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 숨진 다음날 “잘 있지?” 친부·계모 거짓문자… 범행은폐 시도

신원영(7)군을 학대 끝에 숨지게 한 계모와 친부가 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처벌을 피하고자 갖은 범행 은폐 시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는 13일 전날 범행을 자백한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를 상대로 이날 새벽까지 조사를 이어갔다. 김씨는 지난달 2일 원영군이 사망하자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신씨와 거짓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원영군이 숨진 다음날 김씨에게 "원영이 잘 있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김씨는 "밥 잘먹고 양치질도 했다"고 답했다. 지난 4일에는 회사에 "아들을 찾으러간다"며 휴가까지 냈고, 원영군을 찾으러 다니는 것처럼 김씨와 문자 메시지로 대화를 나눴다. 원영군의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한 것처럼 보이려고 초등학생용 책가방과 신발주머니를 구입하기도 했다. 원영군을 강원도 지인에게 보냈다는 김씨의 거짓말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차에서 김씨와 "원영이 잘 있겠지? 오줌 안싸는지 모르겠다. 이사가면 데리고 잘 살자"는 대화를 나눠 차량 블랙박스에 대화 내용이 녹음되도록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지난달 12일 원영군을 청북면 자신의 아버지 묘소가 있는 한 야산에 암매장하고서는 이틀 뒤에 다시 찾아가 원영군이 묻힌 장소에 초콜릿을 놓는 이해 못 할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씨는 "밸런타인데이라서 원영이에게 초콜릿도 사주고 옆에 계신 아버지에게 사죄하기 위해서 다시 찾아갔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원영군이 지난해 11월부터 자택 욕실에 감금되고 폭행당하는 등 김씨에 의해 학대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14일 평택 자택과 야산 등에서 현장검증을 벌이고 김씨 등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한 뒤 구속 만료 시한인 오는 16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원영군의 장례는 이날 오전 친모 등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택장례문화원에서 치러졌다.연합뉴스

시각장애인 아버지 살해뒤 암매장…30대 아들 긴급체포

시각장애인인 아버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30대 아들이 범행을 도운 어머니와 함께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13일 존속살해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이모(37)씨와 어머니 조모(60)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1월 13일 오후 6시께 시흥시 아버지(61·시각장애 1급)의 집에서 술에 취한 아버지가 자신에게 "쓰레기"라고 욕했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시신을 비닐에 싸 이불로 덮은 뒤 13일간 다른 방에 방치해뒀다가 같은달 26일 오전 2시께 어머니 조씨와 함께 시신을 옮겨 시흥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남편 시신을 아들과 함께 유기한 뒤 같은날 오후 4시께 112로 전화를 걸어 "지난 14일 친구들과 강원도에 들렀다가 인천(백령도)으로 여행간다던 남편이 그날부터 휴대전화가 꺼져있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미귀가 신고했다. 경찰은 남편 이씨의 주변인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하던 중 "최근 10년간 여행을 다닌 적이 없다"는 증언을 확보, 조씨의 진술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보고 단순 미귀가 사건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조씨 자택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 분석에 들어갔지만 농촌지역이라 주변에 CCTV가 별로 없는데다 화질이 좋지 않아 이렇다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탐문조사를 계속하던 경찰은 이달 초 조씨가 이웃들에게 "남편이 사망했다"는 소문을 내고 다닌 점에 주목하고, 3월 이전 CCTV 영상까지 훑어보던 중 1월 26일 새벽 조씨 집 근처에 승용차 1대가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살인범행 후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아들 이씨가 차량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12일 조씨 집 내부를 압수수색했다. 안방 문틈과 시신이 보관돼 있던 방, 과도 등에서는 혈흔반응이 나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조씨를 긴급체포하고 아들 이씨를 추적해 13일 새벽 부천의 한 만화방에 있던 이씨도 체포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아버지를 한차례 밀었을 뿐인데 벽에 머리를 부딪쳐 숨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집안 내부 곳곳에서 혈흔반응이 있었던 점으로 미뤄 격한 몸싸움이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새벽 숨진 아버지 이씨 시신을 수습,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부검할 계획이다. 또한 수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아들 이씨와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