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에코백’으로 ‘디올백’을 덮을 수 없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14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해외 순방을 두고 “이번 해외 순방의 주인공은 ‘영업사원 1호’가 아니다. ‘디올백’ 대신 ‘에코백’이 주인공이 됐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명분 없는 해외 순방을 갔다”며 “37건의 MOU를 체결했다고 자랑할 때가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김건희 씨 ‘명품가방 수수의혹’을 반년 가까이 조사한 권익위원회가 위반사항이 없다는 결론을 순방 당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며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유철환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법대 동기, 정승윤 부위원장은 대선캠프와 대통령 인수위 출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권익위원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긴 말 하지 않겠다”며 “검찰과 여당 국회의원들도 모자라 이제 공직자의 부패를 막아 국민의 권익을 지키는 공공기관까지 용산의 호위무사를 자처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에코백’으로 ‘디올백’을 덮을 수 없다. ‘바이바이 플라스틱백’이 아니라 국민은 ‘바이바이 대통령’이라고 하고 싶다. 정말, 3년은 너무 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 2주만에 5%p 반등…부정 평가는 하락 [갤럽]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주만에 5%포인트(p) 반등하며 26%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26%였다. 직전 조사(5월 28~30일)보다 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주 이후 다시 반등으로 돌아섰다. 부정평가는 66%로 전주보다 4%p 떨어졌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23%), '의대 정원 확대'(10%), '전반적으로 잘한다'(6%), '결단력·추진력·뚝심',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 '국방·안보', '주관·소신', '서민 정책·복지'(이상 4%) 등이 꼽혔다. 반면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3%), '소통 미흡'(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8%), '외교', '독단적·일방적'(이상 6%), '경험·자질 부족·무능함', '거부권 행사', '의대 정원 확대', '김건희 여사 문제'(이상 4%) 등을 들었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직전 조사와 같은 30%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p 하락한 27%, 조국혁신당은 2%p 떨어진 11%, 개혁신당은 2%p 오른 4%로 각각 나타났다. 진보당과 새로운미래는 각각 1%였고,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층은 23%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CATI)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0%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변화순 해천케미칼 대표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죠” [여성(女成)CEO스토리]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죠.” 내리쬐는 햇빛에 눈이 부시던 14일 오전. 시흥시 시화공단에 위치한 해천케미칼은 더위보다 더 뜨거운 열정이 가득했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모두 웃는 얼굴로 임하고 있었으며, 이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던 변화순 대표 역시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긍정 아우라’를 지닌 변 대표는 1994년 덕인산업을 창업한 뒤 2001년에 해천케미칼로 사명을 변경,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2001년 10억원도 채 되지 않았던 해천케미칼의 연 매출은 20여년이 흐른 지난해 말 기준 200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이날 변 대표와의 대화는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가 한가득이었다. 지난 1994년 회사 설립 이후 현재까지 함께 호흡을 맞춰오는 직원이 있을 만큼 변화순 대표는 직원들을 존중하는 자세로 대했고, 직원들은 그런 변 대표를 존경하는 태도로 임했다. 1967년 태어나 올해 58세인 변화순 대표는 직원들과 스스럼 없이 편한 모습이었다. 20대부터 40,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일하고 있음에도 업무는 물론 의사소통에도 전혀 걸림돌이 없다고 한다. 여기에는 직원들은 모르는 변 대표만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변 대표는 처음 사업에 뛰어들었을 당시 대표가 아닌 현장직 즉, 공장 생산직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생산 과정을 제대로 알고, 그 과정에 있는 직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몸소 겪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던 변 대표는 생산직을 시작으로 경리, 영업직을 거쳐 지금의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 같은 경험 덕분에 변 대표는 사내 모든 직종이 느끼는 문제점을 누구보다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고, 직원들이 겪는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 또 변화하는 사회를 거부감 없이 수용하면서 젊은 세대와 공감하는 방식도 배워가면서 세대 간극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런 변 대표도 혼자 고민해야 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때도 있었다고 한다. 화공약품 분야는 규제가 심한 데다 직접 생산, 납품, 조달을 하는 해천케미칼은 다른 기업보다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더 많았고, 어려운 산업에 뛰어들었던 것을 후회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변 대표는 고민에 생길 때마다 본인에게 거는 마법의 주문이 있다. ‘하려고 하면 방법을 고민하게 되고, 하지 않으려고 하면 핑계가 된다’는 신념으로 변 대표는 문제를 해결해 나갈 돌파구를 고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법처럼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대표의 자세도 잃지 않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변 대표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남의 일로 생각하면 등한시할 수 있기에 그 문제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그저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변 대표의 태도는 고객사에도 전달됐고, 고객사 사이에서 변 대표는 “책임의 아이콘, 신뢰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고 한다.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한 몸에 받는 변 대표의 해천케미칼은 자체 제조하고 있는 인산염, 규산염, 초산염, 동절기 친환경 제설제, 비료 제품 등을 주력으로 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꾸준한 공급을 바탕으로, 현재는 종합 화공약품 회사로 발돋움했다. 그중에서도 환경을 생각한 친환경 제설제를 주력으로 한다. 2016년부터 생산에 나선 친환경 제설제는 해천케미칼 독자적인 기술 적용으로 환경표지 인증을 받아 관공서 및 민간 기업에 고상제설제, 액상제설제 두 가지 형태로 판매·납품하고 있다. 고상제설제는 타 경쟁사에 비해 빠른 융빙 효과, 넓은 제설 면적, 먼지 발생 최소화라는 특징이 있으며 타사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액상제설제 역시 환경표지 인증을 받았으며 빠른 융빙 효과, 침전물 최소화, 미세먼지 저감 효과로 외관 및 사용 편리해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보일러 청관제와 스케일제거제를 개발했으며 각종 발전소 및 소각장에 사용되는 보일러 배관에 부식 억제와 발생하는 찌꺼기를 분해해 설비 안정화 및 각종 폐기물, 폐수 최소화로 산업 환경 오염 방지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세제, 세정제품과 수처리 약품, 도금 약품, 식품 첨가물, 계면활성제 등을 취급하고 있다. 두 아이의 육아와 기업 경영을 동시에 소화했던 변 대표는 여성기업의 이미지가 조금 더 굳건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한다. 변 대표는 “여성기업이라면 취급하는 품목도 아기자기할 것 같고 뭔가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 그런 보편적인 여성의 이미지가 투과된 기업이라는 관점은 너무 고전적”이라며 “지금 바라보는 여성기업은 누군가의 엄마가 이끄는 기업으로, 엄마가 지닌 따스함과 세심함이 돋보이면서도 그 안에서도 굳건함이 느껴지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한 목소리가 됐을 때 그 힘이 더 강해질 수 있다. 그걸 위해 우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가 존재하는 것"이라면서 "지회는 여성기업이 부족하다 느끼는 부분을 채워주고, 혹여 부족한 것이 있었을 때 커버해 줄 수 있는 단체인, 결국 우리 지회가 여성기업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창업을 고민하는 예비 여성 CEO에게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언제나 실수는 발생할 수 있다. 무작정 창업하기보다는 본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시장에 대한 정보를 그 누구보다 자세히,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경험의 실수는 허용되지만, 절실함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실수는 없어야 한다.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 모두 성공을 기대하는데, 그 성공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허락된다”고 말했다. 또 “창업에 대한 고민이 들 때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나 지자체 등에서 진행하는 창업 교육이나 안내, 상담 등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런 주위의 도움을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차기 멋진 여성 CEO가 되는 데 귀한 밑거름으로 쓰이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고양~양주 ~의정부 교외선 12월 재개통 탄력

고양 대곡~양주 장흥~의정부(총 30.3㎞ 구간)를 잇는 교외선의 12월 재개통에 가속도가 붙는다. 경기도는 교외선 운행재개를 위한 마지막 단계인 청원건널목 시설보강공사 협약을 완료하고 교외선 운행차량 개량 계약 을 진행중이다고 13일 밝혔다. 철도차량개량 계약은 오는 20일 예정이며 지자체 관리 철도건널목(이하 청원건널목) 위수탁 협약은 지난달 31일 체결했다. 청원건널목은 고양 중대정리·성사리·선유2, 양주 삼하리, 의정부 신촌 등 총 5곳에 설치된다. 오는 9월까지 국가철도공단이 공사를 맡는다. 사업비는 총 29억원이며 고양특별시, 양·의정부시 등 3개 지자체가 해당 건널목의 수량 및 여건에 따라 부담한다. 교외선은 현재 전철 운행이 어렵고 운영비 절감을 위해 디젤기관차 2대, 객차 2대, 발전차 1대를 연결, 운행한다. 도와 3개 시는 무선중련제어방식 디젤기관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차량개량에 필요한 22억원은 도 30%, 3개 지자체 70%를 부담한다. 차량개량은 한국철도공사에서 맡는다. 경기북부권역을 동~서로 연결하는 교외선은 지난 1963년 8월 설치된 뒤 관광·여객·화물운송 등에 활용됐으나 2004년 운행 적자를 이유로 운행이 중단됐다. 이후 출·퇴근 불편 등 운행 재개를 요구하는 도민들이 많아지면서 경기도와 고양·양주·의정부시가 국회와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 협조를 받아 운행 중단 20년 만인 오는 12월 재개통하게 됐다. 당분간 평일·주말·휴일 등 하루 20차례 운행할 예정이다. 정차역은 대곡·원릉·일영·장흥·송추·의정부 6곳이다. 전 구간 기본요금 2천600원을 적용될 계획이다. 교외선 운행이 재개되면 대중교통 이동시간이 45% 감소(현재 90분→ 개통 이후 50분)될 것으로 도는 전망하고 있다. 박재영 도 철도항만물류국장은 “교외선은 수도권 순환철도망 완성과 GTX-A,C를 연계할 중요한 철도 인프라”라며 “교외선의 쉼 없는 운행을 위해 통근·통학 및 관광여행 시 도민들의 적극적인 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힘 인물난·민주 치열… 도당위원장 선출 ‘온도차’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신임 도당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온도차를 보인다. 지난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인물난을 겪는 반면, 민주당 도당위원장의 경우 오는 2026년 제9회 동시지방선거 공천권을 쥐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13일 지역 정가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 도당은 이달 안으로, 민주당 도당은 오는 8월18일 중앙당 전당대회 이전에 신임 도당위원장을 각각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선 현 송석준 도당위원장(이천)의 임기가 6월 종료되며, 후임자에는 김선교(여주·양평)·김은혜 국회의원(성남 분당을) 등이 거론된다. 그동안 도당위원장은 대부분 현역 국회의원이 돌아가며 맡아온 만큼 이 자리를 단 한 번도 맡지 않은 김선교·김은혜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총 60석 중 6석을 차지, 53석의 민주당보다 인력풀이 적은 데다 임기마저도 1년이다. 임기가 내년 중순까지인 신임 도당위원장은 흩어진 민심을 수습하는 역할만 담당할 뿐 제9회 지방선거의 공천권 등을 확보하지 못해 관심도가 덜 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김병욱 전 의원의 직무대행 체제인 민주당에선 이미 재선의 문정복 의원(시흥갑)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어 강득구(안양 만안구)·김승원(수원갑)·민병덕 의원(안양 동안갑) 등 재선 국회의원들이 타천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의 경우 통상적으로 재선 국회의원들이 도당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 도당위원장은 임기가 2년이기에 제9회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천권과 선출직에 대한 평가권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자기 사람 심기와 반대 세력에 대한 물갈이가 가능한 만큼 제7회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016년처럼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시에는 ‘친문’(친문재인)이 누구냐에 따라 표심이 좌우됐기에 이번에도 경선이 추진될 경우 ‘친명(친이재명)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명망 있는 원외 인사도 도전할 수 있으나 도당위원장은 상징성이 있기에 현역 국회의원이 물망에 오른 것”이라며 “거대 양당의 임기 여부를 떠나 다가오는 지방선거 준비가 도당위원장의 가장 큰 역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범죄자 전자발찌 ‘허술’… 구멍 뚫린 감시망 [집중취재]

출소한 범죄자들을 관리하는 전자발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해 감시에 구멍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가 수원으로 이사를 해 지역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지만 전자발찌의 허점으로 재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전자감독제도는 성폭력, 미성년자, 유괴, 살인 등 특정 범죄를 일으킨 범죄자들의 재범을 막기 위해 전자발찌 등 위치 추적 전자장치를 신체에 부착하는 제도로 지난 2008년 도입됐다. 법원으로부터 부착 명령을 선고받은 사람은 특정 장소 방문 금지, 특정 시간 외출 금지 등 특별준수사항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전자장치의 허점으로 감시망에 구멍이 난 상황이다. 특히 범죄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이상 세세한 이동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다. 범죄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집 밖으로 나가 건물 내에서만 움직인다면 이를 알 수 없다. 때문에 거주지 내에서 범죄가 다시 발생해도 이를 감지할 수 없다. 지난달 14일 수원으로 거주지를 옮긴 박병화는 현재 수원의 한 오피스텔(251세대)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 오피스텔 안에서 박병화가 집 밖으로 나가 다른 층에 들어가도 보호관찰관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박병화가 과거 혼자 사는 20대 여성들의 집에 침입해 성폭행을 저지른 것을 고려했을 때 현재 오피스텔 건물 안에서 다시 성범죄를 저질러도 알 수 없는 셈이다. 특히 전국의 범죄자들이 이러한 특별준수사항을 어긴 건수는 3만6천253건에 달한다. 최근 5년간 특정 장소에 접근 및 출입이 금지된 범죄자가 준수사항을 위반한 건수(전국 기준)는 2018년 6천842건, 2019년 7천357건, 2020년 6천817건, 2021년 6천609건, 2022년 6천120건이다. 최근에는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이 오후 9시 이후 야간 외출 금지 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를 어기고 집 밖으로 나와 징역 3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한 주거지를 한정해서 관리할 수 있다"며 “출입금지 등 준수사항을 위반하면 위치추적 관제센터에 경보가 발령되고 보호관찰관이 즉시 현장에 출동해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포의 ‘성범죄 이웃’… 주민들 오피스텔 ‘대탈출’ “박병화가 오피스텔 안에서 다시 성폭행을 해도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요?” ‘수원 발발이’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가 수원으로 거주지를 옮긴 지 한 달이 된 가운데 주민들은 여전히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 더욱이 박병화를 감시하기 위해 채운 전자발찌마저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8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오피스텔. 박병화가 입주한 오피스텔 인근엔 수원시가 설치한 24시간 초소와 순찰차, 기동순찰대 차량이 세워져 있었고, 주변에는 경찰이 2명씩 순찰을 돌고 있었다. 또 오피스텔 복도와 엘리베이터, 비상계단 등에 폐쇄회로(CC)TV가 추가로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해당 오피스텔은 주거복합 건물 특성상 상가가 있는 층마다 공중화장실이 있고, 지하 주차장이 6층까지 있어 CCTV 사각지대가 많아 범죄에 쉽게 노출돼 있었다. 특히 1층부터 4층까지 미용실과 피부과 등 상업시설이 입점해 있어 여성 유동 인구가 많고, 5층부터 20층까지 직장 등의 이유로 혼자 사는 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며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주민 A씨는 “박병화가 전자발찌를 차고 있다고 해도 한밤중에 바로 옆집에서 범죄를 저지른다면 모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두려운데, 밤에는 돌아다닐 엄두조차 못 낸다”고 토로했다. 실제 박병화 전입 후 이곳에 입주한 피부과의 매출은 한 달 전과 비교해 3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혼자 사는 여성들의 이사도 이어졌다. 이곳의 평균 월세가 70만원선에서 55만원까지 떨어졌지만 한 달간 월세 계약 취소 건수만 20건이 넘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박병화가 이곳에 산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월세 계약 취소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며 “월세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이사를 간 여성도 있고, 전세 계약을 했다가 500만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취소한 여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해당 오피스텔 측은 입주민들을 상대로 ‘박병화 거주가 공동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집합 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박병화 퇴거를 요청하는 집회 등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수원특례시 관계자는 “박병화 전입 이후 시민 안전센터 설치, 청원경찰 24시간 배치, CCTV 및 비상벨 추가 설치 등을 조치했다”며 “입주자 안심케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입주자와 면담을 통해 시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 제언 “출소 전후 성범죄자 관리 시스템 필요” 전자발찌의 허점으로 범죄가 계속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감시에 한계가 있는 전자발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체계적으로 성범죄자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전자발찌는 행동 감시가 되지 않아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는 행동 감시가 되지 않는 장치다. 외출을 한다고 해도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건물 내에만 있으면 사실상 외출 제한 시간에 이동을 하거나 또 다른 범죄를 저질러도 이를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사실상 완전한 밀착 감시가 어려우며 이를 악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현재 법으로서는 거주지 제한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출소하기 전후로 범죄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치료감호와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성범죄자들이 출소 후 사회에 나오기 전 성범죄를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제대로 된 치료를 받게 하거나 형기가 끝나더라도 시설에서 오랜 시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성범죄자들이 출소와 이사를 할 때마다 주민들의 불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주거지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다시 논의,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법무부는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로 지정할 수 있다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예고했지만 지난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는 세세한 이동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다. 결국 재범을 하지 않도록 보호관찰관의 계도와 상담 등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성범죄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거나 가족과 함께 살아도 재범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성범죄는 재범 위험이 높은 범죄인 만큼 법안을 개정해 출소 후 일정 시설에만 살 수 있도록 거주지 제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