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톡톡] 편견 딛고 달리는 꿈나무 건각 김도연(연천 전곡초)

“내년 소년체전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해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요.” 지난 달 30일 막을 내린 제46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육상 남자 초등부 800m에 출전한 김도연(연천 전곡초 6년)은 대한민국 최고의 건각을 꿈꾸는 중ㆍ장거리 기대주다. 이번 대회에서 김도연은 출전 선수 29명 중 가장 좋은 기록으로 예선을 통과했지만 결승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6위로 아쉽게 처음 출전한 소년체전을 마무리했다. 아쉬운 눈물을 머금고 내년 대회를 기약한 김도연은 다문화가정 자녀로 초등학교 4학년 때 교내 달리기 대회에서 육상부 코치의 눈에 띄여 운동을 시작했다.학창시절 육상선수로 활약한 필리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강인한 지구력을 물려받은 김도연은 이듬해부터 각종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신장 140㎝, 체중 28㎏의 왜소한 체격이지만 성실함과 끈기를 바탕으로 꾸준히 자신의 기록을 단축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으로 오는 심리적 위축은 그의 성장에 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첫 소년체전에서 아쉽게 메달획득에 실패한 김도연은 “정말 잘 하고 싶었는데 예선전에서 많은 힘을 쓰는 바람에 결승에서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라며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많은 것을 배운것 같다.앞으로 운동선수로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가 잘 하고 오라고 응원해 주셨는데 기대에 못 미쳐 속상하다. 내년 대회에서는 더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덧붙였다. 아쉬움이 큰만큼 목표도 더 높아졌다. 김도연은 “올 해 첫 소년체전에서는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남은 모든 대회에서 좋은 기록으로 우승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 나아가 육상 국가대표를 목표로 열심히 훈련에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초빈 전곡초 코치는 “어머니께서 육상선수 출신이다보니 (김)도연이에게 필요한 음식부터 운동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세심히 잘 챙겨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또래에 비해 지구력이 뛰어나 지금처럼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중학교 진학 후에는 더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홍완식기자

[스포츠 톡톡] 소년체전 멀리뛰기 여초부 銀 인천 마전초교 민성윤

“엄마가 이루지 못한 소년체전 입상의 꿈을 제가 이뤄낼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제46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육상 멀리뛰기 여초부에 출전해 4.63m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민성윤(인천 마전초)은 “정말 입상하고 싶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지난 1987년 열린 제16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서울 대표로 멀리뛰기에 출전했던 민성윤의 어머니 이효진씨(43)는 아쉽게도 입상하지 못했다. 출전 당시 딸과 같은 나이인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던 이씨는 딸이 이번 대회 멀리뛰기 경기장에 들어서자 30년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부산 구덕운동장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딸이 같은 종목에 출전해 기록이 메달권에 들어 온 순간 이씨는 과거 자신이 발판을 향해 내달렸던 기억이 오버랩되며 기대감으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마침내 자신은 얻지 못했던 은메달을 딸 민성윤이 목에 거는 순간, 이씨의 가슴은 벅차 올랐다. 지난 2015년 유정석 지도교사가 초등학교 4학년생인 민성윤이 또래보다 긴 다리와 체격을 보고 단번에 육상에 재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하지만, 마전초에는 육상부가 없었다. 이에 육상 동아리를 만든 유 교사는 교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의 도움을 받아 수업 시작전 30분을 활용해 아이들을 지도했다. 인천시교육감배 체육대회 등에서 민성윤이 숨겨왔던 재능을 발휘하자 소년체전 출전을 결심, 지난해 11월부터 인근 봉수초 육상부 코치와 함께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약 8개월간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민성윤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재능과 노력이 어우러져 첫 소년체전 출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민성윤은 멀리뛰기는 물론, 400m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이번 소년체전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했다. 어릴 때부터 대근육 활동이 활발해 유치원 교사가 ‘운동을 시키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했을 정도로 떡 잎부터 달랐던 민성윤은 이번 대회 은메달을 디딤돌 삼아 다음 대회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씨는 “학교에 육상부가 없지만, 지도교사와 교장선생님 등 학교 관계자들의 관심에 성윤이의 노력이 어우러져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육상이 정말 힘든 운동이지만, 참고 견뎌냈던 경험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성윤이를 다독였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스포츠 톡톡] 공기소총 한국신 쏜 ‘한국사격 희망’ 박하준(인천체고)

“내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습니다.” 지난 7일 전남 나주의 ‘전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47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남고부 10m 공기소총 개인전 결선에서 250.9점을 쏴 한국신기록(종전 249.8)을 갈아치우며 혜성처럼 등장한 ‘사격 유망주’ 박하준(인천체고 2년)은 “제가 이렇게 잘할 줄 몰랐고, 전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도 앞으로의 포부를 당당히 밝혔다. 강원 양양초등학교 6학년 때 호기심에서 사격에 입문한 박하준은 양양중에 재학중이던 3년 내내 전국 상위 클래스에 오를 정도로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하지만 지역에 제대로 된 사격장이 없어 훈련에 어려움을 겪은 그는 고향을 떠나 지난해 인천체고에 입학했으나, 학년 초 2,3학년 선배들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며 잠시 슬럼프에 빠졌었다. 이에 굴하지 않고 문원기 인천체고 코치의 지도하에 기본기를 다시 다지기 시작한 박하준은 멘탈훈련을 병행하며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은 결과 1학년 말부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겨울 동계훈련을 통해 리듬감을 찾은 그는 지난 4월 열린 제3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체육고등학교 체육대회 남자 공기소총 결선에서 246.9점의 대회신기록을 쏘며 올 시즌 활약상을 예고한 뒤, 이번 봉황기대회에서 마침내 한국기록을 작성하는 등 최고의 기량을 펼친 끝에 10m 공기소총 개인전ㆍ단체전, 50m 복사 개인전(한국주니어신기록), 50m 3자세 단체전을 차례로 석권해 소총 부문 4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박하준은 “내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시작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며 “이어 진종오 선배님이 소속된 KT사격단에 당당하게 입단하고 싶다”고 밝힌 뒤 수줍게 웃었다. 한편, 박하준의 등장으로 최근 국제 무대에서 다소 침체된 성적을 거뒀던 한국 소총은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비롯, 국제대회에서의 새로운 스타탄생을 기대하고 있다.주영민기자

[스포츠 톡톡] “e스포츠가 날 일으켜 세웠죠” 관심학생 → 모범학생 변신… 양일高 김진경군

“친구들과 선생님이 저를 인정해 줄때 가장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일반인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여가생활로 즐기는 닌텐도 WII가 어느 한 사람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e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뒤 관심학생에서 모범학생으로 거듭난 김진경군(양평 양일고)의 이야기다. 16일 충청남도에서 개막된 제11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e스포츠 혼성 고등부 닌텐도 Wii Sports(개인전) OPEN(지적장애)에 출전 중인 김진경군은 지적장애 3급의 장애우다. 초등학교 시절 지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구타와 욕설 등 심한 따돌림을 받아온 김군은 중학교 진학 후 계속되는 왕따로 대인기피증까지 갖게 됐다.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으로 체중까지 급격히 불어난 김군은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다반사가 됐고, 흡연에 수업 중 무단이탈까지 일삼으며 관심학생으로 전락했다. 항상 놀림거리가 됐던 ‘도움반(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급)’의 꼬리표를 떼고 싶었던 김군은 고민끝에 양일고 일반학급으로의 진학을 택했다.고교 진학 후에도 방황을 일삼던 김군은 장영민 특수교사의 권유로 e스포츠와 함께 바리스타, 정보기술자격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삶의 태도가 조금씩 변해갔다.닌텐도 WII를 활용한 e스포츠에서 남다른 능력을 발휘하며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김군은 점차 자신감을 되찾았고, 비장애 학생들도 쉽지 않은 바리스타와 각종 정보기술자격을 짧은 기간 취득하며 학교생활에 재미를 붙여갔다. 자연스럽게 관심학생에서 모범생으로 변모한 김군은 교내 동아리 활동을 통해 비장애 학생들에게 e스포츠를 전수했고, 그의 실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너도 나도 겨뤄보겠다며 찾아온 학우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늘 장애 비하 별명으로 불리던 호칭은 어느새 이름으로 바뀌었고, 김군을 통해 학교 전체의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까지 개선됐다. 김진경군은 “e스포츠를 알기 전까지는 항상 놀림받는 학교생활이 너무 싫었는데 지금은 너무 재밌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라며 “친구들과 동생들에게 e스포츠를 알려줄 때는 힘들기도 하지만 모두들 나를 인정해주니 즐겁게 나만의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군은 “e스포츠를 계기로 정말 많은 것을 얻은 것 같다. 앞으로도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바리스타와 e스포츠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홍완식기자

[스포츠 톡(talk) 톡(talk)] 강경형 수원시 초등부 레슬링팀 명예 감독,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 위해 최선”

“운동선수는 학업을 게을리 한다는 편견을 깨고, 어린 선수들이 ‘공부하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하겠습니다.” 거친 숨소리와 기합 소리가 가득했던 수원시레슬링훈련장이 최근 ‘꼬마 레슬러’들의 웃음소리가 더해져 새로운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지난 달 29일 출범한 수원시레슬링협회 초등부 팀이 불과 보름 만에 2명이 늘어나 6명의 꿈나무 선수들이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부 팀 창단을 적극 추진해온 강경형(수성중 코치) 명예 감독은 “12년 넘게 중학교 코치로 활동하면서 조금만 힘들어도 운동을 그만두는 학생들이 많아 선수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라며 “지도자 생활을 하며 유년시절부터 운동을 즐기는 레슬링 강국들의 선수 육성 프로그램 도입을 꿈꿔왔는데 김광일 수원시레슬링협회장님과 수원시체육회의 지원과 덕분에 꿈나무 팀을 운영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의사와 변호사 등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레슬링 선수로도 활약하는 외국의 수 많은 사례를 접할 때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육성하겠다고 다짐해온 강 감독은 8년여 전부터 재능기부를 통해 6~7세 어린이들을 지도해왔다.한 명이라도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레슬링을 소개하기 위해 그들의 일정에 맞춰 수업을 진행해온 강 감독은 ‘천방지축’ 초딩들이 훈련중 어디로 튈지 몰라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지만, 땀방울을 흘리며 어설픈 동작으로 형님들을 흉내내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한 보람을 느끼고 있단다. 강 감독은 “아이들이 레슬링에 흥미를 붙일 수 있도록 기술보다는 기초체력과 스트레칭 등을 활용한 놀이문화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소 힘은 들지만 운동 후 잔병치레가 없고 내성적인 성격이 많이 변했다는 학부모들의 반응에 더 즐겁게 수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팀 창단 전부터 꾸준히 훈련을 쌓아온 꿈나무들 가운데 지난 7일 끝난 제42회 KBS배 전국레슬링대회에서 김주영(파장초 5년)이 남초부 자유형 47㎏급 1위, 배현서(송정초 1년)가 자유형 34㎏급 2위, 김리원이 여초부 자유형 34㎏급 3위에 오르는 값진 성과를 거둬 강 감독을 기쁘게 했다.그는 “어린 제자들이 학업을 통해 앞으로 자신이 꿈꾸는 진로를 찾고, 취미로 레슬링을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며 “더 많은 레슬링 꿈나무 육성을 통해 레슬링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홍완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