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학병원 의사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현실적인 고민을 토로했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학병원 의사인데 고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목만 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의사로서의 고뇌와 갈등이 느껴질 것 같았지만 실상은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글쓴이는 "코로나 이전에도 선배들이 줄줄이 폐업신고 한다고 한다. 대학병원은 코로나때문에 폐쇄되면 무급휴가 조치할까 겁이 난다"며 "유급은 힘들까. 자동차와 아파트 은행 대출이 있다. 정말 걱정이다"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짜 의사 맞으세요?" "사명감 없는 의사가 천지다 이렇게" "(얼마나) 대책 없이 살았길래 의사가 여윳돈이 한 푼 없냐?" "어디 병원?" 등 비난 수위를 올려가며 댓글들을 적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의 80% 이상이 밀집해 있는 대구는 의료진 태부족 현상으로 치료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의료진도 피로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는 물론 지역 의사협회도 정부를 향해 의료진 지원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의사라고 밝힌 글쓴이의 고민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이긴 하지만 스스로를 의사라고 밝힌만큼, 의사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면 보다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한편, 대구로 가겠다는 의료진들의 지원 행렬은 줄을 잇고 있다. 의료진 지원 호소 이틀만에 약 200명 이상이 모였다. 정부도 이들을 위한 경제적 보상을 검토 중이다.
한 지역 모임 커뮤니티에는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 해서 대구 의료진에 지원했다"는 한 학부모의 글에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멋지신 분" 등 뜨거운 응원의 댓글이 달렸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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