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낭 폭포·베개용암·하식동굴
화산활동 연관된 지질구조 만들어
내륙서 보기힘든 수려한 경관 자랑
포천시, 브랜드육성·관광인프라 구축
포천시와 연천군, 강원도 철원군을 이어 흐르는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이 지난 7일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종 인증받았다. 이에 따라 국제적 지질생태 관광지구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국내에선 제주도(2010년), 경북 청송(2017년), 광주ㆍ전남 무등산권(2018년) 등에 이어 4번째이다. 경기도에선 최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한탄강 인증으로 전 세계 44개국 162곳으로 확대됐다. 한탄강은 포천 유역 493.24㎢, 연천 273.65㎢, 강원도 철원 398.72㎢ 등 1천165.61㎢ 규모다. 포천 유역이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에는 비둘기낭 폭포, 화적연, 아우라지 베개용암, 아트밸리, 대교천 현무암 협곡, 고남산 자철석 광산, 지장산 응회암, 교동 가마소, 멍우리 협곡, 구라이골, 백운계곡과 단층 등 11곳이 있다.
■ 다양한 지질구조로 환경부 국가지질공원 인증
한탄강은 신생대 제4기인 50만~10만년 전 북한의 추가령 구족곡에 위치한 오리산과 680m 고지에서 수차례 분출한 용암이 남쪽으로 흘러 광활한 용암대지를 만들었다. 그 위를 한탄강이 흐르면서 현무암 절리를 침식해 높이 30~40m의 수직 주상절리협곡이 생겼다. 이어 비둘기낭 폭포와 같은 침식지형과 베개용암, 하식동굴 등 다양한 화산활동과 연관된 지질구조도 만들어냈다. 이 때문에 한탄강은 내륙에서 보기 어려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지질학적 가치와 관광자원으로서 높은 활용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5년 환경부로부터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바 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중요도를 포함해 미적ㆍ생태적ㆍ역사적ㆍ문화적 가치를 지닌 명소를 보호와 함께 교육ㆍ관광으로 연결한다.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등과 함께 유네스코 3대 보호제도 중 하나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역이 보유한 지질학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국제적 지질생태 관광지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은 것이다. 한탄강 지질공원을 공동 운영하는 경기도, 강원도, 포천시, 연천군, 철원군 등은 지난 2016년 3월 상생협력협약을 맺고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 한탄강 지질공원센터 개관 등으로 유네스코 인증준비 철저
그동안 포천시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매년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국내외 지질공원 관계자와 전문가를 초청해 한탄강을 소개하고 점검받았다. 이어 유네스코 서류심사와 현장 심사평가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 결과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이뤄냈다. 특히 포천시는 지질공원제도를 먼저 운용하며 다양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일본 지질공원과 교류협력 관계를 맺고 유네스코 인증 평가에 대비했다. 상호 교류 방문과 공동 학술세미나 개최, 지질공원 해설사 교류 등 지질공원의 국제교류협력과 네트워크 구축의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포천시는 지난해 4월 국내 최초 지질공원 전문 박물관인 포천 한탄강 지질공원센터를 개관했다. 한탄강의 역사, 고고, 지질, 생태 및 문화자원 등을 총체적으로 전시하고 관람하는 공간이다. 학생과 탐방객의 학습탐구 및 체험교육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건립됐다. 한탄강 지질공원센터에선 한탄강 가치를 더욱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지질체험학습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알록달록 지질 케이크 만들기’, ‘화산폭발체험’, ‘현무암 팔찌 만들기’ 등 체험형 지질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호응도 얻고 있다. 한탄강 지질공원과 센터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가족단위 체험프로그램인 ‘한탄강 지오파티’는 치유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한탄강 브랜드 육성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도 구축
포천시는 4년 주기로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거쳐야 하는 만큼 경기도의 총괄기획 아래 지질학적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학술연구용역, 지질명소 정비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탐방객을 위한 다양한 지질교육, 관광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지역발전과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도 마련한다. 특히 지역 주민이 한탄강 지질공원을 토대로 다양한 관광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사업 컨설팅 등도 시행한다. 지역이 활성화되면 지역 주민이 한탄강을 보호하는 선순환 구조를 체계화할 예정이다. 한탄강을 포천 관광의 상징적인 브랜드로 육성, 대외 경쟁력도 높여 나갈 방침이다. 포천 한탄강 권역은 지난 2010년까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개발행위가 금지된 곳이었다. 이로 인해 오히려 원형 그대로의 한탄강을 지켜 지질생태관광지 면모를 보이고 있다. 포천시는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기 시작한 지난 2009년부터 한탄강을 자체 조사하고 내부 보고회도 열었다. 한탄강의 보존과 활용 등을 위해 장기적인 계획도 수립했다. 지난 2011년 발굴된 한탄강의 명소를 ‘포천 한탄강 팔경’으로 지정하고 대외 홍보 및 정비사업을 시작하는 등 다른 지자체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 결과 한탄강 홍수터 종합정비사업, 한탄강 주상절리길 조성사업, 문화재 정비사업, 지질명소 관람시설 정비사업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도 조성했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이끌어 내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까닭이다.
[인터뷰] 박윤국 포천시장 “140㎞ 국내 유일 현무암 협곡… 관광객 유치 최선”
-한탄강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은 이유는.
“한탄강은 북한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해 140㎞를 흐르는 국내 유일의 현무암 협곡이다. 50만~10만년 전 북한 오리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남쪽으로 흘러 광범위한 용암대지를 만들었다. 한탄강은 그 용암대지를 수십만년에 걸쳐 깎아내 수직의 주상절리 협곡과 비둘기낭 폭포, 베개용암 등 내륙에서 보기 어려운 화산지형이 잘 보존된 곳으로 지질학적 가치가 높다. 지질교육과 관광자원 활용가치도 높다. 경기도와 포천시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한탄강 지질공원센터 건립, 학술조사, 국제 학술심포지엄 개최 등을 준비해왔다. 지난 2018년 11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제출하고 지난 7일 인증받았다.”
-세계지질공원 인증 이후 포천시의 계획은.
“한탄강은 대한민국 최고 생태관광명소를 넘어 세계적인 지질생태관광지로 나아갈 것이다. 한탄강을 따라 조성 중인 주상절리길사업을 관광상품화해 협곡과 기암괴석, 주상절리 등 한탄강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광을 가까이에서 감상하고,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어 트레킹을 즐기는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한탄강 세계평화 페스티벌 준비와 계획은.
“다음달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한탄강세계평화 페스티벌은 영북면 대회산리 ‘하늘다리’ 일원에서 2박3일 동안 열린다. 캠핑과 음악, 예술 등을 조합해 세계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페스티벌을 통해 한탄강을 남북평화의 상징으로 재조명하고,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포천시는 한탄강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하고 국립수목원, 산정호수 등 지역 내 관광명소와 연계한 관광 활성화에도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탄강 명소 중에 꼽는 명소가 있다면.
“한탄강 명소는 비둘기낭 폭포,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 대교천 현무암 협곡, 화적연, 멍우리 협곡, 교동가마소 등이다. 각각의 명소들은 각양각색의 독특한 지질학적 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둘기낭 폭포와 한탄강 하늘다리, 한탄강의 절경을 연결해주는 주상절리길 등은 한탄강을 오면 꼭 보고 가야 할 곳이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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