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시민들 “군사보호구역 이유 진입로 차단… 통행권 침해”
육사 측 “개방땐 쓰레기 투기, 유적관리인에 자물쇠 번호 알려”
육군사관학교가 남양주시 별내동 전주 류씨 유적지로 들어가는 유일한 입구를 원천 봉쇄해 후손들과 일반 시민들 통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25일 전주 류씨 문중에 따르면 남양주시 별내동 산 210-1번지 일대는 남양주시 시정 향토유적으로 조선 임진왜란 당시 왜군과 맞서 싸운 류영경 영의정의 묘가 있다.
전주 류씨 문중 후손들은 코로나 시국에도 최근 참배하기 위해 묘역 입구에 들어섰지만,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평소 열려 있던 산책로 입구를 육군사관학교 측이 군사보호구역이라는 경고문을 붙여 자물쇠로 단단히 막았기 때문이다. 100여m 되는 입구는 묘역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입구임에도,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전주 류씨 묘역 일대(26만2천174㎡)는 지난 2011년 11월 남양주시 향토유적으로 지정을 받아 지역 학생들을 위한 역사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전주 류씨 문중은 420여년을 이어온 후손들이 모임을 가지면 전국에서 수시로 100명이상 모이는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육군사관학교 측이 군사보호구역이라는 명목으로 선산 진입로를 막아 제사나 참배도 수시로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주 류씨 문중 총무(65)는 “남양주시 지정 향토유적 제10호 지정된 전주 류씨 진입로를 군사보호구역이라는 명목으로 차단해 선산과 유적을 볼 수 있는 통행권을 원천 침해한 셈”이라며 “전주 류씨 후손들뿐만 아니라 경기도내 남양주 지역 역사 유적에 관심있는 학생 및 일반인들에 대한 관람권까지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987년 군사정권 시기 군이 반강제적으로 문중 어르신들을 설득해 진입로 토지 일부를 구입할 당시 최소한 선산 진입로를 보장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양주시도 시 지정 문화유산이라는 간판이 노후했음에도 관심이 적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 문화유산정책팀 관계자는 “시 지정 문화유산을 직접 볼 수 있기를 원하는 일반 시민들 권리도 침해된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며 “이달 9일 국방부장관 및 시설제도기술과장 수신 명의로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사관학교 관계자는 “상시입구를 개방할 경우 최근 쓰레기 무단 투기도 발생해 불가피하게 자물쇠로 진입로를 막았다”면서 “육사는 남양주 향토유적지에 대한 시민 접근성을 보장해야한다는 의견에 공감, 유적 관리인에게 자물쇠 번호를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 안정성 및 유적지 접근성을 위해 남양주시가 다른 출입구를 확보할 수 있는 협의와 행정력을 보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남양주=유창재ㆍ류창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