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남자 탁구대표팀을 이끌어온 유남규 감독(42, 농심삼다수)이 대표팀에서 물러난다.
대한탁구협회는 12일 "지난 1월1일 농심삼다수 감독으로 부임한 유남규 대표팀 감독이 그간 불거진 팀내 불화와 내분을 수습하는데 전념하고자 대표팀 감독직 사임의사를 밝혀왔다"면서 "협회는 유 감독의 의사를 존중해 사임을 수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탁구협회는 오는 5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와 11월에 열리는 2011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기술위원회를 개최, 국가대표팀에 전력을 다할 수 있고 경험과 지도력을 두루 갖춘 지도자를 선임할 계획이다.
이로써 2005년부터 남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온 유남규 감독은 5년간의 대표팀 생활을 접고 소속팀에 전념하게 됐다. 유 감독은 대표팀 감독 재임 시절인 2007년 12월, 천영석 전 탁구협회 회장의 독선적인 운영에 반대하며 현정화 여자대표팀 감독(마사회 감독)과 동반 사퇴하는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베이징올림픽 직전인 2008년 7월 대표팀으로 복귀해 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동메달을 이끌어낸 바 있다.
유 감독이 5년간 공 들였던 대표팀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소속팀 내 내분이 석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지난해 10월, 3년전 몸담았던 삼다수 감독으로 내정됐으나 유 감독이 해임될 당시 불화가 있었던 김봉철 코치가 유 감독의 복귀를 반대하면서 선수 5명과 팀을 이탈, 복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설득 끝에 두 명의 선수가 팀으로 돌아왔지만 현재까지도 조지훈, 고준형, 이재훈이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팀 합류도 차일피일 미뤄져 유 감독은 지난 1일에야 정식 발령을 받고 4일부터 팀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유 감독은 "감독으로 선임된 이상 어떻게든 팀을 정상화시켜야 하지 않겠냐"면서 "현 상황에서는 대표팀 감독을 겸임할 수가 없었다"며 11일부터 재개된 태릉선수촌 대표팀 합숙 훈련에 참여할 수 없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유 감독은 또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갑자기 사임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대표팀을 맡고 싶었지만 어수선한 소속팀부터 안정시키는게 우선이라 생각했다"는 말로 현 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이어 "3년 만에 소속팀으로 돌아온 만큼 빠른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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