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회계비리 추적] '해야공동체'를 둘러싼 횡령 의혹
[복지시설 회계비리 추적] '해야공동체'를 둘러싼 횡령 의혹
  • 장희준 기자 junh@kyeonggi.com
  • 입력   2020. 11. 29   오후 5 : 34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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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공동체 조직도

정부와 지자체, 교육당국으로부터 연간 100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받는 경기지역 장애인ㆍ노인 복지시설 ‘해야공동체’가 예산 횡령 및 회계부정 의혹에 휩싸였다.

중심에 선 공동체 장(長)은 법에 명시된 회계 분리를 이행하지 않고 국가 예산을 제멋대로 썼는데 유용한 돈의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와 경기도, 수원시 등에 따르면 해야공동체는 ▲해야장애인자립생활(IL)센터 ▲해야학교 ▲해야노인요양센터 ▲수데이케어센터 등 4곳으로 구성된다. 각 기관의 설립자이면서 센터장ㆍ학교장을 겸하고 있는 사람은 A 소장 단 한 명이다.

활동보조인 585명을 둔 해야IL센터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서 올해 104억원(국비 82억원ㆍ도비 7억원ㆍ시비 12억원 등)의 장애인활동지원사업비를 확보했다. 중증장애인 등 38명이 공부 중인 해야학교는 올해 경기도교육청과 수원시로부터 각각 5천500만원, 7천여만원을 받았다.

현행법상 해야공동체 내 시설 4곳과 같은 사회복지시설은 각각 회계를 분리해 운영해야 하며, 국가보조금을 정해진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A 소장은 이를 어긴 채 해야IL센터 예산을 해야학교에 쓰거나, 해야IL센터ㆍ노인요양센터 직원을 해야학교 강사로 등록해 지원금을 타냈다. 앞서 수원시는 A 소장의 회계 부정 문제를 파악하고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행정처분(개선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근 A 소장이 또다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해야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예산으로 임대보증금이 지출된 건물 2층을 별개 기관인 해야학교가 사용하고 있다. 장희준기자
해야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예산으로 임대보증금이 지출된 건물 2층을 별개 기관인 해야학교가 사용하고 있다. 장희준기자

해야IL센터는 올해 3월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서 장안구 율전동으로 이사하면서 한 건물의 2~3층을 임대했다. 이때 해야IL센터 예산 1억5천만원이 보증금으로 쓰였는데 정작 2층은 해야학교가 사용하고 있다. 해야IL센터 예산으로 해야학교 임대비를 내준 것이다.

이와 함께 A 소장은 해야학교 지원금 일부를 다른 센터 직원의 임금으로 지불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010년부터 임대비 명목으로, 수원시는 2015년부터 인건비 명목으로 지원금을 줬는데 해마다 최소 수백만원씩 해야IL센터 직원과 해야노인요양센터 요양보호사 등의 인건비로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학교에 등록된 강사 중 일부는 ‘유령 강사’로 파악됐다. 강의가 불가능한 강사가 수업한 것처럼 꾸며 보조금을 타낸 식이다. 해야IL센터 소속 한 장애인 직원은 거동이 불편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워 재택으로 근무한다. 그럼에도 그는 최소 2015년부터 해야학교에 출강한 것으로 돼 있으며 이에 대한 강사비도 지출 명세서에 있다.

사랑의열매 경기모금회에서 해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지원한 스타렉스 차량(사진 왼쪽)과 경기복지재단에서 해야학교에 기부한 카니발 차량이 해야공동체 A 소장의 개인사업장인 수데이케어센터에서 쓰이고 있다. 이들 차량은 수데이케어센터 건물 지하주차장에 상시 주차돼 있음은 물론 실제로 지난 26~27일 운행 사실이 확인됐다. 장희준기자

아울러 사랑의열매 경기모금회에서 해야IL센터에 지원한 스타렉스 차량, 경기복지재단에서 해야학교에 기부한 카니발 차량은 A 소장의 개인사업장인 수데이케어센터에서 쓰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PC 등 기타 비품도 마찬가지다.

A 소장은 일부 의혹을 사실이라 인정하면서도 시설을 지켜내기 위한 선한 취지였음을 강조했다. 그는 “해야학교가 쓰는 건물 2층의 임대보증금을 해야IL센터 예산으로 지출했고, 강의에 나서지 않은 타 시설 직원을 강사로 보고했다”며 “하지만 절대 개인적으로 돈을 횡령한 적은 없고 그런 의도를 가진 적도 없다. 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한 해야학교가 예산 부족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연우ㆍ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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