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음식물 발효퇴비 매립 놓고 농장-주민 공방전…주민들 檢에 고발

포천시 영중면 양문리 농지에서 썩은 것으로 추정되는 흙 사이로 침출수가 흐르고 있다. 김두현기자
포천시 영중면 양문리 농지에서 썩은 것으로 추정되는 흙 사이로 침출수가 흐르고 있다. 김두현기자

포천시 영중면 양문1~2리 주민들이 악취와 침출수 농지 유입 등을 이유로 지역 내 A농장(오리농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주민들은 경기도와 포천시에도 진성서를 낸 바 있다.

16일 포천시, 주민들, 농장주 등에 따르면 영중면 양문1~2리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등 주민대표 6명은 지난 9일 A농장의 임야불법훼손 및 음식물폐기물 불법매립 등을 조사해달라며 의정부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A농장이 지난 1월부터 20여일 동안 무허가로 임야를 불법 훼손하고 불법으로 음식물폐기물을 매립, 심한 악취와 지하수 오염 등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음식물폐기물(발효퇴비)을 매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A농장 주변 임야나 농지 등지에선 악취가 나는 침출수가 흐르고 토양도 시커멓게 변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발장에는 운송업자와 중장비기사의 양심선언 진술서도 첨부됐다.

운송업자 B씨는 “양주 모 업체가 음식물을 원료로 한 발효퇴비를 (이곳으로) 운송했다. 하지만 매립이 불법이라는 의심이 들어 중단했다”며 “이후에도 덤프트럭 200여대가 더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장비기사 C씨도 “땅을 2∼3m 파고 흙으로 덮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특사경 한 관계자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계속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성 양문2리 이장은 “지난 1월부터 농장주에게 항의했으나 오히려 주민들이 매립지 인근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SUV로 막아 농사에도 지장을 초래했다. 지금은 주민들이 다른 농로를 만들어 농사를 짓고 있다”며 “심한 악취와 침출수 등으로 지하수가 오염되고 있는데도 도와 시는 ‘조사하고 있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종훈 시의원은 “아무리 사유지에서 벌어진 일이라지만 악취와 침출수 등으로 주민들이 고통받는다고 주장하는 상황을 그냥 지켜 보고 있을 수만 없다”며 “시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따져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장주 D씨는 “수년간 방치된 농지를 객토하기 위해 음식물 발효퇴비를 받아 2m가량 파서 좋은 흙과 섞어 양질의 토지를 만들고 있다. 침출수는 어느 퇴비에서도 나온다. 오염됐다면 논의 벼들도 다 죽어야 하는데 멀쩡하지 않느냐”며 “농로는 내가 막는 게 아니라 주민들이 먼저 막아 다니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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