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않을게" 세월호 참사 2주기 기억식

2년전 오늘을 커다란 아픔의 날이였고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오늘은 위로와 기억이 필요한 날이 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2주년을 맞은 2016년 4월16일 오전 10시.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사무소 앞 광장에는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고 남아 있는 진상규명 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로 ‘추모제’가 아닌 ‘기억식’으로 세월호 참사 2주기 행사가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분향소로 발길을 옮긴 희생자 및 미수습자 가족들은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행사가 치뤄질 무대를 응시하며 아픈 마음을 눈물과 흐느낌으로 풀어 냈다. 무대에 설치된 노란색 바탕의 배경막에는 2년전 통한의 바다에서 안타깝게 희생된 304명의 희생자와 미수습자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어 침몰 사고 2주기 기억식의 의미를 더했다. 오전 10시 추모싸이렌이 안산시 전역에 울려 퍼지자 행사에 참석한 모든 참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기억의 말’을 통해 “희생자와 미수습자를 기억하기 위해 함께해준 여러분께 고맙다”며 “아직도 세월호냐는 말을 듣는데 우리도 벗어나고 싶지만 왜 그랬는지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밝혀내고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면 우리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월호특별조사위의 진상조사는 방해를 받고 지금은 조기 중단 될 상황에 처했으며, 대통령과 19대 국회가 약속한 특별검사제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그는 “부디 진상조사가 조기에 중단되는 사태를 막아달라”고 정치권에 요구했다. 이날 기억식에서 고 박예슬양의 동생 예진(고2)양은 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담은 편지를 무대위로 들고와 눈물로 낭독, 숙연한 분위가 행사장을 감싼다. 예진양은 “언니와 둘이 손잡고 걷던 길을 이젠 나혼자 걷는다”며 언니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으며 “눈을 가린 정부를 향해 말한다며 그동안 진상규명과 단원고 교실존치를 위해 싸웠고 앞으로도 싸울 것”이라며 “단순히 왜 죽었는지가 아니라 참사에 대한 진실을 감추고 있는 정부를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일을 겪으며 정치인들의 무능함을 알았고 앞으로 우리는 어른들과 다른 세상을 만들 것”이라며 “세월호에서 언니ㆍ오빠들이 고통에 허우적댈 때 분향소를 찾아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을 기억하는데 어찌해 우리에게 등을 돌린 적이됐을까, 언니ㆍ오빠를 만나는 날 진실을 밝히지 못해 죄스러운 말을 남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기억식에 참석한 제종길 안산시장과 이재정 도교육감, 남경필 지사, 이준식 사회부총리 등으도 진상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 그리고 참사를 잊지 않고 이런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안산시립합창단의 ‘내 영혼 바람되어’와 기억영상, 성우 김상현씨의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신경림)’시낭송에 이어 가조 조관우의 ‘풍등’과 416가족합창단의 ‘어느 별이 되었을까’, ‘잊지않을게’가 이어졌다. 또한 ‘기억을 넘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요구’라는 내용의 공동선언문 낭독과 분향 및 헌화를 끝으로 기억식을 마무리 됐으며, 오후 1시부터는 참석자들이 분향소를 출발 단원고를 돌아 다시 분향소로 돌아오는 걷기 행가가 이어졌다. 안산=구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