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다문화마을특구 연장] 국내 유일 다문화특구… ‘문화 다양성’이 도시 경쟁력

108개국 8만6천여 명 외국인 거주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 불어넣어
市, 안정적 정착 위해 다각적 지원 다문화특구 5년 연장, 예산 156억↑ 고려인 문화센터 등 신규사업 추진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특구에 위치한 다문화 음식거리에 외국인들이 몰려들어 활기차게 그들의 문화를 만끽하고 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특구에 위치한 다문화 음식거리에 외국인들이 몰려들어 활기차게 그들의 문화를 만끽하고 있다.

안산시가 인권과 다양성이 함께 존중되는 ‘열린 다문화 도시’로의 면모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에서 다문화마을특구 운영을 5년 연장하고, 예산 또한 156억 원이 증가해 앞으로 5년간 다문화도시의 새로운 모습을 그려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지역이 다문화특구로 지정된지 10년을 맞은 현재 국내에는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이 2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안산시의 경우 가장 많은 규모의 외국인들이 집중 거주하는 지역이다. 특히 주말이면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특구 지역에는 전국 각지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나 그들만의 문화를 만끽하기 위해 안산으로 모여 든다. 거리의 간판에서부터 수많은 외래어와 낯선 문자들이 섞여 새로운 활기를 만들어내는 안산 다문화마을특구. 대한민국 유일의 다문화마을특구를 경험할 수 있다.

■ 108개국 8만6천여 명의 외국인 거주… 국내 유일 다문화특구 지정

안산시는 한국 근대화의 특성이 압축된 도시로 표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국내 산업화와 함께 해온 도시다.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온 안산은 당초 30만 명을 수용하는 도시를 목표로 계획된 도시였으나 2019년 현재 인구가 73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국가산업단지를 배경으로 성장한 안산은 노동자의 도시였고, 1992년 산업연수생 제도가 도입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주가 시작됐다. 이후 1990년대 제조업 불황이 계속되고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떠나갔고 그 빈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워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5월. 당시 안산에 거주하던 외국인은 56개국에 3만3천여 명에 달했다.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외국인들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한 규모였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밀집돼 있는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일대를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했다.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된 지 만 10년이 되는 2019년 현재,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108개국 8만6천여 명으로 늘었다.

■ 다문화 인프라 구축, 의식함양, 브랜드 특화 등 다각적 지원 노력

시는 특구 운영을 위해 △다문화 인프라 구축 △다문화 의식함양 사업 △다문화 브랜드 특화사업 등 크게 3개 분야로 구분한 뒤 다양한 세부사업들을 전개해 많은 성과들을 이뤄냈다.

다문화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외국인들에게 ‘원스톱(one-stop)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7년 개소한 다문화이주민플러스센터는 월 평균 9천 명의 외국인이 방문하고 있다.

다문화 의식함양을 위해 건립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가족, 성평등, 인권 등 지원 사업을 통해 총 3만3천여 명에게 도움을 제공했으며, 다문화 아동들의 복지, 건강, 교육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청소년센터도 운영 중이다.

안정적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지금까지 한국어 교육에 참가한 외국인만 7천573명이며, 사회통합프로그램 교육에 참가한 숫자는 1만3천231명에 이른다.

특구 홍보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해 건립한 세계문화체험관은 지금까지 6만6천434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다문화 브랜드를 특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외국계 음식점들을 장려하고 있으며 총 484명의 외국인 조리사에게 추천서를 발급한데 이어 ‘세계인의 날’ 행사 등 200여 개의 다문화 행사를 개최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다문화축제 중 하나인 세계인의 날 행사에 참여한 다국적의 어린이들.
다문화축제 중 하나인 세계인의 날 행사에 참여한 다국적의 어린이들.

■ 다문화마을특구 2023년까지로 5년 연장, 사업비도 156억원 증가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제45차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를 주관하고 안산시가 제출한 안산다문화마을특구의 운영기간 연장 등의 내용을 담은 계획변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를 통해 2018년까지였던 특구 운영기간이 2023년까지로 5년 연장됐다.2023년까지 총 사업비는 416억8천억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2018년도까지의 예산투입액 260억8천만 원에서 156억 원이 증가한 것이다.

■ 1만7천여 고려인 위한 문화센터 운영… 문화적 다양성을 도시 경쟁력으로

특구 운영 기간이 연장되면서 특화사업으로는 기존 7개 사업 외에 ‘고려인 문화센터 운영’이 신규 사업으로 편입됐다.

고려인은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에 살고 있는 한국인 동포를 말한다. ‘CIS’는 과거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공화국(USSR) 즉 소련에 속한 나라들 가운데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11개국이 소련의 소멸과 함께 결성한 정치 공동체를 말한다.

2018년 기준 안산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는 1만7천280여 명으로 이는 전체 외국인 주민의 약 20%에 달한다. 지난 2014년 6천850명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 최근 5년 동안 약 2.5배가 증가했다.

시는 고려인들이 많이 모여 거주하는 단원구 지곡로에 260㎡ 면적의 고려인 문화센터를 건립, 고려인 동포들의 한국사회 정착을 지원하고 성인 및 미래세대 교육을 통한 사회통합을 목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안산 다문화마을특구 계획변경을 계기로 안산지역에 거주하는 약 1만7천여 명의 고려인 동포의 교육·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기존의 사업들 역시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하여 문화적 다양성을 도시 경쟁력으로 삼고, 다문화마을특구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윤화섭 안산시장 

“인구·생산과 직결… ‘다문화정책’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다문화정책을 인구생산과 직결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다문화특구 5년 연장에 대해 “다문화정책을 인구생산과 직결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자체를 이끌고 있는 윤 시장으로부터 특구 연장과 관련한 입장을 들어봤다.

- 외국인 지원을 위한 노력은.

시는 지난 2007년 ‘안산시 거주외국인 지원조례’를 제정했고 2008년에는 전국 최초로 외국인주민센터 개관에 이어 안산다문화작은도서관을 건립하는 등 거주 이주민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해 왔다.

2009년에는 이주민 인권을 진일보시킨 선구적 사례로 평가 받는 ‘안산시 외국인주민 인권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현재 시는 전담 부서인 외국인주민지원본부를 꾸려 4급 국장과 2과 6팀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7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는 외국인 아동들의 보육료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11월부터는 유치원까지 확대했다. 외국인 노동자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춤으로써 그 돈이 다시 지역에서 사용되는 선순환 기능을 기대하고 있다.

- 안산에서 다문화는 어떤 의미인가.

안산의 다문화는 자산이며 가치라고 생각한다. 반월ㆍ시화 산업단지 생산 인력의 30% 이상을 감당하고 있으며 100여 국가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어떻게 가꾸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도시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

시는 전국 유일의 다문화마을특구를 통해 외국인 지원 및 다문화 공동체 선도 모델을 제시하고 108개국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열린 다문화 사회로 조성할 계획이며 외국계 상권 및 관광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다문화 정책과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다문화 가족들의 안정적인 정착이다. 이를 통해 위험요소를 기회요소로 바꿀 수 있다. 범죄 우발지역이 아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또 지역 주민들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다문화 가족은 함께 살아가야 할 지역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도시의 인구문제와 산업구조를 감안할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새로운 다문화 정책이 있다면.

안산에 중국 영사관을 유치해 다문화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여행 서비스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전체 외국인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선족 동포와 중국인들의 민원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중국인 단체들과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는 장점도 기대된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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