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장 맞은 구리·양주… 변화·개혁 바람이 분다

“비전과 시책이 아무리 좋아도 실천하지 않으면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실무 국장 등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변화를 일으키겠다” 14일 취임식을 가진 이성호 양주시장과 백경현 구리시장의 취임 일성이다. 두 시장은 지역발전을 위해 실천하는 공직상과 변화하는 공무원을 주문, 공직사회의 변화를 예고했다. 공직사회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맞이하면서 변화와 개혁이 주문되면서 기대 반, 우려 반의 모습이 역력하다. ■ 이성호 양주시장=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 컨벤션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5대 양주시장으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이 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올바른 행정으로 시민 신뢰 회복, 양주 지역경제 활성화, 명품 주거환경도시 양주 조성, 사통팔달 광역교통망 구축으로 ‘시민이 원하는 양주, 변화된 양주’ 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정직과 청렴을 바탕으로 시민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여 시정에 반영하는 열린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10여년 간 여당 시장이 독점해온 독주체제를 깨고 여당 시장이 당선되면서 공직사회도 새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민원부서의 7급 주무관은 “그동안 인사가 정실인사에 치우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며 “공정한 인사와 함께 청렴도 향상에 노력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모 사무관은 “그동안 공직사회가 정치권에 기대면서 직원들이 줄 서기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며 “앞으로는 소신 있는 행정을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백경현 구리시장 = 구리시는 새누리당 백경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전 시장에 이어 입성하면서 격변기를 맞을 전망이다. 30여년 간 구리시에서 공직생활을 하며 행정지원ㆍ주민생활지원국장 등 주요 요직을 역임한 백 시장이 취임하자 공직사회는 적지 않은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다. 당장 ‘대대적 인사 단행’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한 공무원은 “16년여 만에 큰 변화가 생겨 분위기 자체가 낯설고 (직원들)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내사람 심기’의 일환으로 (전임 시장의 측근 등)4급 국장급에서부터 주요 타깃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궐선거로 임기가 2년3개월밖에 되지 않고 향후 선거에 대비해 인사 탕평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새로운 활력을 기대하는 모습도 적지않다. 한 공무원은 “그동안 중단됐던 주요 현안 사업의 재개, 신사업 추진, 의회와의 관계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극명하게 갈린 공직 사회 분위기를 잘 화합해 줄 것이다”고 믿음을 보냈다. 양주ㆍ구리=이종현ㆍ하지은기자

경기청장 출신 3명 ‘금배지’… 경기경찰 웃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결과 경기지방경찰청장 출신 후보 3명이 당선됐다.이에 경기경찰 내부에서는 그동안 본청과 서울청에 비해 홀대받던 경기경찰의 위상 정립에도 큰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철규 후보(58)와 이만희 후보(52)가 당선됐다. 이철규 후보는 강원 동해·삼척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새누리당 박성덕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철규 후보는 당초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공천에서 제외돼 무소속으로 출마했었다. 이만희 후보는 경북 영천·청도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 제11대 경찰청장을 지낸 무소속 최기문 후보(63)를 누르고 금배지를 달았다. 이철규 후보는 간부후보 29기 출신으로 제25대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지냈고, 이만희 후보는 경찰대 2기 출신으로 제28대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바 있다. 또 윤재옥 후보도 대구 달서을에 출마, 더불어민주당 김태용 후보를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윤 후보는 경찰대 1기 출신으로, 수석입학과 수석졸업, 총경과 경무관, 치안감, 치안정감 등 승진 때마다 경찰대 출신 1호의 역사를 쓴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제23대 경기경찰청장 재직 시절 경찰 수뇌부 인사에서 낙마한 뒤 퇴임했었다. 이처럼 경기경찰청장 출신 국회의원이 다수 당선되자 경기경찰 내부에서도 반색하고 있다. 경기경찰 관계자는 “업무가 과중한 경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국회의원이 많아져 기대감이 크다”면서 “특히 경찰청과 서울청에 비해 치안수요가 많으면서도 인사 등에서 홀대받던 경기경찰에게는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을 포함해 경찰 출신 국회의원이 8명(비례 1명 포함)이나 배출됐다.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후보(49·경찰대 5기)도 경기 용인정에서 20대 국회의원으로 입성했다. 또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61·간부후보 27기)은 경북 경주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국민의당 권은희 후보(42·여)와 새누리당 김한표 후보(61)도 각각 광주 광산을과 경남 거제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12번인 이동섭 후보(59·공채)도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안영국기자

[나부터 바꾸자] 12. 에스컬레이터서 “뛰지 마세요”

매일 아침 수원역에서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M씨(23·여)는 에스컬레이터에서 100m 달리기를 하듯 쏜살같이 뛰어가는 이용객들 때문에 심장이 덜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이들이 지날 때마다 에스컬레이터가 쿵쿵 울리는 것은 물론, 부딪치기도 하면서 체구가 작은 M씨는 뒤로 넘어질 것 같은 불안함이 든다.M씨는 “길에서 달려가는 행인과 부딪칠 때도 몸이 휘청하는데 경사진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날까 봐 무섭고 아찔하다”면서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지 말아야 하는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14일 오전 9시께 수원역 에스컬레이터에는 한줄서기 한 이용객 옆으로 빠르게 뛰어가는 이용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올바르게 서서 이용하던 이용객들은 이들과 부딪치면서 휘청하거나 얼굴을 찌푸렸다.이날 상현역과 병점역에서는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걷거나 뛰지말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지만, 방송이 무색할 만큼 이용객의 발걸음은 빠르기만 했다.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에스컬레이터 이용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0년~2015년 사이 발생한 518건의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사고 중 걷거나 뛰는 등 이용객 과실 사고는 420건으로 81%에 달한다. 최근에는 미금역에서 과일 상자를 들고 있던 한 남성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자, 이 옆을 걸어 오르던 4명의 이용객이 순간 멈추지 못하고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 등을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하철이나 백화점 등에서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는 걷거나 뛰지 말고 안정된 자세로 손잡이를 잡고 타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어기는 시민들 탓에 ‘위험한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발판이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위에서는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져, 급정거 등의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속력으로 달리다 넘어질 때 만큼 큰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더욱이 걸어가면서 서 있는 이용객을 밀치면 상대방이 스커트가드(벽)쪽으로 밀리면서 신발과 발가락이 발판과 스커트가드 틈 사이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체구가 작은 어린이의 경우 위험성은 더 커진다. 한국승강기안전협회 관계자는 “한줄서기에 익숙한 시민들이 비어 있는 쪽에서는 걷거나 뛰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몹시 위험한 행위”라며 “걷지 않기, 뛰지 않기, 손잡이 잡기 등 간단한 안전수칙을 지키면 모두가 안전하게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대한민국 1% 명품농협’의 꿈을 실현시킨 여원구 양서농협 조합장

“상위 1%랭킹 명품농협 평가에 걸맞는 양서농협의 뉴비전을 위해 뛰겠습니다” 여원구 양서농협 조합장(69)은 세번의 신임을 받았다. 지난 2005년 조합장에 첫 당선된 이래 현재까지 조합원들의 지지와 선택을 받은 것. 그가 선택의 중심에 선 데는 ‘욕심’도 한몫했다. 농협발전을 위해서라면 열일 제치고 뛰어드는 여 조합장을 주위에선 타고난 CEO라고 평한다. 그 결과 ▲총 자산 336% ▲당기 순이익 254% ▲자기 자본 406% ▲출자금 502% ▲조합원수 154% 등 괄목할만한 경영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43년간 농협맨으로 뛰어온 여 조합장은 현실에서 살아숨쉬는 농협조직에 힘을 실어왔다. 양서농협은 ’협동조합’이라는 뜻을 가장 현실적으로 실천한 조합이라는 평가다. 조합원 전체를 대상으로 올해까지 11년째 의료기관을 통한 건강검진을 실시, 조합원의 평생 건강을 지키고 있다. 수검 누적 조합원만 8천521명에 달해 조합원들의 건강 파수꾼으로 자리 매김 한 셈. 양서농협을 위해 평생을 함께해온 원로 조합원의 안정된 노후 생활을 위해 70세 이상 조합가입 20년 이상 원로 조합원에게는 1인당 연간 15만원 상당의 복지이용권도 지급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지급해온 복지이욕권으로 목욕, 이·미용 등으로 활용이 가능해 지난 6년간 3천300여명의 원로 조합원이 아름다운 노후를 농협과 함께하고 있다. 여 조합장은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경영시장에서 우리 농협은 조합원들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해외연수 등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취임 초 약속처럼 현재까지 전 조합원의 1/3분인 1천여명의 조합원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이웃사랑도 별난 여 조합장은 독거노인을 위한 사업 및 ▲신망원(고아수용시설) ▲천사의 집(장애인 수용시설)등 그늘진 곳에서 웅크린 이웃의 어깨를 펴고 더불어 행복한 삶을 함께 가자는 의미로 후원금을 전달하고 행복플러스봉사단을 꾸려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중장기 발전계획 달성으로 지난해 전국 상위 1%의 명품 농협으로 평가를 받은 것에 연연치 않는다는 여 조합장. 올해를 역동적인 창조의 원년으로 삼고 ▲조직의 사명 ▲비전 ▲핵심가치 등 3가지 테마를 전 임직원과 공유해 하나의 공동체로서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솔선수범하고 있다. ‘도약’하는 조합을 위해 올인하고 있다는 여원구 조합장은 “비전 2020의 성공적인 목표 달성과, 조합원에게 최고의 실익을 제공하고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는 탄탄하고 모범적인 양서농협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양평=한일봉기자

[경기시론] 꿈 전도사

위 제목의 글은 어느언론사에서 나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사람은 꿈을 꾸는만큼 꿈꾸는대로 된다. 내가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는 스티브 맥퀸 주연의 빠삐용이다. 빠삐용은 프랑스 말로 나비라는 뜻인데, 주인공 앙리 샤리에르스티브 맥퀸는 자신의 입장에서 볼 때 억울한 죄를 둘러싸고 절해고도에 수감된다. 몇 번 탈출을 시도하고 형벌이 더하여지고 형기가 길어진다. 죽을 고비를 몇 차례 넘겼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물에 뜰 것을 만들어 저녁에 그것을 바다에 던지고 뛰어들어가 그것을 타고 해류를 이용하여 죽음의 감옥에서 탈옥한다는 이야기다. 수감 중 어느 날 꿈속에서 스티브 맥퀸이 사막을 걸어 헤매고 있는데 판사들이 일렬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때 스티브 맥퀸은 큰소리로 외친다. “나는 죄가 없다. I’m innocent!” 이 고함이 공명되어 사막에 흩어졌다. 적막한 침묵이 무겁게 이어졌다. 침묵을 깨뜨리면서 판사가 준엄하게 말한다. “당신은 시간을 허송한 죄로 기소되었다.” 스티브 맥퀸은 침묵에 잠겨 있다가 슬프고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독백한다. “그래, 나는 죄인이다. So, I’m guilty!” 무엇이 스티브 맥퀸으로 하여금 시간을 허송하게 하였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꿈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영화의 기억은 지금까지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어느 면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죄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기울이는 관심과 배려의 질에서 시간 낭비라는 죄를 저지르기 일쑤이다. 우리 자녀들에게 시간을 쏟고 사랑과 정성을 쏟은 만큼 자녀들은 성장한다. 학원비와 과외비만 주면서 공부만 잘하라고 윽박지르지 않았는지, 자녀와 대화하며 자녀가 공부할 때 옆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으로 다가간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생각해 볼 때이다.가난해도 어느 방이나 마루 공간에 책상과 공간을 만들어 주고 수시로 들여다보며 사랑을 나타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두 번째로, 학부모, 당신에게 물을 수 있는 과오는 자신의 인생에서 주연이 안 되고 조연이나 엑스트라로 머물러 있는 죄이다. 우리 학부모들은 큰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자녀들에게 보통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들아, 딸아, 내가 너희들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일해 돈을 버는 것은 너희들의 교육비를 아낌없이 지원해 주기 위함이 아니겠니? 너희는 나의 희망이고 꿈이다.나는 너희들을 위해 백화점 옷 한 번 사본 일이 없고, 맛있는 고급요리를 마음 편히 먹어본 적도 없다. 그러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것 아니겠니? 너희들이 잘돼서 꿈을 이루어야 할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이다. 듣기에는 이해가 가는 말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소원한다고 하여 자녀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가? 꿈을 이루어 주는가? 자녀들이 어떻게 부모의 원대로만 되는가? 그렇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가 꿈을 이루려면 부모가 자신의 꿈을 이루어나가야 한다. 자신의 나이가 많다고 해서 뒷방으로 조연처럼 물러나 앉아서는 안 된다.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나가야 한다. 그럴 때 자녀들이 그것을 보면서 스스로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것 아니겠는가. 만일 당신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과 자녀들이 꿈을 이루도록 배려하는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허송세월한 후 조연으로 주저앉아 인생을 끝내려고 한다면 빠삐용의 스티브 맥퀸처럼 “I’m guilty. 나는 죄인이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모들의 모든 초점이 자녀에게만 맞추어져 있고, 자녀의 성공을 위해 본인의 행복을 포기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일까? 아이와는 별개로 부모도 자신만의 비전을 가지고 스스로도 행복해야 한다. 지금 부모가 비전을 가지고 스스로 행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아이가 행복을 느끼고, 행복한 아이가 꿈을 꾸며 성공하게 된다. “배를 만들게 하고 싶다면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 주지 말고, 넓은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 줘라.”라는 생텍쥐페리Saint - Eyupery의 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송하성경기대 교수·한국공공정책학회장

[천자춘추] 4·19혁명 유감

오는 19일은 4ㆍ19혁명 제56주년이 되는 날이다. 4ㆍ19는 1960년 자유당이 저지른 3ㆍ15부정선거에 분노한 국민들이 봉기하여 이승만 독재체제를 무너뜨린 역사적 사건이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하여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그 한 축을 이룬 민주화의 시발점이 바로 4ㆍ19혁명이었다. 그리하여 현재 한국사 개설서에서는 4ㆍ19혁명이 아시아 최초의 혁명으로 통일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그 의의를 비중있게 설명하고 있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도 대한민국은 ‘불의에 항거한 4ㆍ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4ㆍ19 ‘혁명’에 대한 회의론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듯하다.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퇴행성 때문으로 이해된다. 역사에서 ‘혁명(revolution)’이라는 말은 적어도 이전 시대와는 다른 새 시대의 문을 연 획기적 사건에 붙이는 명사이다. 여기에는 역사가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한다고 보는 발전사관이 깔려 있다. 그런데 4ㆍ19 이전과 이후가 극명하게 달라졌는가라고 하는 의문이 바로 4ㆍ19 ‘혁명’ 회의론의 출발점이다. 이런 비판적 역사인식은 얼마 전 작고한 인문학 저술가 남경태의 역사저술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의 글을 인용하면 대체로 이런 내용이다. “혁명의 본질은 과거와의 단절이다. 우리 역사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단절의 계기가 여러 차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구체제와의 단절을 경험한 적이 없다. 조선의 선조가 일본의 외침을 맞아 도망쳤을 때도, 조선 인조 정권이 백성들을 버리고 강화도로 들어갔을 때도 왕실은 다시 나와 멀쩡히 권력을 이어갔다.대한제국의 고종이 을사늑약을 나 몰라라 하고, 순종이 한일합병조약을 물리치지 못했을 때도 우리 민중은 복종하고, 나중에는 그 못난 왕들이 죽었을 때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모여 애도해 주었다.” 한편 이와는 정반대 입장에서 이미 ‘혁명’으로 정의된 자랑스런 역사적 평가를 부정하거나 전복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결코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퇴행적 태도이다. 우리는 ‘혁명’의 완성이 장기지속적인 민족공동체의 부단한 노력에 달려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오늘을 살면서 과거 선조들이 이룩한 ‘영광’의 순간만을 회고하면서 사는 정체되고 무능한 후손들은 아닌지 돌이켜 보았으면 한다. 박성순 단국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기고] 쌀은 찬밥 신세다

계속된 기상호조로 쌀농사가 작년에도 대풍이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쌀 생산량은 작년보다 0.4% 증가한 425만8천t이었다. 좋기는 한데, 이러한 대풍으로 남아도는 쌀이 더욱 늘어나 해가 갈수록 창고에 쌓이는 쌀이 증가하면서 정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의 쌀 재고량은 한계치를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정부에 따르면 이미 작년 9월말 기준으로 쌀 재고량은 136만t 수준이라고 한다. 이는 적정 규모에 비해 약 56만t이나 많은 규모이다. 특히 작년의 대풍으로 쌀 재고량이 크게 늘어 올해 현재 쌀 재고율은 적정 재고율에 비해 두 배 가량 상회하고 있다고 한다. 쌀 소비도 문제이다. 쌀은 안타깝게도 최근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쌀 소비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쌀 소비는 식습관의 서구화와 바쁜 생활로 인해 1인당 2010년 72.8kg, 2012년 69.8kg, 2014년 65.1kg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쌀 소비량 감소로 인해 쌀 재고량이 증가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농가소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미처 소비되지 못한 쌀은 관리에 따른 추가비용도 발생한다. 우선 재고량이 1% 늘어나면 가격은 0.12%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쌀 가격 형성에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쌀 재고량이 늘어나면서 관리비만 1년에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농촌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쌀 재고 10만톤을 관리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연간 316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식품부가 2015년 쌀 수급 안정을 위해 20만톤을 수매해 격리하기로 밝힌 만큼 산술적으로 쌀 재고를 관리하는데 최소 620억원의 국민혈세가 추가로 투입돼야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이 시점에서 그 어느 때 보다도 현명한 쌀 소비촉진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쌀 소비를 늘리려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쌀을 단순히 매일 먹는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효능을 가진 기능성 식품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TV, 라디오는 물론 최근 트렌드에 맞춰 SNS 및 모바일을 통한 홍보를 강화시켜야하고, 다양한 쌀 요리법을 개발하고 품평회, 시식회 등을 통해 생활 밀착형 홍보를 병행한다면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쌀 관련 가공산업의 발전도 필수적이다. 우리보다 앞서 쌀 소비촉진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은 밀가루의 10%를 쌀가루로 대체해 사용하자는 ‘R10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쌀 가공 산업발전의 최적지로써 현미밥, 가공밥, 약주, 탁주, 떡과류, 미과 등을 지역 전략 작목으로 추진한다면 약 10%의 쌀 소비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쌀가루 가공식품의 다양화를 통해 쌀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생산비 절감기술, 표준화된 식품 가공기술, 용도에 맞는 표준화된 쌀가루 생산 기술들 도입하여 하나로 묶고 연구하고 현장에 실용화해야 한다. 이 기술이 실현되면 밥용 쌀에서 가공식품용 쌀 소비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와 더불어 쌀 판매시장 또한 국내시장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해외로 시야를 넓혀 나간다면 쌀은 녹색혁명 이후 가장 큰 변화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송낙영 경기도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