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미세먼지 농도 ‘나쁨’

kt wiz 조범현 감독의 승부수 “장시환 선발로 돌린다”

선발 투수 운용에 애를 먹고 있는 프로야구 kt wiz 조범현(56)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마무리 투수 장시환(29)의 보직을 선발로 전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 감독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장시환을 선발로 쓸 계획이다”라며 “투구 수를 100개로 해 2~3번 던지게 한 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장시환은 kt 최고의 불펜투수다. 올 시즌에는 마무리로 활약하며 18경기에서 1승3패, 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특히 마무리지만 팀이 이기는 경기에는 무조건 등판해 2~3이닝을 거뜬히 소화했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던 2013시즌 종료 후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그는 지난 19일 관리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주말 동안 수원에 남아 휴식을 취했고, 24일 2군으로 내려가 선발투수 적응 훈련에 돌입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장시환은 25일 불펜 피칭 100개를 소화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시환의 보직 변경은 kt 선발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트여줄 전망이다. 올 시즌 kt는 약한 토종 선발진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정대현, 엄상백, 정성곤, 주권이 선발로 나서봤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5이닝 이전에 조기강판 당하기 일쑤였고, 정대현 외에는 어느 누구도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장시환이 선발로 한 자리를 맡아준다면 훨씬 안정적인 선발진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장시환이 빠진 뒷문은 우완 김재윤(26)이 맡을 예정이다. 조 감독은 “김재윤이 가장 안정적인 것 같다”고 했다. 김재윤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2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고 있다.조성필기자

[그림 읽어주는 남자] 이윤엽의 ‘여기 사람이 있다’

서울시 종로구 무악동 46번지를 아세요? 일제 강점기부터 이곳은 ‘옥바라지 골목’ 혹은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여관골목’으로 부른다지요. 형무소로 잡혀간 독립투사들의 가족들이 옥바라지를 위해 살았는데요, 어디 그 뿐이었겠어요? 백범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에서, 이름 없는 수인(囚人)들의 가족들까지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 살았죠.1987년까지 근대적 ‘감옥’의 기능을 폭압적으로 수행했던 이곳에서는 해방 이후 군사독재 시절의 민주화 운동가들에 이르기까지 심문과 고문이 끊이지 않았어요. 감옥살이를 뒷바라지하려고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래서 ‘옥바라지 골목’이라는 이름을 얻은 거죠.이 골목은 또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라고 해요. 선생의 자전적 소설인『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그래서 이곳을 배경으로 탄생했어요. 조세희 선생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등장하는 ‘행복동’도 이곳 무악동 일대가 모델이었고요. 리슨투더시티의 박은선 작가는 ‘공간/장소의 가치’를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지요. 그는 단지 ‘철거는 안 된다’가 아니라, 그곳의 역사적 가치를 사회적 가치로 환원해서 우리가 지금 여기 서 있는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를 되묻고 싶었던 거예요. ‘근대의 흔적’을 깡그리 부수고 지운 자리에 세운 ‘신도시/뉴타운 유토피아’가 과연 누구의 유토피아일까요?그는 인디 음악인들을 비롯해 다장르 예술가들과 함께 공연을 벌이고 전시를 기획하고, 골목을 걷는 문화적 활동을 기획하고 있어요. 요일마다 주제를 바꿔가며 골목 문화판을 만들고 있는 거죠. 그런데 그곳이 빠르게 철거되기 시작했어요. 2009년 1월 19일 용산에서 이뤄졌던 용역의 강제철거가, 2016년 5월 옥바라지 골목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죠.5월 17일 낮 12시 경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곳을 찾아 “지금 우리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이 공사는 없습니다. 제가 손해배상을 당해도 좋아요.”라고 해서 철거민들은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환호성을 질렀어요. 그런데 그 이후 감감무소식이라네요.저는 TV 뉴스에서 옥바라지 골목 기사를 봤어요. 예술가들과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모여서 “여기, 사람이 있다!”를 외치고 있더군요. 카메라가 다른 곳을 비추고 있는 동안에도 그 소리는 멈추지 않았어요. 그 소리, ‘여기, 사람이 있다!’는 용산참사 현장에서 타전됐던 소리였어요. 목판화가 이윤엽 작가는 그것을 판화로 새겼고요.‘여기, 사람이 있다!’는 외침은 그곳이 삶의 장소이자 뿌리이며, 사람의 역사지이며, 사람이라는 종의 문화지리학이며, 생명의 지속가능이 요구된다는 절규이자, 함성이다. 사람이 없는 유토피아는 폐허다!김종길 경기문화재단 문화재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