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이어 시흥ㆍ화성 등 경기지역에서도 수돗물 유충 발견신고가 접수되면서 도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수원시 등 일부 지자체에는 “수돗물을 믿지 못하겠다”며 수질검사를 요구하는 민원도 접수되고 있다.
시흥시 하상동 A아파트에 사는 주민 B씨(48)는 16일 “오늘 아침 중학생 아들이 세수하기 위해 세면대에서 수돗물을 틀었는데 유충이 나왔다. 4∼5㎜ 크기의 유충은 살아 움직였다”며 시에 신고했다.
시흥시는 즉시 현장 조사에 들어갔으며, 해당 아파트 다른 주민들을 대상으로 유충 발견 여부 및 원인 조사 등에 나섰다.
시흥시는 현재 해당 가옥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연성정수장 급수구역 내 배수지 4곳과 공동주택의 공급수, 저수조 및 수도꼭지 등 66곳에 대한 긴급 수질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지난 15일 화성시 동탄 C아파트 2개 세대 주방과 마도면 직업훈련교도소 내 제소자 화장실 수돗물 등지에서도 유충으로 추정되는 2~3㎜ 크기의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사에 나섰다. C아파트에서 접수된 2건 중 1건은 유충이 죽은 상태였고, 다른 1건은 사진만 남아있어 식별이 어려운 상황이다.
C아파트 수돗물은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용인 수지정수장에서 화성 석우배수지(2007년 건립)를 통해 공급된다. 이에 화성시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합동으로 현장 점검을 벌였으며 석우배수지 물을 빼낸 뒤 확인작업을 할 예정이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발견된 이물질은 인천 등에서 발견된 유충과는 전혀 다른 모양의 벌레인 것으로 조사됐다.
화성시와 공사는 C아파트와 교도소 내 수도꼭지를 통해 나오는 물의 잔류염소 검사를 시행, 적합기준(4mg/ℓ) 이하인 것으로 확인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석우배수지 물을 다 빠지는 대로 수자원공사와 정밀감식을 통해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라며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수원시와 용인시, 군포시 등에 불안을 호소하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수원시 상수도사업소에는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유충이 나올까 겁 난다. 검사해달라”는 내용의 민원 140여건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용인시에도 이날 시민 2명이 전화를 걸어 “인천처럼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오면 어떻게 대처할 거냐”고 물었고, 군포시에도 “수돗물 검사를 해달라”는 민원 2건이 접수됐다.
각 지자체는 민원을 제기하거나 수질 검사를 요청한 가정에 출동, 수돗물을 채취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수돗물을 공급하는 각 정수장과 배수지 등에 대한 긴급 점검을 벌이고 있다.
화성ㆍ시흥=박수철ㆍ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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