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작은도서관’이 재정난으로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도의 지원까지 줄어들면서 악순환에 빠졌다.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작은도서관은 지난 2019년 1천634곳에서 2021년 1천524곳으로 감소하면서 전국 17개 시·도 중 폐관 수가 가장 많다. 전국의 작은도서관은 같은 기간 224곳 문을 닫았는데, 그 중의 절반인 110곳이 경기도에서 없어진 셈이다. 작은도서관은 ‘규모 33㎡ 이상, 도서 1천권 보유, 열람석 6석 이상’을 갖춘 소규모 도서관으로, 공공도서관이 없는 지역에서는 책과 독자들의 거리를 줄이며 주민 여가활동의 장으로 이용되는 한편 저출산 시대에 어린이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도내 작은도서관이 근무인력조차 구하지 못하는 형편에 놓였다. 용인특례시의 A작은도서관은 자원봉사로 근무하던 사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만두면서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해 3월 문을 닫았다. 성남시의 B작은도서관 역시 1년에 1천명의 주민들이 이용하며 10년간 자리를 지켰지만, 매달 100만여원의 운영비와 인건비를 내지 못해 지난해 2월 폐관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도는 올해 ‘작은도서관 운영 내실화 사업’ 예산을 15억3천만원으로 편성하며 지난해 23억5천만원보다 35% 감액했다. 특히 작은도서관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조성 사업’은 지난해 11곳을 지원하던 것에서 올해 5곳으로 줄였다. 도는 수요조사를 통해 5곳의 기초지자체만 작은도서관 조성에 희망을 했다는 입장이지만, 기초지자체는 추가 재원의 부담이 커 애초 사업에 참여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도내 기초지자체는 올해 도의 작은도서관 조성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도에서 지원받는 8천만여원을 제외한 2억여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책 구매비, 정보통신 공사비 등을 기초지자체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운영 지원 사업’ 예산도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4천만여원 감소했다. 도는 지난해 686곳의 작은도서관에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했지만 올해는 656곳을 지원할 예정이다. 성남시의 한 작은도서관 관장은 “성남시 전체 작은도서관의 책 대출 수는 1년에 25만4천권에 달하지만, 성남 공공도서관 16곳 중 9곳은 대출 수가 25만권 미만인데도 3배의 운영비를 지원받는다”며 “존폐기로에 선 작은도서관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매칭사업이다 보니 시·군의 수요와 재정 여건에 따라 줄어든 부분이 있다”며 “작은도서관의 원활한 운영 등을 위해 사업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 대해 “검찰이 진술을 고의 누락했다. 모든 수단을 강구해 검찰의 조작 수사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용 전 부원장에 불리한 진술만 가지고 ‘짜 맞추기 조작 수사’를 벌였다는 정황까지 나왔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대책위는 지난 21일 김용 전 부원장의 공판에 유동규의 동업자였던 정민용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한 것을 언급했다. 대책위는 “정 변호사는 김용 전 부원장이 유원홀딩스 사무실에 찾아온 걸 봤다면서, 김 전 부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유동규의 주장을 뒷받침해온 인물이다”면서 “하지만 정작 재판에서 정민용은 김용 전 부원장이 돈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 나갈 때) 어느 정도까지 봤느냐’는 질문에 ‘블라인드에 가려 허리 아래까지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고, 그 상황에서 돈이 든 쇼핑백을 들고 가는 것은 못 보았다고 진술했다. 대책위는 “충격적인 사실은 정민용이 검찰 조사에서 이를 명백히 밝혔음에도 검찰 조서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누락됐다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변호인의 거듭된 질문에 정민용은 ‘검찰에서도 돈이 든 쇼핑백을 가지고 간 것은 못봤다’는 말은 분명히 했다고 했고, 이에 변호인은 ‘(그런 내용은) 아무리 찾아도 검찰 조서에는 없다’고 지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책위는 “재판장도 의아했던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검찰 조서에) 증인이 저 질문에 대해 김용이 돈 받으러 온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어서 유심히 지켜봤고 사무실 나가는 모습까지 지켜봤다는 게 한 문장 답변으로 되어 있다’ ‘답변의 뉘앙스가 들어오는 것도 보고 나가는 것도 정확히 봤다, 나갈 때 돈을 숨겨서 볼록하게 가져간 걸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깔린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판장은 ‘그 같은 모습을 본 게 없다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정민용은 ‘블라인드 쳐져서 상반신을 못 봤다고 (검찰에) 말씀드렸다’고 답했다”라고 부언했다. 또 대책위는 “검사가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발견했다면 이를 법원에 제출해야한다는 것은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검사의 의무이다”면서 “검찰은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이에 반대되는 진술을 고의로 누락하며 오히려 그 진술에 맞춰 유동규의 진술을 유도하고 ‘짜 맞추기 조작 수사’를 벌인 것이 아닌지에 대해 낱낱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남양주시립박물관 수장고가 8년째 포화 상태인 것으로 확인(경기일보 2월1일자 10면)된 가운데 남양주시가 수장고 공간 확보 추진을 본격화한다. 25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이하 복지위)는 최근 시민이 양질의 문화생활을 누리기 위해 어떤 지원정책이 필요한지 확인하기 위해 시립박물관을 방문해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현재 포화 상태인 수장고의 공간 효율성을 위해 수납체계를 변경키로 결정하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복지위에 추경을 요청했다. 복지위는 시의 요청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김영실 위원장은 “박물관이 시민에게 휴식과 교양을 제공하는 문화 중심 시설로 발전하길 기대한다”며 “다시 찾고 싶은 남양주 관광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복지환경위 동료 의원들과 함께 박물관들을 눈여겨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와부읍에 위치한 시립박물관 수장고에 수용 가능한 유물 8천992점이 지난해 이미 모두 차면서 수용률 100%에 달했다. 특히 택지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점점 늘고 있지만 박물관 부지가 개발제한구역 등 규제로 추가적인 증축이 불가능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시는 지난 2018년 수장고 1곳을 추가로 증축해 운영 중이지만 유물량 대비 수용공간이 여전히 부족해 포화 상태가 8년째 반복되고 있다. 시립박물관이 보관 중인 유물은 남양주역사박물관이 기존에 보관 중이던 유물 2천673점으로 시작해 2019년 5천198점, 2020년 5천199점 , 2021년 8천1점, 지난해 8천992점 등으로 대폭 늘어났다. 시 관계자는 “수납체계 변경은 물론 현장을 돌아다니며 외부 수장고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며 “시민에게 질 높은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복지위 요청에 따라 해설사 양성 교육도 준비 중이며 박물관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성 비봉고 동문인 조용철 대한유도회장, 심완보 한국초·중·고유도연맹 회장이 ‘유도인의 훈장’인 (재)한국유도원 공로연금 수혜의 영광을 안았다. (사)대한유도회(회장 조용철)와 (재)한국유도원(이사장 김정행)은 25일 오전 경북 문경실내체육관에서 대한민국 유도 발전을 위해 헌신한 유도인들 가운데 총 18명을 선정해 ‘유도인 공로연금증서 수여식’을 가졌다. 먼저 대한유도원은 1984 LA올림픽과 1988 서울올림픽서 연속 동메달을 획득하고 1985 세계유도선수권대회 +95㎏급서 금메달을 차지한 조용철 회장과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전기영 용인대 교수(IJF 심판위원장), 김상철 전 아시아유도연맹 경기위원장에게 국위선양 공로연금 증서를 전달했다. 또 화성 비봉고에서 우수선수 육성에 힘써온 심완보 초·중·고연맹 회장과 의정부 경민중·고 유도부 감독,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서정복 경기도 회장을 비롯, 이용덕 전 남양주시청 감독, 강형원 전 대한유도회 부회장, 이무희 전 초·중·고연맹 회장 등 5명은 우수선수 육성 유공자 연금을 받았다. 김진도 대한유도회 명예회장과 정태섭 전 강원도 회장, 이선형 대한유도회 KATA 부위원장(수원 영통유도관장) 등 3명은 저변확대 유공자, 문원배 동아시아연맹 심판위원장과 임종안 전남유도회장, 노승찬 충북유도회 상임부회장은 유도회관 건립유공자로 연금을 받게 됐다. 한편, 대한유도회도 김정행 대한체육회 명예회장과 여규태 전 대한유도회 부회장, 김위생 전 용인대 학장, 남종선 전 용인대 무도연구소장 등 4명을 공로연금 수혜자로 선정해 이날 증서를 수여했다. 앞서 한국유도원에 유도발전기금 1억원을 쾌척, 공로연금의 초석을 다진 전한식 유도 원로에게는 감사패를 전했다. 조용철 대한유도회장은 “평생 유도인으로 살아오면서 공로연금 수혜자로 선정돼 큰 영광이다”라며 “앞으로도 한국 유도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해 더 많이 일하라는 격려로 여기고 유도인의 화합과 우수선수 발굴·육성, 생활체육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심완보 초·중·고연맹 회장은 “어려서 유도를 시작한 후 가장 보람되고 영광된 순간이다. 모교인 비봉고의 유도 발전은 물론 국내 초·중·고 유도 발전을 위해 힘닿는데까지 열심히 봉사하겠다”다고 수혜 소감을 전했다. 이날 유도인 공로연금증서 수여식에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장재근 국가대표 진천선수촌장, 신현국 문경시장, 김점두 경상북도 체육회장, 홍석보 일지학원 이사장 등이 참석해 연금 수혜자들을 축하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지인인 중년 여성을 화물차로 들이받아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63)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충돌 직전 차량 후미등이 켜진 점, 횡단보도 끝 지점에 스키드 마크가 발생한 점 등을 보면 피고인은 충돌 직전 차량의 제동을 시도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데 큰 장애 사유가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확정적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2일 오후 5시 52분께 인천 서구의 한 인도에서 1t 트럭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B씨(55)를 차로 들이받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시속 18.5㎞로 달리던 트럭에 치여 골반부 등을 크게 다쳤고, 전치 16주의 중상을 입었다. A씨는 B씨와 함께 트럭을 타고 가다가 주유소에서 주유비 결제 문제로 다투을 벌였고, B씨가 화를 내며 차량에서 내려 신용카드를 회수한 뒤 반대 방향 인도로 걸어갔다. 검찰은 A씨가 이 과정에서 화가 나 B씨를 쫓아간 뒤 가속 페달을 밟아 돌진했다고 봤다. 하지만 피고인 측은 B씨와 다툼으로 화가 난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를 차량으로 충격할 생각이 없었으며 과실로 피해자를 들이받았다고 주장했고, 법원이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경기지역에서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3천118명이 나왔다. 25일 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발생한 도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천118명으로 전날인 23일 3천45명보다 73명 감소했고, 한 주 전 같은 금요일이었던 지난 17일 2천637명보다는 481명 증가했다. 이날까지 도내 누적 확진자는 831만4천777명이며, 사망자의 경우 1명이 발생해 누적 8천358명이 됐다. 시·군별 확진자는 수원특례시가 30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용인특례시(279명), 성남시(277명), 화성시(254명), 고양특례시(240명), 남양주시(189명) 등이 뒤를 이었다. 가평군(14명)·이천시(59명)·하남시(98명) 등 20개 시·군은 100명 미만으로 나왔으며 특히 연천군(8명)은 한 자릿수였다. 도내 코로나19 전담 병상(280개) 가동률은 46.4%로 전날(46.8%)보다 0.4%포인트 떨어졌고, 이 중 중증환자 병상(106개) 가동률은 33.0%로 전날(33.9%)보다 0.9%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의힘은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인천 계양을)에 대한 당무위원회 결과에 대해 말을 바꾼 김의겸 대변인을 두고 “잔 기술자 말고, ‘타짜’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시라”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근 22일 김의겸 대변인은 이 대표 검찰 불구속 기소가 정치탄압이라고 판단한 당무위 결정을 ‘반대 없이 통과했다’고 브리핑했다가, 기권했던 전해철 의원의 항의를 받고 브리핑을 번복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김의겸 대변인은 ‘그 정도 잔기술은 정치권에서 통용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면서 “이 대표의 당직 개편안에 김의겸 대변인도 포함됐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어쩌면 김의겸 대변인 교체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라고 공격했다. 이어 그는 “김의겸 의원은 대변인에 임명된 후 거듭되는 일탈을 일삼았다. 일탈에도 김의겸 대변인이 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그가 이 대표 방탄에 누구보다도 앞장섰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 대한민국 정치를 혼탁하게 만드는 진짜 주범은 방탄갑옷의 ‘입’ 역할을 하며 ‘잔기술’이나 부렸던 김의겸 대변인이 아닌, ‘몸통’이자 이판의 설계자, ‘타짜’ 이 대표이기 때문이다”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대표는 더 이상 국민들을 우롱하지 말고, 지금 당장 당 대표직에 물러나시라. 그리고 앞으로 있을 재판에나 집중하길 바란다. 이제 그만 떠나야 할 때임을 인정하시라”라고 공격했다.
25일 오전 인천 중구 월미공원 양진당에서 열린 '전통 장 만들기' 에서 시민들이 항아리에 메주를 담그고 있다. 3년 만에 진행한 이날 행사는 오는 5월 20일에 ' 장 가르기'를 하고 내년 1월 말 장을 담을 계획이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임기 만료를 10개월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25일 공항공사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24일 국토교통부에 다음 달 말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 사장은 “공항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4월 (공공기관) 경영평가 이후 용퇴를 하겠다”며 “구체적인 입장은 다음 주 중에 밝히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지난 2021년 2월 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내년 2월1일까지다. 김 사장은 서울 충암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33회에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국토부 국토정책관과 기획조정실장, 차관을 역임했다. 김 사장은 내년 4월 총선 때 충북 충주선거구 출마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지난 1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 그만이지, 그게 일본 것이든 아니든 뭐가 중요한가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국내 비판적 여론이 커지는 것과 달리, 일본 제품을 내세운 유통가나 극장가 등은 활기를 띠는 등 더 이상 ‘노 재팬’은 없는 모습이다. 24일 성남의 한 대형백화점 내 일본의 패션 브랜드인 ‘유니클로’ 매장. 매장 안에는 셔츠, 자켓 등 형형색색의 봄 상품이 진열돼 있었고, 이곳을 방문한 30여명의 손님들은 옷을 입어보기도 하며 꼼꼼히 제품을 살펴보고 있었다. 지난 2019년 들끓었던 ‘노 재팬’ 운동 당시 국내 유니클로 매장들은 직격탄을 맞았고, 전국 매장 수는 190여개에서 지난해 130여개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당시와 같은 ‘노 재팬’ 분위기는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유니클로 매장의 맞은 편에 있는 일본의 생활용품·의류·가구 브랜드 ‘무인양품’에서도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침구류를 사러 왔다는 이명환씨(32)는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도 저렴하고, 내구성도 좋으면 그만”이라며 “정치와 민간 교류는 구분돼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점가에서도 ‘노 재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성남의 한 서점에선 슬램덩크 만화책과 일본 작가들의 추리소설 코너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특히 지난 1월 ‘슬램덩크’는 개봉 당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날 해당 서점에 시리즈 별로 진열돼 있던 슬램덩크 만화책들은 손님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시들해진 ‘노 재팬’ 분위기는 극장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CGV 수원점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러 온 20~30대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해당 영화는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약 220만명을 동원했고, 지난 24일 기준 16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다.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온 김현정씨(23)는 “영화 ‘너의 이름은’부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를 좋아해 이번 영화도 보러 왔다”며 “일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건 정치의 영역일 뿐, 일본 영화든 아니든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 그만”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며 도쿄나 오사카 등 일본의 주요 관광지로 여행을 가는 한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147만명 중 한국인은 56만8천명(38.5%)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노 재팬’ 분위기가 사라진 이유 중 하나로 ‘효용성’을 꼽았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19년 당시 '노 재팬' 운동의 경우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를 수치 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일본에 의한 국내 피해가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이라 ‘노 재팬’ 운동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특히 젊은 세대들은 정치적, 역사적 관계와는 무관하게 개인의 효용성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