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대교·미사대교 아래 수백t 폐선박·건자재 수장

방류 줄이자 콘크리트·철근 둥둥… 상수원보호구역 수질 악화 지적

한강 상수원보호구역에 있는 팔당대교와 미사대교 수중에 시공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설 자재와 한강종합개발사업 관련 골재 채취 때 쓰인 폐선박 등이 수장돼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환경 당국은 해마다 이 일대에 대해 수질정화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19일 한강유역환경청(한강청)과 하남시 등에 따르면 두 대교가 위치한 팔당댐에서 잠실수중보 구간(25㎞)까지에는 서울시와 하남시, 남양주시 등의 수돗물 취수장 10여 곳이 몰려 있다. 이에 한강청은 해마다 인근 지자체와 군(軍), 민간 잠수사 등을 동원, 수중 및 수변 쓰레기 정화작업을 벌여오고 있다. 

한강청은 지난해 10월 팔당댐 하류 800m 지점에서 지난 1972년 팔당댐 건설 당시 홍수로 침몰당한 폐선박(중량 5~7t) 1척을 인양한데다 팔당대교 하류에서 지난 1991년 팔당대교 붕괴사고로 추락한 H빔 1개 등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23t의 수중 쓰레기를 수거했다.

 

그럼에도 갈수기를 맞아 팔당댐에서 방류를 줄이자 팔당대교 밑에 수장된 건설 자재용 H빔(길이 약 10m)과 철근, 콘크리트 덩어리 등 폐 건설 자재들이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여기저기 떠올랐다. 지난 1991년 3월 팔당대교 건설 당시 가설 철제빔이 강풍에 부러지면서 발생한 상판 슬라브구조물 등 수거하지 못한 건설 자재들로 추정된다.

 

수중정화활동에 여러 차례 참여해 온 김재원 한국잠수협회 구리ㆍ남양주지회장은 “아직도 팔당대교 교각 수중에는 붕괴 당시 떨어진 H빔과 철근, 폐 콘크리트 덩어리 등이 적게는 수십t에서 많게는 수백t 정도가 수장돼 있다. 지난 2009년 7월 개통된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구간 중 가장 긴 미사대교 교각 수중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사대교 하류 1~2㎞ 지점에는 100t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형 골재 채취 바지선, 팔당대교 하류에는 중ㆍ소형급 폐선박 2~3척이 수장돼 부식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강청 관계자는 “폐선박과 폐 건설 자재 등의 인양에는 많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관련 연구조사 결과와 연계해 소요 예산을 산출, 확보한 뒤 수중정화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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