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복정어린이집’ 바람 잘날없다 장애통합반 미개설 이어 교사들 집단 사직 움직임 학부모들 ‘원장 불신’ 팽배
유아특수교사를 구하지 못해 장애통합반이 개설되지 않아 논란(본보 5일자 10면)이 됐던 성남시 수정구 소재 국공립 복정어린이집이 이번에는 개학한 지 3주 만에 여러 교사들이 그만두겠다고 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학부모들과 복정어린이집 교사들에 따르면 K원장이 4년째 위탁 운영 중인 복정어린이집은 교사 29명이 190여명의 아이들을 보육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새학기를 앞두고 12명의 교사가 그만뒀으며 새롭게 교사진을 꾸려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3월 학기가 시작된 지 3주도 안 돼 교사 3명이 또 그만두겠다고 해 논란에 휩싸였다.
학부모 A씨는 “아무리 1~3월이 교사 이직이 많은 시즌이라 해도 전년도 근무했던 교사 12명이 한꺼번에 퇴사한 것도 이상하고 게다가 이제 막 아이들과 친해질 중요한 시기인 3월에 교사 3명이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당황스러웠다”며 “해당 교사들에게 왜 갑자기 그만두냐고 물어보니 학부모들이 몰랐던 K원장에 대한 문제점 등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간식 및 우유 배급, 수업방해, 업무과다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면서 K원장이 인격적으로 자존감을 짓밟았다고 호소하는가 하면 밤 10~11시까지 야근하는 경우도 다반사며 아파도 제대로 병원도 못가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토로했다는 것이다.
교사들이 갑작스럽게 퇴사할 경우 보육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이자 해당 학부모들은 지난 20일 어린이집에서 K원장, 교사, 시 아동보육과 담당 공무원과 성남시 어린이집국공립연합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학부모들은 “공무원들이 약자일 수밖에 없는 교사를 설득해 우선 출근한 것으로 아는데 K원장의 막무가내식 원 운영이 시정되지 않으면 교사들은 언제든지 그만둘 것이고 그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가게 될 것”이라며 “학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원장 해임요구안 서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원장과 교사들 사이에 소통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당초 그만두겠다고 했던 교사 3명이 23일 정상 출근해 우선 논란이 일단락됐으며, 이번 복정어린이집 건과 관련해서 전반적인 감사와 지도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 대해 K원장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입장표명을 요청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K원장은 현재 병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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