할 수도 있었다. 공식 절차는 이처럼 쉽게 무시되거나 형식적이었다. 이쯤 되면 정말 최씨 딸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돈도 실력이고, 빽도 실력이 되는 나라가 된 꼴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이 우리 사회의 절차적 공정성이 근본적으로 깨졌다고 생각하는데 있다. 그렇게 되면 정부의 모든 정책 자체를 따르지 않게 되며 대통령의 모든 것에 대한 정당성(legitimacy)을 부정하게 된다. 고등학생들은 고등학생대로 대학입시 절차에 의문을 갖고, 중소업체들은 업체대로 공정 경쟁에 의심을 품게 된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승진 절차에 승복하지 않으려 하고 상사의 명령도 냉소적으로 여긴다. 국가적 아노미상태가 생기고 있다. 따라서 탄핵, 즉시 하야, 질서 있는 퇴진, 또는 현상유지 등 어떤 방식으로든 한 나라 대통령의 정당성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 박대통령은 곧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으로서 의심받는 비정상적 행위 때문이다. 예를 들어, 17명의 대기업총수와 간담회 이후 어떤 경위로 이튿날 7명의 특정 대기업총수와 별도의 독대를 했느냐 하는 것이다. 대기업의 민원성 부정청탁 해결에 관한 얘기를 나누면서 미르 및 K스포츠 재단의 자금 출연을 주문한 것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있다.또한 박대통령의 연설문 등을 최씨에게 넘기게 되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또는 외교상기밀누설죄의 혐의도 의심된다. 특히 극도의 보안 속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2014년 신년기자회견이나, 이후 드레스덴 선언에 나타난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표현도 최씨로부터 제공 받은 것으로 보도되었다. 다분히 외교 및 안보의 헌법적 권한을 갖는 대통령으로서는 비정상적 행위다. 여러 가지 비정상적 행위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 더 시급히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법 절차에 철저히 따르는 모습을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검찰 청사의 포토라인에 직접 나와 철저한 대면조사를 받는 모습이 필요하다. 또한 조사를 전후하여 법적 혐의 대상 이외의 모든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 모습도 있어야 한다.민심 수습을 위해선 앞으로 있을 대통령의 어떠한 3차 담화 내용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그래야 우리 사회에 흠집난 절차적 공정성이 치유되고, 대통력직에 있는 기간 중 대통령의 정당성을 찾게 될 여지가 있게 된다. 또한 그래야 새로운 보수가 재탄생 할 수 있는 토양도 생기게 된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프랑스 루이 14세가 1660년부터 짓기 시작한 베르사유 궁전이 물결에 비치고 있다. 이 화려한 궁전을 건축하느라 프랑스는 재정이 열악해지고 국가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아 후대에 파멸에 이른다. 이토록 아픔을 가진 궁전이 현재는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명소가 됐으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김시범기자
대통령이 하야해야 할 이유? 이런 것들이 있다. 미르ㆍK 재단 강제 모금 사건이다. 경제계를 압박한 권력자의 책임이다. 세월호 7시간의 미스터리도 있다. 국민의 생명을 외면한 통치자의 책임이다.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게이트도 있다. 공사를 구분 못 한 공직자의 책임이다. 청와대 앞에 모인 100만 촛불도 있다. 신뢰를 잃은 국가 지도자의 책임이다. 이 중 일부만을 탓하는 국민도 있다. 모든 것을 탓하는 국민도 있다. 그런데 확정된 게 없다. 미르ㆍK 재단 설립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 추진된 일’이라고 했다. 세월호 7시간은 ‘굿을 한 사실도, 미용시술을 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는 ‘어려울 때 도와준 이에 대한 과도한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100만 촛불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만 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거나 전해 들은 답(答)이다. 부인(否認) 또는 침묵(沈默)이다. 대통령 하야는 중(重)한 일이다. 다수가 고개를 끄덕일 근거가 필요하다. ‘나라를 위한 일’, ‘전혀 사실무근’, ‘믿었던 사람의 일탈’…. 이런 해명들을 그대로 두고 밀어붙여선 안 된다. 숨죽인 폐족(廢族)에게 궤변의 틈을 줄 수 있다. 확인도 없이 현직 대통령을 쫓아냈다는 원성을 살 수 있다. 정치가 만들어낸 여론 재판의 희생양이었다는 역사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우리 정치사에서 숱하게 봐왔던 시간과 여론의 역(逆)이다. 그래서 한 곳만 응시하려고 한다. 검찰이 낼 공소장(公訴狀)이다. 공소장은 국가기관인 검찰이 만든 범죄 증명서다. 수사를 통해 거르고 걸러낸 결과물이다. 언론의 폭로, 정치인의 공세, 여론의 판단과는 차원이 다르다. 법률도 그런 공소장에 신뢰를 부여한다. 피의사실 공표의 기준을 공소장으로 삼는다. 공소장 이전의 공개는 불법, 공소장 이후의 공개는 합법으로 해놨다. 현실적이든 법적이든 공소장의 의미가 이렇게 크다. 이 공소장에 ‘공모하여’가 나올런지도 모른다. 19일께 완성될 최순실 공소장에 등장할 수 있다. ‘피고인 최순실이 사건 외 박근혜와 공모하여…’라는 문구다. 재임 중 대통령은 형사 소추를 받지 않는다. 피고인이 되지 않는다. 수사기록엔 참고인 신분, 공소장엔 사건 외(外) 신분이다. 그래서 ‘공모하여’라는 문구의 의미가 크다. 대통령을 사건의 공범으로 삼는다는 확정적 문구다. 퇴임 후 법정에 서라는 형사처벌 예고문이다. 안종범 공소장도 비슷할 때 만들어진다. 미르ㆍK 재단 모금은 안 전 수석이 주도했다. ‘대통령 뜻으로 알고 했다’고 진술했다 한다. ‘모금이 지연되자 대통령이 크게 역정을 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서 주목할 문구도 ‘공모하여’다. ‘피고인 안종범이 사건 외 박근혜와 공모하여…’란 문구가 있는지 주목할 일이다. 박 대통령을 사실상 강제모금의 주범으로 삼는 표현이다. 이 역시 퇴임 후 형사처벌을 예약해두는 문구다. ‘공모하여’가 정치권에 던질 충격도 크다. 헌법 65조가 규정한 탄핵 조건으로 해석될 것이다. ‘대통령이 헌법이나 법률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면 탄핵할 수 있다’는 조문이다. 정치가 역풍(逆風)의 부담을 덜고 탄핵으로 내달릴 게 틀림없다. 새누리당이 지켜줄 리도 없다. ‘29표’의 배신이 필요하다지만 대통령을 떠난 의원이 이미 그보다 많다. 여기에 새롭게 실망하며 떨어져 나갈 표도 짐작이 간다. ‘공모하여’가 던질 충격이다. 대통령의 의혹을 대통령의 범죄로 확정하게 될 문구. 대통령 지지 5%를 대통령 지지 0%로 추락시킬 문구. 대통령의 2선 후퇴를 대통령의 하야로 바꾸어 놓을 문구. ‘사건 외 박근혜와 공모하여…’라는 문구도 이제 그 운명의 시간을 줄여가고 있다. 검찰이 최순실 피고인의 공소장을 끝내야 할 19일까지가 작성시한이다. 김종구 논설실장
도시의 많은 직장인들은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기업체, 심지어 초등학교의 교육기관까지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함으로써 변화된 생활 패턴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다.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 또는 야간근무로 주 60시간 이상 열심히 일하던 ‘고단한 과거’가 주 40시간 근무의 ‘편안한 현재’로 바뀌었다. 이 편안한 시간은 다이어트, 헬스, 수영, 댄스 스포츠, 미용, 성형, 낚시, 골프, 등산, 여행, 바둑 아니면 쇼핑과 외식 등으로 더 바쁘고 피곤한 주말생활을 만들고, 모처럼의 ‘여가시간’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대체로 몸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고,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것이 웰빙인양 인식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고는 외적인 것에만 가치를 두고 있다는 한계를 갖는다. 요즘 학생은 물론 일반인들도 혼자 잘 있지를 못한다. 여럿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떠드는 모습엔 때와 장소가 따로 없다. 왜 그럴까. 혼자 있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기 ‘중심상실’에서 오는 현상이 아닐까. 우리들의 시청각에 어필하는 대상에만 집중하지, 그 대상이 환기(喚起)시키는 내면의 기분과 감정에는 별로 집중하지 않는 향수(享受) 태도에서 비롯된다. 즉 자기가 자기를 외출하여 자기가 자기를 만나지 못하고, 사유(思惟)의 시간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시집을 읽고 있거나, 악기를 다루고 있거나, 생각에 잠겨 있는 사람은 우리들이 그리워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검은 구름 속에서 붉게 타고 있는 저녁노을을 볼 때, 갈대숲이 우거진 연못에 유영(遊泳)하는 백조를 만났을 때, 밤바다 수평선 멀리 떠있는 고깃배의 불빛이 파도를 타고 내 앞까지 흔들리며 다가와 있을 때, 비온 뒤 운무(雲霧)에 휩싸여 봉우리만 하늘로 내밀고 있을 때, 아니면 어떤 사건이나 장면을 듣거나 보았을 때, 우리는 그것들로 감정이 흔들린다. 이 흔들리는 감정을 붙잡을 수 없을까. 인간은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또 그것을 글이나 그림으로 아니면 몸짓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느낌이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하면 스스로에게 불만을 갖게 된다. 약간은 거칠거나 부족하더라도 그러한 감정들이 표현되었을 때 마음은 비워지고 머리는 맑아진다. 일상의 생활 속에 굳건한 나의 ‘취미의 성(城)’을 쌓자. 이 은밀한 ‘취미의 성’에서 창조된 글과 그림들은 바로 자아실현의 결과물이며, 그 속에서 참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무덤까지 가져갈 취미를 갖는다는 것. 그것은 내 인생의 보람이요, 기쁨이요, 가치이다. 윤옥순 골드창작스튜디오·갤러리GL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