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가 코로나19 사태 관련 긴급생활안정자금 및 재난기본소득을 시흥화폐 ‘시루’로 지급할 계획인 가운데 한국조폐공사(조폐공사)에 의뢰해 발행하는 ‘시루’ 발행비만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지자체들이 소비 진작 차원에서 앞다퉈 지역사랑 상품권 등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경우 조폐공사만 때 아닌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폐공사가 고통분담 차원에서 발행비 감면 등 특단의 조치를 해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1일 시흥시와 한국조폐공사 농협중앙회 시흥시지부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6일 670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 임시직 근로자 등에게 100만원씩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기로 했다.
시는 또 추가 조치로 모든 시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총 480여억원의 시흥형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했다.
이중 시는 일반발행 300억원과 정책발행 800억원 등 총 1천100억원을 ‘시루’로 발행할 계획으로 모바일앱 수수료 약 15억원(1.8%), 지류화폐 발행비 약 4억원(1.2%, 장당 115원), 농협판매대행비(0.8%) 및 환전비(0.7%) 약 4억원 등 23억원을 지역화폐 발행비로 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조폐공사는 전국 110개 지자체의 모바일을 포함한 각종 상품권 발행 업무를 전담하고 있어 관련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결국, 전국 지자체별 상품권 등 발행 비용이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 예상돼 발행비 감면을 위한 조폐공사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시흥화폐의 경우 농협중앙회 시흥시지부가 판매(발행비) 및 환전 대행을 맡고 있어 농협 측에서도 한시적 수수료 감면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조폐공사 관계자는 “수수료 감면 문제는 현재까지는 신경을 못쓰고 있다. 워낙 급하게 발주가 밀리면서 평상시와 달리 일단 공급 후 계약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현재는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추후 논의해 봐야 할 사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농협 시흥시지부 관계자도 “지금까지 감면한 사례가 없어서 자체적으로 판단할 사안은 아니”라면서 “경기영업본부에 확인해 봐야 하고 추후 논의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모든 정부 부처들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를 않느냐”면서 “조폐공사가 발행비를 감면해 준다면 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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