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호암초교 운동장에 웬 들개떼 출몰?…“화들짝”

안양 석수동 호암초등학교 운동장에 들개떼가 출몰,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이 학교 뒤편 야산에 설치된 들개포획틀. 노성우기자

안양의 한 초등학교에 때아닌 들개떼가 출몰하면서 관계당국이 비상에 걸리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1일 안양시와 안양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30분께 석수동 안양예술공원 인근 호암초등학교 운동장에 들개떼가 무리지어 돌아다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학교 측은 “지금 한마리가 (육안으로) 보인다. 상당히 크다”며 “오전엔 4마리가 들어오기도 했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들개들이 도망간 뒤였다. 다행히 인적ㆍ물적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출몰한 들개의 종이나 크기 등이 정확히 특정되지 않으면서 학교와 학생, 인근에 거주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소방당국도 긴급 포획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로 블로건(입으로 불어 침 등을 날리는 마취도구)이나 마취총 등을 사용해 포획하지만, 들개가 사거리 내로 들어와야 하는 문제 때문에 경계가 심한 들개를 명중시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호암초 관계자는 “새벽에 들개가 나타난다는 얘기를 전임자에게 전해 들었다”며 “(이날도) 정문 앞 도로에 호피무늬의 큰 개가 서있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어린 학생들이 들개에 물릴 위험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안양시에 포획틀 설치를 요청했지만 이 마저도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시도 포획틀 설치에 나섰지만, 큰 철제 포획틀은 또다른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통학로와 교내에는 설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시는 정문 밖 교외에 포획틀을 설치할 만한 위치를 찾는 등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예전부터 안양예술공원 인근에 들개가 많이 나타난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며 “인근 삼성산과 관악산 등을 따라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가 많아 호암초 뒤편 야산의 들개 이동경로에 포획틀을 설치했지만 (포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안양=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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