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입학의 시즌이 다가오면서 졸업식 뒤풀이라는 명목으로 여학생의 옷을 찢어 나체로 만들거나 이도 모자라 바다에 빠뜨리는 일도 있었고 수십 명이 속옷바람으로 도심을 질주하는 바람에 이를 쫓는 경찰과 웃지 못할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은 졸업을 자축하기 위한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이 우리의 현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과거에는 졸업식이 곧 눈물의 바다였다. 그간 정든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생각에 송사를 낭독할 때에는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참을 수 없는 눈물에 울먹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졸업식은 형식적인 행사로 전락해버린 것 같다.
학생들의 일탈은 곧 우리 어른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속옷만 입은 채 시내 한복판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혀를 차는 우리들이 바로 그들을 있게 한 장본인이라 생각한다. 이번 일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영어와 수학에서의 고득점도 좋지만 정말 중요한 건 따뜻한 가슴으로 가르치는 일이라는 걸 우리 어른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김대호 인천남부경찰서 112지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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