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이어… 한전, 전기 공사비도 600억대 체불

전기공사협회 소속 460여곳 중 100여곳 설문
준공 2개월 지나도록 한 푼도 못받은 업체도
2차 협력사까지 줄도산 위기… 한전 “단계적 처리”

국내 대표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KEPCO)가 선로포장공사를 수주한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원사들에 선금 등 각종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장기 체불(본보 6일 7면)한데 이어 한국전기공사협회 소속사들에도 장기 체불한 대금이 600여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한국전기공사협회에 따르면 한전 배전 협회 소속 협력회사에 미지급된 공사대금이 지난 9월 말 현재 약 600억여 원 규모로 파악됐다. 이는 협회측이 지난 8월30일~9월4일 최근 3년간 전국 지역본부와 지사를 포함한 한전과 계약한 업체 총 460여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100여 업체를 대상으로만 파악한 결과이다.

 

협회측은 “600여억 원은 전체 업체 중 4분의1에 불과한 숫자로 미응답한 나머지 360여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한전이 장기 체불한 공사 대금(선금, 기성, 준공대금)은 약 1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전이 발주한 ‘김포지사 배전센터 조성공사’를 한전인천지역본부로부터 4천800만 원에 수주한 C건설은 지난 7월 계약후 곧바로 착공해 9월 준공했으나 2개월째 공사대금을 한푼도 받지 못했다.

 

또 ‘시흥시 서해안로 지중화공사’를 한전 인천지역본부로부터 5억5천여만 원에 계약한 S사는 지난해 11월 계약과 착공을 진행해 올해 2월 준공시켰다. 공사도중 금액이 8억5천여만 원으로 증액변경계약이 체결됐으나 90% 수준인 7억7천여만원을 지급받고는 현재 공사가 중지된 상태다.

 

한전 배전 협력사들은 “수천만~수억 원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고 장기 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중소업체들은 2차 협력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장비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대출은 물론 사채까지 끌어 쓰고 있다”며 “회사가 부도나기 전에 한전이 무슨 대책을 세워줘야 되는 것 아니냐”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전기료를 제때 인상하지 못하고 동결되고 있어 업체들에게 지급해야 할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미지급금은 추석 전 일부 처리했으며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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