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하프시코드·수자폰 등 한자리…국내 최초 ‘서양악기박물관’
‘하프시코드’, ‘마두금’, ‘수자폰’, ‘만돌린’ 이들의 공통점을 무엇일까? 도대체 뭐에 쓰는 물건(?)일꼬 고민해보지만 음악 전공자나 서양음악에 조회가 깊은 이들이 아니면 잘 모르는 생소한 단어들이다.
정답은 바로 서양악기. 낯선 이름만큼이나 음악 전공서적에서나 볼 수 있는 서양악기, 어디 가면 만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비행기 타고 베를린악기박물관이나 일본 하마마츠시 악기박물관을 갈 수도 없고. 5월 가족의 달, 가까운 남양주시에 위치한 국내 최초 서양악기를 테마로 한 ‘프라움 악기박물관’(관장 김정실)을 강추한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17~18세기 악기여행이 가능하고 어른들에겐 진귀한 고전서양악기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곳이다.
‘뚝딱뚝딱 바이올린·캐스터네츠’ 체험프로그램 풍성
지난해 오픈한 프라움 악기박물관에 가면 현을 뜯어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하프시코드부터 진귀한 별별 서양 고전악기를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고 직접 연주도 가능하다.
김정실(56) 관장이 전세계 이름난 박물관을 탐방하면서 가치 있는 서양 고전악기를 직접 수집해 꾸민 사립박물관으로 1천15평 부지에 중세 유럽 건축양식의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다.
2층 전시실에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와 하프 등 현악기군과 아코디언, 하프시코드, 고전 피아노의 건반악기군이 전시돼 있으며 오보에, 클라리넷, 색소폰 등 관악기군, 그리고 드럼, 공, 윈드차임 등 타악기 군으로 나눠 전시돼 있다.
그렇다면 많은 서양악기들 중에 꼭 봐야 할 베스트 전시품은 무엇이 있을까.
1897년 스타인웨이社에서 만든 ‘6피트 그랜드피아노’는 고급가구에 사용된 목재 상감으로 장식된 꽃무늬 외장이 관람객을 유혹한다. 무늬 하나에도 예술성과 정성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고 지금도 연주하기에 좋은 소리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 세계적으로 오래되고 권위 있는 피아노 제조사 브로드우드社에서 1808년 만든 ‘그랜드 포르테 피아노’는 18~19세기 초 초기의 피아노로 하프시코드와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소리의 강약 조절이 가능했던 모델이다.
특히 영국의 유명한 지휘자이며 작곡가인 에드워드 벤자민 브리튼(Edward benjamin Britten 1913~1976)이 1961년까지 소유했던 악기로, 그는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한 후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서’, ‘전쟁 레퀴엠’, ‘심플 심포니’와 오페라 ‘빌리버드’, ‘한 여름밤의 꿈’, ‘피트 그라임즈’ 등의 작품을 남겼다.
이와 함께 스트라디바리의 명기 ‘메시아’를 복제한 장 밥티스트 비욤(J. B. Vuillaum)의 바이올린에 숨은 뒷이야기와 어마어마한 가격을 학예사의 안내를 통해 들으면 관람 재미가 두배로 업그레이드 된다.
전체적인 품질 뿐 아니라 반듯하게 짜여진 단풍나무의 뒷판과 옆판, 스크롤의 둥근 모서리의 검은색 외곽선, 적절하게 위치한 에프홀 그리고 넓은 끝부분과 코너부분은 거의 완벽하게 ‘메시아’를 복제해냈다고 할 수 있다. 진품 버금가는 복제품이라 웬만한 전문가들도 진품으로 착각한다고 한다.
이밖에도 최저음용 금관악기의 일종으로 관신(管身)은 둥글게 말려져 있으며, 끝이 위로 퍼진 것이 특색인 ‘수자폰(sousaphone)’과 7개 페달에 의한 완전한 반음계 더블 액션 시스템을 완성하고 페달상장의 좌우에 사자상을 조각해 장식성이 뛰어난 ‘더블 액션 페달 하프’, 모든 바이올린 애호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바이올린의 최고 명기(名器)인 ‘스트라디바리우스’ 악기로 추정되는 바이올린, 애절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색으로 ‘초원의 바이올린’으로 불리는 몽골의 전통악기 ‘마두금’,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사용하는 발현악기 ‘비파’ 등 좀처럼 보기 힘든 악기를 직접 볼 수 있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큰 프라움 악기박물관은 체험프로그램도 다채롭다.
현악기 바이올린을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바이올린의 구조를 이해하고 음악과 악기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프로그램 ‘뚝딱뚝딱 바이올린’과 타악기 중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캐스터네츠를 조립하면서 예쁘게 장식하고 색칠을 해보는 ‘뚝딱뚝딱 캐스터네츠’ 프로그램도 인기가 좋다. 또 전시장 한 켠에 마련된 연주장에서는 핸드벨 연주와 드럼을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다.
또한 2층에는 공연 무대가 마련돼 있어 평일에는 시간대별 유명 아티스트 연주영상이 상영되고 있으며 주말에는 정기적인 클래식공연, 테마음악회, 브런치콘서트, 클래식연주 토크쇼 등이 계획돼 있다. 오는 5월 5일 어린이 날에는 어린이를 위한 ‘프라움궁정음악회’가 기다리고 있다.
박춘석 부관장은 “음악의 역사와 가치를 담아 개관된 프라움 악기박물관은 우리 모두가 서양음악에 대한 이해와 음악적 감동을 향유하도록 아름다운 한강변에 자리한 특별한 문화공간”이라며 “체계적인 전시뿐만 아니라 체험 및 교육프로그램과 다양한 공연, 음악프로그램을 강화해 남양주시를 음악도시의 거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관람안내
·위 치 :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504-41
·관람시간 : 평일 오전 11시~오후 6시
토요일·일요일(공휴일)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 1월 1일)
·관 람 료 : 일반(만20세~만65세) 5천원/청소년 4천원
군인 2천원/어린이(만3세~초등학생) 3천원
·문 의 : 031-521-0441 / http://www.praum.or.kr
5월5일 어린이날 맞이 어린이를 위한 클래식음악회
프라움궁정음악회
♣ 일시 : 5월 5일 오후 3시~5시
♣ 장소 : 프라움악기박물관 콘서트홀
♣ 출연진 : 힘멜 앙상블 (서울대·연대·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젊은 음악가들 로 독일에서 유학하며 베를린 등지에서 활동 중)
♣ 관람료 : 1만5천원(★사진예약자 10% 할인)
♣ 공연내용 :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요, 만화주제가,K-POP 등 전통클래식과 현대음악의 환상적인 무대, 포토타임, 풍선증정, 페이스페인팅 등 흥미로운 시간 마련
♣ 예약문의 : (031)521-6043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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