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과일들이 수입산에 밀려 대형마트 등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혹은 관세가 낮아진 수입산 과일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산 과일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도내 대형마트 등을 둘러본 결과 과일 코너에는 수입산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날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국내산 토마토(750g)는 8천880원, 사과(1박스)는 1만8천900원, 딸기 1팩(900g)은 8천980원 등에 판매되고 있었다.반면 미국산 자몽(1팩) 5천980원, 뉴질랜드산 체리(500g) 9천980원, 칠레산 그린키위(1팩) 5천980원으로 국내산보다 대부분 20~50%씩 저렴했다.관세가 낮아지고, 수입산 과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형마트에서는 수입산 과일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지난해부터 전량 무관세 수입되는 칠레산 생블루베리를 한 팩(310g)당 4천980원에 기획 판매하며 소비자를 공략했다. 이마트도 같은 기간 뉴질랜드산 체리를 9천980원에 판매하는 등 대형마트에서는 수입산 과일 판매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수입 과일 증가가 장기적으로 국산 과수 농가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수입과일이 10% 증가할 때 국내과일류 가격은 0.5~1.0% 하락했다.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소비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용선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산 과일이 국내산을 대체하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런 현실을 반영해 FTA에 따른 피해를 예측ㆍ평가해 보상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경기도내 소상공인ㆍ전통시장 상인들이 도내 상인들에 대한 지원 강화와 함께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등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청장 서승원)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인지역본부(본부장 장광순), 경기도상인연합회(회장 봉필규)는 13일 오전 10시 수원 경기중기청 2층 대강당에서 ‘2016년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지원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에는 도내 100여명의 소상공인ㆍ전통시장 상인들이 참석해 정부 지원시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는 올해 중기청의 전통시장 정책 방향에 대한 소개와 함께 시설현대화 사업, 특성화시장 육성, 마케팅 지원사업 등에 대한 소개와 함께 소진공의 소상공인 정책자금과 재창업 및 교육 지원 프로그램 등에 대한 안내가 이뤄져 호응을 얻었다. 설명회에 이어 마련된 ‘2016년 소상공인 전통시장 간담회’에는 도내 전통시장 상인회장단과 경기중기청ㆍ소진공 관계자 20여명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특히 전통시장 상인들은 도내에 ‘글로벌 명품시장’을 비롯한 특성화시장이 더욱 육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중기청이 선정ㆍ육성하는 ‘글로벌 명품시장’은 서울 남대문시장, 제주 동문시장을 비롯해 전국 6개 시장이 지정돼 있으나 도내에는 단 한 곳도 없는 상태다.이정오 수원 미나리광시장 상인회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경기도에는 아직 글로벌 명품시장이 없다”면서 “수원 팔달문에만 9개 시장이 밀집해 있고,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활용한다면 글로벌 시장이 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도내 시장상인들은 유통ㆍ행정ㆍ마케팅 등을 도와주는 전통시장 매니저 비용 확대, 온누리상품권 불법 유통 근절 대책 방안 마련, 기업화 되고 있는 일부 5일장에 대한 규제 등을 요구했다.서승원 경기중기청장은 “올해 들어 처음 가진 소상공인ㆍ전통시장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건의사항을 수렴할 수 있었다”면서 “상인들이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올해 전국 공공택지 분양물량은 12만여 가구로, 지난해보다 35%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13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택지개발지구 등 공공택지 분양물량은 아파트 144개 단지 12만4천443가구로 예정돼 있다. 이는 지난해 분양실적 286개 단지, 19만1천5가구에 비해 34.8% 감소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아파트 77개 단지, 6만156가구가 분양될 예정으로, 지난해(150개 단지, 11만1264가구)보다 45.9% 줄어들 것으로 닥터아파트는 내다봤다. 수도권에서 가장 아파트 분양물량이 많은 곳은 화성 동탄2신도시로, 18개 단지 1만4천584가구가 예정돼있다.이어 남양주 다산신도시 11개 단지 8천645가구, 김포 한강신도시 8개 단지 4천356가구, 하남 미사강변도시 4개 단지 2천951가구가 연내 공급된다. 지방은 지난해보다 19.4% 감소한 68개 단지, 6만4천28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2014년 9ㆍ14대책으로 2017년까지 대규모 택지개발이 중단되면서 공공택지 분양물량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며 “특히 공공분양 물량이 행복주택이나 뉴스테이 등 공공임대 물량으로 전환되면서 감소폭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어렵다. 정말 어렵다. 그래도 희망을 갖자!” 병신년 새해를 맞아 경기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막중한 사명을 안고 있는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의 윤종일 대표이사를 만났다.어느덧 취임 1주년을 맞은 윤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기업 현장을 찾아간 데 이어 올해 역시 새해 첫 일정으로 기업 현장을 찾아가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기업인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난 1년간 경기중기센터 대표이사로 활동하면서 기업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어렵다’였다는 윤 대표.올해 초 찾은 기업 현장에서는 ‘더 어렵다’는 말을 듣고 왔다는 윤 대표는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지원하고 있는 정책 사업이 100여가지가 되는데 기업인들이 잘 알지 못해 제대로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며 “그러한 기업인들을 보면 조금 더 많이 현장에 직접 나가 기업인들에게 경기중기센터가 옆에 있다는 것을 알려야 겠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늘 현장을 강조하는 윤종일 대표에게 지난 1년간의 소회와 올 한 해 사업 계획 등을 들어봤다.-대표이사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소감을 말해 달라.지난해 1월 경기중기센터 대표이사로 취임 후 취임식을 대신해 첫 공식 일정으로 기업 현장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주 2회~3회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방문했다.또 지원시책 설명회나 교육 현장 등 기업인이 모이는 장소라면 어디든 참석해 기업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현장에서 나오는 의견 중에는 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해소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 확보와 인프라 구축처럼 지속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것도 있다.하지만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의 많은 부분이 관련 법률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거나 경영 노하우 부족 등 현장에서 간단한 컨설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도 상당수 있었다. 이러한 기업의 현실을 직접 경험한 후 지난 1년 동안 한 기업이라도 더 만나 애로를 해결해 주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현장과의 소통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지원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생생한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진정으로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원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우리 센터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느꼈다.올해도 현장을 뛰어다니며 도내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노력하겠다.-올해 경기중기센터의 역점 추진사항은 무엇인가.올해 경영 원칙은 ‘창조적 극복’이다. ‘창조적 극복’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중소기업이 더 창조적인 아이템으로 위기를 극복하도록 이끌고 지원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올해는 기업이 창조적 아이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좋은 아이템을 가진 기업이 판로 개척을 통해 성공하도록 센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먼저 수출 마케팅 강화 및 내수판매 확대로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할 것이다.우리나라는 세계 경기 침체로 지난해 수출이 8% 가까이 줄었고 무역 1조 달러 클럽도 5년 만에 탈락했다. 대외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한국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출 확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저유가 지속과 중국경기 둔화 등 신흥국 수출 감소와 달러화를 제외한 주요국 통화 약세로 우리의 수출경쟁력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예견되고 있다. 불황일수록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판로개척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판로를 개척할 인적자원이나 자본이 열악하다. 이러한 중소기업을 대신해 우리 중기센터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경기도와 경기중기센터는 경기통상사무소인 GBC(Gyeonggi Business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인도 뭄바이와 러시아 모스크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미국 LA, 중국 상해와 심양 6곳에 설치돼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중국 광저우와 베트남 호치민에 GBC를 확대해 총 8개소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하고 있다.-경기북부 지역 기업들을 위한 지원 방안에는 어떠한 것이 있나.북부지역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인프라와 인력부족 등의 문제로 남부지역 기업들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경기북부지역은 섬유ㆍ가구가 전체 산업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해당 기업이 밀집해 있다. 섬유ㆍ가구는 결국 기술과 디자인 싸움이다. 구성원들에게 핵심 기술을 가르치고 좋은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또한 북부지역 창업 인프라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경기 남부에 비해 열악한 경기북부 6개 시ㆍ군을 대상으로 현재 벤처센터 허브 조성을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5개소가 추가 구축될 예정이다. 앞으로 경기북부 지역에서도 좋은 아이디어가 손쉽게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경기북부지역 뿐만 아니라 도내 전체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지원 정책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에는 ‘성장 단계별 벤처ㆍ기술창업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예비창업자의 성공창업을 지원했다. ‘성장 단계별 지원 프로젝트’는 창업 아이템을 가진 사람들이 베이스캠프에서 시작해 발전을 거듭하면서 단계별로 옮겨가는 것이다. 지난해 베이스캠프에 917명이 참여해 창업기초단계 교육을 받았고, 창업프로젝트에는 223명이 참여했다. 이 중 49개사가 실제 창업에 성공해 창업보육센터와 벤처빌딩에 입주했으며, 나머지 기업도 성공 창업 반열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올해도 중소기업의 창업, 성장, 글로벌화를 위해 창업단계, 성장발전단계, 성숙단계로 연결되는 기업육성 사다리를 더욱 견고히 함으로써 생애주기 맞춤형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원시책을 보완함으로써 창업과 글로벌화가 실현되는 경기도 기업환경을 조성해 나가도록 하겠다. -지난 한 해 전통시장 등 서민경제를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올해는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나.지난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도내 소상공인들은 그야말로 하루하루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에 경기중기센터 임직원들은 점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메르스 확산에 따른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했고 상인들은 ‘자금지원(64.3%)’과 ‘점포환경개선(15.7%)’과 같은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요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현장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예산액 4억4천만원으로 운영되던 ‘경기도 경영환경개선사업’을 확대, 31억4천만원을 지원해 메르스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올해 역시 경기중기센터는 생업 현장중심의 밀착지원으로 서민경제 안정을 추구하고 소상공인 창업ㆍ경영 교육을 통해 준비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소상공인 네트워크 확대와 협력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로 서민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나가겠다.-병신년 새해를 맞아 도내 중소기업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먼저 새해를 맞이해 모든 분들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 한다.지난해 중소기업은 ‘내수 침체’로 유난히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국내 경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1년부터 연간 3% 안팎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중소기업을 힘들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5월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내수는 급격히 위축됐고 대기업에 비해 사업규모나 자금 등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그 충격을 감내하기 어려웠다.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도 3%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경기도,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생각하면 경기중기센터의 역할과 책무는 너무나도 막중하다.올해는 붉은 원숭이의 해로, 붉은색은 적극적인 도전과 창조를 의미하고 원숭이는 지혜롭고 협동심이 강한, 영리한 동물로 상징된다. 경기중기센터는 붉은 원숭이의 기운을 받아 적극적인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서로 협력하며 역량을 발휘해 도내 중소기업이 크게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기여하는 든든한 지원기관이 되도록 하겠다. 이호준기자
올드스쿨 서예안.
2016년 올해는 ‘초상’을 이야기하려 해요. 이미 지난주에 이지유 작가의 초상화 한 점을 읽었는데요. 초상은 결국 ‘나’와 관련된 일이어서 나의 ‘본질’이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얘기하다가 그만, 작품에 대해선 더 깊게 말하지 못하고 끝을 맺고 말았죠. 이지유 작가가 주목한 ‘2의 초상’과 ‘5’는 모두 일제의 신체측정사진과 관계가 있어요. 일제는 조선의 식민화 정책을 확산하기 위해 체질인류학의 명목으로 신체를 측정하고 연구했어요. 그 과정에서 측정사진은 필수적이었나 봐요. 서구의 체질인류학은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 인종주의에 경도되었고 그에 따라 식민지배, 노예제, 인종차별 등을 지지하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해요. 인종의 역사를 재건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체질인류학이 제국주의 식민화 정책과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데 동원된 거죠. 일제는 조선인에 대한 체질인류학을 통해서 조선인의 인종적 기원이나, 일선인(日鮮人) 혼혈아에 대한 우생학적 연구, 그리고 전쟁동원에 필요한 인적자원으로서의 조선인의 체력과 출산력을 파악하려고 했어요. 참으로 무서운 의도가 아닐 수 없어요. 제주도에서는 토지조사를 비롯해 상투 튼 남자, 해녀, 기타 ‘보통의 남녀’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요. 그 중 보통의 남자에게 ‘5’라는 숫자를 붙이고 사진을 박았죠. 일본민족우생학회는 열등인종인 조선인과 혼혈하지 말고 그들을 격리시켜 착취할 것을 주장했는데요. 이런 20세기 초반의 일제 착취전략은 곧 조선인의 독자적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면서(‘일본과 조선은 하나다’를 강조했으니까요), 역설적이게도 철저한 ‘타자화’를 통한 식민지배 이데올로기의 구축이었죠. 비교연구자 박순영은 일제의 조선인의 몸에 대한 인류학적 시선을 분석하여 일본이 주장했던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의 허구를 낱낱이 밝힌 바 있어요. 일본이 조선과의 유사성을 주장한 것은 결국 조선인의 독립적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자, 타자화의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말예요. 우리가 21세기에 우리 자신의 초상을 말하려 한다면 과거에 덧씌워진 이러한 근대적 초상의 식민 이데올로기를 벗겨내야만 가능할 거예요. 이지유 작가는 ‘보통의 남자 5’에서 일제가 남긴 심리적 폭력의 흔적을 엿봤죠. 그래서 초상을 단색으로 처리한 채 단지 5만 부각시켰어요. 자, 그러니 이제 우리는 저 숫자 5를 지우면서 얼굴과 목과 가슴과 두 팔을 어떻게 살려 낼 것인가를 궁구해야 할 거예요. 아주 선명하게 살려야 하죠. 몇 살일까요? 그의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어떤 사람이었죠? 그가 살았던 제주의 삶은 신명난 삶이었을까요? 당신은 누구세요? 타자로 밀려나 있었던 ‘그’의 이름을 불러 주는 것, 바로 여기서 시작해야 해요. 김종길 미술평론가
수원의 예술인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수원예총이 수원을 대표하는 예술인 100명을 담은 수원예술인選를 발간한 것. 수원에는 미술ㆍ사진ㆍ문인ㆍ음악ㆍ무용ㆍ국악ㆍ연예예술ㆍ연극 등 총 8개분야에서 활동하는 1천여명의 예술인이 있다. 예총은 지난 2005년 예술인의 사기를 높이고, 자료를 구축하기 위해 수원예술인 100선을 발간했다. 이번 수원예술인選에는 지난 10년동안 수원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예술인 100명을 소개한다. 전애리 수원예총 회장은 “수원예술과 예술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산고 끝에 수원예술인선을 발간했다”며 “지난 10년동안 얼마나 많은 예술인들이 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예총은 지난 12일 수원 파티움하우스 더 그레이스켈리에서 ‘발간기념 및 수원예술인 신년인사회’를 개최, 기념식에는 김동근 수원시 제1부시장, 이재식 수원시의회 부의장, 김정수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송시연기자
경기도립극단, 경기도립무용단, 경기도립국악단,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경기팝스앙상블 등 경기도립예술단이 2016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성 확보에 나선다. 각 예술단은 지난해 선보인 작품과 기획 중 도민으로부터 호응을 얻어 관객몰이에 성공한 것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내세웠다.지난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을 상연했던 경기도립극단(예술감독 김철리)은 올해도 고전을 선보인다. 첫 포문은 노르웨이 국민 극작가 헨릭 입센의 들오리가 연다. 12월에는 프랑스 고전 희극의 거장 몰리에르의 귀족수업을 공연한다. 몰리에르 작품 가운데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풍자 희극으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과 속물근성을 유쾌하게 풀었다.이처럼 올해 ‘수백 년 전에 쓰여졌지만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고전의 힘에 배우의 명품 연기를 더해 웰 메이드 연극’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립무용단은 일반인이 지루하게 여기는 한국 춤의 매력을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 중심의 무용극 으로 제작 상연하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 춤의 대중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이에 판소리 다섯마당 중 심청가, 춘향가, 흥보가, 수궁가 등을 소재로 한 공연을 7~10월 무대에 올린다. 또 부채춤, 모듬북, 북의 합주 등 우리 춤을 주요 레퍼토리로 선보였던 기존의 상설공연을 3~5월에 진행하고, 정재와 민속 등 우리 춤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신작 무대를 11월에 갖는다. 지난해 관객으로부터 호평 받은 창작 무용극 황녀, 이덕혜도 6월에 다시 상연한다.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은 경기도립국악단(예술감독 최상화)은 성인이 된 국악단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한편, 역시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기획공연을 잇는다. 일단 지난해 베트남, 중국, 몽골 등 아시아 국가 연주자들이 협연하고 새로운 느낌의 국악 창작곡을 발표하는 장으로 주목받은 아시아음악회가 다시 한 번 펼쳐진다. 공연은 4월21일 예정이다. 올해로 16년째 신계 국악 인재 발굴을 위한 명인을 꿈꾸다도 이어간다. 지난해 처음으로 아동극 레퍼토리를 개발했던 도립국악단은 올해에도 국악아동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성인이 된 도립국악단을 자축하고 미래를 그려가는 무대를 기대할 만 하다. 역대 도립국악단 예술단장과의 조우가 기대되는 국악칸타타(8.20)와 보급 문화재 명인과 명창들이 함께하는 레전드, 대한민국음악제(11.19)가 그것이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 2014년 성시연 상임지휘자 취임 후 주목받은 기획연주를 중심으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 대표적 기획은 마스터 시리즈다. ‘멘델스존과 동시대의 음악’을 주제로 흔히 감상하기 어려운 레퍼토리가 돋보이는 공연을 연중 총 5편 선보인다. 세계적 명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경기필의 협연 무대는 클래식 애호가라면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세계 4대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는 핀커스 주커만(4.30~5.1)과 11살 때 마에스트로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을 정도로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 슐로모 민츠(7.9)와의 협연이 예정돼 있다.도립예술단 중 가장 대중적인 연주와 레퍼토리, 찾아가는 공연 등으로 인기를 유지해 온 경기팝스앙상블은 올해에도 도내 문화소외지역을 찾아다닐 계획이다. 여기에 6월에는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실험적 무대를 마련하고 관객을 기다린다. 류설아기자
조선시대, 엄격한 유교사회에서 사회적 활동이 제한됐던 양반집 규수들은 규방에 모여앉아 바느질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천연의 색으로 물들인 원단을 사용해 한복과 이불을 만들기도 하고, 남은 조각들로는 보자기, 주머니, 바늘집 등의 소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규방공예’는 이렇게 탄생했다.용인문화원 부설 규방문화연구소가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전시를 준비했다.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용인시청 문화예술원 2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제5회 규방문화연구소 연구회원전이 바로 그것.규방문화연구소는 규방공예의 전승과 교육을 비롯해 전통과 현대적인 것을 접목해나가는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매년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 한 해 동안 연구한 내용을 선보이는 연구회원전을 열고 있다.지난해는 총 24명의 연구위원이 참여, ‘조선조 규방에 대한 이해’ ‘유물보자기의 재현과 재해석’ ‘천연염과 화학염의 비교’ ‘한국의 전통색채’ ‘색실누비의 활용’ ‘규방과 접목이 가능한 분야, 현황 조사’ ‘유물보자기의 분석’ 등 14가지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진행했다.이번 전시에서는 이에 대한 결과물을 공개한다.규방문화연구소 관계자는 “규방문화연구소는 역사연구 및 사료수집 등을 통해 규방공예를 체계적으로 전승해나가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규방공예의 멋에 빠져보길 바란다”고 말했다.문의 (031)324-9600 송시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