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변신은 무죄] 우리나라 커피 역사
[카페의 변신은 무죄] 우리나라 커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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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부터 시작된 진한 유혹… 커피와 사랑愛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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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60년대 명동 거리의 다방들 청동다방·갈채다방 (EBS 명동 백작 캡쳐)
카페는 한때 우리에게 ‘다방’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했다.

LP 판을 띄운 턴테이블에서 지지직거리며 나는 음악 소리, 홍차와 커피. 커피숍과 카페라는 명칭이 늘어나며 다방은 이제 어느 시골길에서나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도시에선 카페가 즐비하게 됐다. 

명칭은 시대를 따라 바뀌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청춘남녀가 사랑을 싹 틔우는 장소로 존재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카페의 역사는 어떻게 될까. 다방은 언제 처음 생겨났으며, 언제부터 어떤 이름으로 시작해 프랜차이즈를 거쳐 특색있는 카페로 우리 삶에 파고든 것일까. 카페의 역사를 따라가 본다.

■ 신라시대 다도에서 출발…국내 최초의 다방은 1888년 대불 호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한국 카페의 역사는 7세기 중엽의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7세기 중엽 신라시대 건립된 것으로 추측되는 ‘다원’이라고 표기된 ‘한송정’은 당시 화랑들이 다도를 즐기는 장소였다. 이후 통일신라 시대 최고의 다원으로 알려진 ‘다연원’이 세워졌는데 연못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었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다방이라는 명칭이 고려시대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고려시대에 차와 술, 과일 등에 관한 일을 도맡는 국가기관으로 ‘다방’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다. 이후 조선시대엔 관사로 외국 사신들의 접대 장소로 쓰였지만, 차보다는 술을 권하면서 다방 대신 술집이 발달했다. 결과적으로 커피의 보급 이전, 한국의 전통사회에서 다도문화 또는 다방은 일부 계층만이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대중화되지 못했다.

구한말, 개화와 동시에 커피가 보급되면서 다방 역시 함께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1888년 한국 최초의 근대식 호텔인 ‘대불 호텔’ 내의 호텔 다방이 국내 최초의 다방으로 알려졌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중국인 이태가 운영한 스튜어드호텔의 호텔 부속 다방도 있었다. 당시 백성은 그제야 소문을 통해 ‘가배차’ 또는 ‘양탕국’이라고도 불렸던 커피의 존재를 알게 됐고, 거리에는 다방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 일제 강점기, 지식인들의 치유 공간 ‘다방’
일제 강점기는 한국이 일본의 지배하에 있었던 만큼, 다방은 주로 일본인이 운영하고, 이용 계층 역시 한정적이었다. 1920년대부터 서양 신문물의 유입과 함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일본인 청년, 사교계 인사, 일본 유학을 다녀온 엘리트 계층, 문화예술인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일본인 위주의 다방들 사이에서 한국인이 경영하는 최초의 다방 ‘카카듀’가 1927년 문을 열었다. ‘카카듀’는 한국 최초의 영화감독 이경순이 개업한 다방으로, ‘카카듀’라는 이름은 프랑스 혁명 때 경찰의 눈을 피해 모이는 비밀 아지트인 술집이름 ‘카카듀’에서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영화감독이 경영하는 다방이어서 그런지 종종 전람회, 문학 좌담회 등의 문화예술 행사가 열렸다.

재미있는 점은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외상을 베풀던 ‘멕시코’가 1931년 8월 영업을 잠시 중단했던 때의 당시 자본금이 1천400원이었는데 외상값이 3천500원이었다고 한다. 또 천재 시인 이상(김해경)도 1933년 서울 종로에 ‘제비’라는 다방을 운영했다. 

이곳은 소설가 김유정, 박태원, 화가 구본웅 등 작가들이 단골손님이었다. 이렇듯 1930년대의 다방은 문화·예술인과 지식인들의 모임 장소로서 자리 매김하고 있었으며 일제치하의 시대적 아픔을 치유해주는 공간이었다.

■ 해방 이후, 현대의 카페 문화에 이르기까지
해방 이후의 다방은 또 다른 문화적 성격을 나타냈다. 문화인들의 중심공간으로서 다방은 1960~1970년대에 시화전, 미술 전시회, 연극 공연 등이 열리는 문화공간과 동시에 사교의 장으로 거듭났다. 다방은 다시는 커피만 마시는 곳이 아닌 문화를 공유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휴식의 장소가 됐다.

1960년대 서울 대학로에 있는 ‘학림다방’이 그 대표주자로, 당시의 다방문화를 이끌었다. 그 후 1970년대에는 다방에 DJ까지 등장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다방으로 전성기를 보냈다.

1980년대 후반기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대중적인 커피전문점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카페문화의 태동기를 맞이했다. 어두운 분위기의 다방에서 좀 더 밝고 공개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에스프레소 커피의 수요가 생겨나며 오늘날과 같은 커피전문점이 들어섰다.

1998년 6월 할리스커피 강남점이 들어선 이후, 1999년에는 이화여자대학교 인근에 1호점을 낸 스타벅스 등 외국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국내에 입점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수습 유소인ㆍ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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