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원어민교사 44명 이태원 방문… 서구청 공익요원 확진
인천지역 공직자들의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무너졌다.
시교육청 소속 교직원 수십여명이 고강도 사회적거리두기 기간에 이태원을 방문했고, 연가를 낸 사회복무요원은 홍대 술집에 갔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일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이태원을 방문한 교직원은 44명(원어민교사 12명·교직원 32명)이다.
시교육청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자 지난 11일 오후 일선 학교 등 산하기관에 공문을 보내 자진 신고를 받았다. 확진자가 나온 이태원 클럽 방문자는 물론 이태원 일대 방문자가 대상이다. 당시 공문을 오후 늦게 발송한 만큼 방문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앞장서야 할 공직자 수십여명이 이태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직 내부에서부터 비난이 ?아지고 있다.
시교육청 소속 A씨는 “많은 공직자가 개인 시간도 반납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매달리고 있는데, 동료 직원은 지침을 어기고 멋대로 행동한 것이 이해가 안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런가하면 이날 오전, 서구청 소속 사회복무요원 B씨(22)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는 지난 7일 오후 7~11시 지인들과 함께 홍대 인근 주점을 찾았다가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B는 지난 4월 30일~5월 10일 휴가를 받았다. 병역법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은 각 요원별 관리 담당자가 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연가를 낸 B씨에게 다중이용시설 방문 자제 등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대목이다.
코로나19 사태 후 새벽부터 출근해 주말없이 일해온 동료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구 소속 C씨는 “소식을 듣고 황당해서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더라”며 “동료들도 화가 나 열변을 토하면서 허탈해서 일을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공적영역 종사자로 사회적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적절하지 않은 행태를 보인 것”이라며 “소속 직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기관장들도 책임을 느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방역지침을 지키도록 다시 한 번 관리하겠다”며 “이태원 인근에 다녀온 교직원은 자진신고 할 수 있도록 하고, 이상증상이 없어도 보건소를 방문해 선별검사를 받게 하겠다”고 했다.
구 관계자는 “병무청에서 여러차례 관련 공문이 와 각 근무시설이나 근무자에게 전달했다”며 “공문에 방역지침 관련 내용이 담겨 있어 교육은 충분히 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까지 이태원 클럽 및 이태원 일대를 방문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시민은 총761명이다. 이 중 7명은 확진 판정을 받았고, 496명은 음성판정, 258명은 검사 중이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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