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회원제 골프장] 6. 회원권 폭락, 외면하는 공기업
골프회원권과 관련해서도 대한민국 공기업의 ‘방만 경영’은 심각한 상태로 드러났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영악화 등으로 골프회원권 가치가 바닥을 치는 상황임에도 공기업들은 ‘공금’으로 사들인 탓에 수억원의 손해를 보든 말든 개의치 않고 있다.
21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기업과 공기업개혁시민연합 등에 따르면 2013년 12월 현재 국내 295개 공기업 가운데 24곳이 골프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해 12월 일부 골프회원권을 정리해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공기업이 산 골프회원권 금액은 모두 295억1천380만1천원에 달하며 임·직원 복리후생이 아닌 정부부처 등 외부기관과의 업무협조, 정책홍보 등을 위해 구매했다.
그러나 최근 회원제 골프장 경영상태가 악화하면서 골프회원권 가격이 폭락하고 더 심한 곳은 기업회생절차를 거쳐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이들 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골프회원권 가치도 덩달아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들 공기업은 적게는 1억~2억원, 많게는 10억원 이상 손해를 보면서도 보유 중인 골프회원권을 별다른 고민 없이 처분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2011년 3월 지산CC 골프회원권을 매각하고 골프클럽Q안성의 골프회원권을 7억9천700만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이 골프장이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거쳐 법원에서 입회보증금의 17%만 보장받게 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개인회원들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소송 등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 공금으로 산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해 말 17%인 1억3천549만원만 돌려받고 골프클럽Q안성 골프회원권을 정리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역시 골프회원권 가격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8년 3월 13억400만원을 주고 사들인 여주 렉스필드CC 골프회원권을 애초 입회금 규모인 4억여원에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시세가 3억~4억원에 불과하지만 9억원을 손해 보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임원진이 영업목적상 사용코자 골프회원권을 사들였는데 정부의 방만 경영 시정방침에 따라 손해를 보더라도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0년 1월 무려 60억원을 주고 레이크힐스 법인구좌 2개를 샀다. 골프회원권 가격이 정점에서 내려오던 시기에 당시 시세보다 높은 금액을 주고 레이크힐스 골프회원권을 구입한 것이다.
더욱이 현재 25억원짜리 레이크힐스 법인구좌를 보유한 일부 법인들이 입회보증금 반환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으나 골프장 측의 부정적 입장 표명에 소송까지 이를 전망이어서, 한국거래소 역시 입회금반환을 요구하더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2004년 10억1천만원에 사들인 안성 파인크리크 골프회원권 자체가 소멸됐다. 이 골프장이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입회보증금 채무 원금과 이자를 변제 없이 100% 출자 전환키로 했기 때문이다.
파인크리크 관계자는 “개인이든 법인이든 현재 회원들에게 추후 이사회를 통해 주주 자격으로 골프장 수익금 일부를 배당받거나 그린피를 할인받는 등의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개인과 달리 공기업은 공금으로 골프회원권을 구매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손해를 보더라도 곧바로 처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이는 국민의 세금으로 골프회원권을 사들인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어디까지 왔는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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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관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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