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 베라 별세. 미국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가 향년 90세로 별세했다고 미국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는 명언을 남겼다. 베라는 1925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출생, 1946년 9월23일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1965년까지 현역으로 생활하며 2천120경기에 출전,타율 0.285(7천555타수 2천150안타), 358 홈런을 기록했다. 1948년부터 1962년까지 15시즌 연속 올스타에도 뽑혔고, 3차례(1951년, 1954년, 1955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에도 등극했다. 뉴욕 양키스는 베라가 주전 선수로 뛰는 동안 10번 월드리시즈 우승을 차지했다. 1964년 뉴욕 양키스 감독에 오른 뒤시즌이 종료되고 해고됐으며, 1965년 뉴욕 메츠에서 플레잉 코치로 뛰었다. 1971년에는 메츠 감독에 선임됐다. 베라는 메츠 감독 시절 명언을 남겼다. 1973년, 메츠가 시카고 컵스에 9.5게임 차로 뒤진 지구 최하위를 달리고 있을 때 한 기자가 그에게 시즌이 끝난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이는 현재까지 가장 유명한 야구 명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온라인뉴스팀
메마른 모래 사막에서도 굳건히 꽃을 피우는 선인장은 사막의 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엔 국내 토종 선인장도 해외 시장에서 이름과 위상을 떨치고 있다. 국내서 수출되는 선인장은 100% 우리 품종과 재배기술로 생산되는 접목선인장류. 198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 화훼 수출액이 저조하던 시절 선인장은 수출농업의 일등공신이었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국내 선인장 수출은 또 한번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 기술을 통해 세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갖추면서부터다. 선인장을 우리나라 화훼수출 시장의 선두주자로 이끈 일등공신에는 당연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가 꼽힌다. 경기도를 넘어서 국내 선인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선인장 연구의 메카, 도농기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알아본다. ■ 기술개발의 메카 지구촌 선인장 시장 주도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은 세계 수출시장의 70%를 차지하며 위상을 떨치고 있다. 미국, 네덜란드 등 선진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20개국에 수출된다. 최근에는 에케베리아 등 다육식물도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선인장은 지금 또 한 번 비상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12년까지 250만3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나타내며 정체기 국면을 맞기도 했지만, 다시 도약기를 맞고 있다. 2013년도에 382만8천달러로 최대 실적을 거뒀고, 지난해에는 11월 현재(2014년) 기준 54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수출 증가 요인은 수출 비중이 높았던 바로 수출 다변화에 있었다. 대부분 일본시장에 편중돼 있던 절화류에 반해 네덜란드, 미국 등 세계 20여개 나라로 수출 시장 다변화를 이룬 선인장은 엔저 현상을 꿋꿋이 이겨냈다. 또 우량 신품종 및 생산성 향상 기술을 통해 세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갖춘 것 역시 해외 시장에서 인기있는 이유였다. 여기에는 도농기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996년 선인장연구소로 문을 연 연구소는 새로운 선인장 품종 개발과 생산기술 개량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엔 선인장 다육식물연구소로 이름을 바꾸고, 선인장뿐만 아니라 다육식물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와 품종 개발, 개량, 보급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도농기원은 앞으로 고가 수출상품 전략으로 가시 없는 선인장 신품종을 개발해 후발 경쟁국인 중국과 기술 격차를 크게 벌리고, 수경재배와 같은 생산성을 높이는 신기술을 확대ㆍ보급할 계획이다. ■ 신품종 육성으로 노동력 상품화율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는 무엇보다 국내 선인장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 지난 1996년 개소 초기부터 구색이 선명하고 생산성이 우수한 비모란 신품종 육성을 목표로 매년 3~4종씩 지금까지 64품종의 신품종을 육성했다. 특히 수출용 접목선인장의 농가 재배기술은 2005년도에 생력트레이가 개발ㆍ보급되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맞는다. 기존에는 접목 후 토양에 심는 방법으로 내어다 심어 연작에 의한 지하부 줄기뿌리썩음병 등 토양전염성 병 피해가 크고, 고강도의 노동력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생력트레이가 보급되면서 줄기썩음병을 99%까지 예방했다. 정식 및 수확 노동력도 26% 절감하고, 상품화율은 25% 끌어올렸다. 또 생력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1995년부터 인공배지에 기초한 수경재배 기술연구를 시작, 1995년에 선인장 표준배양액을 선발하고 2004년까지 관비재배법을 확립했다. 2006년부터는 무배지 수경재배기술을 개발한 결과 생장촉진 물질인 아스파르틱산을 함유하는 전용 배양액을 특허 출원했다. 최근에는 수경재배 베드가 없는 농가의 시설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육묘상자를 이용한 상자 수경재배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수경재배기술은 관행 재배보다 노동력은 49% 줄이고, 생산성은 높인다. ■ 선인장 수출 상품화로 부가가치 창출 효자 이와 함께 도농기원은 다양한 선인장 수출 상품화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목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선인장 수출 상품은 대부분 반제품 상품으로 수확 후 뿌리를 절단하고 흙 등 이물질을 제거한 후에 포장상자에 넣어 수출하는 작업과정을 거친다. 기존의 반제품 상품은 수출단가가 낮아 이를 높이고자 부가가치가 높은 완제품 상품을 2000년대 중반부터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09년도에는 관상가치가 향상된 완성형 제품인 카멜레온캑터스를 개발했다. 2011년에는 친환경 종이 화분에 플로랄폼 배지를 사용하는 상품인 초콜릿캑터스를 개발해 수출 다양화를 꾀했다. 이 두 상품은 디자인과 포장재질을 일부 개선해 현재까지 접목선인장 완제품 수출의 주력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카멜레온 캑터스 상품은 크리스마스캑터스, 할로윈캑터스등으로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지역의 바이어 요구로 2013년부터 개발한 접목선인장 식재형 상품은 앞으로 수출 주력 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도농기원은 수입종묘 대체를 위한 난류 신품종 육성에도 도전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양란 온시디움 재배가 증가하면서 생산현장 애로를 해결하고자 중묘용 혼합 배지를 선발했고, 2012년에는 팔레놉시스 물 대기 재배 시 아스파르틱산의 생육 촉진 효과를 규명하고 전용 비료를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최근에는 팔레놉시스 재배에 사용하는 수태 배지의 공급부족으로 수입가격이 크게 상승해 저가의 대체 배지를 선발하기 위한 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 다육식물 개발 수출 쌍끌이 센터 활짝 도민에 가까이 다육식물은 실생번식이나 삽목, 엽삽을 통해 육묘 및 재배하는 분화작물이다. 다육식물도 최근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올랐다. 도농기원이 2000년대부터 다육식물 신규 품목에 대한 육묘방법, 품질 향상 기술, 이용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빛 을 발한 것이다. 도농기원은 2009년까지 다육식물의 소비확대를 위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했다. 꽃기린의 발근율 향상을 위한 적합상토를 선발, 기내 증식기술 개발, 다육식물의 실내공간 이용확대를 위한 적정광도 및 음이온 발생 효과 규명, 절화 및 건물녹화 소재 선발 등을 수행하며 다육식물 연구를 탄탄히 해왔다. 2010년 이후에는 벽면녹화용 식생판 모듈 개발, 영농활용 기술 등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국내 다육식물 생산 및 유통시장 확대 추세에 대응하고, 농가소득을 높이고자 꽃기린, 에케베리아, 칼랑코에, 세덤 등 다양한 작목의 신품종 육성연구를 수행하는 데 무엇보다 도농기원은 힘을 쏟았다. 꽃기린 신품종은 2000년 교배를 시작해 개화성이 우수한 꽃별을 2004년 육성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핑크마블까지 총 18품종을 육성했으며, 이 중 15품종을 현재 까지 농가에 보급했다. 특히 도농기원은 지난 5월 준공된 선인장ㆍ다육식물 유전자원센터를 개방해 도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선인장유전자원센터는 농업인과 도민의 체험학습장으로 무료 개방돼 선인장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첨단시설로 갖춰진 센터에서 선인장 유전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다양하고 희귀한 세계 선인장 유전자원을 수집한다는 계획이다. 이해길 도농기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장은 지속적으로 고품질 고부가 신품종을 개발하고, 수출과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지금 보고 있는 이미지는 김상돈 작가의 영상 작품 스틸 컷이에요. 2009년에 그는 ‘장미의 섬’이라는 프로젝트 작품을 기획했어요. 영상을 비롯한 오브제 설치 작품이지요. 그 중 ‘기념비’라는 영상인데 예전의 브라운관 TV를 뒤집어 진 의자에 올려서 보도록 했어요. 그런데 그 영상의 장면 중에 지금 이 장면이 나와요.장면의 앞뒤를 설명하면 황토 빛 노을을 배경으로 인천 자유공원에 서 있는 맥아더 장군상(1950년 당시 주한 UN군 사령관)이 보이는 것부터 시작해요. 자유공원의 계단을 오르다 보면 저 멀리서 맥아더 장군이 등장하는데 계단을 오르면 오를수록 그 상의 머리부터 기단까지 드러나는 상황이 연출되지요. 작가는 화면 가득 장군을 등장시킨 뒤, 그 상과 얼굴을 오버랩 시키며 이어지도록 편집했어요.그런데 거기서 끝나지 않고 맥아더 장군의 얼굴은 다시 어떤 그림과 오버랩 되면서 또 이어져요. 바로 이 장면이죠. 이 그림에는 맥아더 장군상과 장군상의 얼굴과 누군가의 초상화가 세 겹으로 붙어서 보여요. 겹겹을 이룬 이 장면의 이미지는 아주 천천히 넘어가기 때문에 관람객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잔상이 남지요. 물론 그렇다고 장면이 멈추거나 그러지는 않아요.이렇게 설명하고 나니 이 그림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지지요? 사실은 저 초상화 또한 맥아더 장군이랍니다. 뭐라고요? 맥아더 장군의 초상이라고요? 에이, 놀리지 마세요! 딱 보아도 북한 김정일의 얼굴인데, 설마하니 농담이죠? 네, 맞아요. 저 초상화는 인민복을 잘 차려입고 인민군 모자를 쓴 선글라스의 김정일 장군이 아니라 인천상륙작전과 수도 서울수복의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Douglas MacArthur, 1880~1964)이에요.동상의 잔상이 아닌 저 초상화의 실체는 인천의 어느 무당집에 걸린 ‘무속신’으로서의 ‘맥아더 장군님’이랍니다. 과거 위대한 장군들이 모속신으로 둔갑해서 모셔지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근대 서양의 장군이 토속적 무속신앙의 신으로 둔갑한 경우는 참 희귀한 일이에요.김상돈 작가는 우리 근현대의 삶에서 이처럼 무언가 초우주적이고 비현실적인, 그러나 그것으로서 비정상성의 근대적 황홀경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제작해 왔어요. 식민지 이후, 해방과 광복의 순간들로부터 폐허의 전쟁을 겪고 다시 근대화와 도시화, 산업화를 거치는 동안 우리 삶은 불연속적인 분절을 너무 많이 보았던 것 같아요. ‘장미의 섬’은 그런 분절들 사이에 여전히 떠 있는 섬일지 몰라요. 아직, 상륙도 수복도 없는 근대적 공간의 어디에.김종길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실장
오직 손으로만 만드는 시간의 예술, 보자기. 그리고 규방공예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내 유일의 규방문화 교육연구기관인 용인문화원 부설 규방문화연구소의 주최로 오는 10월1일부터 4일간 용인 포은아트홀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변인자 규방작가전, 삶을 바느질하다가 그것이다. 한국의 전통 침선방식에 근거한 한국형 손바느질 특별기획전으로 2015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의 선정작이기도 하다. 용인문화원 부설 초대 규방문화연구소장이기도 한 변인자 작가는 전국 규방공예 공모전 심사위원(2015), G20 SEOUL SUMMIT 세계정상회의 규방공예 작품전시(2010), UN 국제연합 규방공예 오브제 설치(2011) 등의 활동을 벌여 왔다. 전통 침선분야의 지도자로서 저서 <브랜드코리아>와 <규방공예>를 펴내고, 포털사이트에 <조각보>를 타이틀로 기고하는 등 규방문화를 알리기 위해 힘썼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그간 G20정상회의, UN국제연합행사 등 국제적인 자리에서 선보였던 유명작품과 미발표작을 함께 선보인다. 변 작가는 작품의 완성은 대중과의 공유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이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바야흐로 아이돌 빅뱅시대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스타가 탄생하고, 또 소멸한다. 각자의 매력도 이젠 식상하다. 음악도, 춤도, 개인기도, 심지어 얼굴마저 표준화됐다. 이런 범람의 시대, 군인 걸그룹(?)을 자처, 청순과 섹시가 점령한 아이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당찬 걸그룹이 있다. 데뷔 반년을 맞은 6인조 걸그룹 바바(BABA)다. 지난 16일 경기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등장부터 색다른 느낌이다. 국방색 민무늬 의상, 베레모, 각잡힌 경례. 지금껏 보지 못한 비쥬얼이다. 데뷔곡도 남다르다.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1969년 김추자의 히트곡의 리메이크했다. 워낙 유명한 곡이라 귀에 익지만, 걸그룹에는 낯선 곡. 그녀들의 선곡이유부터 궁금했다. 색다른 걸 찾고 싶었어요. 떠오른 게 밀리터리 컨셉트였죠. 저희가 데뷔할 당시 걸스데이 혜리 선배가 <진짜사나이>에서 여군으로 인기를 끈 시점이기도 했어요. 또 국군 장병에게 힘이 되고픈 마음도 있었고. 그래서 만장일치로 의견을 보고, 흔쾌히 곡을 받은게 시작이 됐죠.(푸름) 컨셉트에 따라 멤버들 개개인의 계급(?)도 있다. 푸름과 소미가 병장, 서애와 별하가 상병이다. 일병은 다율, 이병은 효아다. 계급을 나눈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경험과 연륜(?)으로 구분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다고 군 콘셉트에만 올인한 건 아니다. 정작 군대를 모를, 평균 나이 19.3세. 또래 걸그룹처럼 유쾌한 비트의 곡도 데뷔 앨범에 포함됐다. 치키타다. 입에 착착 붙는 치키타는, 귀여운 꼬마, 바나나라는 뜻이 담긴 에스파냐어다. 귀엽고 당찬 소녀들이 모였다는 의미로 붙인 제목이다. 보통 행사장에서 김상사와 치키타 두 곡을 불러요. 김상사를 부르실 땐 어르신들이, 치키타를 부를 땐 젊은 층이 좋아합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열광하는 걸그룹이 저희 목표입니다. 바바라는 이름도 모두가 봐봐 달라는 뜻으로 지었죠.(별하) 독특한 걸그룹이 있다는 소문에, 찾는 곳이 많다. 강원도 산골짜기 군부대 공연부터, 방송, 지방공연, 화보촬영, 안무ㆍ보컬 트레이닝까지 극한 스케쥴을 소화 중이다. 불러주는 곳, 팬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않고 달려간다. 인지도에 걸그룹의 생존이 달린 탓이다. 그래서 아티스트로서의 근성도 목표도 확고하고 명확하다. 주기(週期)가 빠른 아이돌 시장인 만큼 다음 앨범과 콘셉트를 고민하고 있다. 걸그룹의 느낌은 살리면서, 바바만의 색(色)을 보여주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올해 목표는 신인상입니다. 데뷔 꿈을 이룬 것처럼, 멤버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다면 이루지 못할 이유도 없죠. 앞으로 더더욱 성장할 바바의 모습을 기억하고, 또 기대해주셨으면 합니다.(푸름) 박광수기자
민주노총 총파업. 민주노총은 정부와 여당의 노동 개악 저지를 내걸고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앞에서 조합원 1만여명(경찰 추산 5천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로 도심 곳곳에서 차량들이 정체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현장에는 경찰의 캡사이신도 등장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54명을 연행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총파업 6대 요구 사항으로 ▲재벌에 사회적 책임 부과 ▲ 실노동시간 연 1천800시간 상한제 ▲ 최저임금 1만원 ▲ 상시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고용 ▲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 모든 서민의 사회안전망 보장 등을 내세웠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도 연가를 내거나 조퇴한 후 참여했다. 온라인뉴스팀
여정은 계속된다. 지난해 말 <화성소나타> 1권 출간 이후 2권을 거쳐, 이번 3권까지 화성 곳곳의 지역 문화와 역사가 소개된다. 화성 지역 토박이면서 화성시장을 지낸 우호태와 김영미가 펴냈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뉜다. 1부는 석천항에서 화성호, 궁평항을 거쳐 시화호와 제부도, 국화도에 이르는 화성 해안기행을 다뤘다. 화성에 소재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 대한 소개도 잊지 않는다. 공장 입구 앞에 놓인 거대한 수레바퀴 조각 하나를 놓고도 깊고 넓은 사유와 성찰을 해간다. 이 책이 기행문이면서, 동시에 인문학책인 이유다. 지명에 얽힌 이야기도 풀어간다. 석천항, 고온항 이름 하나하나에 얽힌 비화와 그 안에서 조용하게 소용돌이치는 문화와 인간까지 함께 다룬다. 또 역사와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매향리도 빠짐없이 조망한다. 2부에서는 발안과 조암기행을 떠난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조용하게 맥을 이어가고 있는 지역사회의 모습을 그리는 데 중점했다. 31운동 순국 기념관을 지나면서 아픈 역사 속에 희생당한 영웅과 넋을 추모한다. 글과 함께 곁들여진 사진을 보면서 화성 곳곳에 숨은 명소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풍부한 자료 조사와 저자 본인의 경험, 섬세한 현장묘사로 마치 옆에서 이야기하듯 쏙쏙 들어온다. 꼭 화성시에 거주하지 않아도 이 책은 의미있다. 오랫동안 한 지역에 거주한 지역민의 고민과 소망은 독자 각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값 1만2천원. 박광수기자
고향 체코의 한 기차역에 내린 한 노부인이 소녀 시절 그 마음의 눈으로 옛 광경을 더듬으며 한 걸음씩 내딛는다. 열렬히 사랑하는 유대인 부모가 있는 화목한 가정의 소중한 딸로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전쟁은 소녀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늙어서 뒤늦게 찾아간 고향집 앞, 문 밖으로 나올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현실에 주저 앉아 떠올린다. 그 모든 일이 어떻게 일어난 거였지. 제2차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 1945년 전쟁 후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강제수용소가 해방되기까지, 무려 600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이 살해당했다. 이 극단적 광기와 폭력에서 살아남은 즈텐카 판틀로바의 이야기를 담은 <깡통 반지>(책이있는마을 刊)는 저자가 몇 십 년 만에 고향땅을 밟는 것으로 시작한다. 즈텐카는 자신이 인내한 고통을 소박하고 담담하게 전달, 끝없는 시련에 병약한 피해자가 아니라 그럼에도 인간적 존엄성을 간직한 자신을 드러내는 지점이 돋보인다. 이 같은 종류의 책은 가해자의 잔인성을 규탄하기 위해 피해자의 상흔을 매우 크게 부각시켜 보여주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영국 트라우마 센터 소장인 레노스 K 파파도파우러스 박사는 추천사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치료 목적으로 쓴 밑그림이 아니라 수년에 걸친 자기진단을 통해 벼린 원숙한 숙고의 소산이라고 평했다. 이 책은 또 전후 70여 년이 되어간다는 점에서 생존자가 쓴 마지막 책일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류설아기자
안산문화재단(대표이사 이규동)이 오는 10월30일까지 제3회 창작희곡을 공모한다. 당선작에는 1천만원의 고료를 지급, 해당 작품을 내년에 연극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재단은 앞서 2011년부터 격년제로 희곡을 공모해 무대에 올린 바 있다. 공모작은 미발표 순수 창작품으로 안산을 배경 또는 소재로 하는 100분 내외의 희곡이면 된다. 접수서류는 공모신청서 및 작품개요서 각 1부, 창작희곡 원고 사본 4부, 창작원고 원고 파일 1개 등이며, 방문 또는 우편 접수 가능하다. 제출서류 서식은 재단 홈페이지 (www.ansanar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계자는 안산을 소재와 배경으로 하고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작품들이 많이 접수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031)481-4026 류설아기자
경제는 패러다임이다. 위기 이후 흐름이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의 대립 이후 수정 자본주의 이론이 득세했고, 수정 자본주의가 한계에 다다르자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점령했다. 자본주의 이후 자본주의. 그 대변환의 사이에는 수많은 이론가와 그 인물이 나눈 치열한 논쟁의 역사가 자리한다. <혁신가 경제학: 시대의 흐름을 바꾼 혁신가 열전>(창비 刊)은 우리 사회 대안적 경제모델을 연구해온 한신대 글로벌비즈니스 학부 이일영 교수의 책이다. 학교와 생활현장을 넘나들며 혁신을 주제로 한 강의 내용을 토대로 했다. 이 책에서 경제학 역사의 수많은 인물과 논쟁을 다루면서 주류경제학과 맑스주의를 넘어서는 이론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들을 끌어온다. 그리고는 새로운 결합과 연결로서의 혁신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주체로서의 혁신가를 제시한다. 혁신은 경영학에서 자주 이야기되지만 경제학에서는 중요한 취급을 받지 못했다. 혁신을 처음으로 경제학 테두리 안에 들여온 이는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 1883~1950)다. 그는 혁신을 창조적 파괴 행위를 통한 새로운 결합(new combination)으로 정의하고, 자본주의 체제 내 기업가(entrepreneur)에게서 새로운 결합을 행하는 혁신가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를테면 신제품 발명, 새로운 생산방법 도입, 새로운 시장 개척, 새로운 원료공급처 확보, 새로운 산업조직 구성 등이다. 새로운 결합에 주목한다면 슘페터의 혁신가 개념은 자본주의 바깥으로도 확장해볼 수 있다. 혁신과 관련해 이 책에서 주목하는 또다른 개념은 연결 혹은 네트워크(network)다. 경제학자보다는 사회학자들이 주로 관심을 보인 네트워크는 시장과도, 기업 같은 위계조직과도 구분되는 조직형태다. 네트워크는 수평적인 관계를 기초로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선호되는 지점들이 생겨 네트워크 안에서도 불평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런 선호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거기서 이탈하는 힘이 작용해 다시 일정한 수평성을 유지하게 된다. 한국사회의 경우 국가주도 경제성장의 관습이 남아 있어 수직적위계적 성격이 강하다. 정부의 공권력 남용과 대기업의 갑질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이를 수평적분권적인 네트워크 형태로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혁신가 경제학>은 혁신에 관한 이론적 논의를 다룬 제2부, 그리고 혁신을 이룬 대표적 혁신가 사례를 다룬 제3ㆍ4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혁신의 이론은 슘페터부터 피터 드러커, 칼 폴라니, 로널드 코즈, 네트워크 사회학까지 다양하게 참조한다. 박광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